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과연 모든 원자 대칭군이 절단면을 지닐까? 다시 말해서 원자 대칭군의크기는 짝수인가? 바로 그렇다는 것을 파이트와 톰슨이 증명했다. 파이트와 톰슨의 정리는 엄청난 성과였다. - P160

톰슨은 예일 대학교 학부생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1년 뒤에 신학에서 수학으로 옮겨갔다. 톰슨은 수학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고 맥 레인은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으로오라는 요청을 했다. 톰슨은 유한수학(유한 대칭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하던 분야였다. - P163

파이트와 톰슨이 서로 연락을 취하며 공동 연구를 시작하면서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아이디어는 모든 원자 대칭군의 위수는 짝수임을 보이는 것이었다. 혹은 홀수 위수인 대칭군은 원자 대칭군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도 된다. - P165

그 덕분에 톰슨은 시카고 대학교로 돌아왔고 그와 파이트는 공동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중략). 다시 말해서 크기가 홀수인 원자 대칭군을 취하고 나서 그런 대칭군이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이는 방법이다. 두 사람은 지표 이론이라는 정교한 기법을 사용했다. - P166

파이트-톰슨 정리의 의의는 모든 원자 대칭군을 분류하는 길을 열었다는 데 있다. 따라서 후속타는 당연히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것이다. - P167

1962년에 자리를 얻어 시카고 대학교로 돌아온 톰슨은 A1 타입의절단면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중략).
순위가 높은 A2 A3보다 A1 타입의 절단면이 더 다루기 쉽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비유를 하자면 A1, A2, A3는 각각 외발자전거, 두발자전거, 세발자전거와 같다. - P168

톰슨이 아직 논문 출간을 준비하지 못한 채 다른 연구를 하고 있을때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츠보니미르 양코(Zvonimir Janko, 1932~)라는 수학자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중략). 양코는 절단면이 A1 집합에서 가장 작은 원자 대칭군일 때에는 모순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략).
톰슨은 이미 양코에게 답장을 보냈지만 편지를 부치고 나서 자신의 답변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P169

11

판도라의 상자


버섯 한 송이를 발견하거나 하나의 새로운 진리를 발견했다면주위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버섯과 진리는 무리를 지어 자라나기 때문이다.
- 게오르그 뽈야


다른 창조 활동과 마찬가지로 수학에서도 더 이상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날 때가 있다. (중략). 톰슨과 양코가 타입 절단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지만 톰슨이 처리하지 못한 경우는 제외했고 양코는 제외된 경우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했다는 사정은 10장 말미에서 언급했다. - P170

표에 없는 원자 대칭군이 혹시 있는 것은 아닐까? (중략). 이미 19세기에 표에 등장하지 않는 원자 대칭군 다섯 개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 다섯 개는 매우 두드러진 속성을 공유하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그와 비슷한 원자 대칭군이 더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 P171

만일 치환군이 한 쌍의 원소를 다른 어떤 한 쌍의 원소로도 옮겨갈때 그 치환군을 2중 추이적이라고 한다. 2중 추이성은 흔하지 않은 성질이다. 예컨대 정사각형의 대칭군은 추이적이지만 2중 추이적은 아니다. - P172

물론 모든 치환을 택하거나 아니면 모든 짝치환을 택해 군을 구성하면 2중 추이성은 당연히 만족된다. 하지만 이들 군은 지나치게 커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172

6중 추이성 정도까지 가면 그 정도의 추이성을 만족하는 치환군은 그것 외에는 없다. 이 사실은 모든 원자 대칭군을 담고 있는 목록을 이용하여 증명되었다.⁴⁹ - P174

49) 다중 추이성을 보이는 군은 원자 대칭군을 포함해야 한다. - P307

5중 추이성의 경우로 조건을 약간 낮추면 두 가지 희한한 예가 나온다. 이 예는 19세기 중반에 프랑스 수리물리학자 에밀 마티외 (ÉmileMathieu, 1835~1890)가 발견했다. - P174

추이성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이 연구에서 그는 다섯 개의 예외적인 원자 대칭군을 찾아냈다. 순수수학에서는 이들 원자 대칭을 찾아낸 것으로 그를 주로 기억하지만 생전에는 수리물리학자로 명성이 더 높았다. - P174

마티외는 자신이 발견한 내용을 1861년에 발표했다. 그는 5중 추이적인 치환군 두 개를 발견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12개의 기호에 작용하는 치환이고 다른 하나는 24개의 기호에 작용하는 치환군이다. 지금은 이 둘을 각각 M12와 M24로 부른다. - P175

마침내 1934년에서 1935년 사이에함부르크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에른스트 비트(Ernst Witt, 1911~1991)는 M24의 존재를 명료하게 밝혀 보여주었다. 이로써 모든 이들이M24의 존재성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 P176

