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의 거짓말 - 당신의 트레이너가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헬스와 피트니스의 진실과 오해
지나 콜라타 지음, 김은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6년 전에 유행했던 코로나로 인해 대봉쇄가 일어난 사람들에게 생긴, 헬스의 유행이 이제는 끝나간다. 초기에는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몸짱이란 단어가 부상하듯 했지만 곧 헬창이라는 단어에 밀려 사어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이런 현상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 말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운동에 관한 내용이 아닌, 그보다는 좀 더 국소적인, 운동과 관련된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초기 운동에 관한 이야기도 한다.

 내용에 앞서 책을 읽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읽는 시간에 비해 내용은 부실하다는 생각이 적지 않게 들었다. 사담이 너무 많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쓸데없다는 생각이 충분히 들 정도였다.



 각설하고 책에서는 헬스는 하나의 유행처럼 뜨고 진다는 점은 최근의 현실에 그러고 있어 인상 깊었다.

 또 기억에 남은 내용은 달리기에 관한 것이었다. 3㎞를 12분에 달리는 것이 정말 건강한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기준은 일반인에게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왜냐하면 대상의 성별, 나이를 포함하여 그 모든 것들과 무관하게 고정되었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인상 깊은 두 가지를 제외하고 나서 그 외 내용 중에는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사담이 많다는 점이 장점이기도 했고 단점이기도 했다.

 절판이 된 지금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사서 보라고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대신 도서관에 있다면, 또 머리 아픈 것이 싫다면 읽어보는 것이 어떤지 권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 정도로 가벼우니까.



 일을 하느랴 시간도 없고 그러면서도 책은 계속 구매하면서 줄어드는 공간을 늘리기 위해 독후감도 채 쓰지 않은 상태로 친구에게 이 책을 주고 난 다음 기억나는 것대로 적으려고 하니 힘들다.

 시간 날 때마다 좀 더 틈틈히 적어야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이를 실천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

담력시험 준비가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는 다시 광장에 모였다. 데메의 모습은 없었다. - P129

 내 파트너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히루코 씨였다.
"아, 잘됐네. 이건 운명이라 해야 하려나."
운명이라. - P129

从옆을 살피자 히루코 씨가 고개를 호수 쪽으로 돌리고 내 손이 이끄는 대로 걷고 있었다. (중략).
"실은 네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중략).
"두 사람을 이번 합숙에 끌어들인 목적을 말해줄게."
그걸 물어보지 않는다는 것이 거래 조건 아니었나. 고개를 돌리자 커다란 눈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무라. 난 널 내 걸로 만들고 싶어서 이번 합숙에 같이참가하자고 제안한 거야." - P132

"저는 단지 좋아서 책을 읽을 뿐이에요. 전문적인 지식도 없고 천재적인 아이디어가 번뜩이지도 않는다고요." - P133

대화는 거기서 뚝 끊겼다. 솔직히 말해 당장 귀신이 나오길바랐다. - P134

7

(전략).
시선을 돌리자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 몇 명이 보였다. 앞서출발한 조가 돌아오나 싶어서 말을 걸려고 했는데이상하다. 사람이 세 명이다. 이 동네 사람인가.
"어쩐지 상태가 안 좋아 보이지 않아?"
히루코 씨 말대로 세 사람 모두 술에 취한 것처럼 몸을 좌우로 비틀거렸다. 우리를 위협하려는 걸까. - P135

무엇보다 냄새! 피와 지방과 뭔가 썩은 듯한 강렬한 냄새가밀려와서 코에 들러붙었다.
그 순간 본능이 이겼다.
"뛰어요!"
히루코 씨의 손을 잡아당기며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 P137

"아무튼 밖에 있으면 안 돼, 펜션으로 돌아가서 문단속을."
"아니, 달아나는 편이 나아."
"하지만 아직 다들 안 돌아왔는걸요."
"놈들이 여기까지 올지도 몰라. 무기가 필요해." - P139

"도대체 뭐야."
나바리가 간노를 부르러 달려가고, 다쓰나미가 아직 뭐가뭔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그렇게 중얼거렸을 때였다. - P139

하지만 이제 막 도착한 간노는 눈치 없게도 "큰일났네, 빨리 병원으로" 하고 외치며 계단을 내려가 맨 앞에 있는 자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 젊은이 모습을 한 그것은 고꾸라지듯이 몸을 움직여 간노를 덮쳤다. - P141

한 번, 또 한 번 찔렀지만 좀처럼 안 죽는다. 시게모토가 다시 소리쳤다.
"심장을 찔러봤자 소용없어요. 뇌를 부수어야 해요."
"말은 쉽지!"
인간의 두개골은 단단하다. - P142

히루코 씨가 목소리를 높였다.
"끝이 없네요. 자담장으로 피하죠."
"그보다 뒤편으로 달아나는 게 낫지 않을까?"
다쓰나미의 제안을 듣자 나나미야의 안색이 변했다.
"안 돼! 나는 산속에서도 쫓겼어. 놈들은 산을 넘어서 왔다고." - P143

주변에서 좀비들이 몰려들든 말든 신도의 머릿속에는 연인이 무사한지 확인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는 모양이었다.
"우리도 안으로 들어가자. 펜션에 몸을 숨기고 버티는 수밖에 없어." - P144

좀비들이 현관까지 당도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다카기가안타깝다는 듯이 얼굴을 찡그렸지만 혼자 친구를 구하러 가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 P145

마음먹은 대로는 안 되는군.

