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록 - 라틴어 원전 완역판 세계기독교고전 8
성 아우구스티누스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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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록은 영어로 confession이다. confession에는 죄의 자백이란 뜻도 포함되어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40세 때 이 고백록을 통하여 지난날에 지은 죄를 자백하며 자신의 믿음을 고백한다. 그렇지만, 그는 고백록을 하나님에 대한 찬양으로 시작한다. 결국, 자신의 삶을 돌아봤을 때 겸손히 하나님만을 찬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삶의 여러 여정을 이야기하면서 계속해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자신의 죄된 습성과 본성을 회개한다. 
 
약 1,700년 전에 살았던 그의 삶과 고백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그 당시와 지금의 문명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랐을 것이다. 차도 없고, 비행기도 없고, 휴대폰, 텔레비전 등도 없었던 시대이다. 문명의 이기라고 할만한 것이 거의 없었던 시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한 것은 1,700년이 지나면서 사람의 근본과 사고체계는 별로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니, 오히려 아우구스티누스 시대의 몇몇 사람들은 철학적 논리적 사고가 지금보다 훨씬 뛰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때도 물론, 사고를 방해하는 여러 오락 요소들이 있었겠지만 지금보다는 적지 않았을까. 그래서 더 깊이 사고할 수 있고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단조로운 삶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그의 어머니 모니카이다. 그녀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마니교에 빠져  하나님을 떠나 있는 동안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셨지만 여전히 자신을 어둠 속에 있도록 두셨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주님께서 사랑하신 저 고결하고 경건하며 분별 있는 과부였던 내 어머니는, 한편으로는 한결같이 나를 위해 애통해하시면서, 나를 주님께 올려 드리는 가운데 울며 간절하게 기도하시는 것을 그치지 않으셨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소망에 넘쳐서 활기찬 삶을 살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기도는 주님 앞에 상달되었지만, 주님께서는 내가 그 어둠 속에 빠져서 계속해서 허우적거리도록 내버려 두셨습니다."

 

이런 어머니 모니카에게 암브로시우스 주교가 말한 내용이 인상적인데, 그는 모니카에게 아들을 그대로 놔두고 계속 기도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들이 언젠가는 책을 읽다가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라 말한다. 주교의 말대로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의 은혜로 책을 읽으며 마니교를 떠나게 되고 결국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된다.

