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Denon Crest 1000 -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3집 (8, 10, 11 & 론도)
라임라이트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그야말로 추억의 편린이지만 잊을 수 없는 일이었던지라 그 내용을 후기로 대신하고 싶다.. 

다음의 내용은 2007년 1월 19일 자로 어느 음반 가게에 내가 직접 섰던 글이며 거기서 무단 베낀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더군다나 아주 뜻 깊은 아들과의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것이라 여기에 적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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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넘이 MP3 플레이어를 갖게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그동안 엠피3 플레이어를 사주지 않은 것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그럴 듯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우선은, 언젠가 엠피3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이롭지 않는 현상이 보고되었다는 내용의 실험 결과를 TV와 신문에서 기사로 내보낸 적이 있었다.
실험의 결과라고 떠들어대니 안 믿을 수도 없고...ㅠㅠ
안 좋다는 걸 무턱대고 무시 할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실제로는 어떤지...아직 알수는 없다.

두번째로 엠피3를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길을 걷거나 이어폰을 낀 채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자동차와 부딪히는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이야기도 종종 들어보았고 실제로 목격 한 적도 있었다.
볼륨을 높게 해놓고 걸어 다닌다거나 자전거를 타게되면 때로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는 말할 것도 없이(요즘 자동차의 엔진 소음은 정말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조용하다) 때로는 경적소리도 잘 안들리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로,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지속적인 부담을 줄 경우 청각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청력에 손상이 왔을 때 회복하기가 거의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었다.. 실제로 그럴 것 같다는 판단이 지배적...

네번째로, 어느 날 아들 놈의 친구가 놀러온 적이 있었는데 엠피3를 휴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내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어 무슨 말을 해도 알아 못 알아들어 대답이 영 시원치 않고
때때로 이어폰을 낀 채 네? 예? 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아이를 앉혀놓고 ... 네 친구 봤지? 이어폰 때문에 대화가 되든?

그렇게 엠피3의 단점만을 부각시켜 아이들을 단념시키곤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 녀석은 이제껏 밖에서는 휴대용 시디플레이어로 듣고 집에서는 제 방에 있는 시디피로 듣곤 했었다.
할아버지 댁에 간다거나 외할머니 댁 혹은 장거리 여행을 갈 때 꼭 챙겨가는 품목이 바로 휴대용 시디피였다.

시디를 꺼내줄 때마다 약간은 불안하기는 하지만 들어보고 싶다는데 꺼내주지 않을 수도 없고...
(중요한 물건 일 수록 아이게 맡겨보도록 하라..는 말을 어느 교육자께서 해주셔 실행하는 의미도 있고^)
장거리 여행에는 꼭 몇장씩 챙겨가곤 하는데
아직 어린 초등학생이라 그런건지 사내놈이라 거칠어서 그런건지 시디를 맡기기가 영 미덥지 않다.
집에 있는 시디라고 해봐야 몇 장 되지도 않지만 중복되는 시디가 있다면 죄다 이넘 때문이다.
시디는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단다...라고 말하면, 그때 만 예~ 일 뿐이다.
들어보겠다고 가져가서는 시디 케이스에 호랑이 발톱자국을 만들어가지고 오는 것은 기본, 시디 케이스에는 쩍~ 하고 금이 나있지 않으면 아예 케이의 한 쪽이 휑 하니 구멍이 뚤려 있거나 심하면 시디 케이스가 덜렁덜렁 하는 것이다.
더구나 시디 알맹이에는 스크래치로 아예 그림을 그려오기 일쑤다.

하지만 그 것이 엠피3를 사 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완고한 생각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녀석이 반색을 하며 뛰어 들어왔는데
친구의 엄마께서 선물로 엠피3를 주었다는 것이다.
집으로 전화를 해서 플레이어를 선물로 주어도 괜찮으냐고 아내에게 묻더라는 것이었다.
자초 지종을 알아보니 성당에 함께 나가는 친구네 집의 막내에게 도움이 되라는 뜻으로 우리집 아이들이 사용하던 도서와 교재 및 교구를 주었다는 것이었다.

