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붕괴의 순간 - 오늘의 러시아를 탄생시킨 '정치적 사고'의 파노라마 현대사의 결정적 순간들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 지음, 최파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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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현대사에는 여러국가가 등장한다. 그중 한 곳이 바로 소련이다. 소련은 러시아 제국이 멸망하고, 1922년에 세워진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의 준말이다. 러시아 영토를 비롯하여 북유럽, 중앙아시아 내부까지 광활한 영토를 자랑했던 인류사 최초 공산주의 연방국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 유럽을 장악한 히틀러 조차 막아냈던 나라가 소련이었다. 이렇게 보면 소련이라는 나라가 우리 근현대사와 무슨 연관이 있나 싶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을 상기해보자. 



1945년 해방 이후 우리가 살고 있는 남한은 미군이 통치했다. 북한은 어땠을까? 바로 소련이 통치했다. 무엇보다 소련은 냉전 시절 공산주의 종주국이기도 했다. 지금에야 공산주의 종주국을 중국이라 생각하지만, 중국이 치고 올라오기 전까지만해도 공산주의 종주국은 거대한 영토를 가진 소련이었다. 그런 소련이 1991년에 붕괴되었다. 12월 25일 대통령이었던 고르바초프 사임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소련 붕괴를 세계사적 흐름에 따른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고, 그렇게 가르쳤다. ‘제국’이라는 정의가 사라진 세계에서, ‘제국’을 표방한 소련은 붕괴될 수 밖에 없었다고. ‘제국’에 반발한 연방국가들의 민족주의적 독립 열망도 거기에 더했다. 이런 역사적인 흐름에 따라, 고르바초프라는 위대한 인물이 소련에 민주주의 라는 대의를 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고 미국 역사가들을 비롯하여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말했다. 



그렇게 소련 붕괴는 당연한 역사적 흐름이며, 대의를 위한 소련 대통령 고르바초프의 위대한 희생이라는 인식이 뇌리에 박혔다. 많은 학생들이 교과 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을 배웠다. 정말일까? 소련은 역사적인 흐름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붕괴된 것이며, 고르바초프는 소련에 민주주의 씨앗을 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위대한 영웅인걸까? 이 세계사책 『소련 붕괴의 순간』 저자는 그런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인정받는 고르바초프의 공인 전기를 쓴 미국 작가 윌리엄 타우브먼은 “고르바초프는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타우브먼은 고르바초프가 러시아를 변화시키려고 했으며,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았지만 새로운 국가, 사회, 경제를 건설하는 데는 당연히 실패한 유례없는 “비극적 영웅”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p 041



미국과 서방에서 가르친 고르바초프와 실제 책 속에 비친 고르바초프는 극과 극을 달린다. 개인적으론 책 속에 보여지는 고르바로프가 사실에 가까운 모습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고르바초프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이 만들어난 환영이다. 오롯이 소련 붕괴를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눈으로 만들어낸 환영인 것이다. 고르바쵸프의 헛발질이 소련에 암울한 미래를 가져다주든 말든 미국을 포함한 서방은 관심없었다. 심지어 고르바초프가 소련에 민주주의를 일으키고자 미국의 도움을 원했음에도, 미국은 그저 관망했다. 미국 입장에선 ‘이념’에 따라 공산주의는 사라져야했으며, 따라서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이 무너지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결과론적으로 미국은 소련을 해체한 고르바초프를 위대한 영웅이라 일컫고, 노벨평화상을 수여했다.



저자는 이 책 『소련 붕괴의 시간』을 쓰기에 앞서 무려 30여년간 자료를 모았다. 출처 미국, 러시아 문서고 등 정부기관에서 확인한 각종 보고서를 포함해서 과거 KGB 및 MIC 요원을 비롯하여 사회 각계각층 사람들 인터뷰를 망라했다. 