그는 하나님을 믿기 전, 정욕을 좇아 살았으며,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그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삶을 추구했다고 고백한다. 심지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도 정욕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하나님의 길이 아닌 자신의 길을 사랑했다고 고백한다.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은 왜 이것이 문제가 되는지를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정욕을 좇아 사는 삶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칭찬받는 삶이 무엇인 문제인지, 내가 하고 싶고 원하는 길을 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회심하고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나는 하나님을 안 믿지만 기쁘고 즐겁게 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아우구스티누스는 주님 없는 기쁨은 거짓된 기쁨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주님이여, 내게 그 어떤 기쁨이 있다고 해도, 주님을 고백하는 이 종의 마음에, 내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는 일이 절대로 없게 해 주십시오. 왜냐하면, 악인들에게는 주어지지 않고, 오직 감사함으로 주님을 예배하는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기쁨이 있는데, 그들의 기쁨은 주님 자신이고, 행복한 삶이라는 것은 주님을 바라보고, 기뻐하고, 주님으로부터 오는 기쁨으로 기뻐하며, 주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것이고, 그것 외의 다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행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른 기쁨들을 추구하겠지만, 그것들은 참된 기쁨들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 거짓 기쁨들로부터 돌아서려고 하지 않습니다.
주님 안에서의 기쁨만이 행복한 삶인데도, 세상에는 그러한 기쁨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행복한 삶을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행복하기를 원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또는, 모든 사람이 행복하기를 원하기는 하지만,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슬러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하고(갈 5:17), 사람들은 자신들이 할 수 없는 것들을 행하기 위해서는 아주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로 의지가 강하지 못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행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거기에 안주해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리를 기뻐하는지, 아니면 거짓을 기뻐하는지를 물으면, 행복하기를 원하느냐고 물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이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진리를 기뻐한다고 대답할 것이고, 진리를 기뻐하는 것은 곧 행복한 삶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믿으면 그 사람의 인생은 변하게 되어 있다. 아니, 변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하루에 정해진 24시간을 어디에 써야 될지 고민하게 된다. 아우구스티누스도 동일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의 오전 시간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사용해야 하지만, 나의 나머지 시간들은 지금 어떤 것들을 하며 보내고 있는 거지? 왜 그 나머지 시간들에 성경을 읽지 않는가? 하지만 그 시간들을 성경을 읽는 데 사용한다면, 나를 지지하고 후원해주는 나의 유력한 친구들은 언제 만나고, 수업 준비는 언제 하며, 일 때문에 이것저것 신경 쓰느라고 피곤해진 내 마음은 언제 쉬어 주어서 힘을 차리게 한단 말인가?
그런 쓸데없고 헛된 생각들은 다 버리고, 모든 염려를 다 내려놓고서, 오로지 진리를 찾는 데에만 전념하면 어떨까. 인생은 비참하고,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 죽음이 갑자기 찾아오면, 나는 어떤 상태로 세상을 떠나게 될까? 그렇게 되면, 나는 여기에서 찾지 못한 진리를 어디에서 찾는단 말인가? 그리고 나는 여기에서 진리를 찾지 못했다고 해서, 거기에 가서 벌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언제 죽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차라리 1년 뒤, 2년 뒤에 죽는다고 정해져 있으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쉬울지도 모르겠다. 1년 뒤에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계속 일할 사람은 없다. 남은 1년 의미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가족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모든 스케줄을 조정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자신이 얼마나 오래 살지, 언제 죽을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루하루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해야 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오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왜 성경을 읽지 않느냐고 아우구스티누스는 강하게 자신을 향해 질문한다. 나도 동일하게 나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다. 물론, 아우구스티누스도 다음과 같이 고백하며 이러한 변화가 간단하거나 쉬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주님 안에서 생명을 얻어 살아가는 것"은 하루하루 연기할 수 있었지만, 내가 날마다 " 내 자신 안에서 죽어가는 것"은 연기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행복한 삶을 원하였으면서도 그 행복한 삶이 있는 자리로 가는 것은 두려워하고 있었고, 행복한 삶을 찾고 있었으면서도 실제로는 그 행복한 삶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나의 몸은 내 마음이 어떤 것을 조금이라도 원하는 기미가 보이기만 하면, 내 마음이 지시하는 그 방향으로 즉시 아주 쉽게 사지를 움직였던 반면에, 내 영혼은 오직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이룰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의지의 명령에는 잘 따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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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 1 - 나의 광복군 시절 - 상 나남신서 1927
김준엽 지음 / 나남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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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광복군에 속하여, 나라의 독립을 위해 생명을 바치려고 했던 독립투사이자, 중국을 전공한 사학자이자, 고려대학교 제9대 총장이자,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이었던 김준엽 소장의 일대기를 담은 자서전 <장정>이다. 총 5권으로 되어 있는데,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며 필요한 경우엔 역사적 상황을 같이 설명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을 읽으며, 어렸을 때부터 뜻을 정하고 그 뜻대로 살아가는 그의 삶이 큰 도전이 되었다. 학병에 지원하고 징집되었을 때 그의 나이는 겨우 스물두 살이었다. 그는 그때 그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렇게 결심하고 형님들의 전폭적인 동의와 격려를 받게 되니까 마음이 든든하였고 날이 갈수록 냉정하고 침착하게 되었다. 나는 이 세상에 나와서 처음으로 죽음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였다. 이제 내 나이 스물둘이었다. 이 세상에 나왔다가 나 개인이나 가족은 말할 것 없고 불쌍한 내 조국을 위해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죽는다면 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

 

