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식탁 VS 건강한 밥상
다음을 지키는 엄마들의 모임 지음 / 민음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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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누군가가 탄생한 좋은 날이라는데,

난 할일이 없어 웹서핑을 이리저리 다니다가 보니...

나의 사랑 깔때기 정봉주께서 출소하시면서 두부 커팅식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 거다.

크리스마스니까 십자가 모양으로 절단하겠다는 입담을 보니,

그가 건재한것 같아 안심이다.

 

근데, 교도소를 나오면 왜 두부를 먹을까?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독립 운동가들을 잡아다 가두고 음식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출소한 재소자들이 굶주린 상태에서 급하게 음식을 먹다 체하여 사망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이를 보고 소화도 잘되고 영양도 좋고, 구하기도 쉬운 두부를 생각해 냈고 그 관습이 지금까지 전해 오고 있다는 설이 있단다.

(157쪽 인용)

두어 가지 예가 더 제시되어있기는 하지만,

좀 야윈 그의 얼굴을 보니 위의 한 가지 이유와,

건강과 액운을 없애기 위해서 먹었다는 것만 옮겨 보기로 하겠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으니,

생두부 한 귀퉁이를 잘라먹고,

액운을 물리치고 앞으로는 탄탄대로이기만을 바란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아이를 지각을 시켜도 아침을 꼭 먹여서 학교를 보내야 한다는,

이른바 등 따시고 배 불러야 힘이 솟고 기운이 난다는 아침 예찬론자, 집밥 예찬론자이다.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는 학교 급식 검수 위원까지 했을 정도로 열혈이었지만,

그렇다고 친환경이나 유기농 따위를 위해 언니네 텃밭, 한살림, 흙살림, 두레생협 등을 일부러 찾아다니지는 않았는데,

다 비빌 언덕 우리 시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이었다.

 

이제 비빌 언덕이 돌아가신 관계로다가...뒤늦게,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이런 저런 지식들을 현실에 적용시키려고 보니,

그야말로 눈과 입만 눈썹 위 머리 꼭대기에 가서 걸렸고,

손이나 몸을 놀려서 무엇 하나 해결해 낼 수 없는 그런 서글픈 상황이었다.

성질내고 까탈을 부려봐야...불안해 먹을 건 하나 없고 손가락 빨고 있어야 하는 처지다.

그런 내게, '습관이 차리는 나쁜 식탁'과 '제대로 장봐서 만드는 건강한 밥상'이 맞짱 대결을 벌이신다는 제목의 이 책은 참으로...솔깃할 수 밖에 없었다.

 

<'습관이 차리는 나쁜 식탁' VS '제대로 장봐서 만드는 건강한 밥상'>이라는 제목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습관이란 참으로 무서운 거다.

오죽하면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을까 마는...

그렇기 때문에라도, 어렸을때의 식습관이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

가정주부가 습관적이나 무의적으로 차리는 식탁이 나쁜 식탁이 되는 것은.

그동안의 가정주부의 식습관이 잘못되었다는 전제 하에서 나온 말이 되겠다.

 

그 주부의 식습관은 그러면 누구의 영향을 받았을까?

결혼을 했으니 주부가 되었을테니, 남편의 식습관에 영향을 받았을테고...

남편의 식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시부모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주부의 친정 부모에게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지방색이나 국가적인 특색같은 것은 고려하지 않고서라도 말이다.

 

그렇다면 식습관이 만약에 잘못되었다면,

그것을 단절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것도 어렵지만 가정주부 자신이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각종 성인병을 얘기할때 기왕력, 가족력...해가며 유전을 들먹이는데,

정작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대물림되는 성인병은 그렇게 많지 않다.

다 잘못된 식습관을 공유하는 가족에게서 공통으로 생기는 공통의 질병을 가지고 유전을 들먹이는 건 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세상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먹을거리 문제를 바라보면서 제일 많이 느끼는 것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7쪽)

수입농산물을 집 앞 슈퍼에서 싸게 사먹을 수 있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현실이고,

유독한 농약사용, 환경문제, 에너지 문제, 노동 착취 문제 따위 눈에 보이지 않는 더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는 반드시 유기농이어야 하고 가공식품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하며 자연식만 먹어야 한다는 식의 의견 제시는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하였다. 참고할 수는 있지만 이런 대안 제시가 실생활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이다. 그보다는 '보기 좋고, 싸고, 맛있고'라는, 보이는 것들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스며들게 하고 싶었다. 표현해 보자면 '이왕이면 이렇게', '이러고도 먹어야 하나', '조금 덜 먹어 보자'는 느낌일 것이다.(10쪽)

 

이 책에서 얘기했듯이 이런 대안 제시가 실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게 아직도 장바구니 물가가 체감 경기라고 할 만큼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게 큰 이유가 될 수 있겠다.