마티외의 M24를 구성한 비트의 디자인은 앞에서 살펴본 일곱 개의기호와 각기 세 개의 기호로 구성된 무리들의 사례와 유사하다. 앞에서 살펴본 예에서는 기호 한 쌍을 택하면 그 쌍은 정확히 한 무리 안에 들어있었고 대칭군은 일곱 개 기호 위에서 2중 추이적이었다.  - P178

원자 대칭군 하나를 상정하고 이로부터 모순을 이끌어내는 작업에몰두하고 있는 양코로 되돌아가 보자. (중략).
절단면만이 알려져 있는 원자 대칭군의 존재성을 입증하는 방법은 먼저 지표 일람표(Character table)를 작성하는 것이다. (중략).
지표 일람표를 모두 작성하고 나자 양코는 그 이상한 원자 대칭군은 7차원에서 작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 P180

1965년에 학술지에 제출한논문에서 (1966년에 출간됨) 양코는 이 새로운 원자 대칭을라고 불렀다. 지금은 J1이라고 부르는데 이후로 양코는 원자 대칭군을 더 발견했기 때문이다.
양코가 J1을 발견했을 때 일부 사람들은 7차원에서 그 군에 의해보존되는 기하학적 패턴을 이해하면 J1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기하학적 패턴이 다소 기괴했기 때문에 그런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 P181

양코가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다른 사람이 1을 찾아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엄청난 노력을 투입한 뒤에나 나왔을 것이다.  - P182

 J1의 크기는 175,560 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J1을 찾아냈을 터이다. 그런데 이 수치는 예외적 원자 대칭군으로서는 작은 수치이다. 가장 작은M11은 그 크기가 7,920 이고 그다음으로 작은 M12는 95,040 이다. J1은 세 번째로 작다. - P182

처음에는 하나만이 있는 듯 보였다. 양코는 그 크기가 50,232,960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군의 모든 절단면은 동일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개의 서로 다른 절단면을 갖는 또 따른 예가 존재할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 P183

양코는 두 개의 새로운 원자 대칭군의 존재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 나중에 이 두 원자 대칭군에 각각 J2와 J3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양코의 논문이 나올 때에는 이미 J2가 100개의 기호 위에 작용하는 치환군의 형태로 만들어져 나왔다. 하지만 J3는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J3를 구성해내려면 최소한 6,156개의 기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P184

J2의 존재성은 양코가 증거를 발견하고 나서 곧 확립되었다.⁵³ - P185

53) 그리고 나중에 옥스퍼드 대학의 그래함 히그먼과 몬트리올 대학의 존 맥케이가 컴퓨터를 이용하여 J3을 구성해냈다. 여러 해 뒤에 보스턴 대학교의 리처드바이스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J3를 치환군으로 구성해냈다. - P309

10년 전에 홀이 옥스퍼드에서 강연을 하고 그 강연에서 영감을 받아 히그먼과 심즈가 새 원자 대칭군을 찾아냈을 때 예외적 원자 대칭군은 곳곳에 있는 듯 보였다. 먼저 양코가 하나를 찾아냈다. 다시 원자 대칭군을 찾아 나서자 이번에는 두 개가 발견되었다. - P189

판도라의 상자 열렸고 이제곧 또 다른 놀라운 결과가 등장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다중 기하학을 이용해 얻은 결과였다. 완전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24차원의 놀라운 구조가 막 발견되었던 때였다. (중략). 그런데 24차원 구조를 연구한 동기는 새 원자 대칭군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라디오 송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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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야기

아름다운 장미에는 살의가 있습니다


1
(전략).
후지쿠라 후미요는 평소처럼 남편인 고자부로의 도움을 받으며산책을 하는 중이었다. 원래 올해 일흔이 되는 후미요는 다리가 불편해서 걸어 다닐 수 없다. 그래서 산책이라고 해도 정확히는 휠체어로 하는 것이다. 휠체어를 미는 것은 고자부로의 역할이었다. - P107

참고로 후지쿠라가는 다마 지구에서는 유명한 ‘후지쿠라 호텔‘의 창업 가문이다.  - P107

후미요와 고자부로 사이에는 훌륭하게 성장한 두 자녀가 있다. 딸인 미나코는 서른다섯 살, 이미 결혼해서 지금은 유치원에 다니는 리카라는 딸이 하나 있다. 미나코의 남편 마사히코는 마흔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인데도 현재는 후지쿠라 호텔의 사장 자리를 맡고 있다. - P108

고자부로는 후미요의 휠체어를 힘차게 밀면서 장미원으로 향했다. (중략). 두 사람은 문 앞에서 사위인 마사히코를만났다. 마사히코도 같은 비명을 듣고 달려온 듯했다.
"아, 아버님! 지금의 비명은 대체......"
"모르겠구먼. 데라오카 군의 목소리인 것 같은데... 어쨌든 이 안이야." - P110