지금의 우리 이십 대는 어떠한가? 자기 앞 가름하기 너무나 바쁘다. 나라의 발전이며 세계 평화며 생각할 겨를이 전혀 없다.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공부하고 영어 점수 1점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문제집을 사서 풀고 있으며 방학 때는 인턴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들에게 있어 취업은 곧 자신들의 생계, 결혼과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서 '시대정신'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대학 강의실에서 역사인물에 대한 분석을 할 때 '시대정신', '가정환경', '지리환경', '교육 배경' 이 4가지 측면에서 연구하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즉, 그 시대의 시대정신은 일제로부터의 독립이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은 독립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었고 독립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쳐야겠다는 결단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대정신은 더 이상 '독립'이 아니다. 지금 시대정신은 사람마다 다르게 판단하겠지만 내가 볼 때는 '개인의 생존'이다. 즉, 개인의 생계유지이다. 물론, 개인의 안위와 성공을 시대정신이라는 거창한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젊은 세대를 가까이서 지켜보면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김준엽 소장은 관직을 열두 번이나 사양한 것으로 유명한데, 게이오대학을 다닐 때 설립자였던 후쿠자와로부터 받은 영향이 컸던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후쿠자와로부터 감명을 받은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그가 부르짖던 게이오대학의 교훈인 독립자존의 정신과, 그가 끝끝내 관의 유혹을 뿌리치고 학문과 언론활동에만 전념했던 생활철학에 대하여 감명을 받았던 것이다. 또한 게이오 대학이 다른 대학에 비하여 훨씬 리버럴했던 것도 설립자 후쿠자와가 세운 전통이었는데, 아무튼 나는 그의 학문적 태도와 일본 사회를 근대화시킨 역할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이 틀림없다." 
 
그는 사람을 통해 배우는 것을 중요시했다. 그는 만났던 사람들 중요 인물들에 대해 책의 곳곳에 간략하게 그 사람의 인생과 가치관 등을 정리하고 넘어가는데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이 탁월했던 것 같다. 그리고 좋은 인연은 계속해서 이어가는 모습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는 틈틈이 자신이 방문한 도시에 거하고 있는 주요 인물들을 만나고 안부를 물으며 많은 가르침과 지도를 받았다고 책에서 말하고 있다.

 

김준엽 소장은 항상 공부하려는 자세와 태도를 견지했다. 심지어, 일본군에 학병으로 징집되어 중국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도 중국 대지를 열정적으로 관찰하며 지나가는 곳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이나 일화를 떠올리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책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이런 열정을 이야기한다.

 

"날이 새기가 무섭게 열심히 밖을 바라보았다. 탈출, 독립군, 임시정부, 죽음이란 일련의 생각과 병행하여 나는 중국의 풍물을 바라보는 데 골똘하였다. 마치 학생 시절에 사학과의 고적답사 때와 같이 열심히 관찰하였다. 사실은 동양사를 전공하면서 나는 항상 중국 여행을 갈망하고 있던 것이기 때문에 죽지만 않는다면 이번 도화가 나의 공부에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 틀림없었다. 죽는다고 하더라도 나는 유심히 관찰하고 싶었다. 나에게 깊이 뿌리박힌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과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한다는 격언의 실천은 나에게는 모두 대단히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기차는 쉬지 않고 달린다."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처지인데도 중국이나, 중국사에 대한 지식을 넓히느라고 애쓴 내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생명에 대한 애착만큼이나 중국을 알고 싶다는 집념이 강했다."

 

그는 일본군에 속하여 중국으로 가게 되고 마침내 계획에 따라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그는 '학병 탈출 제1호'였다. 그는 탈출하고 나서 다른 학병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탈출 경위도 듣게 되는데, 모두들 자신보다 몇 배나 고생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런 시간을 통해서 큰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다음과 같다.