신레닌주의적 웅변에도 불구하고, 고르바초프는 집권하고 첫 2년 동안 어떤 개혁 전략을 취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 놀랍게도 안드로포프가 소련의 거시 경제 안정성에 관해 제기했던 시급한 문제는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식량 수입을 줄이고, 무역수지 군형을 회복하고, 그림자 경제를 강력히 단속하고, 노동력을 규율할 필요성 말이다. 고르파초프의 작성문은 소련 경제를 괴롭히는 경제적, 재정적 문제점에 대한 진단은 담지 않았다. p 044



예측에 따르면 5년 내로 소련 경제는 재편되어 국내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고 해외로 수출할 만한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할 것이다. 과거에, 소련의 현대화 시도는 서방의 회사를 끌어들여 신규공장을 지었던 1930년대나 1960년대에 최상의 성과를 낳았다. 신규 기업에는 새로 훈련받은 기술자와 노동자가 필요했는데, 그들은 싫든 좋든 외국의 관행과 표준을 따랐다. 이는 경쟁과 여타 시장 추진 요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노후한 공정과 화석화된 작업 관행을 극복할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1986년 고르바초프의 조치는 기존 국영기업의 장비 교체에 돈을 투자했다. 대규모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정책이었다. 오래된 공장의 경영자와 노동자는 보수적으로 행동하며 혁신에 저항했다. 값비싼 서구 장비는 대부분 구공장과 시설에서는 절대 사용되지 않았다. p 047



고르바초프는 레닌을 영웅시하며, 소련을 구할 혁명가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눈 앞에 보이는 소련의 문제점들을 급진적인 방법으로 개혁하고자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고르바초프가 끌고가야 했던 소련은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위기에 직면한, 깊숙한 곳까지 뿌리박힌 문제점들을 개혁을 하지않으면 자멸할 수 밖에 없는 상태였다는 점이다. 누가봐도 시급하게 개혁을 진행해야 했다. 소련의 불행은 그 개혁을 진행할 사람이 고르바초프였다는 점이다. 그는 그야말로 탁상머리 행정가의 표본이었다.



진짜 어둠은 겪어보지 못했으나, 글로써 어둠을 배웠으며, 글로 배운 어둠을 급진적으로 개혁하고자 한 이상주의자 그게 바로 고르바초프였다. 제일 중요한 사실은, 그의 이상에는 ‘현실(또는 현장)’이 없었다. 그의 이상은 책상위, 책 속에 있었다.



고르바초프가 선호한 정책, 인텔리겐치아를 달래고 공화국의 지배 엘리트에게 책임을 이양하는 정책은 더 나은 개혁이 아니라 혼란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는 발트 지역과 남캅카스에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소련의 핵심 슬라브 공화국들에서 걷잡을 수 없는 분리주의를 가능케하고 정당화했다. (…) 1988년 후반, 고르바초프의 부관들 일부는 세금과 재정을 중앙이 통제하는 단일국가, 최소한 강력한 대통령을 둔 연방을 헌법상으로 긍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 대신, 고르바초프는 눈에 뻔히 보이는 유고슬라비아의 나쁜 사례에도 불구하고 ‘더 강한 공화국들’이라는 치명적 정책을 추진했다. 그리고 그는 인민대표대회와 최고소비에트같이 대의제 기구지만 다루기 힘들고 통치 능력이 없는 기관의 권한을 강화했다. (…) 당 독재를 대체한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시스템은 해방과 자유화를 의미했지만, 견제와 균형을 제공하지 않고 특히 러시아연방에서 악성 포퓰리즘과 민족 분리주의로 가는 관문도 열었다. 유사한 참사가 경제에도 일어났다. p 389



물론 그가 소련을 이끌고 나가는 동안, 무능함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는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고르바초프는 그 기회들을 스스로 날려버렸다. 그렇게 무능한 이상주의자가 이끌던 소련은 끝내 회생이 불가능했다. 그의 무능함은 소련에 잘못된 개혁방안, 연방국가들의 민족주의적 독립열망, 포퓰리즘, 발트 3국의 독립투쟁, 막대한 부채, 권위주의, 사회보장제도 파괴, 대규모 탈산업화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련은 붕괴했다. 