데라오카 유지는 장미원의 한복판 부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장미 침대가 있었다. 그렇게 말해도 진짜 침대는 아니다. (중략).
그런 장미 침대 위에 한 여성이 조용히 누워 있었다. 다카하라 교코였다. (중략).
다카하라 교코는 장미 침대에서 자는듯이 죽어 있었다. - P111

2

(전략).
야호텐만구 인근에 있는 부자의 대저택에서 사건 발생. 급보를 받고 현장에 달려온 레이코는 장미 침대에 잠든 변사체를 보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중략).
그 사체를 본 순간, 레이코의 머릿속에는 ‘아름답다‘, ‘수리하다‘ 혹은 ‘화려하다‘라는 단어가 순식간에 떠올랐다.  - P112

"오해라고, 호쇼 형사. 나는 ‘아름다운 시체‘라고 말한 것이 아니야. 이 장소가 아름답다고 말한 것뿐이지. 이 멋진 장미원을 감상했을 뿐이라고." - P113

그것을 묵묵히 듣고 있는 레이코는 구니타치 경찰서의 젊은 형사. 그 정체는 ‘호쇼 그룹의 총수인 호쇼 세이타로의 딸이다. 참고로 호쇼 그룹이란 금융, 부동산, 철도, 전기, 유통 및 미스터리 출판 등에 맥락 없이 손대고 있는 복합 기업이다.  - P114

 우선 피해자가 얇은 잠옷 차림이라는 점. 그리고 맨발이며 주위에 신발이나 샌들 같은 것을 찾아볼수 없다는 점. 이것들을 종합해서 생각하면 피해자가 살해된 것은이 장미원이 아니라 어딘가 다른 장소, 그것도 실내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 P115

사망 추정 시각은 오전 한시 전후. 목 주위에 뭔가로 졸린 흔적이 있으므로, 사인은 교살에 의한 질식사로 판정되었다. 흉기는 끈같은 가느다란 것이 아니라 좀 더 굵은 것. - P116

가자마쓰리 경부는 일단 고개를 끄덕이고서 물었다.
"그런데 이 장미원의 손질은 보통 어느 분이 하십니까?"
"남편입니다."
후미요가 대답했다.
"남편은 장미를 키우는 게 취미라, 낮이든 밤이든 틈만 나면 장미원에 틀어박혀 있답니다. 덕분에 남편의 손은 항상 상처투성이죠." - P117

"그러십니까. 알았습니다. 그런데 만일을 위해 묻겠습니다만."
가자마쓰리 경부는 남자 세 사람을 향해 척 하고 물었다.
"혹시 여러분, 저 시체를 옮기지는 않았는지요?"
세 남자의 입에서 숨을 삼키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가자마쓰리 경부의 질문은 그들의 아픈 곳을 확실히 찌른 듯했다.  - P118

"당신들 세 사람은 시체를 발견한 뒤에 곧바로 110에 신고했다고 말씀하셨지만 그것은 거짓말이군요. 당신들은 시체에 손을 대서 그것을 움직였습니다. 그때 장미 가시에 긁혀서 손등에 상처가났죠. 아닙니까?"
과연 그렇군. 가자마쓰리 경부도 가끔씩은 날카로운 말을 하는구나 하고 레이코는 감탄했다 - P119

마사히코가 고자부로에 이어 호소했다.
"우리는 처음에 저 여자가 정말로 죽었을까 하고 생각해서……………어쨌든 저렇게 완전히 자는 듯한 상태였으니, 그래서 그 여자의 몸을 흔들어보거나 맥을 짚거나 했습니다. 누구나 그렇게 하겠죠. 그리고 확실히 죽었다는 것을 알고, 이번에는 그 여자를 받침대 위에서 내려주기로 했습니다. 마침 남자들이 모여 있었으니까요." - P120

눈앞의 시체에 동요한 첫 발견자가 자기도 모르게 시체를 건드리거나,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이따금 있는 일이다. 대부분은 선의에서 나오는 행동이니 뭐라 하기도 어렵다. 현장 보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되는 일이지만. - P121

"그래, 마치 이 별채가 범행 현장인 것처럼 나중에 범인이 꾸몄을 가능성은 있어. 어쨌든 이 장소가 범행 현장이라고 가정하면 범인은 장미원까지 오십 미터 이상이나 시체를 운반했다는 이야기가되니까. (중략), 실제 범행 현장은 장미원에서 좀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군."
가자마쓰리 경부는 그렇게 말하고 이마에 배어난 땀을 손등으로 닦았다. - P124

