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숲 - 신영복의 세계기행, 개정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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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선생님이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느낀 단상을 연재한 신문 글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일관된 맥락의 글은 아니지만, 각각의 곳에서 고민한 흔적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새천년을 맞는 와중의 세계 기행이라 벌써 십여 년 전의 글이지만, 아직도 세상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지라 현 시점에서도 곱씹어 볼만 하다. 


마음에 닿았던 글귀 하나(프랑스 파리의 혁명 현장에서의 상념):

소수의 그룹이나 개인에게 전유된 것이 아니라 동시대의 모든 민중들에 의해서 이상이 공유되고 있는 혁명은 비록 실패로 끝난 것이라고 하더라도 본질에 있어서 승리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실패는 그대로 역사가 되고 역사의 반성이 되어 이윽고 역사의 다음 장에서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혁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정신의 세례를 받았는가에 의해서 판가름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바로 이러한 사실 때문에 2,300만 명의 모든 프랑스 국민이 함께 일어선 프랑스 혁명은 실패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근현대사에 점철되어 있는 숱한 좌절을 기억하는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아야 합니다. 승리와 패배를 기억하는 방법을 바꾸어 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역사 인식의 전환이기 때문입니다. (139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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