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 카를로 로벨리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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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벨리는 그동안 여러 권의 대중과학서를 냈는데, <Helgoland>가 원제인 이 책에서는 하이젠베르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자신이 생각하는 양자역학의 의미와 특히 '관계론적' 해석에 대해 논의한다. 그가 주장하는 관계론적 해석에 따르면 세상은 상호작용을 할 때 그 속성이 결정된다. 하지만 상호작용을 하지 않은 다른 대상에 대해서는 그 속성이 전혀 결정되지 않으며, 이는 극단적 반실재론이라고 할 수 있다. 매우 흥미로운 주장임에는 틀림없지만, 곱씹고 생각해봐야 한다. 


책은 '-습니다'체로 번역이 됐는데, 비교적 잘 읽힌다. 양자역학과 로벨리의 생각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책 속 멋진 문구를 하나 옮겨 놓는다.


과학은 진리의 담지자가 아니라, 진리의 담지자 같은 것은 없다는 자각 위에 놓여 있습니다. (164페이지)


영역본은 위의 문장을 다음처럼 적고 있다.


Science is not a Depository of Truth, it is based on the awareness that there are no Depositories of Truth. (p. 137)


'담지자'라는 말은 depository를 좀 더 의인화했다. depository는 원래 '저장고'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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