(전략). 그 표정을 마지막으로 아케치 씨는 고작 몇 미터 아래 지옥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굴러떨어져 우리 앞에서 사라졌다. - P146

8

현관은 봉쇄했지만 펜션의 수비벽은 미덥지 못하다. 1층정면 벽은 유리로 된 커튼월*이라 취약하기 그지없으므로 좀비들이 실내로 침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기는 안 돼."
"2층으로 올라가! 그리고 계단을 모조리 막아."


*하중을 부담하지 않고 커튼처럼 칸막이 구실을 하는 바깥벽 - P147

다쓰나미에게 얻어맞은 신도는 바닥에 엎드려 엉엉 울기시작했다. 아케치 씨의 죽음 때문에 신경이 마비가 되었는지나는 차가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도 호시카와가 아직 살아 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좀비의 침입을 저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 P148

"분명 반대쪽에 비상계단이 있을 거야. 그쪽은 안 막아도될까?"
"비상계단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문은 철문이고, 방법상 안쪽에서만 열립니다. 바깥쪽으로 열리는 방식이니까 몸으로 부딪쳐서는 뚫고 들어오기 힘들 겁니다."
간노가 대답했다. - P149

맞다! 만에 하나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면 우연의 힘을 빌려위층으로 간단히 침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150

"임시로 이렇게 해두죠."
히루코 씨는 그렇게 말하고 가까이 있던 의자를 엘리베이터 문에 끼웠다.
"이제 멋대로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 - P151

나나미야가 우리 반응을 살피듯이 말했다.
"마침 딱 좋은 게 있어."
다카기와 시즈하라가 호주머니에서 호신용 경보기를 꺼냈다. 핀을 뽑으면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물건이다. - P152

참가자가 한정된 합숙에 호신용 경보기를 지참했다는 건남자 참가자를 경계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다카기는 전혀 미안해하는 기색이 없었다. - P152

"이건 3층 비상문에 설치할 거야. 3층이 함락되면 끝장이니까."
확실히 나나미야 말처럼 좀비가 3층을 점령하면 우리는 달아날 곳이 없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나나미야의 방이야말로 3층 비상문에 제일 가까웠다. - P153

"오늘 오후 4시경, S현 사베아 자연공원에서 열린 야외 라이브 사베아 록 페스티벌을 관람하던 관객 여러 명이 몸에 이상이 있다고 호소해 경찰과 119가 출동했습니다. (후략)."
뉴스는 평범한 일반인인 내가 보기에도 기묘했다. - P154

그도 그럴 것이 담력 시험을 하러 갈 때 차를 한 대도 못 봤다. 그때 이미 도로는 봉쇄된 뒤였으리라. 그리고 몇 시간 전에 본 헬리콥터 편대. 그건 도대체 무슨 임무를 띠고 현장으로 향했을까. - P156

"너무 비관적인 생각은 그만두죠. 좀비가 움직이는 시체라면 며칠 안에 자가 융해*와 부패가 진행돼서 활동을 멈출 거예요. 하물며 한여름이니까 부패도 빠르겠죠. 일주일도 안 걸릴 거예요."
이어서 시게모토가 감정적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시체가 원래 가지고 있던 다양한 효소들에 의해 근육과 내장이 저절로 녹아서 분해되는 과정. - P157

다들 친구들의 짐을 뒤지는 데 심리적인 반감이 드는지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다.
간노가 비상용으로 마련해두었다는 마스크를 나누어주었 - P158

ㅆ다쓰나미의 말을 들어보니 좀비들은 베고 때려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접근전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유효하다고 추정되는 방법은 창 따위로 멀리서 단숨에 눈을 찔러 뇌를 파괴하는 것뿐이다. - P160