3


후지쿠라 저택의 응접실에 사건의 관계자들이 모였다. 이미 대면한 네 명, 노부부인 고자부로와 후미요. 마사히코, 데라오카 유지 외에 노부부의 장녀이자 마사히코의 부인인 미나코, 그리고 아들 도시오가 더해졌다. 도시오는 단정한 얼굴의 미남이지만, 울어서 부었는지 눈이 붉었다. - P125

(전략).
그리하여 다카하라 교코는 약간의 짐과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후지쿠라가의 별채로 들어왔다. 그것이 지금으로부터 보름정도 전의 일이라고 한다.
"흠, 검은 고양이라."
가자마쓰리 경부는 의외로 별것 아닌 점에 흥미를 보였다.
"그러고 보니 별채에 고양이는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피해자가기르던 고양이가 어디 갔는지 모르십니까?"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부터 한 번도 못 봤네요." - P126

"그랬지"라고 고자부로는 고개를 작게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
"형사님, 나는 확실히 처음에는 두 사람의 결혼을 완고히 반대했었소. 그렇지만 보름 동안 그 여자와 지내다 보니 조금은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할 기분이 들었다오. 아니, 나는 어젯밤에 확실히두 사람의 결혼을 인정하려고 결심했었소."
"어라, 그러셨습니까. 아버님? 그건 몰랐군요." - P127

그렇게 생각하면 수상한 사람은 두 사람의 결혼을 마지막까지반대했던 마사히코가 된다. 그렇지만 물론 단정할 수는 없다. (중략).
"참고로, 그 마작은 어디에서 몇 시까지 하셨습니까?"
"이층의 오락실에서 자정 무렵까지였던가."
고자부로가 대답했다. - P129

미나코의 의외의 말에 마사히코가 안색을 바꾸었다.
"무슨 소리야, 여보. 그런 시간에 아버님하고 어머님이 정원을 산책할 리가 없잖아."
"하지만 잠이 안오는 밤에는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 P131

"그렇습니까. 참고로 이 저택에 다른 휠체어는 없습니까? 예비용이라든가, 옛날에 사용하던 것이라든가."
(중략).
가자마쓰리 경부는 부랴부랴 결론을 입 밖에 냈다.
"범인은 다카하라 교코 씨를 살해한 뒤에 후미요 씨의 휠체어를 잠시 빌렸습니다. 그리고 그 휠체어에 시체를 싣고 장미원으로운반했겠죠. 휠체어를 사용하면 시체를 운반하기가 훨씬 쉬워지니까요." - P132

4

(전략).
"호쇼 형사, 자네는 눈치채고 있었나? 이 후지쿠라 저택의 본채, 별채, 정원 모두 완전한 배리어 프리가 이루어져 있다고. 나는 이미 깨닫고 있었지만."
(중략).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야. 그야말로 휠체어로 시체를 운반하기위해 만들어진 듯한 저택이야!" - P133

가자마쓰리 경부는 뒷문을 나와서 나누던 이야기를 끊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뒤뜰 한구석에 작은 목조 오두막이 보였다. 여닫이문과 창문의 상태로 보아, 사람이 사는 공간은 아닌 듯했다.
"저건 창고인가? 안에 누군가 있는 것 같은데.." - P133

"그러고 보니 피해자의 고양이가 행방불명이었지. 이런 곳에 있었나."
가자마쓰리 경부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여닫이문을 활짝 열었다. 한껏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안녕, 꼬마 아가씨. 이름이 뭐니?"하고 말하며 여자아이에게 다가갔다. - P134

"‘움직일 수 없는 증거‘는 단순한 비유야. 그야 당연히 고양이는움직이지. 그렇지만 이 고양이는 다리를 다쳤어."
"피해자가 기르던 고양이가 다친 것이 어쨌다는 말씀이죠?"
"다카하라 교코가 살해된 것은 역시 저 별채의 침실이야."
경부는 느닷없이 단언했다. - P137

5

(전략).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살인 사건이 벌어졌는데 피해자의 시체가 살인 현장에서 오십 미터 이상이나 떨어진 장미원 안에서 발견되었다면, 범인의 목적은 대체 뭘까?"
(중략).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그렇게까지 이야기가 구체적이면 어딘가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아가씨는 거짓말에 능숙하신 편이 아니니까요." - P140

레이코는 고개를 돌리며 강하게 거절을 표했다.
"또 어차피 아가씨는 멋으로 눈을 달고 다니십니까‘ 같은 소리를 할 거잖아. 그런 건 이제 사양하겠어. 당신의 힘 같은 걸 빌리지 않아도 이 정도의 사건은 우리가 해결할 수 있어. 이쪽은 프로니까!" - P141

