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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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텔레비전을 이리저리 돌려보는데,

이경규가 김새론이라는 어린(?) 여배우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는 거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이런 의미였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그걸 생각하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게 좋다.

 

이건 어느 사회에나 어느 집단에서나 통용되는 규칙인데,

우리는 때로 너무 타인을 의식한다.

 

알라딘 서재 이곳도 마찬가지이다.

독서에 열중하다 보면 관계가 소홀해진다.

관계에 치중하다보면 타인을 너무 의식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독서의 진도가 더디다.

 

이럴땐 타인을 의식하는 걸 버리고,

내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때때로 아주 불편한 책들이 있다.

내겐 인문서적이나 사회과학서 따위가 때로 그러한데,

이 책도 그 연장선에서 불편했다.

 

그 이유는 내용을 잔뜩 벌여만 놓고, 어떤 해법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사회현상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게 아니라, 본인의 관점에서 얘기한다.

거기다가 미주를 조목조목 달았는데,

그냥 봤을땐 엄청 자상한것 같은데,

이 미주란 것이 책 뒤에 한꺼번에 나오고,

이 참고서적이나 자료를 읽지 않으면 두루뭉술 알겠어도,

명확하게 의미파악이 되지 않는다.

이쪽으로 더듬이를 열어놓고 어느정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 내용이 이해되겠다.

 

제목은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라고 하는데,

프롤로그부터,

우리가 변하면 우리는 행복해진다. 좋은 사회를 희망한다면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 그 시작이지 않겠는가.(13쪽)

라고 하고 있는데, 사람들 개개인을 변화시키려 하는 것이 너무 추상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서민들은,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법률이나 규칙들,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어떤 사회적인 것들이,

그렇게 약속되고 통용되어 자신도 모르는 새에 그렇게 흘러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흘러가 버리는 조류에

그렇게 편승하게 되고, 

무덤덤히 그렇게 되버리는 것이다.

 

잘못된 것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감정의 오작동으로 분류하는데,

이게 과연 평범한 서민들의 문제일까.

평범한 서민 개개인의 문제이기 이전에 사회적 조류가 그렇게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PART 1의 일례로 드는 것들이, '백 번을 물어도 노키즈존은 혐오다' 같은 것들이다.

사람들은 '배제되어 마땅한 사람'을 일상에서 증오할 것이고 이렇게 고립된 누군가는 강력히 저항하게 된다. 약자의 저항은 강자가 만든 세상의 질서에 부합할 리가 없으니, 이는 약자를 향한 지금까지의 혐오가 정당화되는 증거가 된다. 사람의 행동이 아닌 사람 자체를 함부로 통제할 수 없는 이유다.(35쪽)

라고 하고 있는데,

어찌보면 그럴듯한 이 문장은 객관적 오류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약자는 '키즈를 데리고 존에 들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존에 갔다가 그 키즈로 인하여 마음을 상하게 되고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행동이 아닌 사람 자체를 함부로 통제할 수 없다며 여러가지 예를 드는데,

그래서 노스모킹존이 있는 것이고,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지 않는 것이다.

 

사회규범이 어떻고 백날 논쟁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

그리고 이런 사회현상의 해법을 개개인에게 돌리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개개인과 사회가 어울려 함께 방법을 모색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이 글의 앞으로 돌아가 이경규와 김새론의 대화를 기억하고 이 부분을 읽으면 느낌이 새롭다.

이책은 PART 1에서 절대적 죄의식이 부족한 우리들의 민낯을 비판하고, PART 2에서는 세상이 자신을 흉볼 것을 두려워하는 수치심 많은 인간들의 강박을 다루고 있다. 막연히 서양처럼 살자는 게 아니니 오해 말고 '우리'가 어떤 덫에 걸려 있는지 짚어 보자는 취지였음을 알아줬으면 한다.(235쪽)

 

이 책은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나'부터 변하자'는 일종의 사회학적 자기계발서랄까...

하고 말꼬리를 흐리고 있지만,

사용법은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해법은 제대로, 제때 성찰하며 사는 거다. 나중이 아니라 당장 해야 한다. '어떻게'가 고민일 때, 이 책이 기억났으면 한다.

 

하지만, 현실의 나라면 글쎄~--;

되는대로, 여력이 있을 때 천천히...정도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또 그렇게 살아도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에서 그리 많이 비껴가진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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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8-03-22 19:30   좋아요 1 | URL
모든 것을 개인의 탓이라고 꾸중하는 문화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그 비슷한 소리를 들으면 괜한 반감이 생깁니다. 인용해주신 부분을 두어 번 읽었는데 쉽게 읽히진 않네요. ㅋ 아마도 쉽고도 재미진 책을 보고난 뒤라 그런건가 봐요?!? 헤헤

양철나무꾼 2018-03-23 17:42   좋아요 0 | URL
쉽게 읽히지 않으셨다는 것은 제가 인용을 이상하게 해서 그럴 거예요~--;
이 책에서 얘기하려는 것과 제가 이 책에서 읽고싶었던 것 사이에 거리가 좀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렇게 얘기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이런 사람도 있고 하면서 자위하게 되더군요.
혹 님에겐 좋을 수도 있는데 제가 안내를 잘못한 건가 죄송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