그 어머니께서는 감사의 뜻으로 다수의 또래들이 가지고 있는 엠피3를 이녀석에게 주기로 하셨던 모양이다.
좋은 뜻을 완강히 거절 하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사양하다가는 감사히 받겠노라고 했다고 하니...
아빠로서도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고
선물을 받고 좋아라 하는 모습을 보니....
차라리 생색이나 내고 직접 사주는건데...하는 후회감 마저 들었다.

아직 엠피3에다가 음악 파일을 넣을 줄을 모르는 탓에 꼭 아빠에게 부탁을 하곤한다.
MP3 플레이어에 이런 저런 몇 가지를 넣어달라는 것이 그것인데,
몇 가지는 결정해온 것이고, 기타 몇 가지는 추천곡으로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이 보통이다.

추가하고 싶은 곡이 있으면 골라보거라...하면서 오늘은
Mozart
Piano Sonata in A major K.331
III. Alla Turca. Allegretto
Maria Joao Pires, piano
Denon- 을 들려주었다.
피아노 학원에서 쳐봤음직한 곡이라고 생각한 때문이다.

그러자 이넘은 어우~!! 누가 치는거에요?? 하며 놀라워 한다.
피레스라고 써있더라...집에는 릴리 크라우스가 친 음반이 있는데 들어보련?
하면서 슬금슬금 크라우스버전을 꺼내왔다.

어떠냐? 좋~지?? 했더니....크라우스에 대한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피레스 라구요? 정말 좋은데요!
그래? 피레스의 연주가 마음에 더 드냐?? 했더니...
릴리 크라우스랑은 좀 다르게 치는데요. 진~짜 멋지게 치지 않아요??
(헉~! 이넘이 릴리 크라우스를 뭘로 보고??)

이 파일은 ***님 감상실에서 따운 받은건데?? (이 때 만해도 저작권 없었음다~) 
아~ 그래요?

릴리 크라우스의 EMI 전집은 라이센스로 발매되면서 리마스터링 덕분에 음질도 좋아 그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것 같다. 일본으로 되려 수출을 하는 정도라고 하니 아....마스터링의 예술이여... 가히 인기 절정의 음반이 아닌가 싶다.  


피레스의 녹음으로는 Denon에서 낱장 시리즈로 출시된 것들이 있고 나중에 동일 음원을 Brilliant에서 전집의 형태로 재 발매한 것이 있다. 역시 피레스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는 릴리 크라우스에 견줄 수 있다고 말한다면...릴리크라우스의 팬들이 서운해 할까...
또한 DG에서도 피레스의 연주로 피아노 소나타 전곡 모두 출시된 상황이다.
데논의 음원이 전집으로 있음에도 DG가 피레스의 녹음을 따로하여 발매한 것은 피레스에 대한 DG의 신뢰도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이 DG반은 국내 애호가들 사이에서 모자르트 전집하면, 피레스 강추~ 하는 정도에 이르른다.
이미 Denon의 피레스와 EMI의 릴리 크라우스, 필립스의 우치다 등이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피레스를 불러 새로이 녹음을 한 것은 피레스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의 발로일 것이다. 역시 그 기대에 백분 부응하기라도 하듯 피레스 DG반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그러리라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DG는 그 가격대를  줄곧 고수하고 있다.
피레스를 선봉장으로 한 전투에서 DG의 모자르트전은 확실이 승전보를 울려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일랄 수 있다.

하여튼...나는 DG에서 피레스의 눈부신 활약상을 접하고 있기는 하지만 Dennon 반에 더 애착이 간다. 아들과 함께 들으며 릴리크라우스와 대결을 했기 때문이다. 아들은 피레스의 손을 들었주었다. 

이는 나에게 커다란 기쁨을 준 사건이었다. 나의 아들이 벌써...하는 뿌듯함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피레스가 승리한 날, 나는 ***에 주문을 넣었다..

주문 내용: 모자르트 피아노 소나타/피레스/ Dennon, 낱장으로 전집 만들어주세요^
혹은 브릴리언트 전집 + 피레스 vol.3

피레스 vol. 3은 들고가서 구워먹든 삶아먹든...
가능하면 음반을 하나라도 멀쩡한 걸로 사수하자는 심정이 반영된 주문이지만...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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