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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
코바야시 야스미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이번에 만난 책은 <커다란 숲의 자그마한 밀실>이란 제목을 달고 있었다. 책을 받기 전에는 몰랐는데 일곱가지의 미스터리 사건을 모아놓은 단편소설이었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라면 여행 관련 책과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데, 단편은 장편에 비해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단편은 이야기가 좀 단순한 경우가 많은데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흥미롭게 전개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분량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렇다. 물론 단편 중에서도 장편 못지않은 전개와 구성으로 나를 즐겁게 해준 작품들도 있었다. 과연 이번에 만난 이 책은 어떠할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일곱편의 단편중 첫 시작은 책 제목과 같은 제목을 단 이야기였다. 깊숙한 숲속 별장에서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그 집의 주인이 살해되는 사건이었다. 사건 전개후 얼마지나 저자는 독자들에게 과연 범인은 누구일지 물어본다. 범인은 등장인물중에 있으며 알아낸 사람은 다음 페이지부터 시작하는 해설편을 읽으며 자신의 추리가 맞는지 확인해보고, 알아내지 못한 사람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아직 나는 알아내지 못했기에 다시한번 앞으로 돌아가 읽어보았다. 그래도 범인을 찾을수 없었다. 그동안 수많은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읽어왔고 간혹 이야기 중간에 범인을 찾아내고 트릭도 간파하곤 했었는데 작년 가을 이후 오랜만에 이 장르를 접해서 그런건지 쉽지가 않다. 하긴 나같은 사람에게 범인과 트릭을 간파당할 정도라면 그 작가는 추리소설 작가로서 점수가 형편없는 것일 것이고 이런 책을 쓸 자격이 없을 것이지만 말이다.
뒤이어 이어지는 이야기들 역시 짧지만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었다. 물론 좀 황당하기도 한 사건도 있었고 이건 무리수가 아닌가 싶은 것도 있었지만 저자가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돋보이는거 같다. 아마 나처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이 책 속의 이야기들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일곱개의 이야기 모두 만족스러웠던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어떤 이야기는 장편과 같이 좀더 길게 썼더라면 더욱더 좋았지 않을까 싶은것도 있었고, 어떤 것은 좀 자제했더라면 작품의 질이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니 그렇다. 어쨌든 장르의 마술사라 불리는 사람답게 한 작품을 통해 추리소설이 보여줄수 있는 다양한 맛을 선보였다는 점은 좋게 보였다.
혹 저자의 다른 출간작이 있는지 검색해보니 <밀실살인>이란 책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장편인거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저자의 역량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조만간 이 책도 한번 만나봐야겠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일본에는 정말 많은 추리소설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는거 같다. 추리소설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할까라는 아쉬움 역시 매번 가지게 된다. 일본 추리소설들이 꾸준히 국내에 소개되는 걸 보면 그만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일텐데 말이다. 혹 내가 알지 못하는 국내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들이 있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다. 이번에 만난 이 책은 올해 처음만난 추리소설인거 같은데 역시나 이 장르는 나를 즐겁게 해준다. 올 한해에도 많은 추리소설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