 

"나는 탈출하여 정확한 방향으로 전진했고, 예측한 대로 4시간 뒤에, 정확한 지점에서 중국군을 만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일군 입대 전부터의 용의주도한 계획과 준비, 그리고 과단성 있는 행동이 절대적 원인일 것이다. 매사에 계획과 조직적 준비와 정보가 필요하고 또 결정적 시기에 과단성 있는 행동을 취해야만 성공한다는 철칙을 나는 이때의 탈출성공으로서 뼈저리게 느꼈고, 이것이 이후의 나의 일생에서의 중요한 행동원칙 중 하나가 되었다. 물론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즉, 모든 일에 있어서 철저한 계획과 준비, 그리고 과감한 결단력과 행동이 있을 때 성공이나 성취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목숨을 건 탈출을 통해 직접 체득한 김준엽 소장과 단순히 이론만 알고 있는 사람과는 하늘과 땅만큼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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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11-03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1세기 대한민국의 시대 정신이
고작 개인의 생존이라니 너무나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아주 어렸을 적에 만난 장정(제대로 읽었나
모르겠습니다)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에 잠
시나마 그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던 것 같
습니다.

데굴데굴 2017-11-03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세대에게는 사회와 공동체, 국가와 세계를 위한 시대정신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기 위해선 최소한 먹고 사는 일이 더 이상 화두가 되지 않는 복지국가로 나아가야 될 것 같아요
 
4~7세 두뇌습관의 힘 - 우리 아이 평생 실력을 만드는 핵심 습관 저장법
김영훈 지음 / 예담Friend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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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녀 양육과 교육은 모든 부모의 지대한 관심사이다. 관련 서적도 셀 수 없이 많다. 그중에서 어떤 책이 나의 자녀와 나에게 가장 적합한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추천을 받아서 읽긴 해야 하지만, 가능한 한 여러 책을 접하면서 나와 자녀에게 맞는 양육 방법과 교육 방법을 찾아야 한다.  <4~7세 두뇌 습관의 힘> 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생각에 관한 생각>을 비롯하여 최근에 읽은 책들을 통해 뇌의 인지와 사고 습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것과 아이가 내년이면 4살이 된다는 조건이 맞아떨어져서이다.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역시 자녀 양육과 교육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마치, 손에 올려놓은 커다랑 비눗방울 같다고 해야 할지. 만지려고만 하면 터질 것 같고 흔들거리며 손에서 떨어질 것만 같다. 그렇다고 가만히 놔두자니 뭔가 손을 대야 될 것 같고. 두꺼운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여러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인 김영훈 교수님은 생로병사의 비밀, 브레인 스캔들 등 여러 대중 매체에 출연하셨다. 처음 저자에 대한 정보 없이 책을 읽을 때는 젊은 의사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찾아보니 김영훈 교수님은 1959년생, 만으로 58세이시다. 따라서, 그동안 수많은 아이들을 만난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책을 쓰셨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이 결코 가벼운 조언이 아니라 꼭 기억해야 될 지침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습관을  기초 습관, 공부 습관, 건강한 생활 습관, 마읍 습관 이렇게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있다. 그리고 각 챕터별로 세부적인 지침을 전달하고 있다. 책의 서두에서 교수님은 이 모든 습관을 총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말속에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모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4~7세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은 교과목의 선행 학습이 아닙니다. 책상 앞에서 달달 외우기만 하는 공부도 아닙니다. 이 시기의 아이에겐 학습보다 습관 교육이 먼저 시작되어야 합니다. 집중력, 끈기, 체력, 정리, 독서 등 좋은 습관이 몸에 배어야 아이의 학습 효과도 함께 올라갑니다. 필요한 습관을 제때에 습득한 아이는 습관을 저장하는 동시에 성취감을 얻습니다. 자존감이 높아지니 문제 행동 또한 저절로 줄어듭니다. 성취감이라는 동기부여가 단단하게 형성되어 바람직한 선택을 할 줄 알게 되고, 이를 반복하게 됩니다. 또 아이의 자신감이 충족되니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도 잘 대처하고 극복해 나갑니다."