"영화에서도 이럴 때 흩어져서 행동하는 건 금물이에요.
모두 함께 있는 편이 낫다고요." - P161

간노가 끼어들었다. "꼭 2층이 먼저 습격당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의 주장은 이랬다. 바리케이드를 돌파한 좀비가 2층을그대로 지나쳐 3층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남쪽 구역 끄트머리에 설치된 비상계단은 건물 바깥에서 2층과 3층 각각의 비상문으로 연결되므로 2층을 지나쳐 3층 비상문이 먼저 뚫릴 가능성도 있다. - P162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던 히루코 씨가 말했다.
"간노 씨. 위아래층을 오가는 방법은 계단과 엘리베이터뿐인가요?"
"아니요, 하나 더 있습니다."
간노는 그렇게 말하고 창고에서 대피용 알루미늄 줄사다리를 가지고 왔다. - P163

간노가 모두를 둘러보았다.
"구역 사이에 위치한 문의 열쇠는 텔레비전 받침대 위에 놓아두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사용해주십시오. 그리고 나바리씨는 방을 바꾸셔야 할 텐데 다른 방카드키는 꺼내 올 여유가 없었어요. 관리인용 마스터키를 드릴 테니 사용하세요." - P164

"이 펜션의 카드 홀더는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선이 없으면 인식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 카드키는 쓸 수 있지만 면허증 같은 걸로 대신할 수는 없어요." - P164

간노가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다들 밤에는 섣불리 방에서 나오지 마십시오. 좀비가 벽을 기어오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발코니 유리문도 잠그시고요. (중략). 바리케이드와 비상문은 제가 한 시간마다 점검하겠습다."
간노 한 사람에게 고생을 떠안기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그러는 것이 제일 낫겠지.
이리하여 가능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 - P167


"히루코 씨, 저는 이쪽으로 돌아갈게요. 문 좀 잠가주시겠어요?"
아까 밤에는 2층 동쪽 구역 문을 잠가두기로 했다. 내가 나간 후 누군가 라운지에서 문을 잠가야 한다. - P168

"혹시 밤중에 무슨 소리가 들려도 무턱대고 문을 열면 안돼. 상대의 목소리부터 확인해야 해."
히루코 씨가 마치 보호자 같은 투로 말했다.
"히루코 씨도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 P169

아침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 다행히 놈들에게 영화에서 본것 같은 무시무시한 전투 능력은 없다. (중략).

그렇게 생각했기에 밤사이 새로운 희생자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 P171

004
희생자
혼란 속의


1

이것은 하늘의 계시다.
되살아난 시체들의 등장도 그렇고, 벼락치듯 불현듯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도 그렇고, 운명을 조종하는 누군가-신 혹은 악마-가 편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P173

2


잠에서 깨자마자 무의식적으로 침대 옆 나이트테이블을 더듬었다. 손이 두세 번 허공을 가른 뒤에야 손목시계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떠올라서 몸을 일으켰다.
벽에 걸린 전자시계를 보니 숫자가 오전 6시를 나타냈다. - P174

바리케이드는 건재했다. 가구는 원래 있던 위치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경보 장치의 핀에 묶은 낚싯줄도 멀쩡했다. - P175

3층에 멈춰 있는 엘리베이터 문틈에는 티슈 상자가 끼워져 있었다. (중략).
그때 옆방을 쓰는 시즈하라가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안녕, 일찍 일어났네. 혹시 나 때문에 깼어?" - P176

어차피 번거로울 거면 우리가 계단으로 내려가는 편이 낫겠지. 내 방에서 라운지로 전화를 걸자 일어나 있던 간노가받았다. 내 목소리를 듣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 P177

"시게모토 씨가 이게 신도 씨 방문에 끼워져 있었다고."
그 종이에는 지저분한 글씨체로 딱 한 줄 "잘 먹었습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
"누가 장난친 거 아니야?" - P177

다쓰나미가 이 자리에 없는 나나미야를 깨워 오겠다며 남쪽 구역으로 향했고, 간노는 마스터키를 슬롯에 꽂았다. (중략).
안을 들여다본 간노가 숨을 토해냈다. 그의 어깨 너머로 아무도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바닥에 흩뿌려지고 천장까지 튄 피, 흩어진 살점. - P179

나는 시체를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핏자국이 이어진발코니로 나가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로프도 줄사다리도없다. 변함없이 지상을 가득 메운 좀비들이 신음 소리를 토해내고 있을 뿐이다. - P181

깨물린 것으로 추정되는 신도의 온몸 상처에서 흘러나온피는 이미 시커멓게 굳었고, 미묘하게 녹색으로 변색된 부분도 있었다.
"피가 저렇게 굳을 때까지 방치됐는데 살아 있을 리 없어!
이미 인간이 아니야, 좀비라고! 처치하지 않으면 우리가 당할거야!"
그렇게 주장하면서도 시게모토는 부들부들 떨 뿐이었다. - P182

그후 우리는 신도의 시체를 방구석으로 밀어놓고 시트로덮었다. 주변이 그의 피와 살점 천지다. 이제 이 방은 원상 복구할수가 없으니 한시라도 빨리 여기서 나가고 싶었다. - P183

