그러니까 그 잘생긴 영화배우 원빈이 주연한 영화 「아저씨」를 개봉할 당시였다. 그런데 미성년자인 우리 집 아이가 그 영화를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여 그 영화가 「청소년 관람 불가」인 점을 들어 관람을 불허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그러하듯 아닌 줄 알면서도 떼를 쓰는 것이다. 청소년 관람 불가라고는 하지만 유해한 장면은 사실상 몇 장면 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짧은 순간이 지나가는데 왜 그러시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나는 관람의 제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공식적으로는 ‘인간의 보편적 존엄, 사회적 가치, 선량한 풍속 또는 국민정서를 현저하게 해할 우려가 있어...’ 제한을 한다는 명문을 찾아 설명해주었다.

 

더불어 미성년자는 입장이 불가하다는 소리를 영화관 측으로부터 듣고서야 돌아서야겠냐며 나는 이야기를 하나 해주었다. 어느 글에서 읽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어느 글에서 읽었거나 아니면 누군가로부터 들었을 것이다. 까마득히 먼 옛날의 이야기라 출처를 제대로 밝힐 수가 없어 유감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어느 명성이 자자한, 이름만 대면 누구나 두 엄치를 치켜드는 요리사가 하나있었다. 그의 명성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자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국에서도 초대하여 그의 요리 솜씨를 대중에게 방영해주곤 했다. 그의 요리는 전국적으로 아주 잘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그 명성은 심지어 외국인에게도 상당히 알려져 있었다. 어찌나 요리를 맛있게 잘 하던지 그의 요리라면 사람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요리를 먹게 해주는 것 만으로도 영광으로 알고 맛있게 먹곤했다. 흔히, ‘나 그 요리사의 음식을 먹었다~ !’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자랑거리가 되는 그런 요리사였던 것이다. 그렇게 그의 요리는 국내외에 회자되곤 했다.

 

 

그날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 요리사에게 와서는 음식을 주문했다. 요리사는 자신의 모든 실력을 발휘하며 음식 준비에 들어갔다.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그윽한 요리의 향기와 요리사의 정성스런 솜씨에 감탄하고 있었다. 조만간 요리가 나오면 맛있게 먹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그 요리사는 식사를 주문한 손님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식사를 하기 전에 한 가지 해줄 말이 있다는 것이었다. 요리사는 모인 손님들에게 말했다.

 

 

손님 여러분~!, 저의 요리를 주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의 요리를 늘 찾아주신 점 평소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여러분을 위해 최선을 다한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평소와  달라진 점이 하나 있어 미리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이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평소와는 달리 약간의 개똥을 첨가했습니다. 그렇다고 레시피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약간의 개똥을 첨가했다고는 하지만 음식의 전체적인 맛을 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요리의 맛이 어쩌면 전보다 더 좋을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시고 이제부터 저의 요리를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요리사의 선언과 함께 나의 이야기도 끝이 났다. 그리고는 아이에게 물었다. 손님들이 과연 약간의 개똥을 첨가한 그 요리를 평소처럼 맛있게 먹었을까? 라고. 아이는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이었다.

 

창작과 비평사님들, 당신들이라면 그 요리를 맛있게 잡숴주실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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