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한번씩 블로그에 서평을 올렸던 역사책 중 일제강점기 관련 역사책 몇 권을 다시 꺼내어 읽었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암흑기와도 같은 바로 그 시대이다. 암흑기인 일제강점기를 그린 책은 크게 독립운동과 일제의 만행으로 나뉠 수 있는데, 이번에는 내가 소개하려는 책은 일제의 만행과 관련된 책이다. 이 역사책은 그 내용도 탄탄하거니와, 우리가 절데 잊어서는 안될 역사이기에 과거에도 여러차례 블로그에 소개했던 책이기도 하다.



물론 이 역사책들은 일제의 만행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보니, 가벼운 맘으로 읽기에는 그 내용이 너무 무겁다. 하지만 그렇다고 평생토록 모르고 살면 안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가해자인 일본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역사이다보니, 당시 피해자였던 우리마저 이 역사를 잊는다면, 지난날 일제의 만행은 없던일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혹시나해서 덧붙이지만, 난 반일을 하자는 이야기도 일본을 가지말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나만해도 시간만 되면 일본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고, NHK채널을 자주 보고, 일본원서를 자주 읽는 사람이니까. 그저 많은 사람들이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알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매번 무슨 이슈가 있을 때마다 갑자기 ‘반일’, ‘불매’를 들고 일어나서 씩씩거리다가, 어느 순간에 슉 가라앉아서 ‘반일이 무엇? 불매가 무엇?’ 하며 모르쇠하는 그런 상황도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어떠한 이슈로 인해 반일, 불매를 외치면서 누군가를 ‘매국노’라고 마녀사냥하는 행위는 정말-.. 일제와 다를바가 하나도 없다. 그렇게 누군가를 매국노라고 칭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애국자이고 깨끗한지 본인을 돌아봤으면 좋겠다. 과연 본인들은 일제의 잔재가 남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일본음식을 먹지 않고, 일본제품을 하나도 쓰지않는지, 경술국치일이 언제인지, 아니 경술국치가 어떤 의미인지는 아는지, 수백명의 독립운동가들 중 이름과 그의 행적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되는지, 매 국경일마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는지,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는지를 물어보고 싶다.



이렇게 쓸데없기 길게 말한 이유는 단 하나다. 저렇게 누군가를 탓할 시간에, 혹은 어떠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냄비처럼 들끓었다가 가라앉을 시간에, 차라리 한일근대사에 대해 정확히 알고 기억하기를 바란다. 눈앞에 있는 일본인들이 똥베짱 부리면서 자기네 조상들은 잘못없다고 말할 때, 왜곡으로 점칠된 역사를 배우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때, 그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요목조목 냉정하게 지적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대에도 곳곳에 남아있는 친일파들이 백년전 그 때처럼 기승할 생각을 못하도록 매섭고 날카로운 눈으로 감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1) 일본이 찾아낸 침략과 식민지배의 기록: 우리는 가해자입니다


지은이: 아카하타신문편집국 기자들

출판사: 정한책방



이 책은 일본 기자들이 기록한 책이다. 제국주의 시절 자기의 조상들이 어떠한 만행을 벌였는지 직접 보고, 듣고, 두 발로 뛰어가며 목숨 걸고 취재하여 남긴 기록물이다. 이 책 안에는 일본이 제국주의시절 자행한 모든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와 증언(녹취록)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 책의 서문은 이렇게 쓰여 있다.


​이 책은 침략 전쟁의 역사와 상황을 규명하고, 기자들이 한국, 중국 등에서 피해를 입은 현지 주민들로부터 직접 들은 증언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의 식민지 지배에 대해서는 1부 '청일/러일전쟁에서 패배 전까지의 51년'과 '한국병탄과 식민지 지배'에서 다룹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한 것은 청일/러일전쟁에서 일본의 주된 목적이 한반도의 국민과 자원에 대한 '강탈적 지배'에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과, 일본군의 개입/군사지배에 저항하며 일어난 동학농민혁명, 항일의병운동 등과 같은 한국의 민중 운동, 특히 3.1 독립운동이었습니다. 



한일 관계의 초점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위안부 피해자를 직접 취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군의 통제 아래 벌어진 수 많은 여성 인권 유린 행위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략)


실제로 천황 절대의 암흑 정치 세력에 의해 불법화된 당 기관지 <세스키>는 '조선 독립운동 3.1기념일 만세!', '일본, 조선, 대만, 중국 노동자/농민의 단결!', '조선의 토지를 조선의 농민에게!' 등의 구호를 내걸었습니다. 그리고 수 많은 우리의 선배들이 탄압받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투쟁은 미래를 향한 한일 두 나라와 두 나라 국민들의 우호에 있어서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고 확신합니다.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서. 부디 이 책을 읽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국 독자에게 전하는 글 - 아카하타 신문 편집국장>



이 책을 쓴 일본 기자들은 자기 조상들의 신념을 따랐다. 식민지배를 하던 민족이었음에도, 당시 식민지 노동자들의 편에 섰던 그 조상들의 신념을 말이다. 그래서 과거의 그 조상들처럼, 이들도 일제의 만행을 취재하는 내내 수많은 반대와 살해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일제의 만행을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



당시 식민지배를 당했던 조선과 우리 조상들. 백여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그 땅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식민지배 당시 일제의 만행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조상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고있나? 이 책을 읽다보면 머릿속에 이런 질문들이 떠다니기 시작한다. 가해국가의 기자들은 자국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책까지 내었는데, 당시 피해국가의 후손들인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 14살 때 강제 동원된 한국의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초등학교 일본인 교장과 헌병은 "정신대로 일본에서 일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여학교도 갈 수 있다." 라며 학생들을 속여 양씨 등 10명을 지명했습니다. 나중에 부모들이 반대한다고 하자, 교장은 "네가 안 가면 경찰이 너희 부친을 잡아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렇게 끌려가게 된 곳은 미쓰비시 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의 도우도쿠 공장이었습니다. 삼엄한 감시하에서 거대한 비행기 부품에 도장작업을 했습니다. 당시 페인트가 자주 눈에 들어갔던 탓에 지금도 눈이 아프다고 합니다. (중략) 양 씨는 일본이 패전을 맞은 뒤인 1945년 10월에 조선으로 돌아왔습니다. 급료는 받지 못한 상태였고, 한국 사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로 오해받았습니다. 정신대였던 것을 숨긴 채 결혼했는데, 남편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되자 "더러운 여자"라며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 P 100



-위안소를 전전하며, 김복동


김 씨가 14살이던 당시 마을의 구역장과 반장이 일본인과 함께 찾아와 "딸을 군복 만드는 공장에 보내라. 거부하면 반역자다" 라며 가족들을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끌려간 곳은 중국 광둥성에 있던 위안소였습니다. 일본군의 성 노예가 되어 하루 15명의 군인들을 상대해야 했습니다. 주말에는 50명이 넘었습니다. 5년간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을 전전했습니다. 외국에 가면 일본 정부가 이 문제를 이미 해결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이야기를 하면 다들 놀라면서 이대로는 안된다고 많이 공감해주십니다. 



-중국 후난성, 창지아오 학살사건


쟝야오메이 증언) 일본군이 창지아오에 왔을 때 쟝씨는 생후 1개월이 된 작은 딸과 집에 있었습니다. 세 사람의 일본군은 쟝 씨를 발가벗겨 이웃집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들은 부엌에 이불을 깔더니 당시 15살 정도이던 그 집 소년에게 쟝씨를 강간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호통을 들은 소년은 얼떨결에 쟝 씨를 덮쳤지만 공포로 떨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화가 난 일본군은 나무 막대기를 쟝 씨의 하반신에 쑤셔 넣고 30분 이상 고통을 주었습니다.