"이게 뭘까요?"
쳐다보자 입구 바로 옆, 방구석에 접힌 종이가 떨어져 있었다. 펼쳐보니 본 적 있는 지저분한 글씨체로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 P184

3

그후 신도를 물어 죽인 좀비가 건물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히루코 씨의 의견을 받아들여 2층과 3층의 빈 방 및 옥상까지 사람이 숨을 수 있을 만한 공간을 분담하여 수색했지만 우리말고 다른 존재는 발견하지 못했다. - P184

"어젯밤 신도 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리해보면 어떨까요? 지금 단계에서는 언제 어디서 좀비가 침입했는지도알 수 없어요. 어젯밤 뭔가 알아차린 점은 없는지 한 사람씩정보를 내놓아보죠." - P1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출발했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리처드가 제안했다.
"브레이크 고장 났어." 톰이 리처드에게 귀띔했다.
"사이드 브레이크는 돼." 내가 그들에게 말했다. - P40

내가 우기며 차에서 내렸다.
나는 그 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누른 뒤 현관에서물러나 컴컴한 위층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흰 커튼이다시 움직이더니 여자가 무슨 말인가를 했다..
커튼 끝을 잡은 손의 음영만 보일 뿐 여자의 모습은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그 사람을 당장 데려가지 않으면경찰을 부를 거예요." - P42

앞 유리에 덮인 먼지의 그림자가 톰의 얼굴에 줄무늬를 만들어 냈다. "모르는 사람이야." 리처드가 말했다. - P42

우리의 승객은 포기할 줄 몰랐다. 그는 선수들에게 수신호를 보내는 야구 코치처럼 이마와 겨드랑이에 손을갖다 대고 제자리에서 빙빙 돌리기도 하며 요란한 몸짓을했다. "이보쇼." 내가 말했다. "말할 수 있는 거 다 알거든?
우리를 호구 취급하지 말라고." - P43

"내가 가 볼게." 나는 일부러 냉혹한 목소리로 말했다.
작은 목조주택이었고, 앞쪽에 있는 기둥 두 개에는 빨랫줄이 매달려 있었다. - P44

이 집은 농장에 딸린 주택이 아닌 것 같았다. - P45

젊은 여자가 말했다. "미리 연락했으면 데려오지말라고 했을 텐데."
여자의 동행은 재미있어했다. "말을 참 아름답게 하네." - P46

톰이 설핏 웃었다.
"뭐 하는 사람이에요?" 리처드가 여자에게 물었다.
"아주 뛰어난 미식축구 선수예요. 어쨌든 한때는 그랬죠." 여자의 얼굴은 피곤해 보였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았다.
"지금도 잘해요. 아직 팀에 있고." 흑인 남자가말했다. - P47

좋아하는 듯한 잔을 든 모습이자기 집에 있는 사람처럼 편안해 보였다. 〈플레이보이>칵테일파티에서 파자마를 입고 돌아다니는 휴헤프너**처럼.

** Hugh Hefner(1926~2017). 〈플레이보이>의 창간자. - P48

나는 이미 운전석에 올라탔고 톰과 리처드가진입로를 반쯤 내려왔을 때 스탠이 집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따돌려! 따돌리라고!" 톰이 소리치며 리처드에 이어 차에 올랐지만 내가 출발할 무렵 사내는 이미 문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 P49

"운동하던 애들이야. 이제 약쟁이가 된 거지."
리처드가 말했다.
"미식축구 선수들이 저렇게 된 줄 몰랐어." 톰은 뒤로몸을 돌려 멀어져 가는 도로를 바라보았다. - P50

시내로 돌아가는 내내 톰과 나는 그를 흉보았다.
"너네가 몰라서 그래. 치어리더가 되고, 팀에 들어가고, 그런 게 인생에서 뭘 보장해 주는 건 아니라고.
세상 누구나 좆될 수 있는 거거든." 리처드가 말했다. - P51

그사이 대처는 다시 차에 올랐다. 나는 맞은편주유기 앞에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렸다. "내가 올해초에 그쪽이 파는 가짜 총을 210 달러나 주고 샀거든. 당신은 나를 모르겠지. 직원이 팔았으니까." 그가 내 말을들었는지는 모르겠다.  - P52

"짐 말예요? 그 사람 여기 없어요." 그녀는 길고검은 머리를 하나로 묶었다. 머리에 박힌 눈동자는 분명흔들리고 있었다.
"그 사람 데려와." 내가 말했다.
"그이는 지금 캘리포니아에 갔어요.‘ - P54

톰이 그의 옆으로 가더니 내게 소리쳤다. "창문으로나갔네."
(중략).
여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카펫 위에 그대로 엎드려있었다.
"정말 여기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가 없다는 건 나도 알았다. "상관없어. 당신, 후회하게 될 거야." 내가 말했다.