 

저자가 말하는 가장 기본이며 가장 중요한 습관은 바로 일정한 수면 시간과 식사 시간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라이프 프로젝트> 에서도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밀레니엄 코호트 아이들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는 규칙적인 취침 시간과 좋은 행동 간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수면 습관이 어린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최대 규모의 이 연구는 취침 시간이 행동 장애의 '원인'이라는 증거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어린 시절 내내(3세, 5세, 7세) 취침 시간이 불규칙한 아이들은 한 나이 때에만 그랬던 아이들보다 문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았다." 
 
김영훈 교수님은 '결정의 피로'라는 개념을 통해 습관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즉, 매 순간 무엇을 결정해야 되면 그때마다 피로가 누적되어 다른 생각을 처리할 여유를 빼앗는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자녀를 밤에 재워야 되는데 매번 시간이 불규칙하다면, 아이는 부모가 잠을 재우려고 할 때마다 내가 자야 되는지 안 자야 되는지 결정해야 되고 이는 아이를 더 피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매일 10시에 재우는 집의 아이는 부모가 재우려고 할 때, 아이는 따로 결정할 필요 없이 그냥 자는 것이다. 아이를 키운 부모라면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다.

 

습관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반복과 보상이다. 반복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고 보상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면, 여기서 말하는 보상은 외적 보상만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큰 보상은 '향상' 혹은 '유능감'이라고 이야기한다. 꾸준히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향상되고 있고 잘하고 있다는 것보다 더 큰 원동력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도 가끔 비슷한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 가령, 내가 탁구를 잘 치고 좋아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나는 탁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잘 치는 것일까? 아님 잘 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일까? 결국 이 둘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 할 수 있다. 서로 선순환을 일으켜 더 좋아하게 되고 더 잘하게 되는 것이다. 이 원리가 좋은 습관을 만들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남자아이들은 요즘에 '차XX 축구교실' 같은 곳에서 축구를 한다. 예전에는 동네 아이들과 혹은 학교 친구들과 방과 후에 모여서 자연스럽게 축구를 했는데 이제는 이 또한 학원을 다녀야 되는 것이다. 이런 운동 교실이 흥행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여러 연구에 의해 운동이 사회성을 길러주고 자기관리법을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도 예체능이 자기관리법을 익히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기다림의 훈련', '멀티태스킹의 문제', '소리 내어 읽기의 효과', '현악기를 통한 좌뇌와 우뇌의 발달' 등 여러 습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한 가지 말하고 싶은 내용은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떼를 쓸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지침이다. 이 부분은 아마 많은 부모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드러 누우면 일단은 사람들 시선이 두려워서 안아주고 달래주기 쉬운데 저자는 그때 외면해야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아이가 드러누워 떼쓰는 장소가 공공장소라고 해도 아이를 위해 외면해야 합니다. 단 두 번만 외면해도 아이는 부모에게 떼쓰는 행동이 통하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은 자녀 양육에 관한 책인데 서두에 엄마들에게 꼭 매일 잠깐이라도 30분 정도 개인 시간을 가지라고 권면하는 점이다. 저자는 양육이 얼마나 힘든지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로 인해 엄마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은지를 깊이 이해하고 그에 대해 충고하는 것이다. 

 

어른들 중에 젊은 새댁들을 향해 너무나 쉽게 "예전에는 4-5명 낳아서 혼자서 잘 키웠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1-2명 키우면서 너무 힘들어하고 끙끙 된다."라고 말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저자도 나이로 봤을 때는 이 어른 그룹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래서 그의 사랑의 조언이 더 인상깊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무래도 직업상, 양육으로 인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수많은 부모를 만나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엄마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수용하려고 하지 마세요. ... 아이가 말을 듣지 않거나 잘못된 행동을 해도, 부모인 자신이 못났기 때문이라고 여기며 개인적인 문제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부모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서, 모든 사람의 요구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잠깐이라도 개인 시간을 가지도록 노력하세요. 개인 시간은 한 번에 30분 정도면 충분하지만, 가능하면 자주 가지는 게 좋습니다...긍정적인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충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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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 - 하루 30분 3주면 된다!
김병완 지음 / 청림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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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솔깃하다. 한 시간에 한 권을 읽는 독서법이라니. 이 책의 저자 김병완 작가는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를 다니던 연구원이었다. 그리고 10년 넘게 삼성전자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 동안 읽은 책이 만 권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서 33권의 책을 썼다. 그중에서, <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 이 책만 읽어 봤지만, 일단 33권이라는 양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만 권을 읽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이다. 그런데 저자는 3년 만에 1만 권을 읽은 것이다. 저자는 일정 기간 독서만 하는 사람들은 독서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말한다. 3년이면 1,000일 정도 되니 단순히 하루 10권씩 읽었나 보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하루에 한 권씩 읽었는데 속도가 붙어서 나중에는 하루에 열권, 열다섯 권씩 읽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한 권 읽던 사람이 지속적인 독서를 통해 어떻게 변화게 된 것일까? 그는 이 시간들을 통해 체득한 독서법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독서는 눈으로 하는 지각 과정이 아니라 뇌로 하는 사고 과정이다."