연방은 해체되었고, 연방의 중심이었던 러시아는 살아남아야 했다. 온갖 오물을 유산으로 떠안은 러시아가 살아남는 방법은, 놀랍게도 소련 시절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는 길이었다. 그렇기 소련 시절 유산을 물려받은 러시아는 혼란기를 지났다. 현재 러시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소련의 잔재를 밟고 선 러시아의 현재는 어떠한가. 뭐, 남의 나라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제 우리나라로 시선을 돌려보자. 이 세계사책 『소련 붕괴의 순간』을 읽다보면, 묘하게 기시감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나온다. 분명 내가 살던 나라도 아니고, 내 조상들이 살던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정책 전문가, 관련분야 정치가들은 전부 배제한 채 측근 엘리트, 검사들만 기용하던 대통령. 현실에 눈 돌린채, 자기만의 이상을 펼치려던 대통령. 줄곧 잘못된 정책을 펼치며 자신의 무능함을 자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적나라하게 보이던 대통령. 그 결과, 대한민국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모든 곳이 파괴되었다. 그다마 다행인 점은 대한민국은 소련과 달리 잘못된 정책에 반대하고, 정당한 항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파괴가 되었어도, 어찌저찌 삐걱대며 돌아는 가고 있다. 문제는 이 상태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가!



언제쯤 대한민국에 진짜 “봄”이 올까.

우리 딸 만큼은 진짜 “봄 날”을 살게 하고 싶은, 간절한 엄마의 소망을 하늘이 들어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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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주 가이드북 - 도로 따라 펼쳐지는 대한민국 여행지 1300, 2025~2026 전면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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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국내여행책의 바이블! 『전국일주 가이드북』 개정판이 나왔다~♪ 여행러들이여 풍악을 울려라~♬ 


출산, 육아를 기점으로 전생과 현생을 나눈다면, 내 전생은 휴일의 8할은 여행을 다니는 여행러였다. 역사더쿠다보니 전국에 흩어진 유적지 답사를 즐겨했고, 답사만 하고 돌아오기엔 너무 아까우니 최소 1박 이상을 체류하게 되었고, 1박이상 체류하다보니 그 도시 전체를 훑기 시작했고, 훑다보니 자연스레 인접 도시로 넘어가게되었고, 그렇게 또 2박을 하게되는 아주 바람직한 선순환!!!! 그렇게 난 오랜기간 여행러로 살았다.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수도권과 충청도를 먼저 돌고, 친척이 산다는 이점을 이용해 전라권(남해안 제외)을 돌고, 비수기 때마다 강원도 뿌시고, 가끔 테마 잡아서 경북도 돌고. 이제 남은 지역이라곤 집에서 제일 먼 경상/전라 남해안권(가야문화권)!!! 만 돌면 진짜로 전국일주 재패가 코 앞이었다. 하지만 후후후후. 출산, 육아를 기점으로 내 전생은 전국일주 실패!!!! 하 아쉬버라!


그렇게 한동안 여행암흑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언제나 암흑기일 수는 없는 법!!! 드디어 여행의 날개를 활짝 필 수 있는 시기가 돌아왔다. 전생처럼 휴일의 8할은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시기가 돌아온 것이다. 왜? 이제 우리 상전이 좀 컸으니까! 이제 휴일에 안나가면, 진심 더 힘드니까..!!


고로 이제는 상전과 함께 하는 여행을 준비해야 한다. 아무리 여행 경력이 많은 나라지만, 그땐 어디까지나 아이가 없을 때였고. 아이가 있을 땐 또 다르니. 무엇보다 여행지 선택하는 기준 자체도 달라졌고.



이 여행책 『전국일주 가이드북』이 주는 여행정보는 고속도로 기준이다. 따라서 차량이 없는 뚜벅이에겐 조금 불친절 여행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마음만 먹으면 렌트카 이용해서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자차 없이는 여행이 어려운 지역이 많다. 고로 국내 여행은 차량이 필수!!


본격적인 여행정보에 들어가기에 앞서, 워밍업이다. ‘사계절 드라이브 코스’, ‘바닷길‘, ‘꽃놀이 여행지’, ‘지역별 맛집 정보’, ‘국내 세계문화유산’, ‘아이와 함께가는 여행지’ 등 많은 사람들이 여행 테마로 잡는 기본 정보들이 예비 여행객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련 여행테마들은 분명 각기 다른 테마지만, 잘 분석하면 한번에 묶어서 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1. 봄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인 ‘충복 제천 청풍호반’. 봄 벚꽃놀이 여행지인 ‘제천 청풍문화재단지’로 향하는 길목이기도 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천 청풍문화재단지는 청풍호반을 끼고 있는 여행지다. 


2. 여름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인 ‘영광 백수해안도로’. 여기는 가을에 불갑사와 묶어서 가면 좋다. 왜? 불갑사는 가을에 피는 꽃무릇 명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바닷길은 계절 상관없이, 언제달려도 절경이 펼쳐져있지않나!