런더바오 증언) 일본군이 집에 들어와서 총검으로 런 씨의 머리를 가격하고 옆구리를 찔렀습니다. 다음 날 출산 예정이던 모친은 거동조차 힘든 몸으로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일본군이 총검에 2번이나 배를 찔려 태아와 함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본군은 이에 멈추지 않고 모친의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낸 뒤 총검으로 찔러 높이 내걸었습니다. 주변에 있던 동료 일본군들이 웃으며 박수를 쳤습니다. 



-정의감 강하던 아버지도 결국 가해자


고바야시의 차녀 노자키 요시코가 <아카하타신문>에 아버지, 고바야시 다로 당시 상등병의 일지를 제공했습니다. "가족으로서는 가해 사실을 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그러나 침묵하고만 있으면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되어버리잖아요. 괴롭더라도 진실을 말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중략)


난징점령 (1937년 12월) 까지의 행군과 일본 육군 최대 규모 작전인 '쉬저우 작전'의 경로를 기록한 일지입니다. "병사는 칼로 머리를 벤다. 토민(민간인)은 총살"등의 기술이 남아있습니다. 일지의 기술만 봐도 살해당한 민간인이 15명 입니다. (중략)


포로 살해 관련 일지에는 제16사단의 나카지마 게사고 사단장이 "돼지 같은 놈들은 주저 없이 죽여도 된다"고 명령한 내용도 적혀있습니다. (중략)


고바야시의 차녀 노자키는 고등학생 시절에 처음 일지를 읽었을 때, 기록되어있는 가해의 참상을 접하고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가족의 입장에서 볼 때는 늘 성실하고 정의감이 강했던 아버지였기에 더욱 무서웠고, 전쟁의 끔찍함 또한 통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베 총리는 중일전쟁이 침략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아버지의 일지를 보면 애초부터 침략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를 대신해 희생자 유족에게 사과한다고 바뀔 것은 없겠지만, 스스로 가해를 저질렀다는 진실과 마주할 수는 있겠지요. 이 일지가 평화를 위해 작게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2)분노하기 전에 알아야 할 쟁점 한일사


지은이: 이경훈

출판사: 북멘토



이 책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의 만행과 그 만행들을 왜 지금까지 풀지 못하고 있는지를 요목조목 밝히고 있다. 총 아홉가지 문제를 이야기 하고 있으며, 그 아홉가지가 바로 “일본군 성 노예, 강제동원, 사할린 한인, B·C급 전범, 야스쿠니 신사, 재일 한국인, 독도, 문화재 환수, 역사교과서” 문제이다.



이 아홉가지 문제를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하는 제일 큰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한일기본조약’이다. 1965년 박정희 정권 당시 한일국교가 정상화 되었는데, 이 때 체결한 ‘한일기본조약’이 바로 일제의 만행에 대한 면죄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일기본조약 제2조에는 1910년 8월 22일 이전에 체결된 조약·협정은 ‘이미 무효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 일본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강요된 한일병합 이전의 모든 조약이 무효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체결은 합법이었으나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무효가 되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 중략 … 청구권협정으로 일본이 한국에 제공한 무상 3억달러, 유상차관 2억달러의 성격에 대해서도 한국은 배상금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본은 ‘독립축하금’이라고 하여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한일 간의 재산·권리 등에 대한 청구권에 대해서도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되었음을 확인한다’라고 하여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에 따른 한국국민들의 개인청구권 문제를 모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일본군 위안부, 사할린 한인, 원폭피해자 문제 등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B·C급 전범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한국인들에 대한 피해보상에 관해서도 일본 측은 한일청구권협정을 내세우며 한국 측에 보상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졸속으로 체결된 재일한국인협정은 재일한국인의 법적 지위와 민족차별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였습니다. 어업협정에서는 독도문제를 협정문에 명기하지도 않았고, 문화재 협정에서는 협정 이후 새롭게 드러나는 일본인 개인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의 환수에 대해서 한국정부에 '기증되도록 권장'한다고 하여 이후 약탈당한 문화재 환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가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_ P 016



심지어 박정희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되었던 그의 딸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과 밀실협약을 맺기도 했다. 거기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은 사법농단과 재판거래등으로 무기한 연기되기도 했다. 이후 정권이 두 차례나 바뀌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변한 것은 없다. 아, 생각해보니 변한 것이 하나 있긴 있다. 당시 생존해계셨던 피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돌아가셨다는 것. 이제 정말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야 할 당사자인 피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몇 안계신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정부나 일본 정부는 변한 것이 없다.




3)학살의 기억, 관동대지진


지은이: 강덕상

출판사: 역사비평사


이 책을 쓴 사람은 얼핏 보면 한국인이지만, 사실은 일제강점기 당시에 태어난 황국신민이었다. 당시 지도상에 ‘조선’은 없었으므로, 그는 일본어를 쓰고 일본문화를 향유하던 일본인이었던 샘이다. 심지어 일본에서 살았으니, 조선에 대한 기억이나 향수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하지만 그의 뿌리는 어디까지나 조선이었다. 그런 그가 역사를 전공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한반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렇게 관동대지진에 대해 알게되었다. 그리고 당시에 있었던, 조선인을 상대로한 관동대학살을 마주한다.



저자는 책에서 이리 말했다. ‘왜, 어째서, 무엇때문에, 관동대학살의 피해국인 한국정부는 이 일에 대해 언급이 없고 무관심한건가?’. 



그래서 관동대지진과 관동대학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기록물을 찾아다니고, 증거, 증언 등 수 많은 자료를 모았다. 그리고 이 책에 실었다. 그 수많은 사진과 기록, 자료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심지어는 눈 뜨고 보기 힘든 일본인이, 조선인을 학살하는 사진들도 게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관동대학살을 샅샅히 밝힌 책이 발매되었어도, 슬프게도 한국 정부는 여전히 무관심하다. 심지어 관동대학살이 있었던 1923년 9월 1일에 일어난 관동대지진은, 그 의미가 바뀌었다. 2011년 3월 11일 원전사고를 일으킨 동일본 대지진으로 말이다.



내지인과 조선인을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말씨가 분명치 않은 자를 조선인이라 하고, 무리를 이룬 피난민을 보고서는 ‘불령선인’ 단체라고 속단했으며, 조선인 노동자가 고용주의 인솔하에 작업장으로 가는 것을 ‘조선인 무리의 습격’ 이라고 잘못 믿어리는 등의 사례가 많았다. 9월 2일 오후 3시경 자경단원이 고마고메 경찰서로 끌고가 폭탄과 독약을 소지한 조선인을 조사해본 겨로가, 폭탄이라고 한 것은 파인애플 깡통이었고 독약이라고 한 것은 사탕이었다. P 108



이처럼 불안에 떠는 일반 시민을 동원한 권력은 어떤 행동요령을 내렸을까? 앞서 살핀 것처럼 경시총감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요시찰인, 사회주의자, 조선인의 책동에 특히 주의하시오, 방화에 주의하시오” 등의 말을 했을 것은 분명하다. 일반 심니이 점점 더 암시에 사로 잡혀갈 때, 이런 종류의 예단이 실제로 원인 불명의 화재와 겹쳐 민중을 더욱 흥분시키면서 “방화다!”, “불 지르는 것을 보았다!”, “조선인이다!”라고 외치게 만들었다. P 113



지침으로 “일부 조선인과 사회주의자 가운데 불온을 꾀하는 자 있으니 저들에게 빈틈을 엿볼 기회를 주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은 군대·경찰과 협력하여 충분히 경계토록 할 것이며, 우물에 독을 투입하는 부녀자도 있으니 우물물에 주의할 것” 등의 지령이 있었던 것은 뒤에서 살필 사이타마현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그 당시 ‘조선이니 습격해온다’라는 전단지를 신문사 이름으로 게시했던 일도 있었다고 한다”. P 126



