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나름대로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동서양의 미술에 개의치 않고 이 책 저 책을 두서없이 읽게되었다. 그러던 중 오주석이라는 한국 미술사학자를 알게되었다. 그의 저서를 처음 접하고 느낀 감동은 여전하다. 오주석은 나에게 한국의 미술사학자로서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학자였다. 그의 정열과 마음을 다하여 한국 미술사 연구에 바친 노력과 강인한 책임의식, 바로 오주석은 그런 책임의식을 가진 학자라고 느끼게되었다.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2권이다.  가장 손쉽게 접하여 읽을 수 있는 오주석의 책들이다. 이 책에서 한국화가 그 얼마나 독특하고 한국 스스로의 미술사적 영역을 확보했는지 잘 알 수 있다. 더불어 서양의 투시도법과 한국화의 투시도법이 어떻게 다른지를 확연하게 구별할 수 있게한다. 미술관에 갈 때는 이정도의 회화적 지식은 가지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는 오주석의 글에서 배어나오는 진심어린 글에서 얻어낼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정보들이다.  

서양화와 동양화의 기본적인 공통점들이 있다. 그러나 차이점을 학술적으로 인지하는 것은 미술관에 들르는 관객에게 최고의 눈을 갖게할 것이다. 오주석은 그동안 잘 몰랐던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확연하게 우리 앞에 펼쳐준다. 

오주석은 위의 책에서 소개한 그림에서 우리가 읽어내야 하는 것들을 안내한다. 비단 어느 하나의 그림에 만 해당하는 안목이 아니라 배우고 공부한 만큼 더 넓고 깊은 감식안을 독자에게 준다. 이는 오주석이 한국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주는 커다란 축복이자 선물이 될 것이다. 더욱 특기할만한 것은 세상의 그 어느 나라의 회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주의 섭리를 담은 그림' 을 우리 선조들이 그려냈다는 점이다. 겸재 정선의 '금강산전도'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 그림은 제 아무리 미술사학에 명성을 가진 서양인인들 이해하 불가능한 그림이다. 동양의 우주관을 투영시켜야하는 바라보아야만 비로소 소통이 가능한 그림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주역을 어느정도 이해했을 때에만이 정선의 그림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연 그 어떤 서양의 미술사학자가 주역의 괘원리를 이해하고 작품을 평할 것인가...모르고 평한다면 아마도 냉소를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오주석의 독화 수필이다. 오주석의 그림과 관련한 수필을 쓴 책인 것이다. 오주석은 우리의 그림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내는 자기 독백이다. 그러면서도 독자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그가 얼마나 한국의 그림을 사랑하고 소중히했는지...진한 감동이 가슴에 울려퍼지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하여 독자들은 한국 미술에 대한 자긍심은 물론 스스로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큰 도움일 얻을 수 있다. 오주석은 자랑스러운 한국 미술사학의 국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미 특강

 한국의 미특강을 읽다보면 감동을 금할 길이 없다. 오주석이 우리의 미술에 바친 열정과 애정이 절절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애 책을 읽다보면 정녕 한국의 미술이 어떠한 것인지 재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가 한국 미술을 너무나도 몰라주었구나 하는 안타까움과 동시에 지금에라도 새삼 알게되었으니 그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하는 안도감이 교차한다. 그만큼 오주석은 독자인 나의 가슴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나의 무지함을 일깨우면서 동시에 나에게 우리 그림으로인한 강렬한 자긍심과 뿌듯한 한국 미술의 독보적 가치를 보았기 때문이다.  

이책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예술의 가치'이다. 예술의 가치는 과연 어느 곳에 존재하는가 였다. 놀랍게도 한국 예술의 가치는 예술 작품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한국인들의 의식속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동안 미쳐 생각지 못했던 내게 또다른 충격이었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가 있을 것이다. 가치를 작품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국민의 의식속에 자리하고 있다니...그렇다. 한국 예술의 가치는 우리들의 의식속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예술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게될 때, 우리의 예술 작품들은 그 어느곳에서도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서구의 예술품인 모나리자를 모르는 한국의 학생들이나 한국의 국민을 찾아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반대로 정작 우리의 예술작품인 '금강산 전도', '수월 관음도', '고사 관수도', '마상 청앵도'를  잘 알고있는 국민을 찾아보기란 또한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바로 우리들의 인식 속에 있었던 것이다. 모나리자가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아주지 못하는 이가 없는 대한 민국의 국민들이 자신들의 예술품이 가지는 가치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모나리자를 작품으로 가진 국민들은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한국의 국민들은 우리 예술품의 가치를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널리 알릴 생각도 많지 않았던 것이다. 과연 그러한 우리의 작품들에게 세상의 어느 누가 가치를 부여하려고 할 것인가....바로 이것이다. 우리의 예술품에 대하여 우리 스스로 그 가치를 깨닫고 인식할 때 비로소 세계는 우리 의 것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품의 가치는 작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국민들의 인식 안에 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한국의 예술 작품을 우리가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선조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치 서구인들이 그래왔고 그 결과 한국의 모든 초등학생들도 모나리자를 알고 있듯이.... 우리의 문화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우리의 손에...우리 후손들의 손에 달려있다. 한마디로 한국 예술의 목숨이 우리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우리가 알아주지 못한다면 과연 우리 이웃 그 누가 우리의 것을 알아주리오...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이다. 오주석은 많은 우리의 그림들을 연구하고 사랑했다. 그중에서 특히 오주석이 애착을 주는 그림들을 책에 소개한 것이다. 오주석의 자긍심이 그 얼마나 컸는지 느낄 수 있는 우리의 그림들이다. 