3. 가을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인 ‘강릉 헌화로’. ‘바닷길’ 여행지인 정동진이 바로 헌화로에 위치해있다. 헌화로는 흔히들 7번 국도라 부르는 도로의 한 구간인데,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7번 국도가 정말 알짜배기 드라이브 코스다. 강원도 고성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동해안을 끼고 있는 도로이기 때문이다. 하여 가을뿐 아니라, 계절 무관하게 어느 날 갑자기 훌쩍 달려도 그야말로 장관이 펼쳐진다. 팁이 있다면, 여름은 피하라는 것. 동해안은 제일 인기많은 여름휴가 여행지이다보니, 여름에 7번 국도를 달리면... 달리는게 아니라 기어가게 될 것이다.



▶ 천혜의 아름다움_ 15번 서해안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는 우리나라에서 경부고속도로 다음으로 긴 고속도로다. 1980년부터 서해안고속도로의 건설은 논의되었지만 구체화된 것은 1987년부터다. 서해안 지역의 자원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이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태안, 서산, 변산반도 등 아름다운 풍경을 조금 더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태안 부근을 서울에서 2시간 안팎이면 갈 수 있게 되어 신년이나 연말이면 낙조나 일출, 일몰 등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찾는다. p 264



요번엔 조만간 내가 상전과 떠날 여행지를 미리 알아보는 시간이다. 조만간 내 외가집(영광)도 들를겸, 전남 고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당연히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여행이다. 전생에 제일 즐겨갔던 여행지가, 서해안 고속도로 상에 위치한 지역들이다보니, 이쪽은 그냥 아주 내 손마닥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명/시흥/안산/화성/평택→당진/예산→태안/서산→홍성→청양/보령/부여→서천→군산/익산→김제→부안→고창→영광→함평→무안→목포



위 지역들이 서해안 고속도로 상에서 지나가는, 또는 인접한 여행지다(서울은 당연히 제꼈다). 이야 전생에 다가봤어!!! 근데 이제 리셋되었으니, 현생에서 다시 다 가봐야할 지역들이기도 하다. 아! 그러고보니 당진은 제작년에 아이와 함께 갔었으니, 여긴 건너뛰어도 될것 같다. 정말 다 가본 곳이기에 우리 상전 성향을 고려한 여행지를 바로 추리기 쌉가능이다. 



1. 서천 해양생태박물관, 장항 스카이워크, 동백나무숲(바다, 물고기, 꽃)

2. 태안 천리포수목원(바다, 꽃)

3. 보령 상화원, 대천해수욕장(바다)

4. 고창 상하목장(상하목장 두말하면 입아픔!!)

5. 영광 마라난타사, 백수해안도로(바다)

6. 군산 고군산군도(바다)


아.........? 그냥 바닷가만 가면 되는구나.. 그렇네. 바닷가만 가면되네? 지역을 따질 필요가 없었네? 그냥 외가친척들 사는 지역 바닷가만 들르면 될것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하하하. 엄마가 좋아하는 역사여행, 사찰여행은 앞으로 한 10년은 더 지나야 가능할 것 같으니, 패스!!!



대충 이렇게 상전이 좋아할 만한 여행지를 추려놓았다면, 그 다음은? 이 여행책 『전국일주 가이드북』 펼쳐서 여행정보 도움을 받는 것이다. 왜? 코로나 전/후로 꽤 많은 것이 변했으니까. 예컨데 코로나 전에는 핫했던 여행지나 맛집이, 팬데믹 기간에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반대로 팬데믹 이후 새로 생긴 곳도 많다. 거기다 아이랑 함께 갈만한 숙박시설 찾는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이 책에 의존해야할 부분이 많다는 것!!