일본 국회의원 인 육군소장 쓰노다 고레시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집 부근에서도 매우 소란스러워 문밖으로 나가보았더니 무장한 군대가 있었다. 그리고 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적은 지금 하타가야 방면에 나타났다”라고 호령하고 있어 그 장교를 붙들고 “적이란 누구인가”라고 질문했더니 “조선인이다”라고 답했다. 내가 다시 “조선인이 어째서 적인가” 라고 묻자 “상관의 명령일 뿐 알지 못한다”라고 대답했다. P 181



지바가도로 나오자 1,000명 가까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조선인이 4열로 늘어서 있었습니다. 가메이도 경찰서에 일시 수용되어 있던 사람들입니다. 헌병과 군대가 얼마간 붙어 나라시노 방향으로 호송하는 중이었습니다. 물론 걸어서였지만요. 행렬에서 벗어나면 구타하는 등 포로처럼 다루었으며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중략)… 헌병은 2명, 병사와 순사가 4,5명이 동행했습니다. 그 뒤를 사람들이 우르르 뒤쫓아가면서 ‘우리 원수를 내놔라’ 하며 흥분하고 있었습니다. (헌병은) 군중들을 쫓아내고 조선인들을 목욕탕에 넣었지요. …(중략)… 군대와 수사는 뒷일은 알아서 하라는 듯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자, 이제 그 다음에는 베고, 찌르고, 때리고, 차고 … 총은 사용되지 않았지만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P 278



4) 흔들림없는 역사인식


지은이: 다카자네 야스노리

출판사: 삶창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다. 맨 위에 소개한 일본 기자들처럼, 이 책의 저자도 일제의 만행을 파헤치기 위해 당시 식민지배의 피해자들의 곁에 서서 목소리를 냈던 사람이다. 뿐만아니라,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올바른 역사 인식을 지니기 위한 역사윤리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역사왜곡이 만연한 일본에서, 일본인이 이런 책을 출간했다는 사실은 놀랍기도 하지만, 어느 한 편으론 부럽기도 하다. 과거에는 남의 일이라 생각된 역사왜곡이, 실은 우리나라 안에서도 자행되고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보고 있노라면, 대체 일제와 우리가 다를게 뭐가있나 싶기도 하니 말이다.


일본의 근대사를 둘러싼 역사 인식이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최대 논점은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입장의 대립으로 볼 수 있는데, 사실의 검증과 교육을 중시하는 사고방식 대 사실 검증에는 관심이 희박한 채 근대를 미화, 정당화하는 데 중점을 둔 입장이다. 전자는 후자를 역사 왜곡이라 비판하고, 후자는 전자를 자학사관이라 비판한다. 이러한 대립은 역사교육에 중대한 영향을 주었다.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전자는 점차 축소되고 후자 쪽이 증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따라 강도의 차이는 있으나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교육함으로써 현대를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역사교육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흐름은 제2차 아베정권에 의해 한층 강화되고 있다. p 035



역사윤리란 ‘역사에 책임을 지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역사 용어로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개념으로서는 전혀 드물지 않다. 역사상 자주 볼 수 있고 국제 관계에서 많은 국가가 역사윤리의 과업을 다해왔다. (……)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인간의 길’에 어긋나는 행위가 없었는지를 따져보고, 만일 있다면 반성하고 사죄와 배상, 처벌 등의 과정을 통해 청산할 의무가 발생한다. 또 항상 이 ‘역사윤리’를 의식하며 정치와 사법에 임해야 한다는 뜻도 포함한다. p 036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의 책임을 묻는 이른바 전후 보상문제에 대하여, 일본 정부는 국가 간의 ‘해결’이 끝났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완전히 무시했다. 하지만 ‘해결이 끝난 문제’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핑계에 불과하다.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고, 국가 간에도 배상을 한 것이 아니라 한일 경제협력협정을 맺고 청구권을 방기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피해자의 배상 청구를 모조리 거부했다. 그런 까닭에 배상 청구는 사법의 장에서 다툴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사법 역시 하급심에서 드물게 원고가 승소하는 일은 있어도 최고재판소에서는 전부 패소 확정을 강요받았다. 사법이 정치권력을 추종하는 소위 어용 기관이 된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p 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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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이솝우화 - 삶의 자극제가 되는
최강록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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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 아주 어린 시절 읽었던 책이다. 그냥 어렸을 때도 아니고, 한창 동화책을 보던 코흘리개 시절말이다. 그래서 이솝우화는 당연이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머리통이 커진 이후로는 더더욱 읽어볼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이솝우화의 ‘이솝’이 저자라는 것도 몰랐다. 거기다 이솝우화가 고전소설 이라는 인식도 없었다. 그정도로 나에게 이솝우화는 그저 어린아이들이 읽는 책이었고, 앞으로도 읽을 일이 없던 책이었다. 




이솝우화에 대한 나의 인식이 저 정도였기에, 이 책을 받았을 때는 좀 반신반의 했다. 어른들을 위한, 어른을 독자로한 이솝우화라, 어른에게 이솝우화게 무슨 의미가 있나? 그래도 도움이 되겠지? 라고 생각하며, 이 책 「삶의 자극제가 되는 발칙한 이솝우화」를 읽기 시작했다. 



※이솝에 대해서


『이솝우화』의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아이소포스(기원전 620년~564년)’입니다. ‘이솝’은 아이소포스의 영어식 발음이죠. 그에 관해 알려진 정보는 매우 적습니다. 입담은 재치 있었으나 외모가 흉측스럽고 말을 더듬었따는 설이 있습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따르면, 이솝은 도시 국가인 사모스 시민 이아드몬의 노예로 이야기를 잘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어 주인을 많이 도와줬다고 합니다. 훗날 자유인이 된 그는 각지를 돌아다니며 지혜가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환영을 받았으나, 그를 질투한 델포이의 시민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 전해집니다. 그가 남긴 우화는 구전으로 전해지다가 후대에 문서로 만들어졌습니다. 노예 출신이었으니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의 저자 중 신분이 가장 낮은 사람이었던 거죠. 그래서인지 그의 우화는 매우 실제적입니다.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도덕적인 교훈만 담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칠고 잔인하며 처절하기까지 한 현실적인 이야기가 많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사형 집행을 앞두고도 탐독했을 정도니까요. p 007~008



놀랍게도 태초에 이솝우화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고전이 아니었다. 이솝이 만든 우화는 이솝이라는 노예가, 생존을 위해서 자신이 쓸모를 알리는 수단으로 사용한 도구였던 것이다. 처음부터 이 우화의 독자는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었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서 잔혹한 마더구스나 그림형제 이야기가 어린이 동화가 되었듯, 이솝우화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가 되었던 것이었다.



이솝의 배경을 알고나서야, 저자가 이 책의 책머리에 쓴 이솝우화에 대한 말이 이해가 되었다.


정치인이 읽으면 예민한 민심을 포착하는 심리서로, 


사업가가 읽으면 세상의 흐름을 짚어내는 경영서로, 


종교인이 읽으면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로, 


교육자가 읽으면 배움의 이치를 깨닫는 교과서로…


 


그저 동물들이 나오는 이야기라, 막연하게 아이들의 동화책이라 생각했던 이솝우화는 놀랍게도 일종의 풍자소설이었다. 노예였다가 훗날 자유인이 된 이솝은 분명 갖은 고생을 했을 것이고, 살면서 만났을 수 많은 인간들을 만났을 것이다. 특히 노예 때 만난 인간들, 자유인이 되어서 만든 인간들, 바운더리가 다른 인간들을 수 없이 만났을거고, 자신이 보아온 인간들의 삶을 이야깃거리로 만든 것이 아닐까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솝의 이야기를 말그대로 ‘인간’에 빗대서 해설한다. 정확히는 인간의 ‘군상’, ‘심리’등을 통해서 말이다. 저자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여서 그런건지,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인물 군상들이 이솝우화에서, 저자게 해설해주는 여러 일화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이솝우화는 그저 아이들의 동화책이 아니었다. 아주 오래된 고전인 동시에, 살면서 있을 법한 여러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해주는, 어른을 위한 이야기책이었다.




