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왕 미스터리 소년추격전 1
한상운 지음 / 톨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중학교를 다닐때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이 세상에 나왔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게임에 열광을 했었다. 그래서 PC방은 성황이었고 동네마다 새로운 PC방이 우후죽순 생기곤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 게임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게임을 싫어해서 그런것은 아니고 그냥 PC방 갈 돈이 아깝다고 생각해서 그랬다. 집에 가면 컴퓨터가 있는데 뭐하로 돈을 쓰며 오락을 하나 싶었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과 어울려 게임을 하기보다는 주로 집에서 혼자서 스포츠 게임 종류들 예를들면 피파 시리즈나 NBA 그리고 삼국지 시리즈를 했었고 가끔 친구들과 포트리스를 하곤 했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지만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었다. 가끔 게임에 빠져 학교 생활을 완전히 등한시 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이해가 가지 않을 뿐이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나는 가끔 게임을 한다. 여전히 스포츠 게임과 삼국지 시리즈가 그 대상이다. 게임이라는게 긍정적으로 보면 스트레스가 쌓였을때 풀 수 있는 재미난 놀이이다. 적당히 즐긴다면 삶에 활력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에 너무 빠진다면 문제가 된다. 특히나 자제력이 부족한 청소년의 경우 한번 빠지게 되면 쉽게 헤어나오질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청소년들은 야간에 PC방에 출입을 금지하는 법도 마련된걸로 안다. 물론 그런 법이 얼만큼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만큼 문제시 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요즘 게임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거대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게임으로 큰 돈을 번 회사는 제9의 야구단 창단을 했고, 그 라이벌 회사는 일본 증시에 상장을 했다는 말도 들었다. 게임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줄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늘리도록 노력해야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태식은 그냥 평범한 학생이다. 공부를 잘하지 못하고 싫어하며 얼굴도 그저 그렇고 싸움도 못한다. 일진이라 불리는 친구들에게 눌려살며 일명 빵셔틀을 하기도 한다. 그런 태식이는 같은 학교의 지은이를 좋아한다. 지은이는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 학교에 많은 아이들이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태식은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은이 모델로 있는 게임 포스터를 보고 그녀의 호감을 얻기위해 판타지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게임 레벨을 올리면서 지은에게 다가갈 순간을 엿보는 태식에게 지은이 그 게임을 좋아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게임으로 인해 불편해한다는 걸 아는순간 그가 꿈꾸던 로망은 깨지고 만다. 그가 게임에 몰두한 이유는 오로지 지은과의 만남이었으니 말이다.

 

 

이 책 속의 태식은 현실에서는 내세울게 없는 소년이지만 게임 세상에서는 다르다. 그 세상에서는 외모나 공부 등은 전혀 따지지 않고 오로지 게임의 레벨로만 판단하니 말이다. 이것이 태식을 비롯한 현실의 많은 청소년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은 누구나 고귀한 존재이고 다른 누구에게도 멸시 받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실상에서 청소년들은 학교에 얽매이게 되고 성적이란 수단에 의해 평가받게 된다. 성적이 뛰어나면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성실하고 심지어는 불량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게임 속 세상에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으며 높을 레벨과 희귀 아이템을 소지함으로서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누군들 그 세상을 매력에 빠지지 않을수가 있겠는가. 태식과 그 친구들의 모습은 결국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한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책을 읽다보니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내가 현재의 청소년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보니 그들이 요즘 어떤 게임을 즐겨하면서 빠져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 당시에는 워낙 스타가 유행하던 시절이라 게임에 빠져있는 아이들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었다. 학교에서도 오로지 게임 이야기만 하곤 했었는데 오늘은 왠지 그 친구들이 궁금해진다. 아마 나와 비슷한 세대라면 자신들의 학창시절을 떠올려볼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시리즈 물인거 같다. 검색을 해보니 두번째 이야기인 <소년들의 밤>이 출간되었고, 이 책에서 태식을 괴롭히던 학교 일진 성민이 주인공인거 같다. 저자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재들을 현실감있게 이야기하는거 같다. 두번째 편에서는 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진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코바야시 야스미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이번에 만난 책은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이란 제목을 달고 있었다. 책을 받기 전에는 몰랐는데 일곱가지의 미스터리 사건을 모아놓은 단편소설이었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라면 여행 관련 책과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데, 단편은 장편에 비해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단편은 이야기가 좀 단순한 경우가 많은데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흥미롭게 전개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분량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렇다. 물론 단편 중에서도 장편 못지않은 전개와 구성으로 나를 즐겁게 해준 작품들도 있었다. 과연 이번에 만난 이 책은 어떠할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일곱편의 단편중 첫 시작은 책 제목과 같은 제목을 단 이야기였다. 깊숙한 숲속 별장에서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그 집의 주인이 살해되는 사건이었다. 사건 전개후 얼마지나 저자는 독자들에게 과연 범인은 누구일지 물어본다. 범인은 등장인물중에 있으며 알아낸 사람은 다음 페이지부터 시작하는 해설편을 읽으며 자신의 추리가 맞는지 확인해보고, 알아내지 못한 사람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아직 나는 알아내지 못했기에 다시한번 앞으로 돌아가 읽어보았다. 그래도 범인을 찾을수 없었다. 그동안 수많은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읽어왔고 간혹 이야기 중간에 범인을 찾아내고 트릭도 간파하곤 했었는데 작년 가을 이후 오랜만에 이 장르를 접해서 그런건지 쉽지가 않다. 하긴 나같은 사람에게 범인과 트릭을 간파당할 정도라면 그 작가는 추리소설 작가로서 점수가 형편없는 것일 것이고 이런 책을 쓸 자격이 없을 것이지만 말이다.