그나저나 정말 개정판이 시기적절하게 나왔다. 어쩜 딱 영광&고창 여행 계획하는데 나오다니! 정말로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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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
함혜리 지음 / 파람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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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개인적으로 목적있는 여행을 추구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뼛속까지 J인 나는 주제를 정하고, 주제를 토대로 어디를 갈지 계획하고, 뭘 먹고, 어디서 잘지를 완벽하게 정해놔야 마음이 가벼워진다. 심지어 돌발상황을 대비한 대체안 두어개를 더 만들어둔다. 예컨데 휴관일이 아닌데 휴관한다거나. 실외장소인데 갑자기 비가 와서 보기가 어려워진다거나 뭐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이 여행책 『프랑스, 예수롤 여행하기』 저자도 그렇다. 나처럼 여행 목적이 명확하다. 내가 역사라면, 저자는 ‘예술’. 역사나 예술이나 인문학 하위분야이고, 예술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자연스럽게 역사가 들어오고, 역사를 이야기하다보면 자연스레 예술작품이 나온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는 내내 여러 곳에시, 저자와 취향이 겹쳐지는 아주 신기한 경험을 했다.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이라고들 하지만 사진을 곁들여 글을 쓰면 그 순간의 감동이 더욱 오래간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여정을 짜면서 봐야 할 것들의 목록을 만들 때 1차 자료 조사를 하고, 여행을 다니면서는 사진기에 담고 매일 저녁 다녀온 장소를 기록하면서 그 순간의 느낌을 기억한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와서 글로 정리하면서 예술가에 대해서,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다시 공부하고 가져온 자료와 책을 찾아보게 된다. 이렇게 글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여행에 깊이가 생기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된다. 그리하여 내게 여행기를 쓰는 것은 또 다른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 p 006


이 여행책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예술’ 여행이라는 관점하에 쓰여진 여행에세이다. 무엇보다 프랑스는 유밍한 미술관, 박물관이 즐비한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유명 미술관, 박물관 대다수가 프랑스 수도 파리에 있다. 파리가 괜히 세계 문화수도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책이 프랑스 ‘파리’를 주제로 한 여행에세이인가? 그건 절대 아니다. 저자는 파리를 비롯하여 남프랑스까지 전부 섭렵했다. 거기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뿐만 아니라, 과거 예술 거장들의 흔적까지 아우르는 예술 여행 에세이다. 




파리

오랜 세월 공들여 가꾼 도시 파리는 아름답다. 잘 정비된 도로변으로 아름다운 건물들이 줄지어 있고, 그 모든 길이 만나고 헤어지며 만들어지는 지점에는 광장이나 분수, 조각 같은 역사적 기념물이 있다. 겉만 조형적으로 아름답다고 하면 파리가 아니다. 파리에 있는 수많은 미술관이 소장한 다양한 미술품은 인류가 지금까지 이뤄놓은 문화와 정신의 빛나는 결정체들이다. 세계의 문화수도라는 자부심 또한 무리가 아니다. p 015


13세기에 지어졌던 루브르궁은, 14세기 베르사유궁이이 지어진 뒤 왕실 소장품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되었다. 이후 혁명기를 거쳐, 유럽 최초 근대적 박물관으로 개관했으니 여기가 우리가 알고 있는 루브르박물관의 시작이다. 루브르박물관의 심볼인 유리 피라미드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좌/우파 가리지않고 극심하게 반대했다는 이야기는 조금 신기했다. 지금 피라미드 없는 루브르는 그야말로 앙꼬없는 찐빵이니까. 심지어 설치하고 있는 중에도 반대가 심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결과적으로 유리 피라미드를 제작하며 박물관을 확장한 결과, 루브르 입장객은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성공스런 리모델링이 아닌가!


루브르에 전시 작품들이나 시대적 구분은 워낙 방대하니 생략! 궁금한 사람들은 이 여행에세이를 읽으면 된다. 예술을 사랑하는 여행자 시점으로 쓴 만큼 정말 자세하게 서술되어있다. 


유리 피라미드에 이어 조금 놀랐던 이야기 하나 더 소개하자면, 바로 루브르 아부다비. 일종의 루브르 체인점이라고나 할까? 프랑스 정부와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협약하여, 아부다비에 설립된 루브르 아부다비점이다. 외관상으로 파리 본점이 역사과 기품이 담긴 고풍스러운 곳이라면, 아부다비 체인점은 모던한 현대 미술을 시각화한 느낌이랄까? 에술알못인 나지만 물을 이용한 외관은, 뭐랄까 원주의 뮤지엄 산 처럼 안도 다다오가 지은 건축물이 떠오르기도 한다. 



파리는 루브르 말고도 유명한 박물관이 정말 많다.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퐁피두 센터등이 그렇다. 그 뿐만인가? 파리를 대표하는 심볼로도 유명한 에펠탑이나 오페라 가르니에 건축물도 두말 하면 입아프다. 하지만 생략! 자세한 내용은 역시나 이 책을 읽어주길 바란다.



