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만 기습에서 미드웨이 해전까지 다룬다. 다양한 증언을 통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한다. 어떨 때는 전쟁사 책을 읽은 후 복잡한 전황과 숫자만 읽었다는 느낌만 남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다른 전쟁사 통사에서는 잘 접하지 못했던 참전자의 생생한 증언을 읽을 수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하겠지만, 클라이맥스인 미드웨이 해전의 기술은 다른 미드웨이 해전만을 다룬 책만큼 자세하지 않아 살짝 아쉽다. 하지만 다른 책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해전 이후의 상황도 다루고 있어 좋다. 책에 전혀 오류가 없지는 않은데(예: 시간 표기 잘못), 혹여 있을 사소한 단점을 장점이 100배 상쇄한다.
미드웨이에서의 패전으로 인해, 일본은 태평양 전쟁에서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공세에서 수세로 전환하게 된다. 이후는 인명과 물량의 긴 소모전이었다. 일본은 자신들의 정신이 미국의 물량을 압도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또는 희망했다. 잔인한 소모전이 계속되면 나약한 미국민은 전의를 상실하리라 생각했다. 역사가 보여주듯이 그 희망은 부질없었다. 일본 연합함대 사령관인 야마모토가 개전 전에 예측했듯이, 일본의 돌격은 6개월 만에 끝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