 

 

뒤이어 이어지는 이야기들 역시 짧지만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었다. 물론 좀 황당하기도 한 사건도 있었고 이건 무리수가 아닌가 싶은 것도 있었지만 저자가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돋보이는거 같다. 아마 나처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이 책 속의 이야기들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일곱개의 이야기 모두 만족스러웠던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어떤 이야기는 장편과 같이 좀더 길게 썼더라면 더욱더 좋았지 않을까 싶은것도 있었고, 어떤 것은 좀 자제했더라면 작품의 질이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니 그렇다. 어쨌든 장르의 마술사라 불리는 사람답게 한 작품을 통해 추리소설이 보여줄수 있는 다양한 맛을 선보였다는 점은 좋게 보였다. 

 

 

혹 저자의 다른 출간작이 있는지 검색해보니 <밀실살인>이란 책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장편인거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저자의 역량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조만간 이 책도 한번 만나봐야겠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일본에는 정말 많은 추리소설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는거 같다. 추리소설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할까라는 아쉬움 역시 매번 가지게 된다. 일본 추리소설들이 꾸준히 국내에 소개되는 걸 보면 그만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일텐데 말이다. 혹 내가 알지 못하는 국내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들이 있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다. 이번에 만난 이 책은 올해 처음만난 추리소설인거 같은데 역시나 이 장르는 나를 즐겁게 해준다. 올 한해에도 많은 추리소설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앙마이 100배 즐기기 - 구시가지.강변&나이트 바자.님만해민.치앙라이 - City 100 100배 즐기기
성희수.정재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3월말 봄기운을 느끼기에 참 좋은 시기가 아닌가 싶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날씨에 상관없이도 얼마든지 여행을 즐길수 있지만 나같이 추울때는 움직이기 싫어하고 그냥 집에만 콕 박혀있는 사람에게는 봄의 전령이 반갑기만 하다. 여행을 좋아하고 그래서 항상 떠나고자 하는데 올해는 어디로 떠날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가보고 싶은곳이야 워낙 많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모두 가볼수는 없는 노릇이고 국내로 한정하자면 제주도의 봄을 느껴보고 싶고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우선 태국을 고려해보고 싶다. 