대신 내 눈을 사로 잡은 건 파리를 조성하는 거리였다. 생제르망에 있는 카페들. 외관부터 남다른 느낌의 이 카페들은, 알고보면 역사가 깊은 카페들이 태반이다. 특히 해밍웨이, 장 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 아르튀르 랭보, 기욤 아폴리네르 등 유명인들이 글을 쓰기 위해, 토론하기 위해, 커피 한잔 마시기 위해 들렀던 곳이다. 문학에 열광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러야할 성지라고나 할까?!



언젠가 파리에 가게된다면 생제르망 거리만큼은 꼭 거닐어보고 싶다. 저자가 이렇게 친절하게 산책코스까지 만들어줬으니, 응당 걸어줘야지!


아차! 몽마르트를 빼먹을 뻔 했다. 일명 화가의 거리인 몽마르트 언덕이다. 18 ~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이 복작복작했던 바로 그곳이다. 물론 지금은 다른 의미로 화가들이 복작복작하다. 많은 관광객들이 여기서 초상화를 그려온다지 아마..


몽마르트를 거쳐간 화가들을 나열해보자. 미알못이라도 한 두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오귀스트 르누아르,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마네, 폴 세잔, 에드가르 드가 등을 비롯하여, 나같은 미알못은 잘 모르지만 미잘알들은 잘 알고 있는 클리시 불르바르,  툴르즈 로트레크, 등이 있다.



파리 처럼 이렇다할 유명 미술관은 없지만(아! 몽마르트 박물관이 있긴 하다), 대신 인상파 화가들이 거닐었던 거리, 태어났던 집, n년 간 살았던 집 등 그들이 머물렀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혹시라도 프랑스 여행계획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여행계획 짜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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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작하는 어반 스케치 - 한 권으로 배우는 드로잉 준비부터 완성까지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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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두 권의 드로잉 에세이를 읽었다. 그 책에서 처음 알게 된 단어가 바로 ‘어반스케치’다. 나에게는 생소한 미술 용어. 책을 읽으며, 대략 여행을 하며 그리는 그림, 즉 여행드로잉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잘못된 판단이라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어떻게? 오늘 읽은 『오늘 시작하는 어반 스케치』 라는 미술관련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앞서 읽은 두 권의 드로잉 에세이와 동일한 작가가 썼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과거 두 권은 여행을 하며 때때로 어반스케치를 했던 내용이라면, 오늘 읽은 『오늘 시작하는 어반 스케치』 는 말그대로 ‘어반 스케치’에 대한 실용서다. 



어반 스케치의 개념이 무엇인지, 여행 드로잉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반 스케치를 하려면 어떤 도구가 필요한지, 어반 스케치를 함에 있어서 주의할 사항이 무엇이 있는지 등등. 




여행드로잉과 결이 비슷하면서도 새롭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개념으로 ‘어반 스케치’가 있다.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며 그리는 그림으로 자신의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들을 기록하듯 그리는 회화활동을 말한다. (…) 어반 스케치는 현장성을 중요시한다. 여기서 여행드로잉과 어반 스케치의 작은 차이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여행드로잉은 현장에서 그린 그림과 스튜디오에서 돌아와 그린 그림 모두를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이라면, 어반 스케치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린 그림만을 가리킨다. p 025



크게 보면 어반 스케치가 여행드로잉 안에 포함되어 있는 하위개념인 느낌이다. 하지만 여행 드로잉은 여행 이후에 진행되는 후속작업등도 포함되는 반면, 어반 스케치는 여행 중 현장에서 그리고 땡! 대충 개념이 잡혔다. 



저자는 어반 스케치를 함에 있어서 제일 기본적인 사항 8가지를 말한다. 어반 스케치에 필요한 도구는 사람에 따라 펜 또는 연필 하나로 끝날 수도 있고, 수채물감 풀 세트가 필요한 사람도 있다. 정해진 건 없으며, 그저 여행을 할 때 챙길 수 있을 정도의 도구면 되는 것이다. 내가 지니는 여행가방이 작다면 펜 하나면 되고, 엄청 큰 배낭가방을 들고 다닌다면 수채물감 풀세트를 들고가면 된다.