제목: 두 남자 - P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았어. 하지만 커다란 승합차는 운전할 자신이 없는데."
신도는 운전이 서투른 모양이다. (중략).
"그럼 내가 운전할게. 만일에 대비해서 대형 면허도 따놨으니까 맡겨만 줘." - P88

003 준비한 적 없는
이벤트


1

화려한 스모크와 하늘을 가를 듯이 요란한 음향에 대지를가득 메운 관객이 열광했다.
광대한 부지에 강철 골조로 만든 라이브 공연장에서 축제가 시작됐다. - P89

 살짝 따끔함을 느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잔뜩 흥분한 상태라대부분은 아무 눈치도 못 챘을 것이다. 체내에는 아주 미량이 들어갔다.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네 시간은 걸리리라. - P90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혁명의 시작이자 인생의 끝이다. (중략).
하마사카는 숨을 가늘게 내쉬고 바늘을 자기 팔에 꽂았다.
"가자. 우리가 바로 혁명의 첨병이다." - P90

자신이 평생을 바쳐 연구한 ‘그것‘이 체내로 주입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하마사카는 설레는 마음으로 얼마 후 세상을 뒤흔들 참극을 상상했고, 또한 마지막까지 자기들이 영웅이 아니라 일개미임을 깨닫지 못한 남자들에게 연민을 품었다.
하지만 이제 늦었다. 모든 것은 다 끝났다. - P91

2

남자 네명과 여자 여섯 명, 모두 열 명은 차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산길을 따라 십 분쯤 들어간 곳에 위치한 폐업한 호텔로 향했다.  - P92

다카기와 시즈하라는 유령 역할을 맡은 두 사람에게 붙어서 의상과 화장을 점검했고, 신도와 구다마쓰는 촬영 순서를확인했다. 시게모토는 기재를 점검했다. 우리는 맨발로 연기할 배우가 다치지 않도록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방해가 되지않도록 한쪽 구석에 얌전히 있기로 했다. - P92

호பய도어로비갈ㅔ게영순세촬영 순서를 확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촬영은 다음과 같이 진행될 듯했다.
신도와 구다마쓰가 폐업한 호텔에 담력 시험을 하러 왔다는 설정으로, 신도가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하며 안을 돌아다닌다. (중략), 신도가 문득 비디오카메라를 구다마쓰 쪽으로 향하자 유령이 그녀의 등뒤에 서 있다.
즉 키와 몸매가 비슷한 호시카와와 나바리가 이인일역으로 여자 유령을 연기한다. - P93

"작년에 촬영한 작품에 사람 얼굴이 찍혔다는 거 진짜야?"
아케치 씨는 작년에 자살한 사람이 나오고 탈퇴자가 속출한 원인이 역시 합숙에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중략).
"그럴 리가 있나. 어쩌다 보니 잡동사니의 형체가 음영이진 얼굴과 비슷하게 보였을 뿐이야. 시뮬라크라 현상이지." - P94

도마뱀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지만 도중에 방구석에 별난 쓰레기가 떨어져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가가서 주워보니 작은 주사기였다.
(중략).
"마약, 아니면 각성제일지도 모르겠군. 굳이 이런 산속까지오다니...... 어?" - P96

아케치 씨가 뭔가 하나 더 발견했다. 근처에 콘크리트 조각이 의미심장하게 기둥 모양으로 쌓여 있었다.
콘크리트 조각을 허물자 검은 가죽 수첩이 나왔다. - P97

"원래 있던 자리에 되돌려놓으세요."
"네 것도 아니면서 웬 간섭이야."
시게모토가 짜증난다는 듯이 내 손을 뿌리쳤다. - P98

"됐어요. 이제 괜찮아요."
그녀가 차분함을 되찾자 겨우 본 촬영에 착수할 수 있었다.
촬영은 합쳐서 세 번 실시했다. 촬영한 영상을 노트북으로확인한 신도가 "오늘은 이만하면 되겠어"라는 말로 그날 촬영의 끝을 알렸다. - P98

그때 숲 너머에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여러 대인지 돌림노래를 하듯이 소리가 겹쳤다. 록 페스티벌 공연장에서 열중증 환자가 생겼거나 사고라도 난 거겠지. - P99

3

오후 6시, 자담장 앞 광장에서 바비큐가 시작됐다. (중략).
한 가지 불안한 점은 여기서 처음으로 졸업생 세 명을 포함한 전원이 모인다는 것이다. 바비큐 도구와 식재료도 졸업생이 준비해주었다고 하니 우리로서는 불평을 할 수 없다. - P99

