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손석희가 시선집중을 할때,

출소를 앞둔 재소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과 실시간으로 면접을 연결해주는 그런 자리가 있었다.

면접관은 그 자리에서 쿨하게 그 재소자를 채용했다.

듣는 것만으로도 되게 가슴 훈훈해지는 그런 방송이 될뻔 했다.

마지막에 죄목을 물었고, '사기'라고 대답 했다.

그러자 그 면접관은 '영업을 하면 아주 잘 하겠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흔히 좋은 인상이 좋은 관상이라 하지만 대가들은 견해가 다르다. 사기꾼 치고 좋은 인상 아닌 사람이 없다. 나쁜 인상의 사기꾼에게 누가 사기를 당하겠는가? 관상에서는 좋은 인상이 아니라 깊은 인상이 좋다고 한다. 깊은 인상은 철학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귀하고 천하다는 것은 바로 타인을 귀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의 유무를 말하는 것이다. 좋은 관상은 귀한 관상이라는 것이다.

  관상학은 사주팔자와 같이 병행해서 본다. 생년월일시 사주에서 받은 기본 에너지가 얼굴과 몸으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보는 것이다. 좋은 사주를 가지고 잘산다면 정말 잘산 것이고 나쁜 사주로 잘살았다면 노력으로 극복했으니 무엇이 그를 변화하게 했는지 보는 것이 핵심이다. 인류가 서로의 얼굴에서 본능적으로 많은 정보를 감지하고 읽어 온 역사만큼 논리로 정리되기 이전에 무궁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저장고가 얼굴이다.(44쪽)

지난번 '주역에게 길을 묻다'가 잠만 물었다지만,

그리하여 도움을 구해볼 요량으로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에 SOS를 요청, 아주 만족한다.

나같은 사람, 예를 들면 전통이나 학문으로 존중하되, 과학적인 것이랑 관련 의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 하다.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
 고진석 지음 / 웅진서가 /

 2013년 12월

 

일단 저자는 나랑 한살 차이다.(나보다 영거하시다, ㅋ~.)

책날개 안쪽의 이력을 쳐다볼라치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공학도이지만 졸업 후 성철 스님과 숭산 스님을 만나 불교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수행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프로그래머로서 국내 1호 쇼핑몰 ‘인터파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IT 업계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아이러브스쿨> 기술이사와 <애드온게임>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냉소적이고 반항적인 10대 시절 사주명리와 주역을 접했다. 이후 독학으로 사서삼경, 춘추 등 동양고전을 섭렵했고 서울대 상담심리 교육과정, 서울대 동양사상연구회 과정, NLP(신경언어프로그래밍) 전문가과정 등을 이수했다. LG그룹 신입사원 면접 프로젝터, 중소기업연수원 강사 등으로 활동했고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인생과 일에 대해 자문해왔다.
현재 후배들과 함께 창업한 학습 프로그램 회사인 ‘스터디코드’를 운영하며 ‘서울대 벤처지원센터’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대답의 책》, 《우리는 어떻게 프로그래밍 되었는가》 등이 있다.

라고 되어 있다.

내가 이 책을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까닭이다.

"전통을 찬미하기 위해서만 전통을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을 청산하기 위하여서도 전통을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좋은 것을 보존하는 일보다 나쁜 것을 버려야 하는 일이 더 시급히 요청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도올선생의 이 말에 깊이 공감하며 책을 쓰기 시작했다. (12~13쪽)

 

 

난 사람이 나이 40을 넘기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과 관련, 공자의 '논어''위정(爲政)'편에 나오는 말인줄 알았는데, 링컨이 한 말이란다, ㅋ~.

유전자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말도 모순되지만,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다 싶으면 그 또한 되게 꿀꿀하고 비참할 것 같다.

이정도 선에서의 타협이면 충분히 그럴 듯 하다.

어쩜 타협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과학계에선, 아니 최재천 교수만 하더라도 '통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걸 본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이, 그리고 저자가 맘에 든 것은 맨 처음 인용 구절의 연장선 상에서였다.

언젠가 날 보고 인상이 참 편안하고 좋아보인다던 이가 있었다.

예쁘다는 찬사보다야 덜하지만 나름 만족했었는데, 관상에서는 깊은 인상이 좋은 인상이란다.

여기서 말하는 깊은 인상은 뭔가 사연을 지니고 꿍꿍이를 지녔다는 얘기가 아니라,

철학이 있는 인상을 얘기하는 거라는데,

철학이라면, 나름대로의 소신을 얘기하는 것일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날 붙들었던 문장은 바로 저 문장이었다.

귀하고 천하다는 것은 바로 타인을 귀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의 유무를 말하는 것이다.

내 자신이 깊어져야 타인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고,

내 자신이 낮아져야 타인이 지극히 귀해질 수 있는 것일테니까 말이다.

그러고보면, 관계에서 나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고 내려놓을수록 상대방을 섬길 수 있는 것이고,

궁극적으론 같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일테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극히 과학적인 사고를 지녔다고 검증이 된 저자의 견해를 옮겨 본다.

주역은 미래를 규정하지 않는다. 규정되었다면 점을 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미래를 변화시키는 것이 주역의 목적이다. 주역이라는 상징과 문장을 보고 각자의 실력에 맞게 해석하고 경계의 지침을 주어서 삶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주역은 현재 처해진 상황에서 최고의 선택을 하려는 '의지'를 말한다. 이 의지는 의식적인 의지가 아니라 인류의 집단 무의식에서 지혜를 얻으려는 의지이다. 문제는 괘의 내용이 너무나 모호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역을 읽을 때조차 우리는 각자의 해석을 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려는 뇌와 외부의 정보들 ㅜ사이의 불일치에 대한 해결방법이 담긴 '암호'문이 주역이기 때문이다. 모호한 암호는 우리의 경험과 공부가 발전하면서 풀리기 시작한다. 결국 답은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주역을 공부하는 것은 여러 가지 공부와 경험을 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주역에 달통했다는 것은 주역 공부만을 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래서 동양학에서는 모든 공부의 마지막을 주역이라 말했던 것이다.(89쪽)

그리하여, 감히 겁도 없이 난 올해 주역을 읽기로 했다.

'인문으로 읽는 주역'이라고 남회근이 쓴 '주역계사강의'와 '역경잡설'들을 번역하신분이다.

 

 

 인문으로 읽는 주역
 신원봉 지음 / 부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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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4-01-03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어렵다는 주역을!
저는 감히 표지를 들춰볼 엄두도 못내는 책이에요.
그래서 더욱 양철나무꾼님의 멋진 도전(?)을 응원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4-01-08 16:04   좋아요 0 | URL
저도 제일 쉽다는 책을 골라서 버벅거리고 있을따름이지욥~^^
암튼, 섬사이님의 응원에 힘입어, 화이팅 하겠습니다여, ㅋ~.

2014-01-08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8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