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헛돈 쓰지 마라 - 합리적인 의사 함익병의 경제적인 피부 멘토링
함익병.옥지윤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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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가지 면에서 나의 선입견을 깨뜨린 책이다.

그를 여러 방송매체에서 볼 수 있었던 고로 의사로서 환자를 대하는 실력만큼이나 언변도 뛰어나다는건 짐작할 수 있었지만,

이런 책까지 냈길래 글솜씨도 뛰어난 줄로만 알았는데,

말은 잘 하지만 글은 그렇지 못한걸 잘 파악하고 있는 까닭에 일종의 인터뷰집 형태를 띄게 된 것이었다.

 

사람은 각자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따로 있다는 데에 나도 적극 동의하는데,

예를 들어 인기만발하고 준비가 철저한 지승호 같은 사람이 인터뷰어였다면,

함익병에게서 이런 얘기가 아닌 정치관련 사안이나 사회나 환경 문제 따위에 비중을 두었을 것이고,

그의 피부에 대한 소신과 생각들을 끌어내기는 했겠지만,

불철주야 공부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에게 맞추려 했겠지,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언어를 구사하여,

누구든 알아들을 수 있고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이긴 힘들었을 것이다.

 

피부에 대해서 얘기할때, 명심할 사항이 하나 있다.

'피부는 흡수기관이 아니라 방어기관이다.'라는 것이다.

아무리 몸에 좋다는 것을 몸에 발라도 피부는 전혀 흡수하지 못하며,

만약 피부가 이런 것들을 흡수한다면,

세균이나 바이러스들도 피부 속으로 들어가서 세균 감염으로 죽었을 테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함익병, 그가 말을 잘하는지까지는 모르겠고,

그의 평소 말하는 스타일대로 쓰인 구어체를 구사하고 있는데,

다소 과격하고 파격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귀에 쏙쏙 들어와 박힌다는 것이다.

 

이걸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피부 건강은 정확한 정보, 합리적인 판단, 그리고 '제대로 된' 돈으로 얻을 수 있다는 거죠.(5쪽)'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말해 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때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 좋은 치료효과는 '비용대비효과'라는 수식어의 제한을 받는다.

 

 

그런데, 다소 과격하고 파격적인 느낌까지 드는 이 책과 그를 향하여 툴툴거릴 수 없는 이유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오래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비용대비효과'라는 말과 ,

무엇보다 피부로 인해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내 피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매순간 삶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자는 말이,

획일적인 만인의 평등이 아니라,

제각기 개성에 따른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상대적인 평등 같아서 좋아 보였고,

내가 나이 마흔을 넘어 깨달은 가치관이랄까 삶의 방식을 잘 반영하고 있는듯 여겨져서이다.

 

부자가 되려면 저축부터 하고 남는 걸로 쓰는거고요, 건강해지려면 아침에 일어나서 먼저 운동을 하고 학교나 직장에 가는 겁니다. 반드시 새벽에 운동부터 하세요.(53쪽)

부자가 되려면 저축부터 하고 남는 걸로 쓰는 거라는 말은,

남는게 없으면 쓰지 않는다는 말이지만,

부자들의 수중에 돈이 남는 일은 결코 없다.

돈이 남기 전에 새로운 저축 상품을 알아볼테니까 말이다.

 

음식을 먹는 것과 관련하여서도 나랑 사고방식이 비슷하다.

세끼 밥을 잘 챙겨 먹고 있는 상황에서 인스턴트식품을 굳이 찾아서 먹을 이유는 없지만, 어떻게 하나 보니 찌개를 끓여 밥을 챙겨 먹을 시간은 안 되고 햄버거를 사 먹을 시간 정도는 된다고 하면 그냥 굶는 게 나을까요, 먹는 게 나을까요?ㆍㆍㆍㆍㆍㆍ식사를 거르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건강에 훨씬 나빠요. 그러니 그때 햄버거를 먹으면서 불안에 떨지 마세요. 몸에 해롭지 않을까, 방부제가 많이 들어 있지는 않을까, 살이 찌거나 여드름이 생기지 않을까 고민하고 먹으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정신 건강에 해롭습니다.오늘은 시간이 안 되니까 햄버거를 맛있게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기분좋게 드십시오. 행복하게 먹는 음식은 우리 몸에 좋은 음식입니다. 그렇지만 세 끼를 다 인스턴트 음식으로 때우지는 마세요. 챙길 수 있으면 밥을 잘 차려 먹는 게 좋지만 바쁠 때는 가끔 그렇게 먹어도 된다는 겁니다.