 

 

사실 태국은 지난해 늦가을 무렵 가보려고 했었다. 그래서 시간도 만들고 돈도 만들었는데 뜻하지 않은 태국의 자연재해로 인해 여행의 기회가 사라지고 말았다. 지금은 재해의 여파가 사그라든거 같아서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태국의 수도인 방콕에 가려고 했었다. 갔다온 사람들의 말을 들어봐도 그렇고, 여러 책을 통해서 보아도 방콕은 매력적인 곳임에 분명해 보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치앙마이 100배 즐기기란 책을 만나게 되었다. 과연 치앙마이는 어떤 곳인지 내가 방콕보다 더 가보고 싶은 곳이 될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치앙마이는 방콕에 이은 태국 제2의 도시로서 북부의 역사와 문화유산이 살아 숨쉬는 매력적인 도시라는 설명으로 책은 이곳을 알려주고 있었다. 치앙마이는 방콕이나 푸껫, 파타야 등 다른 태국의 관광지들에 비해 덜알려져있는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역시 치앙마이의 구석구석을 보여주기 전에 먼저 이곳이 어떤 도시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우선 사진으로 보는 10가지 매력을 통해 치앙마이가 이런 곳이구나 느낄수가 있고, 치앙마이와 그 주변 지역에서 꼭 해봐야할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었으며 여행고수들의 추천장소와 먼저 그곳을 경험한 사람들의 여행기를 통해 치앙마이란 곳에 대한 기대감을 배가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지역별로 나누어 본격적인 정보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고급 정보들이 가득하다. 혹자는 여행을 즐기는데 있어서 많은 정보는 오히려 독이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정보를 통해 알아낸 좋은 곳들을 꼭 가보려고 하다보니 쫒기게 되고 제대로 즐기지 못한 채 몸과 마음이 쉽게 지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보없이 낯선 나라로 떠났다가는 우왕좌왕 할 수도 있기에 다양한 정보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자신의 일정과 재정 상황에 맞는 여행을 만든다면 더욱더 즐거운 여정이 되리라 생각한다. RHK의 100배 즐기기 시리즈는 이미 수많은 여행자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고, 이 책 역시 치앙마이로 떠나려는 사람에게 결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내가 만약 이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어디를 가보는게 좋을지 나름의 일정을 한번 짜보았다. 태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물가가 싸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그러하기에 평소라면 꿈도 못꿀 고급 숙소에서 편하게 쉬면서 마사지를 받으며 피로도 풀고, 로컬 마켓에서 방콕과는 다른 북부의 문화를 느껴보고 싶다. 또한 태국은 불교 국가로서 가볼만한 사원도 많기에 한번쯤 방문해보는 것도 괜찮을거 같고,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3개국이 만나는 지점인 골든 트라이앵글에도 가보고 싶어진다. 무엇보다도 먹을것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이기에 한번 중독되면 결코 빠져나올수 없다는 태국 북부의 음식을 잔뜩 맛보고 싶어진다. 

 

 

이 책 한 권이라면 치앙마이라는 곳을 제대로 느낄 수가 있고, 이곳으로 떠나려는 사람에게 최고의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책을 다보고 나니 고민이 되지 않을수가 없다. 태국에 자주 갈수도 없을거 같은데 그렇다고 한번에 방콕과 치앙마이를 모두 경험하기에는 일정이 도와주지 않을거 같으니 말이다. 언제 태국으로 떠날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떠나기 전까지 방콕과 치앙마이는 나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처음 만나보는 치앙마이는 나의 머릿속에 강한 인상을 남긴것은 분명해 보인다. 올해 이곳을 경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제가 되었든 꼭 가봐야할 매력적인 여행지를 알게 되어서 기쁘다. 그냥 모든것을 다 제쳐두고 마음 편하게 떠나고 싶다. 그런날이 어서빨리 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리상점 - 100년 혹은 오랜 역사를 지닌 상점들의 私的 이야기
김예림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럽은 참 여행하기 좋은 대륙이다. 그곳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그들만의 문화를 꽃피워오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유럽을 하나로 뭉쳐 설명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각각 나라만의 개성이 워낙 유별나기에 그렇다. 그러하기에 유럽으로 떠나고자 하는 이들은 고민을 하게 된다. 유럽으로 자주 떠날수 있는 사람이라면야 그렇지 않겠지만 자주 갈 수 없는 사람이라면 한정된 시간 안에서 여행 일정을 어떻게 짜야하는지 머리가 아플 것이다. 올초 유럽을 다녀온 지인 역시 그러했던거 같다. 일단 왕복 비행기표만 예약해놓은 채 세부 일정을 수십번씩 고치고 또 고치는 모습을 봤으니 말이다. 물론 내 입장에서는 정말 부러운 상황일 뿐이다. 나는 언제쯤이면 유럽땅을 밟아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파리는 유럽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성당, 오르세 미술관, 베르사유 궁전, 퐁피두 센터, 세느강 등 가볼만한 곳이 워낙 많으니 그렇다. 또한 파리에는 맛있는 요리들이 정말 많은걸로 알고 있다. 그곳에서 낭만을 느끼며 파리지앙이 되어보고 싶은 마음은 여행자들의 공통된 소망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파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파리의 아뜰리에에서 금박공예를 배우고 있는데 우연히 지하철 무가지에서 빠사쥬(지붕이 있는 긴 복도 형태의 상점가, 아케이드)에 대한 특집을 보게 됐다고 한다. 고풍스런 사진과 설명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수업을 마친후 그곳을 찾아 빠사쥬에 입점해있는 오래된 상점들을 보고 반한거 같았다. 그날의 이미지는 저자에게 강하게 남았고 결국 파리의 오래된 상점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내게 된 것이었다. 