네 번째 이야기

신부는 밀실 안에 있습니다


(전략).
"그러면 아가씨는 무엇이 불만이십니까? 아까 전부터 뒷좌석에서 침울해하시는 듯 보입니다만."
"누가 침울하다는 거야. 누가!"
레이코는 창문 쪽으로 고개를 팩 돌리고 유월의 비에 젖은 거리의 경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저 비 오는 날의 결혼식은 싫다고 말한 것뿐이야."
그렇게 말하며 얼버무리긴 했지만, 가게야마의 지적은 그야말로정곡을 찌르고 있었다. 레이코는 유리가 자신보다 먼저 결혼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 P160

레이코는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으면서 차에서 내렸다.
"어머, 비가 그친 것 같네. 다행이야, 드레스가 젖지 않겠어."
(중략). 뭐, 아무리 억제한들 그 계집애보다 눈에 띄는 것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 P164

이윽고 레이코와 가게야마는 요시다의 인도로 한 채의 서양식 건물에 도착했다. 담쟁이덩굴이 얽혀 있는 그 벽돌 건물은 좋게 말하면 문화재적인 가치를 지닌 저택, 나쁘게 말하면 낡아가는 과거의 유물 같았다. - P167

2


결혼식은 일층의 대형 응접실에서 사제의 입회하에 가족과 친구, 지인만이 참가하는 조촐한 것이었다. - P170

오이를 거꾸로 먹어도 제멋■이라고 했다. 그녀가 뭘어떻게 하든 알 바 아니다.

■ 남이 어떻게 하든 상관하지 말라는 뜻의 속담. - P173

레이코는 평소의 유스케를 잘 모르지만, 여동생이 하는 말이니평소에는 조금 더 똑똑한 모양이다.
"유스케는 이 결혼을 찬성하지 않는 모양이네. 아, 누나를 빼앗기는 것이 아쉬운 건가?"
"아니에요. 오빠는 재산을 빼앗기는 게 분한 걸 거예요. 그렇지, 오빠?" - P174

레이코는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입을 누르고 빙글 몸을 돌려서벽을 보았다. 그런 레이코의 모습을 가게야마가 의아하다는 듯이 등 뒤에서 들여다보았다.
(중략).
레이코는 자신의 등 뒤를 가리켰다.
"벽 쪽에 기모노 차림의 품위 있는 부인이 계시지? 그분, 이쪽을 노려보고 있지 않아? 불쾌하다는 눈치 아냐?" - P177

레이코는 요시다와 함께 대형 응접실을 나왔다. 일단 현관홀을나와서 큰 계단을 올라 이층으로,
"이 계단을 올라가서 바로 오른쪽에 있는 방이 유리 님의 방입니다.………… 음?"
요시다의 말을 막듯이 비명 비슷한 여자의 소리가 들렸다.  - P179

"열쇠는 제 방의 금고에 있습니다. 가져올 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요시다는 나이를 잊은 듯한 재빠른 몸놀림으로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혼자 복도에 남아 있던 레이코는 계속 문을 두드리고, 그 너머에 있을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역시 대답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 P179

"이 이상 다가오지 마, 유스케! 복도로 나가! 다른 여러분들도요! 아무래도 사건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자세한 일은 나중에 설명할 테니까, 자아, 어서!"
레이코의 박력이 효과를 거두었는지, 유스케는 두세 걸음 후퇴했다. 사람들에게 이제까지와는 다른 긴장이 퍼졌다. 그  - P182

3

레이코는 구급차를 부르는 한편, 독단으로 경찰에도 연락했다. 가게야마는 계속 피해자 곁에서 상처를 누르고 있었다. 레이코는현장 보존에 노력하면서, 그러는 한편으로 현장의 상태를 자세히 관찰했다.  - P183

이윽고 구급차와 경찰차가 거의 동시에 도착했다. 그러자 복도에 있던 다카코가 분연히 외쳤다.
(중략).
레이코는 복도로 얼굴을 내밀고 사와무라가의 여주인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이것은 상황으로 보아 틀림없는 상해 사건, 아니, 어쩌면 살인미수 사건입니다. 피로연이 한창이든 뭐든 관계없습니다. 부디 조사에 협력 부탁드립니다."
다카코는 분하다는 듯 등을 돌리면서 내뱉었다.
"이래서는 사와무라 가문의 체면이 말이 아니군요." - P184

"그렇군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현장에 도착한 사람이 옆방에 있던 사와무라 미유키 씨였다는 건가."
여기서 미우라 경부는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P188

성난 기색을 보이는 다카코를 당사자인 미유키가 어른스럽게 달랬다.
"참으세요, 어머니. 여기는 제가 설명할게요. 형사님, 바로 옆방에 있었던 제가 가장 늦게 현장에 나온 이유를 설명할게요. 실은제가 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에요. 사실은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듣고 있었어요. (후략)." - P188

"그러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자네는 범인의 도주 경로에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지?"
"도주 경로 말씀입니까?"
"그래. 자네는 피해자의 비명을 들은 직후에 피해자의 방 안에 도착했어. (중략). 그런데 자네가 요시다 씨가 가지고 온 여벌 열쇠로 문을 열었던 시점에는 이미 실내에 범인의 모습은 없었어. 범인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 P191