음식을 피부에 발라서 피부가 좋아질 거라고 기대하는 것도 과학적 근거가 없는,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에요.(65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토피 피부염이 오염된 도시 환경이나 인공적인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는 먹거리 때문에 생긴다고들 생각하죠. 정말 그럴까요?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아토피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뉴질랜드와 스웨덴인데, 이들 나라가 정말 환경이 나쁘고 먹거리가 오염된 나라들인가요? 이두 나라는 공통적으로 과거에 이민자를 잘 받지 않고 고정된 인구 구성을 가진 나라예요. 다양한 인종들과 섞여서 아토피 유전인자가 희석이 돼야 하는데 고립된 채 아토피가 있는 사람들끼리 자꾸 아이를 낳으니까 유전자가 농축이 돼서 아토피가 많아진 거예요.ㆍㆍㆍㆍㆍㆍ물론 대기 오염이 아토피의 증상을 악화시킬 순 있지만, 우리의 생각처럼 큰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는 건 확실합니다. 일부 환경보호론자들이 아토피라는 흔한 병을 이용해서 자기들의 일방적인 논리를 만들어나가는 거고, 지금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그렇다고 오해를 하고 사는 거예요. 제가 기분이 나쁜 건, 정확하지도 않은 의학 정보를 퍼뜨려서 왜 대중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냐는 겁니다.

그래서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값비싼 유기농 음식을 먹이지 않아서 아이가 아토피에 걸렸다는 비과학적인 생각은 하지 말라는 거예요.ㆍㆍㆍㆍㆍㆍ그런 식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약자인 사람들에게 질병을 갖다 붙여서 마음 상하게 하는 악질적인 이데올로기 장사는 하지 말자는 겁니다. 아토피는 체질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라서 재산의 정도에 관계없이 나타날 수 있고, 방부제가 없다고 하는 유기농 과자를 먹든, 방부제가 들어 있는 저렴한 과자를 사 먹든, 아이의 아토피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겁니다.(171쪽)

 

한가지를 손에 넣기 위해선 다른 하나는 양보하여야 한다.

양손에 쥐고 있다가 넘어지면 코가 깨지니까 말이다.

어떤 사람이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져서 오랫동안 자주, 그리고 많이 술을 먹었다고 쳐요. 그럼 그 사람은 적어도 자신이 알코올 중독이 되거나 혹은 알코올성 치매가 오거나, 술로 인해 간이 상해서 일찍 죽을 수도 있겠구나, 예상을 하고 각오도 하라는 거예요. 그리고 정말 그런 병이 찾아들면 몰랐던 바도 아니니까 그저 받아들이면 돼요. 대신 남들이 오래 살면서 즐길 만큼의 술은 이미 다 마셨으니까 됐잖아요. 그런데도 막상 병이 생기면 내가 왜 이렇게 됐나 싶고 억울한 심정마저 들어 그때부터 당황하거나 분주해지는 게 일반적인 모습입니다.(71쪽)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견디게 해주는 호르몬을 자쳬적으로 분비하는데 그게 바로 스테로이드 호르몬입니다. 스테로이드라는 게 합성된 약 성분이 아니고 원래 사람의 몸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이에요. 예를 들어 엄청나게 화가 나는 일이 생겨서 심장이 떨리고 혈관이 확장될때 우리 몸에서 스테로이드가 분비되면서 혈관이 늘어나지 않도록 조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ㆍㆍㆍㆍㆍㆍ몸의 정상적인 생리 상태를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호르몬이 바로 스테로이드라는 겁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우리 몸에서도 스테로이드가 많이 만들어지는데,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테로이드도 끊임없이 분비되고, 결국 혈관은 계속 좁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혈압이 올라가는 거예요. ㆍㆍㆍㆍㆍㆍ모든 건 양면성이 있어요.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나와서 우리가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점은 참 좋지만, 그게 지속되면 부작용이 따르는 거죠.우리 몸의 작용기전이 다 그렇습니다.(187쪽)

 

이 책을 읽다보면, 모든게 사람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 마음 먹기에 따라 지금 있는 곳이 천국이 되기도 하고, 지옥이 되기도 할 뿐더러,

삶에서 행복을 찾아가느냐, 그렇지 않느냐도 결정지어지는 것이니,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미리 예측하여 걱정하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좌절하거나 마음 아파하지 말고,

내 나름대로의 소신과 가치관을 가졌다면,

매순간순간 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도 좋겠다.

 

나이드는게 아름답고 좋은건 그래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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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0-23 16:22   좋아요 0 | URL
소개해주시니 저도 이 책 읽어볼게요,
양철나무꾼님, 좋은하루되세요,

양철나무꾼 2015-10-28 14:59   좋아요 1 | URL
날이 갑자기 추워졌어요.
맘 가난한 사람 얼어죽기 딱이에요.
우리 옷이라도 따땃하게 입고 다니자구요~^^

2015-10-23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5-10-28 15:02   좋아요 0 | URL
전 게을러서 피부에 양보 몬하던 1人이예요, ㅋ~.
얼굴에 책임지는건, 마흔부터라던가 그렇던데...
님이 동안이어서가 아니라,
아직 마흔이 안 되어서, 가 아닐까요?

괜히 동안이라는 사람보면 딴지가 걸고 싶어지는 놀부심뽀의 아줌이~, ㅋㅋㅋ~.

알케 2015-10-23 22:25   좋아요 0 | URL
함익병 ..ㅎ 이 아저씨 재밌죠.
저 하고도 일 하나 같이 할 뻔했는데.

양철나무꾼 2015-10-28 15:09   좋아요 1 | URL
전 이렇게 얼굴 허여멀건하고 키는 멀대 같이 큰,
거기다가 흰밥 먹고 쉰소리까지하면 진짜 밥맛인데~(,.)
제 취향은 아니지만 책은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