 




이 책은 여러 이솝우화를 총 4개의 챕터로 구분했다. 각 챕터 속에서도 또 여러 소주제가 있어서, 내가 원하는 이야기만 골라 읽는 것도 가능하다.



1. 내 마음의 주인이 되는 이솝우화: 불안


2. 좀더 성숙한 어른을 위한 이솝우화: 성장


3. 전환점을 마련하고 싶을 때 이솝우화: 성숙


4. 복잡한 삶이 홀가분해지는 이솝우화: 활기




아래는 이 책에 실려있는 이솝우화와 저자의 해설을 일부 발췌하였다.




▶내가 먼저 물러나는 건 결국 나를 위한 일이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두 염소



실제로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이나 시골 마을 오솔길 혹은 외진 산자락에 난 협로에서 마주 오는 차와 맞닥뜨리면 곤란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어느 한쪽이 두 차가 비켜갈 만큼 넉넉한 공간이 나올 때까지 뒤로 물러나줘야만 평화롭게 해결이 날 수 있습니다. 두구든 먼저 양보하는 게 가장 빨리 가능 방법입니다. 그런데 왜 이게 어려운 걸까요? 비단 운전만이 아닙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또는 각종 단체나 모임 등에서 나와 타인 사이에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질 때가 많습니다. p 063



‘양보하면 지는 거야.’,  ‘여기서 물러서면 나만 바보 되겠지?’, ‘조금만 더 버티고 밀어붙이면 내가 이길 수 있어.’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이런 생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인관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두고 승부를 가리는 게임 혹은 승패가 판정나는 경기로 생각하는 것이죠. ‘양보=패배’, ‘고집=승리’라는 편견에 사로잡혀있는 것니다. (…) 손해보고 싶지 않는 마음, 양보를 꺼리게 만드는 심리를 ‘손실회피편향’ 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대부분 내가 얻게 될 이득보다 내가 보게 될 손해에 더 주목하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이득으로 인한 기쁨보다 손해로 인한 두려움이 크다는 것이죠. 기쁨은 순간이지만, 쓰라린 기억은 상당히 오래갑니다. p 064~065



내가 먼저 물러서고 양보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면, 지금 당장 손해인 것 같아도 결국은 그 영향이 내게 긍정적 결과로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두 염소 중 한마리가 이렇게 말했더라면 어땠을까요?


“내가 뒤로 물러날 테니 네가 알고 있는 맛있고 싱싱한 풀 있는 곳 한 군데를 알려줄래?” 


그랬더라라면 맞은편 염소도 이렇게 대답하지 않았을까요?


“좋아, 알려주지. 그리고 다음에 외나무다리에서 또 만나면 그땐 내가 먼저 물러날게.”


두 염소 모두 죽지 않고 맛있고 싱싱한 풀을 나눠 먹는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작은 것 하나를 더 얻으려다 큰 것까지 전부 잃게 되는 건 알량한 이기심과 욕심 때문입니다. p 066~067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개구리와 황소



우화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새끼 개구리들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엄마 개구리의 눈물겨운 모성애는 한편으로 이해되는 측면도 있으나 아무리 그래도 개구리가 황소만해지려 했다는 건 용기보다 만용에 가깝습니다. 전혀 근거 없는 잘못된 믿음을 ‘망상’ 이라고 합니다. 상황이나 사태를 잘못 해석해 갖게 된 지각이나 경험을 두루 포함합니다. p 126



엄마 개구리는 자신이 황소처럼 커질 수 없단느 사실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새끼 개구리들의 기대와 응원을 받으며 ‘그까짓 것 왜 못해?’, ‘그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지.’ 하고 한껏 부풀려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과대망상에 빠진 것이죠. 그런 다음 헤어나지 못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이런 증상은 열등감, 패배감, 불안감 등을 보상하고자 노력하다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보상받기 위해 현실을 왜곡시키고 강하게 믿으면서 결국 현실 감각을 잃어버리는 것이죠. p 129



과대망상을 치료하려면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며 현실을 직시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평소 현실 감각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고민과 걱정은 적정한 선에서 멈춰야 하며, 적당한 자신감은 필요하지만, 지나친 자만심은 경계해야 합니다. 과대망상에 빠진 사람이 가족이나 친구 혹은 동료일 경우 지나치게 나무라거나 야단쳐서 고쳐보겠다고 나서는 건 위험합니다. 그가 과대망상에 빠지기까지 겪어야 했던 쓰라린 열등감, 깊은 패배감, 힘겨웠던 불안감 등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진정한 공감과 위로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p 131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깊이 공감하는 태도: 고깃덩어리를 입에 문 개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다른 개라고 착각해 입에 문 고깃덩어리를 뺴앗으려다 자신의 고깃덩어리마저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개에 관한 우화입니다. 이 이야기를 읽거나 들으면 누구나 개의 어리석음에 혀를 찹니다. 그리고 과도한 욕심을 경계하죠.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 나 자신을 돌아보면 어리석은 개처럼 과도한 욕심과 지나친 탐욕에 사로잡힐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p 166



없어서 소유를 갈망하는 게 아닙니다. 충분히 있지만, 타인이 가진 게 더 좋고 멋지고 탐스러워 보여 그것까지 다 갖고 싶은 욕심을 내는 겁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심리로 개인이 불행에 빠지고, 가정에 불화가 생기며, 사회에 불안이 잉태됩니다. 부족과 부족,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 사이에 다툼과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 내가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 하기에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내가 장남아니까, 내가 모셨으니까, 내가 제일 친하니까, 내가 제일 가난하니까 더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이유는 차고 넘치지만, 속내는 욕심 뿐 입니다. p168



정신분석학에선 자신에게 지나치게 애착을 갖는 태도를 ‘나르시즘’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리비도(인간의 생물학적인 성적 에너지)의 대상이 되는 겁니다. 우리말로 ‘자기애’라고 번역합니다. p 169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내가 아닌 타인과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와 태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긴 하지만, 내 부족한 점을 깨닫고 인정하며 늘 겸손한 자세를 갖추는 건 오랜 훈련과 연단이 필요한 일입니다. 과도한 욕망과 탐욕을 내려놓고 현재에 자족할 줄 아는 지혜 역시 쉽게 얻어지지 않습니다. p 171



‘소탐대실’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작은 걸 탐하다가 큰 손실을 당한다는 뜻이죠. 내 재주와 노력과 능력과 분수 이외의 것을 과도하게 욕심내거나 지나치게 추구하다 보면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자족할 줄 아는 게 행복한 인생을 사는 지혜입니다. p 172



다시금 깨닫는다. 이솝우화는 어린이 동화책이 아니라, 삶의 이치와 깨달음을 담고 있는 고전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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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나 365일, 챌린지 인생 문장 - 1년은 사람이 바뀔 수 있는 충분한 시간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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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어김없이 하루 1 페이지씩 읽어나가는 책을 읽어버렸다. 물론 책의 모토와는 달리, 하루만에 다 읽었다는게 함정이지만.




이 책 「하루하나 365일, 챌린지 인생문장」은 방대한 양의 독서를 한 저자가, 지금까지 만난 책 속의 명언들을 하나 둘 모아두었다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보따리를 풀 듯이, 그 많은 독서명언들 중에서 추천하고픈 365개의 명언을 선정하여 이 한 권에 꽉꽉 담았다. 뿐만 아니라 명언과 함께 독자로 어떤식으로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첨언을 실었다. 책 제목만 봤을 때는 독서 명언집 정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읽고보니 이 책은 자기계발서였다. 자기계발서는 자기계발서 이상의 매력이 없으면 잘 안읽는 편인데,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자기계발서 이상의 매력이 있었다. 그 매력은 바로 독서명언!