1. 창작 도구 준비: 연필, 펜, 만년필, 수채물감, 붓, 스케치북 등

2. 선을 그을 수 있는 용기

3. 형태적 본질을 찾자

4. 오래된 건물을 그리자

5. 해칭의 이용

6. 풍경의 구성

7. 공간에 입체감을 더하자

8. 투시법 응용




도구를 챙겼다면, 종이를 펼치면 된다. 굳이 스케치북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백이 있는 종이면 되는 것이다. 어반 스케치는 어디까지나 여행의 현장감을 중시하는 그림이 아닌가! 스케치북을 챙길 수 없다면, 여행 티켓 여백에 그리면 되는 것이다.


다만 흰 여백을 보면 뭐 부터 그려야할 지 몰라서, 막연하게 겁부터 먹는 나같은 초보들이 있을 것이다. 건물을 그리고 싶은데 어떻게 그러야할지, 그저 막막한 그 기분! 하지만 이 기분은 초보가 아닌 고수들도 느끼는 긴장감이라 한다. 그래서 저자는 그 긴장감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게, 어반스케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스케치북을 펼쳐 하얗게 비워진 지면 위에 첫 선을 그을 때의 두려움과 막막함을 안다.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음에도 그 순간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한 번에 긴 호흡의 선을 그릴 때면 그 공포감은 더 커진다. 긴 직선을 편하게 그리고 싶었다. (…) 건물을 그릴 때도 기본 성질을 이용한다면, 체계적으로 형태를 잡아갈 수 있다. 건물의 형태를 이루는 선분들의 출발점과 종착저믈 서로 비교해가며 크기와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p 040



건물기술과 외장재 발전으로 현대 건축물은 외관의 디테일이 과거에 비해 많이 간소해졌다. 주변 건물의 외모가 깔끔하고 모던해지는 것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마냥 반갑지는 않다.  표현할 외형적 특징이 줄어들어 다소 밋밋한 그림으로 마무리될 때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종종 한자리를 오래 지켜온 옛 건물들을 그린다. 그중에서도 완성했을 때 남다른 성취감을 주는 한옥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p 051

 


여행 중 다른 도구가 미처 준비되지 않아 스케치 도구로 사용한 펜 한자루 만으로 그림을 마무리해야 할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사용되는 것이 해칭이다. 해칭은 선이나 점으로 평면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독특하고 조직적인 패턴을 말한다. p 060



말로만 가이드라인을 주느냐? 아니다. 독자로 하여금 실습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도 직접 그려준다.





이 얼마나 친절한가. 이정도는 되야 나같은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지금이야 육아로 인해 잠시 여행을 멈춘 나지만, 아이 낳기전만해도 주말엔 집에 붙어있던 적이 없었다. 이제와 후회되는게, 여행을 다니며 저자의 말 처럼 ‘어반 스케치’를 남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물론 사진은 많이 찍었다. 하지만 여행 장소에서 내가 느꼈던 현장감을 그대로 담는 건, 아무래도 기계로 찍는 사진보다 내 손으로 그린 그림이 아닐까?




아이가 좀 크고 같이 먼 곳까지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아이와 함께 어반 스케치를 해보는 것도 좋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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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6월 25일 첫역사그림책 25
김미혜 지음, 최정인 그림, 하일식 감수 / 천개의바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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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는 나이로 4세가 된 우리 상전. 그림책 읽기를 정말 좋아한다. 상전이 그림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마다, 매번 그림책 살 때 마다 고르고 또 고른 보람이 있다. 막 말이 트이기 시작했을 땐 사물이나 생태관련 짧막한 책을 읽어줬다면, 지금은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을 읽고 있다. 20페이지 내외, 페이지당 5~6줄의 글이 있는 그림책을. 예전엔 전래동화 같은 그림책을 좋아했다면, 요즘은 인성교육 관련 그림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엄마의 욕심은 끝이 없고!


엄마는 자타공인 역사더쿠. 그래서 우리 상전도 역사더쿠의 길을 따라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리하야 유아가 읽을 만한 역사 그림책이 무엇이 있을까 검색 시작! 몇 개의 후보군 중에서 일단 ‘천개의바람’ 출판사에서 나오는 어린이첫역사책 시리즈 중 4권, 우선 구매해봤다. 물론! 이 네 권도 랜덤으로 고르지 않았다. 집필자의 역사관에 따라 왜곡이 심해질 수도 있는 ‘임진왜란, 개화기, 독립운동, 한국전쟁’ 에 대한 책을 골랐다. 우리 상전이 읽어야 할 역사책이니만큼, 정말 꼼꼼히 확인했다. 



