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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먼 지니어스 - 유럽의 세 번째 르네상스, 두 번째 과학혁명, 그리고 20세기
피터 왓슨 지음, 박병화 옮김 / 글항아리 / 2015년 10월
평점 :
한 나라에 대해 1416페이지(부록과 주석, 색인 등을 제외하면 1220페이지)에 달하는 글이라니, 원서도 대단하고 번역한 역자, 출판사도 대단하다.
철학과 과학(수학 포함)에서 18세기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독일만큼 큰 기여를 한 나라--또는 민족--을 찾기 어렵다. 거기에는 무언가 있을 터인데, 이 책은 그 이유에 관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거의 백과사전적으로, 여기에 기여한 잘 알려진,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독일인들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독일인들을 알 수 있고 독일 사회를 알 수 있으며, 그들이 현대 세계에 미친 영향을 살펴 볼 수 있다. 책은 히틀러를 거쳐 분단 독일, 통일 독일까지 나아간다.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 하나만 다음에 인용한다.
1933년 1월 30일 아돌프 히틀러는 독일의 수상이 되었다. 이로부터 6주 뒤인 3월 15일에는 최초의 예술가 블랙리스트가 발표되었다. 미국을 방문 중이었던 조지 그로스는 독일 시민권을 박탈당했다. 바우하우스가 폐교되었고, 막스 리베르만(당시 88세)과 케테 콜비츠(66세), 파울 클레, 막스 베크만, 오토 딕스, 오스카어 슐레머는 모조리 미술학교 교사직에서 해고되었다. 몇 주 뒤에는 현대 미술을 비방하는 최초의 전시회가--'공포의 방'이라 불리던--뉘른부르크에서 개최되었으며 이후 드레스덴과 데사우로 이어졌다. 오늘날 이런 사실과 일련의 사건들은 이와 비슷한 많은 일과 더불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충격적이다. 해고 사태가 발생하기 4일 전에 '국민계몽선전부Propaganda Ministry'가 창설되어 요제프 괴벨스가 장관에 취임했다. (907~908 페이지)
번역도 좋은 편인 것 같다. 명확성을 위해 번역 용어 옆에 원어 단어도 종종 병기되어 있다. 독일과 독일인에 관해 진지하게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