어쩌면 누군가는 평생토록 읽지 않았을 책 속의 명언 한 줄, 그 명언들이 이 책 덕분에 세상 밖에 나온 것이다. 무엇보다 ‘누군가는 평생토록 읽지 않았을’은- 바로 나다. 정말 내가 평생토록 읽지 않았을 법한 책의 존재가,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충격적이게도 이 책에 나온 수많은 명언을 품은 책들 중, 내가 읽은 책은 단 한 권이다. 그 단 한권은 박종인 기자님의 「행복한 고집쟁이들」. 자타공인 박종인 기자님 팬이다보니, 기자님의 저서는 거의 다 가지고 있는 편이다. 뭐랄까, 기자님이 쓴 한 줄이 나 뿐만 아니라, 이 책 저자의 마음도 울렸던 것이다. 역시 달라!(전지적 더쿠마인드ㅋㅋ)



흠흠흠. 결과적으로 이 책 속의 독서명언들은 내가 읽은 책 단 한 권을 제외하면, 내가 읽지 않은 책들의 명언들이다. 덕분에 난 이 책을 독서명언, 자기계발서로 보기보다는 ‘어떤 책을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적어도 이 책 속에 실린 수 많은 책들은, 저자가 믿고 추천하는 그런 책들일테니까. 


그러다 문득 머릿속에 스쳐지나간 생각이 있었다. 이 책의 저자도 나 못지 않게 독서편식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보아하니 이 책 「하루하나 365일, 챌린지 인생문장」 속에 실린 수 많은 명언들이 나온 책들은, 대다수가 자기계발서다(저자의 독서편식..?). 아 물론! 이 책에 제목이 실린 자기계발서들은 베스트셀러에 손꼽히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대표적인 자기계발서 추천도서다(특히 직장인들에게). 나 역시도 제목들은 거의 다 아는 책들이었으니까. 거기다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대체로 성공/자기관리/경영/리더쉽/처세 관련한 자기계발서들이 많아보였다. 직장인들이라면 한 권 이상은 읽었을 법한, 회사 추천 도서로 억지로 읽었을 법한 책들도 있어보였다. 우리 회사 독서통신에도 있는 책들이 꽤나 많기도 했고. 물론 나 역시 이 책들 중 일부는 읽어보려고 손까지 댔으나, 완독은 못했다(이건 아무래도 내 독서편식 성향때문인듯T_T). 여튼, 이 책 덕분에 조금이나마 그 책들의 속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되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것에 만족을 표하고 싶다.



이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명언들을 구분해놨다. 


1. 운명에 맞서 개척하는 인생, 도전의 계절

2. 달콤한 환상 꿈같은 사랑, 열정의 계절

3. 어떨 때는 배반하는 인생, 인내의 계절

4. 흐르는 시간 영원한 사랑, 이성의 계절



뭔가, 챕터만 봤을 때는 굉장히 감성적(?)인 듯한 느낌이 들지만, 꼭 그렇지많도 않다. 특히나 잊을만 하면 나오는 뼈를 때리는 듯한 문장들은,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아참참!! 이 책 초입에는 사용설명서가 있다. 뜬금없이 왠 사용설명서인가? 싶을지도 모르지만, 사용설명서가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보통 1일 1페이지 읽는 책들은 대충 읽고 덮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그런 단점을 보완하기라도 하듯 ‘챌린지 미션’을 숨겨놓았고, 그 미션 달성을 위한 사용설명서를 책 속에 실은 것이다. 덧붙이자면, 이 미션은 일종의 출판 이벤트다. 미션완수 후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상품★도 있다. 이 책의 미션, 즉 사용설명서 내용은 생각보다 쉽다. 



매 페이지, 그러니까 한 주제당 세 개의 체크박스가 있는데, 이 체크박스들은 이 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읽게 하기 위한 수단이다. 세 개의 체크박스는 ‘읽기’, ‘결심하기’, ‘인생문장’ 으로 구분되어 있다. ‘읽기’ 는 말 그대로 읽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며, ‘결심하기’는 해당 주제를 읽음으로써 내 마음상태의 변화에 대해 체크하는 것이고, ‘인생문장’은 이 책에 실린 365개의 문장 중 유독 맘에 드는 문장을 체크하는 것이다. 인생문장 체크까지 끝났다면, 이 책 마지막에 실려있는 <부록>에 본인이 선정한 인생문장 중 20개를 선정해서 필사를 하고, 이를 출판사에 인증하는 것!



하지만 난.... 책은 깨끗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옛날마인드를 가진 사람인지라(메모조차도 안함) 미션완수는...포기하는 걸로^_T.


미션 완수는 못하지만, 그래도 기록삼아 내 뼈를 때리고,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그런 문장 몇가지를 옮겨본다.




▶ DAY16 어떤 대가를 치를 것인가


좋은 습관을 지키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때론 쾌락과 기회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_그레첸 루빈>


과정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란 쉽지 않은 대가를 요구하죠.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당장은 쉬운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선택에서 등을 돌려야 비로소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달라지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를 것인지 생각해보세요. 결과만을 원하지 말고 그 과정을 받아들이세요. p 029



▶DAY21 지속성의 힘


꾸준한 지속성이 실력입니다. <나를 천재로 만드는 독서법_서상훈>


꾸준하다는 말은 무엇일까요? 꾸준함과 동일어는 매일매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매일에 충실할 수 있을 때 실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지속성은 쉽게 갖출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꾸준한 노력과 주의를 기울여야 얻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매일 약간의 고통을 뛰어넘어 실천할 수 있다면 당신도 당당한 실력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p 034



▶DAY39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물처럼 사는 인생이 가장 아름답다. <도덕경_노자>


물처럼 사는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 의미는 바로 낮은 곳을 향해 흐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들은 낮은 자리를 싫어합니다. 하지만 물은 기꺼이 그 낮은 곳을 향해 흐르죠. 낮은 곳을 향해 흐르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바다가 넓은 것은 모든 물을 포용하기 때문이죠. 오늘은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너그럽게 타인의 실수를 용서해보세요. p 052



▶DAY58 제물되지 않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증명하려는 순간 그들의 제물이 되기 쉽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_웨인 다이어>


인정 욕구는 부모의 재롱 욕구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하면 부작용이 발생하죠. 모든 행위의 기준이 나의 만족이 아니라 남의 만족이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부터는 남에게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눈치보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해보세요. 충만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p 071



▶DAY82 최악을 가정하라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고 있으면 막상 일이 닥치더라도 견뎌낼 수가 있다. <거래의 기술_도널드 트럼프>


우리는 긍정적인 사고를 무조건 좋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사고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사고 역시 중요합니다. 그것은 일의 거래에서 특히 필요한 일이죠. 최악의 경우의 수를 예상하면 상황이 나쁘게 흘러가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최악의 경우부터 예상하세요. 당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테니까요. p 095



▶DAY93 친구라는 착각


회사에서 같이 근무하는 동료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 혼자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커리어 독립 플랜_김경옥>


사람들과의 관계 설정은 처음에 어떤 사이로 시작했느냐가 아주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물론 우정이 사랑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회사 동료가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는 친구가 될 수도 있죠. 하지만 친구가 연인이 되는 것보다 회사 동료가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회사 동료가 나를 배신하더라도 덤덤하게 이겨내세요. p 107



▶DAY101 공짜는 없다


자신감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피나는 노력으로 기본기를 채워갈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다. <잠깐 멈춤_고도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을 보면 부럽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나 궁금합니다. 하지만 그 자신감의 밑바탕에 얼마나 많은 연습과 노력이 있는지 알고 나면 그렇게 부럽지만은 않을거에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실력이 있습니다. 수많은 연습과 노력으로 땀방울을 흘렸기에 얻을 수 있는 실력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실력을 쌓기 위해 분투하는 노력을 배워야 합니다. p 115