지금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큼지막한 구식 라디오 겸용CD 카세트 플레이어가 광장 한복판에 떡하니 자리잡고 조금전부터 여름 노래를 우렁차게 쏟아내고 있다. 아아, 동아리 활동이란 이런 거구나. - P100

"이런, 이런 우리는 그냥 놀러온 게 아니잖아. 협박장을누가 무슨 목적으로 보냈는지 조사해야 하고, 그게 작년의 자살과 관련이 있는지도 궁금해. 멍하니 있다가는 2박 3일이 순식간에 지나갈 거야." - P100

솔직히 말해 나는 내키지 않았다. 미인만 골라 참가시킨 합숙, 뭔가 감추고 있는 듯한 부장, 독특한 졸업생들. - P101

약간 흥미가 생겼지만 오늘 하루 지켜보니 시즈하라는 남과 접촉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 P101

오로지 고기를 상대하는 내게 호시카와와 구다마쓰가 일부러 말을 걸어주었다. 구다마쓰는 "하무라, 남자는 잘 먹어야지" 하며 내 접시에 고기를 척척 담아주었다. - P102

그러고 보니 관리인 간노는 어쩌고 있을까. 우리가 통째로 빌려서 다른 손님은 없을테니 혼자 식사를 하고 있을까. - P102

"불시에 참가했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다쓰나미가 금시초문이라는 듯 되물었다.
"협박장이 왔대."
뒤에서 도련님, 나나미야가 알려주었다. (중략).
"협박장? 누구 앞으로?" - P103

"그렇군. 공주님을 에스코트해준 셈이야. 이거 고맙다고인사를 드려야겠는걸."
완전히 납득한 건 아닌 듯했지만 다쓰나미는 껄껄 웃으며새 캔맥주를 내게 내밀었다. 나는 아직 미성년자지만 여기서는 거절하지 않기로 하겠다. - P104

나나미야가 일단 한번 들어주겠다는 듯한 태도로 물었다.
"올해의 희생양은 누구냐‘라는 한마디가 다였던 모양이에요. (중략). 그런데 이래서는 협박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P104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쓰나미가 끼어들었다.
"합숙을 준비한 건 신도야. 그러니까 적어도 신도에게는무슨 뜻인지 전해질 것이라 여긴 셈이로군." - P105

 아케치 씨는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욕구가 너무 강해서 이렇듯 성급하게 대화에 임하는 경향이 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네."
나나미야는 고개를 저었다. - P105

"요컨대 내 생각에는 범인이 아무런 근거도 없는 뜬소문을 주워듣고 장난질을 쳤을 가능성이 농후할 것 같은데, 어때?"
다쓰나미가 멋지게 방어벽을 세우자 아케치 씨는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과연,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고 답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 P106

"어라, 여기 휴대전화 전파가 안 잡히는데."
중간에 구다마쓰가 불만을 토했다. 내 스마트폰을 확인하자 통화권을 이탈했다는 표시가 떠 있었다. 이상하다. 펜션안에서는 괜찮았는데.
"흐음. 좀 기다렸다가 다시 해봐."
신도가 그렇게 대답해서 나도 더이상은 신경쓰지 않았다. - P107

4

(전략).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히루코 씨의 목소리가 생각을 중단시켰다. 아까까지 졸업생들에게 둘러싸여 술을 마시는 것 같았는데 얼굴색은 전혀 변화가 없다. - P108

예리하다. 히루코 씨는 두 사람이 방에서 말다툼을 한 줄모를 텐데도 그 걱정은 핵심을 찔렀다. - P109

"엄청 신경질적인 느낌이잖아. 나바리와 스미에를 줄여서나바스*.  농담이야."
그렇게 말하고 깔깔 웃었다. 설마 말장난을 구사할 줄이 - P110

좀 감동했다. 명탐정에게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는능력도 필요한 걸까. - P112

그때 히루코 씨가 진지한 분위기로 물었다.
"이 안내서를 보고 뭐 알아차린 것 없니?"
그녀는 방 배치도가 실린 페이지를 펼쳤다. - P112

"저기, 너랑 아케치는 왜 이번 합숙에 참가한 거야? 솔직히말해봐."
아마도 폐업한 호텔에서 아케치 씨의 질문을 받고 의혹을품었겠지. 여기서 숨기면 히루코 씨도 포함해 우리는 그녀의 신뢰를 완전히 잃을지도 모른다.  - P114

"(전략)" 탄식한 후 다카기는 사과했다. "까칠하게 굴어서 미안하다."
뭐랄까, 남에게도 자신에게도 칼 같은 사람이다. 다카기는우리가 여자에게 흑심을 품고서 합숙에 참가했다고 믿고 경계한 것이리라. - P114