"비가 범인의 발자국을 지운 게 아닐까요?"
"비는 결혼식 직전에 이미 멈춰 있었어. 그 이후로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어." - P192

"제, 제가 범인의 사후 공범자라는 말씀인가요? 저는 유리의 친구고, 게다가 현직 형사입니다."
게다가 ‘호쇼 그룹‘의 총수, 호쇼 세이타로의 딸이라고요! 섣불리 범인 취급하다간 다치는 건 그쪽이에요! 레이코는 하마터면 그렇게 말할 뻔했다.
"아니, 형사도 범죄에 손을 물들이는 일 정도는 있다고." - P193

"뭐라고요! 제가 유리의 결혼을 축복하지 않았다? 괘씸하다고생각했다"
레이코는 냉정을 유지하면서, 한층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나서 물었다.
"경부님, 대체 어느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증언을 했습니까!"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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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세란 작가와 그녀의 찐팬


호수는 한턱 쏘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 잘 알지도 못하는 옆 반 애라는사실에 당황하는 눈치였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피자를 향한 열망을담아 다희를 바라보았다. - P66

다희는 나와 호수가 책상을 구해 줬을 때처럼 두 손을 맞잡고 기뻐했다.
누가 보면 피자 쏘는 사람이 나인 줄 알겠네, 생각했는데 내 용돈의 출처인 엄마가 피자를 사 주겠다고 나섰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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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편

사진기호학의 이론편에서는 기호학이란 무엇인지, 그것이 사진 표현과 사진 해석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또 어떻게 활용하면 사진의 깊이와 사진 역량을 배가시킬 수 있는지 사진기호학의 기초 개념과 맥락, 표현에 있어 코드화의 법칙, 그리고 실전에 활용되는 이론적 측면을 살펴본다. - P13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보는 것은 말 이전에 온다. 아이는 본다.
말을 배우기 전에 보고 인식한다.
-존 버거


무엇을 보았는가

한평생을 오로지 ‘보는 방법 Ways of Secing‘을 연구한 영국의 사진이론가이자 아마추어 사진가인 존 버거*는 아이들이 행동하는 방식을보고 본다는 것은 말 이전에 온다."고 강조한다. 


존 버거ohn Berger, 1926~ 영국의 미술비평가, 사진이론가 현존하는 영국 출신 비평가 중 가장깊고 넓은 철학적 깊이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 어떻게볼 것인가 본다는 것의 의미 말하기의 다른 방법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가슴 등 사진에 대한 주요 역작을 남겼다. - P14

문제는, 언어가 오해 및 오독을 부르듯이 사진도 오해 및 오독을 부른다는 것이다. 사진에서의 어려움은, 보이는 대로 찍지 못하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려움이다. - P15

세상의 모든 사진은 ‘무엇을 보았는가‘에서 시작된다. 이 바라봄은 작가에게도 일어나고 관객에게도 일어난다. - P16

존 버거의 말에 따르면 사진은 결국 사각형 속의 대결이다. 작가가 바라본 순간과 찍힌 순간, 관객이 바라본 순간까지 숙명적으로 불일치한다. - P17

 사진기호학이란 결국 바라봄과 바라봄의 파악(해석)의 미학이다. - P18

그런 점에서 사진기호학의 핵심은 ‘본다는 것‘에 대한 파악이다. 형식에서 내용까지, 사태에서 사건까지 본다는 것과 보고 있는 것에 대한 파악이고 판별이다. - P18

사진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는가


기호로서 사진을 해석하는 데 요구되는 것은 사건과 형상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다. 이것들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축적되고 약속되고 통용되는 어떤 ‘약호(코드(ales)‘들을 바탕으로 한다. - P18

. 결국 사진은 보는 행위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보는 이는 자신의 생각대로 보고 판단하고 확증하게 된다. 그래서 오해가 생기고 오독이 따른다. 사진은 스스로 말하지 못한다 - P20

우리가 사물과 사람에 각기 다른 이름을 붙이는 이유, 그리고 수많은 단어들이 각각 하나의 의미 혹은 지시물을 가리키는 이유는 각각이 지닌 차이의 절대성 때문이다.
차이가 없으면 세상은 혼란스러워진다. 차이가 있어야 세상이 돌아가고 소통이 이루어진다. 서로 언어적으로 구별되어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언어학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언어학은 차이의 미학이다. - P21

 누구나 아는 것처럼 카메라로 대상을 찍으면 대상과 똑같은 모습으로 사진이 나타난다. 사진은 복제, 복사, 모방, 재현, 판박이 과정을 반복한다. 사진기호학은 바로 이 지점, 닮음이 아니라 차이의 변곡점을 지향하고, 그러고 나서 어느 순간 내적 닮음으로 향한다. 그럼으로써 이제는차이가 아닌 닮음을 통해서 동일성을 추구하게 된다. - P23

