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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성웅이라 부르라 1 - 매헌실기를 찾아서
박상하 지음 / 일송북 / 2008년 12월
평점 :
언젠가... 기억 조차 잘 나지 않는 그 어느 시절....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인가 정기룡 장군에 대한 연속극이 있었다.
(산골에서는 주파수도 잘 잡히지 않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 당시에는 나이도 어렸던 데다가, 단순히 이야기에만 빠져있었고 라디오가 드라마를 들려주기를 기다리다가는 그만 잠이 들어버린 적이 여러번 이었다.
할머니로부터 시작하여,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 형제들, 온가족은 그렇게 호롱불 아래어서 머리를
마주하고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아주 어린 나이이기는 했지만 대략, 저녁 9시쯤 되어서이거나, 9시보다 약간 넘은 시각이 아니었을까... 그저 어렴 풋한 기억이 있을 뿐이다...
하루 종일 뛰어 놀고난 피로를 이기지 못한 탓이련가, 그렇게 시계를 들여보다면서 기다리다가는, 그 신나는 정기룡 장군이 나오는 라디오 연속극을 미처 청취하지 못하고 스르르 잠이 들어버리고는 그 다음 날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 되었는지를 이리 저리 묻고 다녔던 적이 흔했다. 저녁 9시를 넘기기 어려운 나이였을까...
당시에 내가 처한 상황은 TV도 없고, 전기도 없던 어린 시절이었다.
읽을 책도 없는 처지에 형들의 교과서를 뒤져 읽던 그런 시절보다도 더 오래전의 일이었으므로
나는 영웅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정기룡장군의 라디오 드라마는 최응찬씨가 라디오에서 무협지를 나래이팅 하는 것
만큼이나 신나고 흥미로운 사건이었으며, 나에게는 거대한 영웅이었다.
그 영웅 정기룡 장군을 다시금 책으로 만나게되었다.. 정기룡 장군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나는 주저없이 도서를 택했다. 그나마 여타의 도서 자료가 없는 덕분이기도 하다.
안타까운 것은 장군에 대한 기록물이 별로 남아있지 못한 탓이라고는 하지만 많은 부분 성긴 느낌이 든다. 내용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두권으로 나누어 간행할 특별한 이유도 없었던 듯 하다.
한권으로 묶어 두툼하게 만져지는 촉감이 차라리 흐믓한 정서를 전달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정기룡 장군에 대한 연구 자료가 부족하다는 안타까움으로 슬프지만 그러나 정기룡장군에 대한 시도는 정말로 감사할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