 

 

사실 여행자의 입장에서 파리를 방문했는데 그곳의 오래된 상점을 찾아 다닌다는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파리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곳들은 가보게 될 것이고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다니다보면 어느새 여행 일정이 훅 지나갈테니 말이다. 과연 저자가 소개하는 상점들은 다른 유명한 관광지를 포기하고 찾아갈만큼의 값어치를 해줄지 궁금해졌다. 맨 먼저 소개하는 곳은 '메종파브르'였다. 이곳은 최고의 수제 장갑을 만들어 파는 곳이었다. 192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사진으로 봐도 고급스러워 보였다. 특히 손가락만 덮는 장갑이 신기했는데 보기와는 다르게 손에 껴보면 매우 편하다고 한다. 장갑들이 언뜻봐도 제법 값이 나가보였는데, 한번 껴보면 밥을 굶더라도 하나쯤 소장해야 하는게 아닐까라는 의무감마저 들었다고 하니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진다. 

 

 

이외에도 요리도구 전문점, 제과점, 올리브 오일 전문점 등 여러 상점들을 보여주는데 나의 관심을 끈 곳은 '시몽'이란 자그마한 우산가게였다. 지금껏 살면서 우산만 파는 우산가게를 본적이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는데 보지 못한거 같다. 보통 우산은 여러가지 잡동사니를 파는 잡화점이나 백화점, 마트 등에서만 본거 같다. 그래서 1897년 이후 지금도 우산을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는 이곳이 흥미로웠다. 상점의 주인인 샹탈은 오랜세월 우산을 만들어온 사람답게 사람을 보면 3초만에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우산이 어떤 것인지 대충 감이 잡힌다고 했다. 시몽은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도 하고 다양한 패션업체로부터 의뢰를 받아 제작하기도 하는데, 특히 우산을 펴고 접었을때 느껴지는 모양새를 가장 중요시한다고 한다. 천으로 된 우산 자체도 멋지지만 오리, 토끼, 부엉이, 고양이 등 다양한 모습을 한 손잡이가 인상적이다. 저자의 말처럼 세월이 흘러 우산이 고장났을때 수선을 맡기고 처음 구입했을때를 회상할 수 있는 파리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이런 오래된 상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이곳에서 함께 추억을 만들고 그 추억을 회상하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수 있는 파리 사람들이 부럽게만 느껴진다. 얼마전 우리동네의 빵집이 문을 닫았다. 그곳은 10년 넘게 동네를 지켜오며 빵을 굽던 곳이었다. 하지만 대형 프렌차이즈 빵집들이 동네에 들어서면서 점점 입지는 좁아졌고 결국 쓸쓸히 떠날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을 보고있자니 유명 브랜드 빵집을 애용하며 동네 빵집을 멀리한 내가 그렇게 만든거 같아 마음이 좀 그렇다.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상점을 만드는 것은 상점주인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상점을 아껴주면서 그곳에서의 추억을 만들고 간직해줄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이 상점들이 가장 파리다운 모습이라면서 파리 여행시 오래된 상점을 여행하길 진심으로 권한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다보고 나니 저자가 이렇게 권할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파리를 대표하는 유명한 관광지 역시 파리를 느끼는 방법이겠지만, 오랜 세월 파리지앙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곳들 역시 파리를 느낄수 있는 또다른 방법임에는 틀림없는거 같다. 과연 내가 파리로 떠나게 된다면 그리고 둘중 하나의 방식만을 택해야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결국 한번에 두가지 모두 제대로 경험하기위한 긴 일정이나 여러번 방문하는 방법 이 두가지가 답인거 같다. 실제로 내가 파리의 어떤곳을 만나볼지 고민할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특히나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곳에서 진정으로 파리다운 모습을 느껴보고 싶어진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옷을 입으렴
이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이도우 작가의 신간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몇년 전 누군가 나에게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란 책을 선물했었다. 받을 당시에는 잘볼게라고 말했지만 바쁘게 지내다보니 그 책은 나의 뇌리속에서 잊혀지고 말았다. 그리고 꽤 시간이 지났고 방 한쪽에 정신없이 쌓여져 있는 책을 정리하다 이 책을 발견했었다. 낯선 제목의 책이 왜 나에게 있는지 생각하다 누군가에게 선물받았다는것을 기억해냈고 그 사람을 떠올리며 책을 읽었었다. 다 읽고나니 안 읽고 지나갔으면 후회했겠다 싶었고 당시에 그 사람은 왜 이 책을 굳이 선물했는지도 어렴풋이 느껴졌다. 그 책은 나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기에 당연히 저자의 신간 역시 기대가 되었고 만나보고 싶었다.