사진은 언어처럼 내용을 동반한다. 형상을 통해서 의미를 표현하므로 내용 없는 사진은 없다. 또 대상을 지시하지만 내용을 감추고 있기때문에 해석이 필요하다. - P24

사진기호학은 사진을 잘 찍는 방법, 사진을 잘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 P24

(전략). 온갖 생각의 기호들이 난무하므로 사진에서 오해와 오독, 모순과 모호성은 필연적이다. (중략). 은닉과 누설의 미학이 사진미학의 본질이라면 그것을 해석해주는 방법이 사진기호학이다. - P25

선택의 권리

왜 이처럼 질리지도 않고 사진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까지 나를 사로잡는지 그 의문은 풀리기는 고사하고 점점 더 깊어져가는 것 같다.
이이자와 코타로


(전략). 사진이 다른 예술과 가장 다른 점은 프레임의 숙명성이다. 사진에는 무엇보다 프레임의 마력이 있고, 그 속에 수많은 욕망이 있다.  - P26

욕망의 창문으로부터

(전략). 모든 사진은 태생부터 어떤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의미와 연결되어 있다. 창을 통해서 들여다보는 순간 이미 욕망이 먼저 들어가자리 잡고 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사진은 바로 인간의 욕망 생산desiringproduction‘의 결과물이다. - P27

사진기호학은 사진의 의미 체계가 프레임에서 시작되어 프레임으로 끝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 P28

사진이 수많은 ‘선택의 놀음‘이라는 사실은 회화와 비교할 때 매우 극명해진다. - P28

선택의 권리와 차이의 가치

사진기호학은 사진에서의 선택이 개인의 미적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 P29

(전략). "위대한 사진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내 사진 역시 대부분 최적화를 위해 모두 만진 것이다. 결국 원하는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보이든 보이지 않든 최적의 선택이 따른다."
(Geoffrey Batchen, 『Each Wild Ideas, The MIT Press, 2002,152쪽) - P32

일본의 저명한 사진가 호소에 에이코‘의 <장미에 의한 시련Ordeal byRoses>(1962)은 사진기호학이 중시하는 감각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사진이다.

* 호소에 에이코 Hosoe Eikoh, 1933~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일본의 전위예술 사진작가. 1954년 도사진단기대학(현재 도쿄공예대학)을 졸업했으며, 같은 해에 <장미형Killed by Roses>으로 일본사진가비평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했다. - P34

사진기호학이 차이의 감각을 중요시하는 것은 그것이 언어의 빛깔 혹은 문체처럼 감정을 흔들기 때문이다. - P34

 사진에서도 설명할 수 없는 침묵의 감각이 있다. 발터 벤야민이 말한 아우라의 감각도 미묘한 감각의 하나일 수 있고, 롤랑 바르트**가 말한 설명 불가능한 푼크툼punctum 의 감각도 미묘한 감각의 하나일 수 있다. 

**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1915~1980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자, 기호학자. 1960년대 이후 현대문학과 문화 이론에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으며 영화, 사진 등 현대 문화와 문화 현상의 코드를 이미지 기호학으로 수렴한 가장 대표적인 기호학자의 한 사람이다. - P37

기호의 제국

커다란 사건들은 비둘기 걸음처럼 온다.
-니체

1840년 이전에 프랑스 《르 몽e Monde》 지에 실린 향수 광고를보면 무척 재미있다. 광고 지면을 가득 채운 것은 글이었다. (중략). 1840년 이후로는 단어나 문장으로 도배된 광고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사진의 출현 때문이다.  - P38

언어학에서 기호는 반드시 해독이 필요하다. 기호는 기표와 기의로 이루어진 한 몸이다. 기표가 반드시 기의를 내포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진처럼 ‘그것이 그것인‘, ‘사과가 사과인, 기표가 기의를 바로 드러내는 사진은 기호학의 범주에 들 수 없었다. - P39

사진이 인류에 공헌한 가장 큰 업적은 ‘기록‘이다. 또 하나는, 누구나 쉽게 즉석에서 자동으로 자연과 똑같이 묘사할 수 있는 ‘묘사‘이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은 사진이 기호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게하는 원인이 된다. - P39

기호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전략).
인간은 어느 순간부터 문자를 통해서 그리고 언어를 통해서 신의 뜻을 읽고자 했고, 어느덧 사람의 뜻도 읽게 되었다. 기호는 이런 이유들로 출현했다.  - P42

사진은 오랫동안 자신이 기호의 제국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대상을 직접 옮기면서 글과 그림 못지않게 암호를 숨기는 기호라는 사실을, 또 사건을 숨기고 사건의 이면을 비추는 해독이 필요한 기호라는 사실을 알지못했다. 늘 있는 그대로 베껴내는 복제물 혹은 복사물이라고만 보았다. - P44

사진기호학이란 무엇인가

(전략). 즉 아는 사람만 알아챌 때 사진기호학은 힘을 발휘한다. 기호 체계의 본질은 변함없이 다음과 같다.