밥을 굶고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에게는 참 마리앙토와네트 같은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식생활이란 것은 대부분, 주부 스스로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남편이나 아이들이 거부하고 안 먹겠다고 투쟁을 해서 쟁취를 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주부 스스로가 변하고 바뀌어야 하는 문제인데...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그동안 수십년에 걸쳐서 고착된 식습관, 입맛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게 쉽지 않은 노릇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대부분의 주부들이 여기에 동의할텐데...이미 나쁜 식탁이 우리 주변에서 횡행하고 있어서,

아무리 다부진 결심을 하더라도, 나쁜식탁 아닌 건 눈 씻고 찾아 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고...

때문에 건강한 밥상을 차리려다가 손가락 빨고 쫄쫄 굶게 생기는 일이 허다하다.

 

책에 나온 여러가지 얘기들은 다 중요하고 도움이 된다.

다 옮길 수는 없고, 여러 사람들이 궁금해서 내게 물었던 것과 관련된 것만 추려보았다.

 

 쌀에 함유된 성분 중 75~85퍼센트는 전분이다. 이밖에 6~8퍼센트의 단백질과 지방, 섬유질, 회분이 각각 1~3퍼센트 정도 포함되어 있다. 현미와 백미의 영양적 차이는 섬유질과 지방, 회분에서 난다.ㆍㆍㆍㆍㆍㆍ최근 쌀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것은 그 안에 포함된 가바GABA라는 물질이다. 가바는 혈액 내 중성 지방을 줄이고 간 기능을 향상시켜 혈달을 조절해 성인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연구 보고도 나오고 있다. 가바는 현미를 발아시키면 특히 강화된다. 혈당에 문제가 있거나 비만한 경우라면 발아 현미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20쪽)

 

잡곡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같은 3대 영양소와 더불어 쌀에 부족한 각종 미네랄과 무기질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또한 배아와 껍질까지 그대로 먹을 수 있는 통곡 섭취 음식이다. ㆍㆍㆍㆍㆍㆍ잡곡 중에는 기상 이변에 강하여 농약 및 화학 비료 등을 적게 쓰거나 안 쓸 수 있는 작물이 많아 환경적 가치 역시 높다.(26쪽)

 

근데, 책을 읽다보면 의미가 혼란스러운 부분이 생기는데,

수수는 항산화력이 있는 타닌 tannin성분을 지닌 유일한 곡물이다.(29쪽)라는 부분이다.

곡물 중에서 타닌tannin성분을 유일하게 지닌 것이 '수수'라는 얘기인가 본데,

이게 별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곡물만 먹는게 아니니까 곡물에서 섭취하지 못하는 것을 먹거리를 섭취할 수도 있는 문제이니까 말이다.

무엇보다도 항산화력이 있는 타닌tannin성분이라고 했는데,

타닌 tannin성분은 밤의 속 껍질이나 덜익은 감의 떫은 맛을 내는 성분으로 주전자에 검게 차때가 끼게 하는 성분이라고 하여 옛날에는 '가죽에 무두질을 하다'라는 의미로 씌였다.

그리고 차의 타닌 tannin성분은 따로 카테킨이라고 부르는데,타닌 tannin성분과는 약간 다르다.

그러니, 항산화를 얘기할때는 비타민E와 더불어 카테킨이라고 하는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말해, 타닌 성분을 지닌 곡물은 수수가 유일한 것이 맞지만,

타닌 성분을 지닌 것은 그 외에도 여러가지 포도나 감, 밤 따위가 있고,

항산화에 힘주어 얘기를 하고 싶은 상황이라면, 카테킨을 얘기하는게 낫겠고,

카테킨 하면 뭐니 뭐니 해도 녹차와 홍차 되시겠다.

 

또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20 : 80 =육식 : 채식을 잘 지켰다 싶은데, 탈이 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난 그걸 '회맹판 증후군'이라고 이름 붙이는데,

그걸 이 책에서는, 몸에 좋은 채소도 한가지 문제가 있는데 '재배과정에서 과도한 농약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럼 '회맹판증후군'이란 것은 생야채, 푸성귀를 먹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재배과정에서 과도한 농약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질환인 셈이다.

우리가 흔히 해장국이라고 해서 먹는 것들,

콩나물 꼬리의 아스파라긴산,

'독이 명태를 만나면 즉각 물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태나 황태의 해독 능력은 탁월하다.

 

육식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발상의 전환이 전환이 필요하다.

광우병이나 공장식 축산의 폐해는 차치하고라도,

우리가 쇠고기의 맛을 따지는 등급 - 살코기 결을 따라 기름기가 퍼져 있는 정도(마블링)에 따라 A, A+, A++ 등으로 나타내는데, 이런 살코기를 얻어내기 위한 반생명적 사육 환경 역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반생명적 사육 환경이라는 것은,

수소의 경우 거세를 하여 근육 생성 등을 최대한 억제하고 어린 송아지 시절부터 움직임을 최소화해 좁은 우리에서 꼼짝도 못하게 하여 유전자조작 옥수수 사료를 먹여 키우는 방식으로 고기를 얻는 것을 말한다.