"틀림없어. 나나미야가 신도에게 압력을 가해서 모았을 거야. 그래서 여자는 다들 예쁘고 남자는 시게모토같이 외모 경쟁력이 떨어지는 애들뿐인 거지. 뭐, 구다마쓰는 취직할 기회가 왔다며 설레발을 쳤지만."
외모 경쟁력이 떨어지다니 신랄하다. - P115

"더러운 놈이야, 신도는 녀석도 취직자리를 노리는지 모르겠지만 그 세 명, 특히 나나미야에게는 쪽을 못 써. 협박장때문에 모두 참가를 취소해서 초조했겠지. 빈 구멍을 메우려고 제일 먼저 자기 여자친구부터 끌어들였다니까."
솔직히 말해 듣고 싶지 않은 사실이었다. 하다못해 미덥지못한 부장 정도는 되는 줄 알았는데. - P115

"그럼 방 배정도 역시.
"그런 셈이지. 뭐, 네가 옆이라서 미후유에게는 다행이지만."
믿어주어서 기뻤다. - P116

5


하늘에는 어둠이 내렸고 두꺼운 구름이 별빛을 뒤덮었다.
씻은 철판과 철망을 다카기와 나누어 들고 자담장 현관 앞을 지나치는데 안쪽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였다. 잠깐이었지만 졸업생 데메 같았다. - P117

다쓰나미가 미묘한 분위기를 수습하러 나섰다.
"다들 미안해. 개는 옛날부터 술을 마시면 간이 커져서 여자를 대하는 태도와 손버릇이 안 좋아져. 그러다 늘 여자한테 차이지."
그런 놈한테는 술을 먹이지 마. - P118

예정대로 일정을 속행하려고 하자 다카기가 항의했다.
"담력 시험은 내일로 미뤄도 되잖아요. 피곤한 사람도 많을 텐데요." - P119

쳐다보자 동쪽에 있는 산의 윤곽이 희미하게 빛났다. 마치후광 같았다.
"분명 그거일 거예요. 사베아 록 페스티벌, 산 너머 자연공원에서 야외 라이브를 하고 있거든요. 무대 불빛이겠죠." - P120

신도가 기다리다 못해 물었다.
"인터넷에 연결이 안 돼요. 록 페스티벌에 대해 검색하려고 했는데."
(중략).
구다마쓰가 대답했다.
"바비큐 파티를 하기 전까지는 됐는데요. 확실해요." - P120

각자가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는 기종도 이용하는 통신사도다르다. 단순한 접속 장애일 리는 없다.
"만약 무슨 장애가 생겼다고 해도 자담장에는 전화도 있고, 차를 타고 마을로 나갈 수도 있잖아. 그렇게 난리 칠 것없어."
신도의 말이 맞다. - P121

(전략).
나바리도 동의했고, 그 밖에 다른 증언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케치 씨가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에 입각하여 말했다.
"그 말인즉슨, 우리의 시선이 나바리 씨에게 집중된 틈에데메 씨가 시계를 주워 그대로 가지고 갔다고 보아야 자연스럽겠군." - P124

"그럼 ・・・ 그래, 생각났다. 그때 에바타 씨한테 술을 자꾸 권한 것도 데메였어. 하지만 데메는 모르쇠로 일관했지."
아까 다쓰나미가 데메는 술을 마시면 손버릇이 안 좋아진다고 그랬는데, 그게 도벽이 있다는 뜻이었나. - P125

"지금은 손수건만 남아 있으니까. (중략). 그런데 그직후에 나바리 씨는 ‘손수건이 있는 게 이상해서 펼쳐서 확인했거든‘ 하고 증언했어. 하무라는 시계를 손수건으로 감싸놓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어. (중략). ‘펼쳐서‘라고 단언한 건 나바리 씨가 시계를 실제로 보았기 때문이야." - P126

나바리가 가슴을 폈고, 아케치 씨가 보충 설명했다.
"덧붙여 나바리 씨가 시계를 훔쳤고 호시카와 씨에게 달려갔을 때 넘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말이야." - P127

아무리 논리를 따진들 실제로 가지고 있지 않으면 범인이아니다. 그리고 이 두 명이 가지고 있지 않다면 데메가 범인일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여기에는 신도도 반론하지 못했다. - P127

"아니요, 가격은 대단치 않지만 여동생이 고등학교 입학선물로 사준 거라서요."
게다가 지진이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들 정신없는 와중에 고생하여 구한 물건이다. 내게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가치가 있다. 기회를 봐서 되찾아야 한다. - P1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니스 존슨 Denis Johnson
1949-2017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 극작가. (중략). 한때 마약 등을 접하며 방황하는삶을 살았는데, 이때의 경험들을 바탕 삼아 삶의 어두운 면과 인간 내면의고통, 구원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품들을 썼다. (중략), 그 성과는 도스토옙스키, 헤밍웨이, 플래너리 오코너, 레이먼드 카버 등 위대한 거장들이 이룬 업적에 비견되었다. 2017년 간암으로 사망했다. - P-1

