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스토리 - 어떻게 가난한 세 청년은 세계 최고의 기업들을 무너뜨렸나?
레이 갤러거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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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에 지인이 프랑스로 여행을 간다고 해서 숙소를 어디로 정했는지 물어보니 에어비앤비로 정했다고 한 적이 있다. 그 당시만 해도 에어비앤비에 대한 개념이 한국에는 생소할 때였다. 그래서 에어비앤비가 뭐냐고 물었더니, 여행지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의 집에 머무는 거라고 지인이 설명했고 나는 깜짝 놀라면서 괜찮냐고 안전하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젊은 사람들 사이에,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에어비앤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젊은층은 자신들의 호기심도 채워주고 저렴한 비용으로 숙소를 해결할 수 있기에 에어비앤비를 오히려 선호하고 모래 속에 숨겨진 진주를 발견하듯이 남들이 모르는 좋은 에어비앤비 숙소를 발굴하려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숙소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호스트의 성향을 파악하려고 한다. 
 
<에어비앤비 스토리>는 제목 그대로 에어비앤비라는 회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했고 또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를 세 명의 창업자와의 인터뷰와 그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그래도 에어비앤비에 대해 나름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에어비앤비를 찬양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여러 비판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의 세 명의 창업자는 브라이언 체스키(최고경영자, CEO), 조 게비아(최고제품책임자, CPO), 네이션 블레차르지크(최고전략책임자, CSO)이다.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수많은 벤처기업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데 에어비앤비는 그들과 무엇이 달랐기에 단순히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성공할만한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일까? 아마도 모두가 궁금해하는 부분일 것이다. 

 

책의 저자인 레이 갤러거도 아마 이 점이 가장 궁금했던 것 같다. 그래서 에어비앤비의 스토리를 이야기하며 그들의 실패와 끊임없는 도전을 계속해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초기에 사업이 자리를 잡도록 투자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은 와이 콤비네이터의 그레이엄도 그들의 열정을 높이 사며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레이엄은 흥미롭게도 육성 프로그램을 거쳐간 수많은 스타트업이 한 가지 공통된 패턴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크게 성공한 기업을 보면 언제나 열정적으로 참여한 창업자가 있었다고 말이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성공적인 아이디어 덕분에 성장한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과거에는 늘 형편없었으니까요."

흥미로운 점은 그레이엄은 성공의 열쇠가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나 상품보다는 창업자들의 열정에 있다고 보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게임을 만들어서, 혹은 어떤 획기적인 상품을 만들어서 성공을 할지에 관심을 보인다. 그래서,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그저 '완벽한' 아이디어만을 찾기 위래 골몰한다. 그러나 에어비앤비의 세 창업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의 열정은 곧 실행력이었다. 책에서도 다음과 같이 그들을 평가하고 있다.

 

"그들은 아이디어 기획에 많은 시간을 쏟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론칭'을 했죠. 실행하는 힘이 대단한 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러 사업을 론칭했고 접어야 했다. 단 한 번에 에어비앤비를 창업하고 성공의 가도를 걸은 것이 아니었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당연히 사업을 실패했으니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실패를 경험 삼고 잡초처럼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결국 에어비앤비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공할 때까지 문을 두드린 것이다. 성공할 때까지 도전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CEO인 체스키도 책의 제일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집요하게 그들의 성공 비결을 물었고, 잠시 생각에 잠겼던 체스키는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어 이렇게 말했다.
"정말 평범하고 가난한 세 명의 학생들이었습니다. 다만 우리에게는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직감과 그것을 만들어낼 만한 무모한 용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단순히 열정만으로 모든 사업에 성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에게는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력도 있었다. 세 명의 창업자 중에서 네이션 블레차르지크가 기술을 담당했는데, 특히 에어비앤비의 대금결제방식은 대단한 업적으로 회자된다고 책의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이후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결국에는 국제 시장과 환율의 복잡함을 해결하면서도 하루에 수십만 명의 개인들에게 대금을 송금할 수 있는 '사용자 간(P2P) 대금 지불 시스템'을 구축해냈다. 이후로도 에어비앤비의 대금 지불 시스템은 진화를 거듭했다.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감지하지 못하겠지만, 이 시스템의 혁신적 가치는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대단한 업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시간과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고 신속히 규모를 확장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사실, 성공의 요소가 딱 이것들이다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성공한 기업이 탄생하는 것은 시대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창업자의 열정, 기술력, 시대적 요구, 시대적 환경 등 모든 것들이 들어맞을 때 그 기업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는 것을 아마존, 구글 등 이미 여러 기업을 통해 우리는 목격하였다. 에어비앤비도 조금씩 그 기업들의 반열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존재한다. 안전의 문제도 있고 인종 차별의 문제도 있었고 기존 호텔산업과의 경쟁도 존재한다. 그리고 단일 제품 기업에서 이원 제품 기업으로 전환하는 큰 도전도 기다리고 있다. 그 외에도 예상할 수 없는 많은 위험 요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순간을 잘 넘어가야 될 것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CEO인 체스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도전이 되었다. 그는 독서광이다. CEO가 되고 나서 수백여 권의 경영 서적을 읽으며 고민하고 연구하였다. 뿐만, 아니라 여러 멘토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가르침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책에서는 이런 체스키를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흡수하고자 하는 강박관념이 있었다'라고 표현한다. 호프만은 그를 향해 '학습하는 기계'라고 칭하기도 한다. 다른 말로 '무한한 학습자'라고 말하고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고 흡수하려고 하는 그의 자세. 그리고 그는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가 깨닫고 익힌 것을 기꺼이 공유하고 나누기 매주 일요일 밤마다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그의 이러한 자세와 정신이 에어비앤비가 지금에 이르는 데에 큰 공헌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는 처음에 에어비앤비를 이익 사업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했었지만, 나머지 두 창업자의 조언을 듣고 이익 사업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에게는 무한 공유 의식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의지로 공유 산업의 대표적인 회사인 에어비앤비를 설립하고 이끌어가고 있다.

 

이제 에어비앤비는 '여행' 그 자체를 상품으로 만들려고 시도한다. 앞으로 에어비앤비를 통해 어떤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아마존이 기존 유통산업을 장악했듯이, 에어비앤비가 어떤 모양과 방식으로 기존 여행 산업에 도전하며 자신만의 리그를 만들어갈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어찌 보면, 아마존, 구글, 에어비앤비 등과 같은 기업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며 그들의 영향력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말 그대로 '산 역사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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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7-11-02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반 호텔겸모텔 개념으로 자리 잡았죠-. 요즘 폐해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장단점이 있겠지만 여행하는 사람들을 더 설레게 만드는 점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데굴데굴 2017-11-02 09:36   좋아요 1 | URL
그 나라의 고유한 색깔을 가진 현지인의 집에서 머무른다는 것은 확실히 매력적이고 경쟁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제주도 여행갈 때 이용해봤는데 괜찮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