저자가 책에서 여러 번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독서는 눈이 아니라 뇌로 한다는 것이다. 그는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사용하여 독서를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독서법을 익힐 수 있는지를 책의 후반에서 단계별로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있고 단계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정도 독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3주 정도 따라서 훈련을 하기를 권하는데 실제로 따라서 해보지는 않았다. 저자는 독서법 관련해서 오프라인으로 강좌를 개설해서 훈련생을 받고 있는데, 책에는 훈련생들의 소감문도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책에서 독서가 단순히 지식과 정보의 습득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독서의 목적을 이야기하고 있다.

 

"독서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책에 담겨 있는 지식과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독서를 하면 절대 의식이나 사고력이 향상되지 못하고, 세상을 다르게 내다볼 수 없다. 지식과 정보를 넘어 새로운 사고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독서의 힘이다." 
 
지식과 정보를 뛰어넘어 책을 쓴 저자의 사고를 습득하는 것이 독서의 진정한 목적이자 힘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나의 사고 또한 확장되어 가는 것이다. 이것을 경험하는 사람이 진정한 독서의 고수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책의 내용 중 흥미로웠던 것은 보통 사람들의 경우 독서 시간의 3분의 1 정도를 새로 시작되는 줄의 처음을 찾기 위한 눈동자의 운동 등으로 새어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내가 독서할 때를 가만 생각해보니, 잡생각으로 인해 조금 전 읽었던 문장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다음 줄을 찾기 위해 눈동자를 움직이는 등의 시간이 꽤 될 것 같았다. 독서 고수는 이렇게 낭비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책에 몰입할 수 있고 더 빨리, 더 많이, 더 깊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독서 천재는 쉽게, 자주, 깊게 책과 하나가 된다'고 표현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이 독서 방식이 천천히 문학을 읽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법은 아니라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자신이 소개하는 방식은 철저한 실용서 독법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나는 천천히 책을 음미하면서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굳이 이렇게 빨리 읽는 독서법을 익힐 필요가 있는지 반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독서법은 해당되지 않는다. 흔히, 좋은 책은 아껴가면서 읽는다고 하는데, 그런 책에는 해당되지 않는 독서법인 것이다.

 

책에서는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말로 외치라고 말하고 있는데, 사실 책을 읽으면서도 과연 내가 따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런 생각 때문에 책에 나오는 대로 따라 하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다만 책에서 인용한 소크라테스의 말에 100% 공감했고 이 책을 통하여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하여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 - 소크라테스 -
 
최근 들어 독서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데, 그중에서 일부분은 소크라테스의 이야기와 비슷한 내용이다. 책을 쓰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아무리 빨리 책을 쓰는 사람이라도 최소 일주일이나 한 달은 걸릴 것이다. 그러나, 그 책을 읽는 데는 빠르면 하루면 충분하다. 물론, 책을 쓰는 것과 책 읽는 것이 내용의 습득 면에서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이 몇 달 혹은 몇 년을 고민하며 연구한 결과물을 하루나 이틀의 독서를 통해 맞볼 수 있다는 것은 시간적인 측면에서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평생을 통해 깨달은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을 읽고 동일한 깨달음을 얻는다면 몇 십 년의 세월을 아끼는 것과 다름없다. 이렇게 책 한 권을 읽을 때마다 1년의 시간이 절약된다고 생각하면 백 권을 읽으면 백 년에 지혜가 내 안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중복되는 내용과 지혜가 있기 때문에 백 년이라고 할 수 없을 수도 있으나, 하여간 독서는 시간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유리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책을 구매한다는 것은 바로 그 지식을 구매하는 행위이다. 

