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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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서(16금^)로서 여러가지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연애관, 의리관, 정치관, 리더쉽등이 그러하다고 본다. 

  주인공인 규장각 각신들의 정치관은 언제 보아도 매력적이다. 선준의 정치관은 독자를 매료시킬 것이다. "관리가 힘드들면 들수록 그만큼 백성들의 힘은 덜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의리관 역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청소년들에게는 이러한 의리관과 정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도서가 필요하다고 본다.  

구용하의 의리관을 보면, "비밀을 숨기는 것이 벗의 도리라고 한다면 그것을 모르는 척해 주는 것 또한 벗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이다. 윤희의 정체는 벌써 들어났다. 재신도, 용하도, 선준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선준의 하인인 순돌이도, 심지어 왕까지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의 침묵은 곧 의리였고 벗의 도리였다. 그리고 그들 외에는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물론 독자들은 다 알고 있지만^). 그들이 있었기에 윤희는 자신으로 돌아 올 수 있었던 것이아니겠는가... 

신하를 아끼는 왕의 리더쉽은 또한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리더는 아랫사람의 덕목을 알아보고 그 덕목을 위해 사사로운 단점(재신이 홍벽서라는 점)마저도 기꺼이 포용하며 감싸주려는 노력이 그것이다. 큰 리더쉽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러나 독자인 나를 가장 감동시킨 대목은 그들의 연애관도, 정치관도, 의리관도, 왕의 리더쉽도 아니였다. 내게 가장 밝은 빛처럼, 가장 온유한 따사로움처럼 다가온 대목은 재신의 어머니였고 선준의 어머니였다.  

재신의 어머니: 재신의 신부는 이제 막 열 네살이 되었다. 중학교 1학년짜리 여자아이가 스물 세살짜리 신랑에게 시집을 온 것이다.  재신은 너무 어리다고 길길이 날뛴다. 그 성질 어디가랴... 신부가 몇살인지도 잘 모르고 고모가 어찌어찌하여 신부를 맞이한 상황이다. 나이도 나이이지만 신부의 키가 아직은 너무 작다. 재신의 아버지도 신부의 나이와 키를 보고는 너무나 당황해 한다. 재신의 아버지는 그런 혼사를 성사시킨 고모를 나무라며 파혼을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다음은 재신의 어머니가 황씨가 신부를 처음 대하는 장면이다.  

"음..., 몰랐는데 우리 아들(재신)이 굉장히 크구나." 모두 어이없는 눈으로 황씨를 보았다. 환하게 웃으며 느릿한 말투로 말하였다. "뭣 하러 쓸데없이 그리 크게 자랐느냐..." 

황씨는 ....다운을 보면서 웃기만 하였다. 겁에 질려 끊임없이 울던 다운과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조용히 제 앞의 방바닦을 손바닥으로 두드르며 말하였다. "이리 오렴, 아가." 황씨는 손수건을 꺼내 다운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참 예쁜 아이로구나...착하지...그만 울렴." 공기 속에 녹아들 듯 조용한 목소리였다. 얼마나 작은 소리인지 귀에 들리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 그녀는 다운의 엉덩이를 토닥이면서 맺혔던 눈물을 마저 닦아주었다.  

"....... 지금 가진 복은 보지 않고 조금만 기다리면 오게될 복이 현재 없다고 내친다면, 그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을 거에요." 그녀는 고모를 보면서 눈웃음으로 인사를 했다. "고맙네. 자네 덕분에 이런 복덩이를 들였구먼."  

이 낯선 상황을 견디기에는 신부가 아직 어렸다. :아가, 잠들었느냐." "아니어요, 아직..."  "낯설지?"  

책을 읽는 독자라면 재신의 어머니 황씨의 인품에 감동받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이런 분이 세상의 부모라면 그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일까...아름다운 세상일 것이다.  윤희와 선준의 러브라인도 흥미롭겠지만 그들의 러브라인은 이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그 즐거움을 독자에게 충분히 전달한 상태이다.  재신의 어머니와 선준의 어머니를 주시히면서 읽어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어른이 갖추어야 할 자애로움이 무엇인지 재신의 모친은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다. 가장 감동적인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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