 

 

'고둘녕' 그녀는 전철역과 가까운 세진상가 1층에서 '실과 바늘'이란 세 평 남짓한 옷수선 가게를 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그녀의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들려주고 있었다. 둘녕이는 열한 살때 외갓집에 맡겨지게 된다. 엄마가 영영 사라져버린후 혼자 지내기 일쑤였던 그녀에게 어쩌면 외가에서의 생활은 희망이 없던 삶에 한줄기 빛과 같이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수안 역시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둘녕의 동갑내기 이종사촌인 수안 역시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었다. 둘은 자신만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고 그러했기에 성격이 달랐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의미있는 유년시절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둘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영원히 함께 할 수 없음을, 서로 다른길을 가야함을 알고 있었던거 같다.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그들이 처해져있는 상황이 점점 그들의 운명을 갈라놓고 있었다. 사람마다 각자의 인생에서 짊어진 무게가 있다. 누구의 무게가 더 무겁고 가벼운지는 어느 누구도 알 수가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자신의 삶에 주어진 무게를 보태려고 덜어내려고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자신이 짊어진 무게 속에서 삶의 방향을 찾고 그 방향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책을 보면서 둘녕에게 지워진 무게는 결코 가벼워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수안과 함께 함으로써 조금은 그 무게를 덜어내는듯 했지만 결코 덜어낼수가 없었다. 그녀에게 남은것은 유년시절의 아련한 기억들 뿐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둘녕의 과거를 바라보다보니 나의 과거가 떠오른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는 어린시절. 그때는 불행이란 단어가 존재하는지도 몰랐었다. 웃고 즐기며 활발하게 세상을 뛰어다녔고 모든 것이 환하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세상은 환한것만은 아니며 어둠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었다. 아픔을 겪고 시련을 겪으며 눈물을 흘리고 힘들어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그 시절. 지금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닌거 같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수도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왜그리 넘기 힘든 커다란 벽처럼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이것이 사람의 인생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저자의 전작과 비슷한 부류의 소설이 아닐까 했지만 전혀 달랐다. 그렇지만 실망스럽다거나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어쩌면 이 책의 분위기가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물론 둘녕이와 수안이의 상황과 나와는 유사점이 많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둘녕이가 전해주는 감정들은 나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그래서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더욱더 귀를 기울일수가 있었다. 따뜻한듯 하면서도 쓸쓸하고, 정겨운듯 하면서도 애틋한 느낌. 무언가로 꾸미지 않고 솔직담백한 이야기는 저자가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아닌가 싶다. 그립고도 그리운 나의 어린시절을 추억하게 해주었기에 더욱더 나의 마음에 와닿는 그런 이야기였던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