 

저자의 방식대로 해서 독서의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동시에 여러 줄을 읽을 뿐만 아니라, 거의 한 페이지를 동시에 읽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복해서 훈련한다면 분명 빨리, 많이 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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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nown 2017-11-02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기도 굳이 이렇게 연습까지 해야 할까요?^^

데굴데굴 2017-11-03 08:0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깐요. 사실 책 읽는 즐거움을 경험하면 읽지 말라고 해도 읽게 될텐데!!
 
에어비앤비 스토리 - 어떻게 가난한 세 청년은 세계 최고의 기업들을 무너뜨렸나?
레이 갤러거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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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에 지인이 프랑스로 여행을 간다고 해서 숙소를 어디로 정했는지 물어보니 에어비앤비로 정했다고 한 적이 있다. 그 당시만 해도 에어비앤비에 대한 개념이 한국에는 생소할 때였다. 그래서 에어비앤비가 뭐냐고 물었더니, 여행지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의 집에 머무는 거라고 지인이 설명했고 나는 깜짝 놀라면서 괜찮냐고 안전하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젊은 사람들 사이에,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에어비앤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젊은층은 자신들의 호기심도 채워주고 저렴한 비용으로 숙소를 해결할 수 있기에 에어비앤비를 오히려 선호하고 모래 속에 숨겨진 진주를 발견하듯이 남들이 모르는 좋은 에어비앤비 숙소를 발굴하려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숙소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호스트의 성향을 파악하려고 한다. 
 
<에어비앤비 스토리>는 제목 그대로 에어비앤비라는 회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했고 또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를 세 명의 창업자와의 인터뷰와 그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그래도 에어비앤비에 대해 나름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에어비앤비를 찬양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여러 비판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의 세 명의 창업자는 브라이언 체스키(최고경영자, CEO), 조 게비아(최고제품책임자, CPO), 네이션 블레차르지크(최고전략책임자, CSO)이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수많은 벤처기업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데 에어비앤비는 그들과 무엇이 달랐기에 단순히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성공할만한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일까? 아마도 모두가 궁금해하는 부분일 것이다. 

 

책의 저자인 레이 갤러거도 아마 이 점이 가장 궁금했던 것 같다. 그래서 에어비앤비의 스토리를 이야기하며 그들의 실패와 끊임없는 도전을 계속해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초기에 사업이 자리를 잡도록 투자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은 와이 콤비네이터의 그레이엄도 그들의 열정을 높이 사며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레이엄은 흥미롭게도 육성 프로그램을 거쳐간 수많은 스타트업이 한 가지 공통된 패턴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크게 성공한 기업을 보면 언제나 열정적으로 참여한 창업자가 있었다고 말이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성공적인 아이디어 덕분에 성장한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과거에는 늘 형편없었으니까요."

흥미로운 점은 그레이엄은 성공의 열쇠가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나 상품보다는 창업자들의 열정에 있다고 보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게임을 만들어서, 혹은 어떤 획기적인 상품을 만들어서 성공을 할지에 관심을 보인다. 그래서,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그저 '완벽한' 아이디어만을 찾기 위래 골몰한다. 그러나 에어비앤비의 세 창업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의 열정은 곧 실행력이었다. 책에서도 다음과 같이 그들을 평가하고 있다.

