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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차이코프스키 : 피아노 협주곡 1번
DG / 2004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이음반은 별점 5를 받을 만 하다. 수많은 동곡 음반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러움과 우아함, 화려함, 뜨거운 열정, 탄력성, 또렷한 프레이징과 깔끔함 등 거의 모든 요소를 고르게 갖추고 있는 그야말로 어느 면으로보아도 만족스러운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아바도의 오케스트라는 함부로 나서지 않지 않는다. 피아노가 너무 나서거나,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압도할 때, 둘 중 하나가 약해지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연주의 퀠러티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두사람의 연주는 그런 점에서 듣는 이를 불안하게하지 않는다. 각 파트는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하고 있음을 자신들의 선명한 음으로 들려준다. 그렇다고 오케스트라를 죽이고 있다는 뜻이 절대 아니다. 절대로 나서지 않으면서도 각 파트가 해내야 할 자신들의 몫을 착실하게 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아르헤리치의 피아노는 분명한 프레이징으로 청자의 마음을 맑게해준다. 파이노와 오케스트라의 탄성있는 조화는 곡의 울림을 더욱 돗보이게 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그 탄성의 아름다움은 청자를 긴장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불안감은 절대 아니다. 탄성을 따라가는 청자의 긴장감은 점점 고조되어간다. 클라이막스는 그 어느 음반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 아르헤리치는 마치 정렬의 화신이 되기라도 한 듯 하다. 아바도의 오케스트라 역시 뜨겁게 달구고 있다. 둘의 연주가 주는 정열의 그 뜨거움은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 내가 산에 오르지 않았지만 마치 숨을 고를 틈도없이 산을 타고 올라 정상에 서있는 느낌을 준다. 가쁘게 몰아쉬는 숨결과 정상에 오른 이의 희열과 만족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감동을 주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리히테르와 카라얀의 연주가 아르헤리치의 연주보다 더 강렬하고 더 치열할지도 모른다. 아니, 더 뜨겁고 치열하다. 그러나 듣는 이는 오히려 아르헤리치와 아바도의 음반이 더 치열하고 뜨겁다고 느낄 것이다. 그것은 아르헤리치와 아바도의 연주가 주는 탄성에서 오는 차이라고 생각한다. 부드러울 때와, 긴장감을 고조시킬 때 두 연주가 주는 차이점라고 나는 생각한다. 즉, 두 음반주는 낙차의 비율에 차이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리히테르와 카라얀의 연주가 더 뜨거울지는 모르지만, 낙차의 비율이 비교적 작다. 반면, 아르헤리치와 아바도의 연주는 그 비율이 더 크다. 결국, 긴장감을 고조시키는데서 오는 변화의 폭의 차도 크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 큰 감동을 주는 명연이라고 생각한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