▶DAY113 투자의 본질


자산을 늘리는 힘은 현재 시장의 분석이 아닌, 더욱더 폭넓은 세계사 지식의 ‘축적’과 ‘응용’이라는 사실이다. <최고의 투자자는 역사에서 돈을 번다_ 쓰카구치 다다시>


역사의 흐름을 알면 돈을 버는 방법은 저절로 보입니다. 아시아 금융 위기 때 막대한 부를 거머쥔 조지 소로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때 150억 달러라는 엄청난 수익을 올려 유명해진 존 폴슨은 하락 국면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성공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힘은 바로 거시적 안목으로 현재를 분석하는 힘, 즉 ‘세계사관’에 있습니다. 오늘부터 세계 경제 뉴스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p 127



▶DAY119 손이 없는 삶 속에서


손이 없는 대신에 사랑을 알았고, 마음의 변화를 가져왔고, 새롭게 살게 되었다. <행복한 고집쟁이들_박종인>


소금장수 강경환 씨는 손이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손이 없다는 것에 대해 절망하지 않고 세상에 감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손이 없는 대신 사랑을 알았다는 말은 그의 깨달음을 나타냅니다. 손이 없는 삶 속에서 그는 한결 성숙해질 수 있었고 다른 사람을 바라볼 수 있었고 한 번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부터는 인생에 닥친 불행을 불행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내 마음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 한 걸음 더 나아가세요. p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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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한자력 - 1일 1페이지, 삶의 무기가 되는 인생 한자
신동욱 지음 / 포르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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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독서편식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안읽는 분야의 책이 있으니 그게 바로 자기계발서다. 사견이지만..자기계발서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준다고는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조금이나마 성공했다거나 혹은 자신의 위치에 만족해하는 사람들이 쓰는 자기자랑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진짜로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도 분명 있다. 지금 리뷰하려는 자기계발서처럼. 뭐, 여튼 대체로 정말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는 생각보다 드물고, 찾기도 힘들뿐더러 무엇보다 대다수의 자기계발서들은 대부분 비슷하다보니 자기계발서를 잘 안읽게 된다. 하지만 오늘 리뷰하는 자기계발서 「어른의 한자력」은 앞서 살포시 이야기했듯, 진짜로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다. 특히 문해력, 어휘력이 떨어지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더더욱. 거기다 직장생활을 하는 2030세대라면 더더더더더욱!!



가끔 서평을 쓸때마다 이따금씩 ‘문해력’에 대해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아마도. 요즘 젊은 친구들은 문해력이 부족하다는 뉘앙스의 내용이었던것 같다. 예를 들자면 ‘사흘나흘’을 모른다던지, ‘심심한 사과’를 모른다던지, ‘금일, 차주’를 모른다던지 뭐 그런거? 심지어는 뉴스에서도 요즘 젊은 세대들이 문해력, 어휘력이 부족하다며,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문해력 부족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글쎄, 과연 그럴까? 나만해도 회사에서 문해력 부족한 동료들을 여럿 보았다. 심지어 회사메일, 상부에 보고하는 기안문 등등등 혀를 내두를 정도의 문장들이 많았으니까. 정말 다양한 사례가 있지만, 할말하않이다. 정말로....왜! 어찌하여!! 유독!!! 젊은 세대에서 문해력, 어휘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걸까? 심지어 나도 젊은 세대인데?



나와 같은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문해력, 어휘력 부족 문제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봤다. 결론은 금방 나왔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독서가 부족하고, 한자를 잘 모른다는 것. 우리가 기성세대라 부르는 세대들은 지금과는 달리 한자가 중요한 사회였기에(신문에 반 이상이 한자였을 정도), 젊은 세대처럼 독서가 부족하다고 한들 지금처럼 사회적 논란이 일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다르다. 과거와 달리 한자의 위치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뿐만인가? 학교 정규수업에도 한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일상생활에서 한자로 된 단어를 쓰는건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다만 한자가 아닌 한글로 쓸 뿐. 여기서 이미 어휘력이 뚝 떨어진다. 만약 한자의 뜻을 모른다면? 앞뒤 문맥 또는 상황에 따라 판단 또는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라도 있어야 한다. 문해력이다. 하지만 이런 능력은 독서로 향상시켜야 하는데, 요즘 젊은세대들은 숏폼 같은 영상 매체들의 발달로 인해 독서를 안한다. 여기서 문해력도 뚝 떨어진다.



그렇게 어휘력, 문해력이 뚝 떨어진 채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직장생활을 하기 시작한 세대가 바로 지금의 젊은 세대다. 어휘력, 문해력이 떨어지니 직장생활에 알게모르게 어려움이 생길게 분명할테고. 그런 어려움을 타파해보고자 책이란 것을 읽어보려고,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있는 자기계발서를 고른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라는 자기계발서마다 하는 말들은 거의 비슷하고, 그렇게 책을 덮어버린다. 아마 수많은 20대, 30대들이 반복하는 상황이 아닐까?



그런 그들에게 난 이 책 「어른의 한자력」을 추천하고 싶다. 제목만 봤을 땐 자기계발서가 맞나? 싶을지도 모르는데, 일단 표면적으로는 자기계발서가 맞다. 하지만 흔한 자기계발서와는 시작부터 다르다. 제목에서 눈치챘을 지도 모르지만, 이 자기계발서는 ‘한자’에서 직장생활, 사람과의 관계 등 인생의 해답을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책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으면서, 한자도 공부하고, 한자에 담긴 속 뜻까지도 생각하게 한다. 이런 건 그 어떤 자기계발서에서도 하지 못한 일이다.



책 부제가 ‘1일 1페이지, 삶의 무기가 되는 인생 한자’인 만큼, 하루 한장씩 끊어 읽으면서 한자를 눈에 익혀도 좋다. 물론! 이 책은 어디까지나 자기계발서다. 한자책이 아니라. 다만 한자에서 인생의 길을 찾는 것 뿐이다. 그래서 한 편당 마지막 장에는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매번 다른 질문을 던진다.



저자가 한자에서 어떻게 인생의 길을 찾아가는지, 아래에 일부 발췌해본다.



노동을 의미하는 ‘勞’는 ‘熒(등불 형)’ 밑에 ‘火(불 화)’ 대신 ‘力(힘 력)’을 넣은 한자다. 등불(火) 2개 아래 밤 늦게까지 힘써 일하는 일꾼의 노고를 보여주는 듯 하다. 고대 사회에도 우리네 직장인들처럼 야근이 잦았나 싶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 지금은 주 52시간 제도가 법제회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에서 근무 시간이 가장 긴 축에 속한다. 동시에 노동 생산성은 매우 낮다. 熒을 켜고 늦게까지 오래 일하면 잘한다고 칭찬받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따. 낮이든 새벽이든, 사무실이든 카페든, 시간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회사가 기대하는 성과를 충분히 이루면 일을 잘하는 것이다. 회사를 위해 있는 힘껏 力을 다하되, 반드시 熒을 켜고 밤늦게까지 일해서 만든 결과일 필요는 없다. 주어진 몫만 제대로 잘 해내면 1시간을 일하든 10시간을 일하든 충분한 보상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정상적인 회사고 정상적인 사회다. p 026



형식을 의미하는 한자, ‘形’은 ‘幵(평평할 견)’과 ‘彡(터럭 삼)’이 합쳐진 모습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한자는 幵이다. 두개의 ‘干(방패 간)’이 나란히 그려져 비슷한 모양임을 표현하면서 ‘모양’이란 뜻이 생겼다고 한다. 이 한자를 보면 쌍방이 서로 같은 것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매개가 형식이란 생각이 든다. 누군가 干이라 말했는데 상대방이 千(일천 천)이라 알아들으면 이해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다. 상대방도 똑같이 干이라고 이해하도록 돕는 수단이 바로 형식이다. 형식이 중요한 이유는, 보고서의 본질이 결국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형식에만 집착하면 안 되지만, 본질만 보라며 형식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도 좋은 자세는 아니다. p 066