 

"그들은 아이디어 기획에 많은 시간을 쏟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론칭'을 했죠. 실행하는 힘이 대단한 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러 사업을 론칭했고 접어야 했다. 단 한 번에 에어비앤비를 창업하고 성공의 가도를 걸은 것이 아니었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당연히 사업을 실패했으니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실패를 경험 삼고 잡초처럼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결국 에어비앤비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공할 때까지 문을 두드린 것이다. 성공할 때까지 도전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CEO인 체스키도 책의 제일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집요하게 그들의 성공 비결을 물었고, 잠시 생각에 잠겼던 체스키는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어 이렇게 말했다.
"정말 평범하고 가난한 세 명의 학생들이었습니다. 다만 우리에게는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직감과 그것을 만들어낼 만한 무모한 용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단순히 열정만으로 모든 사업에 성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에게는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력도 있었다. 세 명의 창업자 중에서 네이션 블레차르지크가 기술을 담당했는데, 특히 에어비앤비의 대금결제방식은 대단한 업적으로 회자된다고 책의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이후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결국에는 국제 시장과 환율의 복잡함을 해결하면서도 하루에 수십만 명의 개인들에게 대금을 송금할 수 있는 '사용자 간(P2P) 대금 지불 시스템'을 구축해냈다. 이후로도 에어비앤비의 대금 지불 시스템은 진화를 거듭했다.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감지하지 못하겠지만, 이 시스템의 혁신적 가치는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대단한 업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시간과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고 신속히 규모를 확장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사실, 성공의 요소가 딱 이것들이다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성공한 기업이 탄생하는 것은 시대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창업자의 열정, 기술력, 시대적 요구, 시대적 환경 등 모든 것들이 들어맞을 때 그 기업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는 것을 아마존, 구글 등 이미 여러 기업을 통해 우리는 목격하였다. 에어비앤비도 조금씩 그 기업들의 반열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존재한다. 안전의 문제도 있고 인종 차별의 문제도 있었고 기존 호텔산업과의 경쟁도 존재한다. 그리고 단일 제품 기업에서 이원 제품 기업으로 전환하는 큰 도전도 기다리고 있다. 그 외에도 예상할 수 없는 많은 위험 요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순간을 잘 넘어가야 될 것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CEO인 체스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도전이 되었다. 그는 독서광이다. CEO가 되고 나서 수백여 권의 경영 서적을 읽으며 고민하고 연구하였다. 뿐만, 아니라 여러 멘토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가르침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책에서는 이런 체스키를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흡수하고자 하는 강박관념이 있었다'라고 표현한다. 호프만은 그를 향해 '학습하는 기계'라고 칭하기도 한다. 다른 말로 '무한한 학습자'라고 말하고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고 흡수하려고 하는 그의 자세. 그리고 그는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가 깨닫고 익힌 것을 기꺼이 공유하고 나누기 매주 일요일 밤마다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그의 이러한 자세와 정신이 에어비앤비가 지금에 이르는 데에 큰 공헌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는 처음에 에어비앤비를 이익 사업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했었지만, 나머지 두 창업자의 조언을 듣고 이익 사업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에게는 무한 공유 의식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의지로 공유 산업의 대표적인 회사인 에어비앤비를 설립하고 이끌어가고 있다.

 

이제 에어비앤비는 '여행' 그 자체를 상품으로 만들려고 시도한다. 앞으로 에어비앤비를 통해 어떤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아마존이 기존 유통산업을 장악했듯이, 에어비앤비가 어떤 모양과 방식으로 기존 여행 산업에 도전하며 자신만의 리그를 만들어갈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어찌 보면, 아마존, 구글, 에어비앤비 등과 같은 기업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며 그들의 영향력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말 그대로 '산 역사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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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7-11-02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반 호텔겸모텔 개념으로 자리 잡았죠-. 요즘 폐해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장단점이 있겠지만 여행하는 사람들을 더 설레게 만드는 점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데굴데굴 2017-11-02 09:36   좋아요 1 | URL
그 나라의 고유한 색깔을 가진 현지인의 집에서 머무른다는 것은 확실히 매력적이고 경쟁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제주도 여행갈 때 이용해봤는데 괜찮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