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에는 아주 적은 돈으로 수억원을 벌어들인 경매의 달인에 관한 이야기를 방송했다. 소액 투자로 시작하여 엄청난 부를 일군 승자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듯한 프로그램이라는 느낌을지울 수 없었다. 경매로 현재 수억원을 벌었다는 주인공을 집중 조명하는 TV는 마치 시청자에게 경매를 권하고 있는 듯 했다.
경매로 돈을 번 사람을 TV가 달려가 취재를하고 인터뷰를 한다. 주인공은 우리 시대의 성공한 사람이다. 경매로 큰 돈을 버는 것도 능력이고 영웅시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자괴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나는 경매에 참여할 능력도 돈도 없기 때문일까...
알고보니 경매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사설 교육기관이 있다고 한다. 경매 동호인들이 함께 모여 경매 노하우와 전략적 투자 성공에 관한 정보등을 교환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 경매에 관한 책이 얼마나 출간되었나 살펴보았다. 다음은 올해 출간된 경매 관련 도서들이다.



















이상은 올해 출간된 경매를 권하는 도서들이다. 경매사등 경매 자격시험이나 법률적인 관계를 익히는 서적들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대부분 경매 경험과 경매의 노하우등을 전수하는 책들이다. 올해에만 출간된 책이 이정도이니 과거에 출간된 책들을 모두 감안한다면 정말로 한국은 경매의 제국이나 다름이 없어 보인다.
자기 자본으로 적절한 곳에 투자를하여 이익을 얻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아름다운 덕목이라고 한다. 특히 최근 신 자유주의의 이념이 한국을 상륙한지 겨의 20년이 흘러버린 지금에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왠지 마음이 무겁다. 경매로 떼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경매로 집을 날려버린 사람들의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경매로 집을 날려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지만 막상 경매로 집을 내놔야 하는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울 뿐이다.
물론 합법적인 경매 제도가 있으니 누군가는 그 매물을 소화해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야 또 경제가 돌아가는 것이니까 말이다. 신 자유주의의 냉정하고도 비정하며 살벌한 이익 우선주의가 우리나라에 너무 팽배한 것이 아닌가하는 염려는 해도 되는 것일까..
TV의 한 사회자 중 한 분은 남의 눈에서 피눈물흘린 돈을 버는 것에대해 그의 어머니께서는 늘 경계하셨다고 한다. 피눈물어린 타인의 재산을 저렴하게 사들여 차익을 내거나 월 임대로를 받고 수익을 내는 일은 사회의 합법적인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사회가 경매를 적극 권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올 한 해에만 출간된 경매 권고도서들이 한 학년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참고서의 수를 뛰어넘는다. 어느 한 분야의 도서 출간수를 넘어서는 경매관련 도서가 검색되어 무척 놀랐다. 이런 소리하면 경매해서 돈을 많이 번 경험이 있는 사람은 코웃음을 칠지 모르겠다. 니가 경매를 아느냐?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몰론 나는 경매의 경자도 모르는 사람이다. 물론 돈도 없다. 그러나 경매할 돈이 없으니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타박할지도 모른다. 어쨋거나 경매를 권하는 사회는 원치 않는다. 법 이전에 인정으로 상대방을 살펴주고 아껴주는 사회라면 환영이다.
동양의 미덕과 아름다움이 숨죽이고 있는 우리사회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