고등학생들이 담배 심부름을 거절한 할머니에게 폭언하고 조롱하는 영상이 국민적 공분을 샀던 사건이 있다. 어른 공경의 차원을 떠나 사람에 대한 존중이 사라져가는 시대임을 실감한다. ‘공경(恭敬)’은 ‘공손히 섬긴다’라는 의미이다. ‘恭’은 ‘共(함께 공)’과 ‘忄(마음 심)’이 합쳐져 ‘함께 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인간이라면 공손해야 한다. 상대방이 아이든 어른이든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가져야하는 마음이다. p 106



어른이 되면서 스스로 ‘덜 상처 받는 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그리고 내가 찾은 방법은 이것이었다.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 ‘원래 그런 것’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들이 있다. ‘자연(自然)’이란 단어에 쓰인 한자 ‘然’도 그중 하나다. 이 한자는 만들어진 과정이 좀 특이하다. ‘犬(개 견)’, ‘肉(고기 육)’, ‘火(불 화)’가 결합한 모습인데, 그대로 해석하면 개고기를 불에 구워먹는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 개를 구워먹는 게 너무 당연해서 이 한자가 생긴 것이 아닐까 싶다.(…) 한자의 유래로 본다면 ‘그러려니’ 한다는 것은, ‘이건 그냥 개고기 구워먹는 정도의 일이야. 누구나 그렇게 하니까’로 치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런 일을 당하는 개에게 안타까운 심정을 가져 본 일이 있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스스로 둔감해지는 동안, 다른 누군가의 상처에도 둔감해지지는 않았는가? p 185


누구나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잠시 행복했던 오늘이 지나면 내일의 고민이 또 생긴다. 힘든 시간을 거쳐 잠시 행복했다가, 다시 힘든 시간이 반복되는 것이 인생의 본질이 아닐까. 오늘 찾아온 행복은 오늘 잠시 허락될 뿐이다. ‘다행’이나 ‘행복’의 뜻을 가진 ‘幸’이란 한자 유래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 지만, 내 눈에는 ‘辛’ 위에 ‘十’이 쓰인 것 처럼 보인다. 노예 표식을 새기는 도구 모야에서 유래했기에 辛에는 ‘괴롭다’, ‘고통스럽다’는 뜻이 있는데, 열 번이나 반복되어야 비로소 幸이 된다. 인생은 잠깐의 행복을 위해 그보다 훨씬 지난한 고난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p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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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2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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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두번째 편이 나왔다. 이번 전쟁의 주제는 #중동전쟁. 뭔가 예상외였다. 첫번째 편이 병자호란이었어가지고, 난 당연히 국내 전쟁사가 나올 줄;; 생각해보면 <토크멘터리 전쟁사>만해도 국내 전쟁뿐만 아니라 외국 전쟁까지도 총 망라했었으니, 당연히 외국의 전쟁이 나올 거라 생각했어야 했는데...ㅋㅋㅋ 뭐 여튼, 갑작스런 중동전쟁이라 당황했지만, 중동전쟁도 흥미로운 전쟁사 중 하나니까!




아유 근데, 임용한 교수님 또다른 신간 「세계사를 바꾼 전쟁의 고수들」도 아직 못읽었는데, 허허허허. 뭐... 뭐든 읽으면 되니까..하하하.허허허.


나한테 중동전쟁은 꽤..... 거리가 먼 주제라서 잘 모르는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왠걸. 은근 이런저런 세계사책을 자주 읽다보니 중동전쟁에 대해 얻어걸린 내용들이 머릿속에 고스란히 착착착! 덕분에 이 책을 읽는데도 막힘없이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중동전쟁에 대해 배경지식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읽어도 전혀 문제 없는 세계사책이긴 하지만, 난 뭐랄까. 한국사를 제외한 세계사는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세 번 보고 이러는 편이다. 그래야 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번 봐야 중요한 인물들의 이름이 눈에 잘 들어온다. 예컨데 이 책 「중동전쟁」에선 이스라엘 쪽 중요 인물인 벤구리온, 메나헴 베긴 ... 같은 뭐 그런 이름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쓰잘데기 없는 TMI.




중동전쟁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유대인들이 국가를 세우기 위해 아랍국가인 팔레스타인과 벌인 전쟁이다. 공식적인 전쟁의 승리는 당연히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세운 유대인 사회다. 근데...이게 쉽게 말하기가 참 어렵다. 중동전쟁 자체가 총 4차례나 일어났기 때문이다. 네 번의 중동전쟁은 유대인 사회가 팔레스타인 땅을 일부 뺏어서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건설한 것에 국한되지 않고, 더 많은 팔레스타인 땅을 ‘이스라엘’ 땅으로 확장시켰다. 즉, 중동전쟁은 유대인들의 팔레스타인 땅 따먹기라고 해야할까?



어찌보면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돌 빼내는 형국인데, 이게 또 그렇게만 보기에도 어렵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처음 가나안(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땅)에 먼저 살았던 사람들은 히브리인(유대인)이다. 아 물론 히브리인 역시 이집트에서 박해받다가 가나안으로 넘어오면서, 가나안 원주민을들 쫓아내고 점령한 것이긴 하다. 어찌되었든 그렇게 가나안에서 잘 살다가 여러 이유로 가나안에서 쫓겨나서, 우리가 아는 영원한 이방인, 유대인이 된 것이다. 



히브리인의 왕국 이스라엘과 유다는 아시리아의 신바빌로니아왕국에 의해 멸망했다. 그 뒤로 유대인 자치령은 있었지만, 왕국은 완전히 소멸되었다. 이 땅은 필리스티아인의 이름을 따서 팔레스타인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유대인은 나라를 잃고 세계 전역으로 흩어졌지만, 놀랍게도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했다. p 022



※이집트에서 박해받던 히브리인은 가나안으로 도착. 가나안 원주민을 쫒아내고(!) 도시를 세웠으나 이스라엘(사마리아인)과 유다(유대인) 두 왕국으로 갈라지고 결국 나라가 사라짐. 현재는 ‘히브리인=유대인’으로 정착.



유대인을 유대인으로 만든 특별한 조항은 바로 ‘토지 소유 금지’ 였다. 이것이 유대인을 영원한 이방인으로 만은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 토지를 소유할 수 없으니 농사도 지을 수 없었던 유대인은 중세시대부터 도시로 몰려들었고, 상인, 수공업, 고리대금, 무역을 장악했다. 당시만해도 산업의 중심은 농업이었다. (…) 유대인의 금화 주머니는 비상시에는 만인을 위한 금고가 되었다. 근대까지도 빈번하게 발생했던 유대인 학살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기근에 시달리거나 공권력이 허약해지는 등 집단의 야성이 이성을 무력화하는 상황이 되면 유대인을 향한 집단 공격이 어김없이 시작되어 순식간에 들불처럼 번지곤 했다. p 024



그렇게 유대인들은 유럽 여러국가에서 살았지만, 오만가지 박해를 받았고, 토지소유 역시 불가능했다. 그들이 박해를 받은 이유는 단 한가지, 중세 유럽에 뿌리내린 신앙은 기독교, 즉 예수를 믿는 종교인데, 하필 고대에 이 유대인들이 예수를 죽였네? 그래서 유대인들은 끊임없는 박해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거다. 거기다 토지소유를 하지 못했던 유대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당시 기독교에서 죄악시했던 ‘금융업, 고리대금업’ 등이었는데, 중세유럽인들은 가끔씩 돈이 부족하게되면 꼭 유대인 박해를 시전하며 그들의 돈주머니를 탈탈탈 털어갔던 것이다.



