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는 언니의 선물 포장을 풀며 소리 질렀다. "우와, 이모!" 그러면 언니는 물개 박수를 쳤다. 바비를 기쁘게 해주는 걸 정말 좋아했다. 선물은 배터리로 작동하는 레코드플레이어였다. - P196

니나는 나와 전혀 달랐다. 나라면 다른 누군가의 가족이 모두 모인 집에 들어갈 때 약간은 떨리고 두려웠을 텐데. (중략). 나중에 프랭크에게 들어보니, 당시 데이비드는 소니아의 죽음으로 우울했다. - P197

훗날 나는 지미가 진정한 사랑에 빠진 건 바비가 일곱 살 때였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 바비도 사랑에 빠졌다.  - P198

어머니는 잠시 말을 멈추었고, 나는 아버지가 와인 잔을 손가락 사이에 끼고 빙빙 돌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게, 근무지가 코크Cork야."
(중략).
"정말 잘됐어요. 아일랜드에 사는 게 아빠 꿈이잖아요." 엘리너는 이렇게 외치며 언니다운 단호한 눈빛으로 나를 뚫어지게 보았고, 나는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 - P199

저녁이 깊어질수록 지미와 니나는 서로에게 손을 떼지 못했다. 니나는 식탁 아래로 지미의 허벅지에 손을 얹었고, 지미는 니나의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슬쩍 귀 뒤로 넘겨주었다.  - P200

"누구나 실수해, 특히 젊을 때는 게이브리얼이 이 일을 후회하게 될 거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랭크가 집으로 찾아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연애는 상대적으로 고전적인 방식이었지만 달콤했고, 부모님은 처음부터 프랭크를 좋아했다. - P201

"한 사람만 사랑하는 게 가장 단순하지. 하지만 중요한 건, 평생을 함께 보낼 올바른 사람을 찾는 거야. 어떤 과정을 거치든지 말이야"
"맞는 말이야. 다 같이 건배하자고" 프랭크는 이렇게 말하며계속 나를 보았고, 나는 미소 짓고는 눈을 피했다. - P202

1968년


지미의 총각 파티는 정확히 결혼식 일주일 전에 열렸다. 지미와 프랭크는 완전히 들떠서 술집으로 사라졌다. - P202

게이브리얼과 나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프랭크를 사랑하고 우리는 깊은 유대감으로 연결되어 있다. - P203

하루의 끝자락에 게이브리얼과 함께하는 이 시간에, 레오가 다른 방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이 시간에, 우리가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주 그러듯이 가만히 있기만 하는 이 시간에 내가 느끼는 감정은 행복에 가까운 무언가였다. - P204

"더 안 좋아. 지미가 너무 취해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어. 물론 전에도 있었던 일이지. 수도 없이."
(중략).
"집에 오는 길에 지미가 울기 시작하더라고. 정신이 나가서 술주정이든 뭐든 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말을 했어...." 프랭크는 말을 끊었다. - P205

"이런 프랭크" 잠시 나는 말하기가 힘들었다. 바비가 죽은 뒤로 우리 중 누구도 괜찮지 않았다. 하지만 프랭크가 그 사실을 인정하는 일은 드물었다. - P205

과거

(전략).
한번은 쉬는 시간에 놀이터에 나갔다가 대낮에 집에 온 적이 있었다. 나는 바비를 다시 학교에 보내려 했지만 프랭크가 말렸다.
"이번 한 번만 봐주자. 사실 바비에게 학교가 무슨 소용이겠어? 필요한 게 다 여기 있는데."
프랭크도, 지미도 어릴 때 똑같았다. 이들 모두 땅에 속한 사람들이었다. - P207

아이들이 차를 마시는 동안 나도 모르게 윌리엄이라는 남자애를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윌리엄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열두 명뿐인 아이들이 4년째 한 학급으로 지내고 있으니까. 윌리엄은 집에서 외로울 것 같았다. - P208

윌리엄의 차례가 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뒤늦게 깨달았지만 윌리엄은 관심을 끌고 싶어 했다. (중략).
"가만히 있어. 자꾸 움직이면 과녁이 안 보여" 데이비드가 엄하게 말했다. - P210

데이비드가 총을 힘껏 내리치는 바람에 샌들을 신은 윌리엄의발에 총이 떨어졌다. 아이는 아파서 고통스러워하며 울부짖었다.
데이비드가 외쳤다. "무슨 생각을 한 게야 이 바보 같은 녀석아!" 그러자 윌리엄은 울음을 터트렸다.  - P210

"베스, 내가 설명하마 방금 일어난 일의 심각성을 자세히 알리고 싶군요. 오늘 오후에 당신 아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리석고 위험한 짓을 했습니다. 사람을 죽일 수도 있었어요. 아이들은 공기소총으로 표적을 맞히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안전 지침을 엄격하게 지켰고 감독을 철저히 했고요. 그런데 별안간 윌리엄이 총구를 돌려 다른 아이들을 겨누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윌리엄이 들고 있던 총을 내가 내리쳐서 떨어뜨리는 바람에 아이 발가락에 멍이 들었고요. 내가할 수 있는 말은 그 정도 사소한 부상으로 그쳐서 우리 모두 운이 아주 좋다는 것뿐입니다. 훨씬 더 심각할 뻔했어요." - P212

"앨리슨, 공기소총이에요. 표적을 맞히는 게임이요. 초대장에 다 썼잖아요." 내가 말했다.
"아홉 살짜리를 초대해서 총을 갖고 놀게 하는 사람들이 어디있어요?"
다른 어머니들은 어느 편을 들어야 할지 몰라서 열심히 지켜보기만 했다. 모두 사격 게임에 대해 알고 있었다. - P212

"애를 여기 보내는 게 아니었어요. 제대로 돌보지도 않는데, 당신네 가족이 어떤 사람들인지 다들 알고 있다고요."
"말해봐요. 우리가 어떤데요?" 데이비드가 물었다. - P213

재판

(전략).
"제이컵스 씨. 뒤늦게 증인으로 출석하겠다고 답변하셨는데요.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가요?" 도널드 글로솝 검사가 발문을 열었다. - P213

"존슨 가족의 행실은 일반적인 규범을 벗어나거든요. 야만적이랄까요. 예를 들면, 바비는 다섯 살 때 갓 태어난 송아지가 머리에 총 맞는 장면을 보았어요. 정말 잔인하죠. 어린아이에게 그런걸 보여줄 필요는 없잖아요. 다음 날 바비는 학교에 와서 반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어요. 그 후 몇몇 아이들은 몇 주 동안 악몽을 꾸기도 했어요."
법정이 혐오로 술렁댔다. - P214

앨리슨은 피고인석을 흘끗 보더니 마지막으로 혐오의 총알을 날렸다. "그 후로 우리는 아이들을 블레이클리 목장에 다시는 보내지 말자고 했어요. 조만간 그곳에서 누가 죽을 것 같다고요. 안타깝게도 그 누구의 예상보다도 빨리 그 일이 일어났고요." - P215

1968년

결혼식은 본래 기쁨이 가득한 행사다. 사랑과 유대를 공개적으로 축하하는 자리이자 세심하게 준비된 축제다. - P215

게이브리얼과 레오를 초대하는 것은 마지막에 결정되었다. 지미는 대놓고 게이브리얼을 싫어했고 이를 목격한 마을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서 프랭크는 두 사람을 결혼식에 초대하면 어색할 수 있다고 말했고 나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기에 그 말에 동의했다. - P217

프랭크는 무표정하게 나를 보며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곧 축하 연설이 시작될 거야. 갈까?"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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