과연 마블링 정도에 따라 고급육 등급을 매기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또 육식에서 조리법은 상당히 중요한데,

같은 고기 부위라고 하더라도 조리법에 따라 발암 확률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들의 질병인 전립샘(선)암의 경우,

육류의 붉은 살코기를 프라이팬이나 석쇠, 그릴에 구이로 섭취할 경우 발암 가능성이 30~40퍼센트에 달한다고 하니,

고기를 구워낼 때는 코팅된 프라이팬에 직접 굽는 것은 피하도록 하고 찌거나 삶아내는 요리법을 선택한다.

 

'MSG무無첨가'에 대해서도 우리가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라면이나 과자 포장지에 'MSG무無첨가'라고 적어 광고를 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MSG가 들어있지 않다는 얘기인줄 알고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MSG무無첨가'라는 표현은 추가로 넣지 않는다는 뜻이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걸 겉 포장지에 'MSG무無첨가'라고 광고하여 MSG가 들어있지 않은 것처럼 표시하여 호도한 것이다.

 

헷갈리는 간장의 종류는 한번씩 확인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으며,

설탕을 대체하는 인공당류 또한 설탕과 동일한 정제 과정을 거치는 같은 물질이라 할 수 있는데다가,

실험결과 식욕 억제 호르몬을 감소시켜 뇌의 시상 하부가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여 과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100과즙과 무가당의 함정에 속지말아야겠다.

우유의 경우,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우리의 몸은 중화를 위해 뼈 안에 있는 칼슘을 오히려 빠져나오게 한다는 것, 이런 이유로 골다공증을 심화시키기 때문에 칼슘섭취식품으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겠다.

물 대신 약과 함께 먹는 걸 절대 금해야 하며, 고 콜레스테롤 식품이다.

칼슘은 우유가 아닌 참깨, 시금치, 무말랭이, 멸치 등으로도 섭취가 가능하다.

 

그리고, <타임>지에서 '암을 예방할 10대 건강 식품'이라고 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토마토'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다.

우리가 전림샘(선)암이나 여성의 유방암을 예방하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진 토마토는,

그냥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 맛이 강하고 완숙이 잘 되지 않는 생식용 토마토가 아니다.

전림샘(선)암이나 여성의 유방암을 예방하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진 토마토의 성분은 카로틴의 일종인 리코펜(또는 라이코펜)이다.

케첩은 그런의미에서 라이코펜이라는 영양소를 넉넉하게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다.

라이코펜은 지용성이라 좋은 기름과 함께 익혀서 섭취하면 소화 흡수율이 일곱 배 정도 올라간다.

이 책에는 안 나왔지만, 흔히 비싸다는 이유로 샐러드유로 토마토를 익혀서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샐러드유와 볶음용, 튀김용 기름의 경우 비등점이 다 다르니 제대로 사용하여야 한다.

 

이 책은 위해한 것이 증명되지 않아 사카린이 다시 사용 허가된 것으로 끝을 맺는다.

위해 여부가 증명되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해도 될까...이러면서...

그러면서, 우리의 밥상을 건강한 음식을 차려서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얘기하고, 변화하는 생활환경에 맞추어 안전한 식품을 먹을 수 있도록 기업과 사회들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나는 이런 어려운 얘기들을 이 한마디로 일축하고 싶다.

제철에 나는 구하기 쉬운 음식을 먹자.

원재료의 성질에 최대한 가깝게, 최소한의 가미를 하여...

 

일하는 바쁘고 게으른 엄마의 변명인가~?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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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12-25 20:10   좋아요 1 | URL
덧붙이면, 생협 회원이 되어 유기농 곡식과 열매를 알맞춤한 값으로 사다 먹는 길이 있겠지요.
그리고, 텃밭을 도시에서도 일구며 푸성귀 어느 만큼 손수 거둘 수 있을 테고요.

도시에서도 어느 만큼 '길'은 있는데,
모두 바쁘고 번거롭다며, 또 돈이 든다면서 안 하지만...
생협 물건이 '비싸지'는 않거든요.

그나저나, 아무리 '나쁜 밥'이라 하더라도,
내가 착한 마음 되어 맑은 눈빛으로 가만히 바라보면서 즐겁게 먹으며 예쁘게 웃으면,
'나쁘지 않은 밥'으로 내 몸에 스며들어
내 목숨을 씩씩하게 북돋워 준다고 느껴요.


2012-12-26 18:26   좋아요 1 | URL
보이는 것 vs 보이지 않는 것 으로 설명한 인용문 마음에 들어요. 이 부분만으로도 책에 대한 믿음이 생기네요~. 그밖에도 많이 배웠습니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2012-12-27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