​1. 한 쪽으로 편향된 내용 또는 왜곡이 없는지

2. 꼭 알아야 될 사실들이 정확하게 반영되어있는지

3. 아이들이 읽기 쉬운 글인지

4. 아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삽화인지




완전 성공이다. 네 권 모두 위 조건에 부합했다. 그에 더해 ‘이런 것 까지 알려주다니!!’ 라고 놀라웠던 지점마저 있었다. 무엇보다 한국사 전공 교수님이 감수했다는 사실에 완전 감동(고대사 전공 교수님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우리 상전 첫 역사 그림책으로 합격이니만큼, 일단 내가 중요하게 생각되는 역사적 사건 기준으로 차례차례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거기에 더해 왠만하면 상전 그림책은 리뷰를 잘 안하지만, 이 그림책들은 아주 만족했으니 천천히 리뷰해보려고 한다.




큰 강줄기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아기 수달 달이. 달이는 강가에서 해순 할머니를 만났다. 달이는 해순 할머니가 길이 막혀 북쪽으로 갈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물길이 자유로운데 길이 막혀있다니! 해순 할머니는 달이에게 1950년 6월 25일, 그날에 겪었던 일들을 설명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에서 처음 놀랐던 지점이 바로 여기다. 보통 아이들에게 6.25 전쟁을 이야기 할 때는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해~’ 라는 전개과정을 이야기한다. 이 책도 그러려니 했는데, 세상에! 놀랍게도 이 책은 배경부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가 끝났지만, 미군정으로 인해 일제강점기때 혼란이 수습되지 못했던 그 배경을! 물론 디테일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내용이었다. 아주 박수가 절로 나왔다.



결국 부산까지 빼앗길 위기에 놓였지.

그때 맥아더 장군이 국제 연합군을 이끌고

국군과 함께 인천으로 들어와 북한군을 공격했어.

바로 인천 상륙 작전이란다.



“그렇게 전쟁이 끝난 거예요?”​

“아니, 그렇지 않았어. 북한을 도우려고 중국이 어마어마한 군대를 보냈거든.”


“전쟁은 큰 상처를 남겼단다.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학교와 집은 불에 타고,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어.

엄마, 아빠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도 많았지.”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갔어요?”


“아버지는 만나셨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오시지 않더구나”

“왜요? 전쟁에서 돌아가셨어요?“​

“글쎄다, 북에 살아 계시려나…….“

할머니가 먼 하늘을 바라봅니다.



해순 할머니는 그 기간동안 주인을 잃은 아버지의 구두를 소중하게 보관했다. 다시 만날 아버지에게 돌려주기 위해. 그렇게 기다림의 시간은 어느새 70여년이 흘렀다. 그 기간동안 남과 북은 갈라졌고, 가족들도 헤어져 만나지 못했다. 그저 말못하는 짐승들만 남과 북을 자유로이 오갈 뿐.



어린이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전쟁과 분단이 주는 고통과 아픔이, 성인에게까지 이렇게 잘 전달되다니. 우리 상전 첫 역사 그림책으로 손색이 없다.


그림책 뒷장에는 한국전쟁의 과정이 비교적 간략하지만 설명되어있다. 근데 간략하다고 무시하면 안된다.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 중공군 참전, 휴전, 피난민 생활, 비무장 지대 등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건들을 전부 다루고 있다. 거기다 한국전쟁 관련 유적지 몇 군데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거제포로수용소 유적’. 



거제포로수용소 유적은 연합군이 만든, 북한+중공군 포로를 수용했던 수용소다. 한국에선 오랫동안 언급하지 않았던 곳인데, 이렇게 어린이 그림책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여기서 또 한번 감동했다. 이 그림책은 한국전쟁에 대해 최대한 중립적인 관점에서 서술하고자 했구나, 하고.



가짜뉴스와 역사왜곡이 판 치는 세상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건 올바른 역사책이다. 우리 상전 첫 역사책으로 이 그림책은 최고의 선택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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