기표(signifiant, 시니피앙, 형상)+기의 (signifie, 시니피에, 의미)=기호(sign) - P46

. 롤랑 바르트는 "표현은 기표에 대응하고, 내용은 기의에 대응한다."고 했다. 노림수가 있는 은폐된 표현들이야말로 사진에서 기호로 작용한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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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경로에는 도파민을 분비하는 기준선이 존재한다. 기준선 위아래의 편차는 쾌락 및 고통의 경험과 관련이 있다.  - P66

도파민 분비가 전부는 아니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파민은 보상 메커니즘을 측정하는 보편적 척도가 되었다. - P67

중독될 때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중독을 이해하려면 항상성을 이해해야 한다. - P67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원칙은 ‘저울이 평형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뇌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를 좋아하지 않는다. - P68

그렘린들은 무의식적으로 중독 물질이나 행동을 다시 소비하고 싶게 만든다. ‘후유증과 침체‘의 반대 과정 메커니즘이다. 특히 ‘침체‘는 중독 물질이나 행동을 갈망하게 만든다. - P69

이때 뇌는 중독 상태가 된다. 저울의 기준점이 쾌락과 기쁨에서 고통으로 바뀐다. 그렇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분이 나빠지지 않기 위해 중독 물질이나 행동을 사용해야 한다. - P70

변화된 쾌락의 기준점을 신경과학자들은 생체 적응allostasis 이라고 부른다. - P70

중독을 유발하는 강화 물질이나 행동에 처음 노출되었을 때 도파민 분비는 기준선 이상으로 증가한다. (중략).
같거나 유사한 보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도파민의 초기 상숭 반응은 점점 약해지고 짧게 지속된다. - P71

왜 우리는 쾌락을 경험한 후에 반드시 고통을 경험하게 될까? 자연의 섭리일까, 자연의 잔인한 장난일까? - P73

자원이 부족했던 세상은 압도적인 풍요의 공간이 되었다. 메시지, 트위터(현재 ‘X‘), 전자담배, 화상 채팅, 대마초, 닥터 쇼핑doctor shopping* 등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강력한 물질과 행동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다. - P73

156개국의 국민들이 자기가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는지에대한 순위를 매기는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2008년보다 2018년에 덜 행복하다. - P75

연구자들은 26개국에서 약 15만 명을 인터뷰하여 범불안장애의 유병률을 파악했다. (중략). 신규 환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사회인구학적 소득이 가장 높은 지역, 특히 북미 지역이었다. - P75

부유한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빈곤층과 저학력층이 강박적 과소비 문제에 가장 취약하다. - P75

강박적 과소비는 개인뿐 아니라 지구의 생존까지도 위태롭게한다. 세계의 천연자원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2040년에 전 세계의 자연 자본(토지, 산림, 연료, 수산자원)이 고소득국가에서는 현재보다 21퍼센트, 저소득 국가에서는 17퍼센트 줄어들 것으로 본다. - P76

요약

• (중략).

• 현대의 풍요로움이 생리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여, 우울증, 불안, 자살률이 높아졌다. 이 현상을 ‘풍요의 역설‘이라고 한다. - P82

4장

절제와 금욕주의


(전략). 도파민 디톡스란 중독된 물질이나 행동을 일정 기간 완전히 끊어, 보상 경로를 재설정하고 도파민 분비 수준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 P85

 보상 경로를 재설정함으로써 다른 활동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신경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현저성salience*이라고 부른다.

* 어떤 자극이나 정보가 다른 것과 비교해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 P85

도파민 디톡스는 생명을 위협하는 금단 증상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사람은 시도하면 안 된다. - P86

이 장은 다른 장들보다 길기 때문에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도파민 디톡스를 위한 계획, 두 번째는 자기 구속, 세 번째는 호르메시스hormesis라고도 알려진 금욕주의다. - P87

4주 디톡스는 과학적 연구 결과로도 뒷받침된다. 신경과학자노라 볼코Nora Volkow와 그녀의 연구진은 다양한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의 뇌를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해 도파민이 어떻게 분비되는지 조사했다. (중략). 하지만 임상 경험에따르면 중독된 물질이나 행동을 중단한 후 10일에서 14일 사이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 그 후 3주 차와 4주 차에는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이 더디게 느껴질지언정 꾸준히 나아진다.


* 주관적 웰빙이라고도 불리며, 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와 행복감을 의미한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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