옮긴이

박아람

전문 번역가. (중략). 2018년 GKL 문학번역상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했다. - P-1

술을 나눠 주고 졸면서 운전한 세일즈맨・・・・・・
버번위스키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체로키족………….
대학생이 몰던, 대마초 연기가 자욱했던 폴크스바겐.
그리고 미주리주 베서니를 빠져나와 서쪽으로달리던 남자와 정면충돌해 그를 영원히 죽여 버린 마셜타운 출신의 가족……………. - P23

 앞에서 말한 세 사람, 세일즈맨과 체로키족, 대학생이 모두 내게 약을 준 탓에 정신이 혼미했다. - P23

상관없었다. 그 가족은 나를 목적지까지 태워다주겠다고 했다. - P24

중서부의 하늘에는 거대한 뇌 같은 잿빛 구름이덮여 있었다. 허공을 나는 기분으로 주간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도로가 꽉 막힌 캔자스시티로 들어서니 좌초된 기분이 들었다. - P25

구름은 줄곧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밤이 온뒤로는 어둠 때문에 몰려오는 폭우가 보이지 않았다. - P25

그런 뒤, 앞에서 말했듯이 물을 튀기며 빗속을달리는 마셜타운 출신 가족의 올즈모빌 뒷자리에서 잠이 든 것이다. 그러나 꿈속에서 나는 눈꺼풀 너머의 세상을 보고 있었고 내 맥박으로 초를 셌다. - P26

냉각 장치가 끊임없이 스읍 스읍, 하는 소리를 냈다. 그것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의식이 있는 사람은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 P27

커다란 세미트레일러 트럭이 요란하게 기어를바꾸며 속도를 줄였다. 운전자가 창문을 내리자 나는그에게 소리쳤다. "사고가 났어요. 신고 좀 해주세요."
"여기서는 차를 돌릴 수가 없는데요." - P29

그는 보온병에서 커피 한 잔을 따른 뒤 주차 등을제외한 모든 등을 껐다.
"지금 몇 시죠?"
"3시 15분쯤이요." 트럭 운전자가 말했다.
태도로 보아 그는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마음이 놓이면서 눈물이 났다. - P29

사고 차량에 늘어져 있던 남자는 내가 지나갈 때 아직 살아 있었다. 이 무렵 나는 그가 심하게 다쳤다는 사실에 조금 익숙해져서 걸음을 멈추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 P30

머지않아 다리 양쪽 끝에는 건너지 못한 차들이 길게늘어섰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잔해에 전조등 불빛들이 드리우자 야간 경기를 펼치는 경기장이 떠올랐다. - P30

나는 젖은 침낭을 뭉쳐 벽에 기대어 놓고 타일이 깔린 복도에 서서 지역 장의사에서 나온 남자와 얘기를 나눴다.
(중략).
"저는 아무 이상이 없어요." - P31

 의사는 그녀를 복도 끝 책상이있는 방으로 데려갔고, 마치 어떤 놀라운 현상 때문에그 안에서 다이아몬드가 소각되기라도 하는 듯 닫힌문 아래 틈으로 환한 빛이 새어 나왔다.  - P32

"방이 왜 이렇게 하얘졌죠?" 내가 물었다.
아름다운 간호사가 내 피부에 손을 대고 있었다.
"이건 비타민이에요." 그녀가 말하며 바늘을 찔러 넣었다.
(후략).



제목: 히치하이킹 도중에 일어난 자동차 사고

- P33

두 남자 중 한 명은 댄스파티가 한창이던 해외 참전용사들의 집을 나와 집으로 가는 길에 만났다. - P37

그러자 또다시 그 둘이 다 싫어졌다. 우리 셋은 애초부터잘못된 무언가, 그러니까 어떤 단순한 오해 따위로 함께다니기 시작했다.(중략). 나중에는 함께 약국을 털다가 우리 중 한 명이 다치면서 나머지 둘이 피 흘리는 그를 병원 뒷문에 내려놓았다. 그가 체포되면서 모든 유대가 끊어졌다. - P37

 그날 저녁 내내 나는그가 친구들을 데려와 괴롭고 굴욕적인 일을 벌일까 봐전전긍긍했다. 나는 총을 갖고 다녔지만 실제로 쓰지는않을 것 같았다. 워낙 싸구려였고, 방아쇠를 당기면 손에서 폭발해 버릴 게 틀림없었다. - P38

리처드와 나는 앞에 타고 있었다. 우리 셋은 일제히새로운 동행을 돌아보았다.
남자는 정면을 가리킨 뒤 두 손을 모아 한쪽 뺨에갖다 대며 자는 시늉을 했다. "집에 태워다 달라는 거네." 내가 넘겨짚었다. - 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