긴 고난 끝에 근대가 시작되었다. 유대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근대라는 세계에 특화된 인종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1697년 런던 주식거래소 중개인 100명 중 20명이 유대인이었을 정도였다. 유대인은 빠르게 금융업을 장악해나갔다. 금융, 즉 ‘돈’을 쥐고 있으니 정보력도 늘어났고 시장의 세계화에도 자연스레 선구적 역할을 하게 됐다. (…) 유대인들은 아직 국가가 없었기에 이런 방법(국제금융, 신용 등)만으로는 재산을 지키기 어려웠다. 따라서 유대인은 자신들만의 ‘지하세계’를 만들어나갔다. 군수품 조달, 밀수, 비밀조직, 정보기관의 전문가가 되었다. 고급 정보를 계속 조달해야 했기에 <뉴욕타임스>, <로이터 통신>등 언론사를 창설하기에 이르렀다. 도시에서 만개한 문화예술계 인사, 의사, 변호사, 교수 같은 전문직, 언론, 심지어 밀수와 도시 갱단에까지 농부가 대다수였던 토착민보다 유대인들이 앞서서 뿌리를 내렸다. p 026~027



박해받던 유대인들의 위치가 역전된건, 세계가 근대화가 된 이후였다. ‘돈’만 있으면 뭐든게 다 되는 세상, 심지어 지금까지도 동일한 그 세상. 유대인들의 돈주머니는, 자신들의 국가를 설립하기 위해 굴러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된게 중동전쟁이다. 물론 이 외에도 중동전쟁 배경에는 여러 이야기가 있다. 그 배경에서... 영국이 빠지면 섭하다^^..



1917년 11월 2일, 영국 외무장관 벨푸어는 영국 유대인협회장 로스차일드에게 편지를 쓴다. (…) 이것이 유명한 벨푸어선언인데, 이 편지에는 중동 정세를 혼란에 빠트린 두 가지 교묘한 함정이 숨어 있었다. 첫째, 신생 유대인 국가에서 비유대인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필수 조건으로 설정하지 않고 ‘믿는다’, 즉 기대한다는 정도로 표현한 것이다. 이 말은 영국이 이 문제를 전적으로 유대인 국가에 일임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두번째, 영국이 밸푸어선언 이전에 아랍 국가들과 다른 약속을 해버렸다는 사실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10월, 이집트 주재 영국 고등판무관 맥마흔은 메카 후세인 빈 알리에게 전쟁이 끝나면 아랍인의 독립국가 건설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하는 서한을 보냈다. (…) 맥마흔선언이 끝이 아니었다. 1916년 5월 영국은 프랑스, 러시아가 메소포타미아, 팔레스타인, 시리아, 흑해 남동부를 각각 나눠서 차지하고 위임통치를 시행한다는 ‘사이크스-피코협정’을 체결했다. p 038



정말 세계사에서 온갖 나쁜 사건, 또는 악행에서 빠질래야 빠질 수 없는 나라가 바로 영국! 원조 섬짱깨이기도 한 영국이다. 그런 영국이 중동전쟁에서도 어김없이 한 건 했는데, 아 한건이 아닌가? 영국은 유대국가 건설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아랍국가에도 손을 내밀고, 심지어 프랑스+러시아와도 따로 손잡고...이건 이중계약을 넘어 삼중계약이다. 뭐, 당시 세계 정세가 1차 대전으로 인해 이리저리 위험천만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러니 유대인 사회가 빡치고도 남지!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참고 참아온 유대인 사회는 결국 군사단체, 테러단체등을 창설하기에 이르렀다.



※이스라엘 대표 무장조직: 하가나(대표적 무장조직), 팔마(정예특공대), 이르군(강경파 테러조직), 레히(이르군보다 더한 초강경파/슈테른)




중동전쟁의 서막


19세기 말 팔레스타인에 처음 시오니스트들이 나타났을 때, 순박한 팔레스타인 농부들은 손을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팔레스타인은 아랍 지역 중에서도 가장 낙후되고 고립된 곳이었다. 그들도 고대 이스라엘이 멸망하기 전에 나라를 잃었다. 오스만제국 치하에 살고 있으면서, 독립에 대한 의지도 약했다. 20세기 초반까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둘러싸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전혀 몰랐다. 이를테면 1차대전 후 영국과 프랑스가 사이크스-피코협정을 맺어서 팔레스타인을 오스만제국에서 떼어내 분할하기로 한 일, 1917년 영국이 벨푸어선언을 발표하고 팔레스타인에 유대국가를 세우기로 결정한 일 등을 듣지 못했다. p 049



아랍민족주의는 시오니즘보다 30년은 늦게 개화했다. 오지인 팔레스타인의 자각은 더 늦었다. 1930년대가 되어서야 팔레스타인에 정치 단체가 결성되고, AHC(아랍고등위원회)가 결성되었다. (…) 반면 유대인들은 1930년대에 이미 정예 특공대와 무장조직을 갖추고 있었다. 이르군에서는 1943년에 전설적인 지도자가 나타났다. p 050



테러전쟁에서도 유대인들이 우위를 보였다. 펠레스타인은 정치든 군사든 끝내 통일된 조직을 만들지 못했다. 팔레스타인에서 조직된 최대 군사 단체는 1945년에 무함마드 알하라위가 창설한 ‘알나나다’였다. ‘알나자다’는 이스라엘의 하가나와 비슷한 조직으로, 전성기에는 20여 개 지부에 8,000여 명의 회원을 거느렸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 혹은 훈련이란 퍼레이드나 아마추어 정찰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유대인은 전 세계에 뿌려놓은 디아스포라 덕분에 전문가도 많았고, 후원조직도 막강했다. p 052



유엔 결의안 탄생에는 유대인의 노력과 국제적 로비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은 나중에 분할안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고 신탁통치안을 검토했지만, 트루먼 대통령은 유대인 유권자들을 의식한 나머지 밀어붙치지 못했다. 또 나치즘과 홀로코스트의 충격도 무시할 수 없었다. (…) 전혀 다른 이유도 있었다. 전 유럽에서 골칫거리인 유대인을 차라리 팔레스타인에 뿌리내리게 해 지긋지긋한 고리를 끊자는 속셈도 없지 않았던 것이다. 홀로코스트를 증오하고 반성하면서도, 심지어 유대인들이 굴지의 영화사와 언론사를 모두 장학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유대인 혐오는 여전했다. p 056



결국 1947년 5월, 유대인 국가의 수립이 공식화되었다. 그리고 약 1년 후 팔레스타인 땅에서는 훗날 ‘중동전쟁’이라 명명된 전쟁이 발발했다. 공식적인 개전 일자는 1948년 5월 15일. 그러나 전쟁은 그 전부터 이미 시작된 셈이었다. p 058




전쟁이 시작되면서 더 흥미진진해지지만

그건.. 책을 읽어봅시다 ㅋㅋㅋ



중동전쟁의 결말은 위에서도 말했듯 유대국가, 이스라엘의 승리다. 물론 이스라엘이라고 모든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쟁에서 승리한 이유는 다름아닌 ‘정치’ 였다. 정치가 어떤식으로 전쟁에 개입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데,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정치논리를 적절하게 버무렸고, 반면에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아랍연합은 말그대로 서로 정치싸움만 하다가 개판되었다. 그런데......이렇게 중동전쟁은 끝났게 맞나? 중동은 이제 평화가 찾아왔나? 음. 잊을만 하면 뉴스에 나오는 중동문제를 보면, 중동에 아직 평화는 찾아오지 못한 것 같고..



고대, 중세의 전쟁사와 달리 근대의 전쟁사는 이게 문제다. 끝이 끝이 아닌 기분. 아직도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기분.... 찝찌름한 그 기분^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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