오주석의 자긍심은 곧 우리의 지긍심이다. 오주석의 정체성은 바로 우리의 정체성이다. 오주석은 한국인을 대표하는 미술사학자였다. 그런 그가 우리의 그림을 연구하고 그 훌륭함을 발견해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발견해낸 우리 그림들의 가치는 그 어느 것의 가치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랑스런 한국인의 긍지를 드높일 수 있는 가슴벅찬 일이다.  오주석의 우리 그림에 대한 설명은 어느 하나 놓치기 아까운 내용들이다. 한 사람의 독자라도 더 읽어 우리 그림을 좀더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출간한 책이니 만큼,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도서이다. 오히려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어찌 할 뻔 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될 것이다. 그만큼 가치있는 책이다.  

 

 오주석의 역작, 단원 김홍도이다. 왼쪽의 책을 오른 쪽의 책으로 재발행한 것이다.  

단원 김홍도는 오주석이 가장 심여를 기울에 완성한 작품이다. 김홍도를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한 권으로 모두 알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김홍도와 관련한 책이 다른 저자에 의하여 저술된 것도 있다. 그 책을 함께 읽는다면 금상 첨화일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오주석은 단원의 환생처럼 느껴진다. 오주석은 스스로 단원과 일체감을 느끼며 이 책을 연구하여 썼다. 오주석이 단원을 그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연구했는지...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이다. 덕분에 독자는 단원이라는 걸출한 세계적인 화가를 속속들이 알 수 있다. 김홍도는 사실상 세계적인 화가였다. 그러나 김홍도를 세계적인 화가라고 말하기에는 어쩐지 어색하다고 느끼게될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이는 우리 스스로도 단원을 잘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지 못하는 화가를 세계적인 화기라고 말한다면 어색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서구의 고흐나. 고갱, 밀레, 달리, 피카소 등등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단원이나 겸재, 강세황, 김정희, 신윤복, 윤두서, 장승업, 김명국, 정선, 최북, 안견, 김득신, 이인문 등등...수많은 조선의 화가들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는 실정이다.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더더욱 잘 알지 못한다. 고려시대는 불교를 국교로하였기 때문에 주로 탱화들이다. 그 탱화들의 가치가 얼마나 휼륭한 것인지 인식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그다지 많이 않은 편이다.  이 모두가 세계적인 화가들이요 작품들은 세계적인 것들이지만 정작 우리들은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 것을 바로 인식하지 못할 때, 우리는 세계적인 화가들을 가진 서구인들을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것을 올바로 인식하고 그 가치를 깨달을 때, 절대로 모나리자를 부러워할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문화는 우리의 정체성과 일맥 상통한다. 오주석은 그 문화가 가지는 가치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우리에게 그 가치를 알리기위해 일생을 바친 인물이다. 스스로의 건강을 해쳐가면서 연구에 몰두한 나머지 그 뜻을 다 이루지 못하고 타계하게된다. 그의 나이 40대 중반이었다..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던가...우리는 그렇게 우리의 살아있는 국보를 잃은 셈이다. 누가 이 일을 대신 할 것인가...우리의 미술사학계에는 분명 오주석과 같은 의식을 바로가진 인물이 더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주기만한다면 우리의 역사 문화는 더더욱 살아 날 것이고 우리의 자긍심과 정체성도 더더욱 드높아질 것이다. 

다음은 이인문의 강산 무진도이다.    

이 책은 아직 채 읽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 오주석이 애써 발행한 책들은 대부분 모두 읽게된다. 이 외에도 진경시대에 관한 책들이 있지만 공저이고 정말로 사관이 의심스러운 분의 글이 있어 소개하고 싶지는 않다. 

이인문은 인물·영모(翎毛)·포도 등 다방면에 걸쳐 재능을 발휘하여 김홍도와 쌍벽을 이루었던 이루던 화가이다. 가장 뛰어난 분야는 산수화였으며, 특히 송림(松林)을 즐겨 그려 이 방면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고 한다. 명암이 엇갈리고 몸이 뒤틀린 모습의 소나무와 단아한 필치의 수목들과 각진 바위들을 특징있게 묘사했던 이인문은 남종화와 북종화에 각 체의 화법을 혼합하여 특유의 산수화풍을 이룩했다고 전해진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강산무진도, 누각아집도, 송계한담도, 대부벽준산수도, 단발령망금강도등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 오주석은 강산 무진도를 연구하여 책으로 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오주석은 한국 미술사학계의 보물이었고 국보급 학자였다. 그가 이룩해낸 연구의 성과들은 독자들에게 한국 미술의 가치를 알리기에 충분하다. 그의 노고와 수고로움에 아낌없는 찬사를 드리고 싶다.  더불어 한 분의 독자라도 오주석의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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