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셀프 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9
송윤경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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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간접여행은 어디?! 물의 도시 베네치아, 불멸의 도시 로마, 멈춰버린 도시 폼페이가 있는 이탈리아 되시겠다. 내 꼬꼬마시절 장래희망이 고고학자였기에, 폼페이를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간접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오다니! 근데 정작 폼페이가 어느 나라인지는 몰랐다는게 함정이다.ㅋㅋㅋ 머리가 조금 큰 뒤에는 만화를 즐겨 봤는데, 즐겨보던 만화 중 하나가 피렌체 메디치 가문에 대해서 나왔던 지라 또 어마무시한 호기심이 일었고, 한동안 베네치아에 얼마나 가고 싶었던지 모른다.

 

여행서에서 제일 중요한 건 여행지 정보! 이 책에서는 이탈리아 관광에서 꼭 보아야 할 것, 먹어야 할 것, 사야할 것 등 놓치면 안되는 정보들이 - 그것도 아주 따끈 따끈한 최신 정보들이 실려있다. 거기에 아주 오랜 과거, 기원전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이탈리아의 역사도 담겨있다. 이탈리아 여행은 역사여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 많은 역사 유적지가 있고, 그 장소들은 모두 유명 관광 명소이기 때문에 간략하게라도 이탈리아 역사를 알고 가는 게 좋다. 단지 여행 때문에 방대한 이탈리아의 역사를 공부하기에는 두려울 ...수 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딱 2페이지로 이탈리아의 알맹이만 쏙쏙 알려주니, 역사에 거부감이 드는 자라 할 지라도 쉽게 볼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 했다면 이탈이아의 역사를 알고 가야, 조금 더 깊이있고 재밌는 여행이 될 것기도 하고.

 

이탈리아를 여행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어떤 계절에 여행에야 좋은 지, 항공권이나 각종 티켓은 언제, 어디서 구입해야 좋은지 등 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건 소매치기 예방! 저자는 소매치기 예방법 4가지를 알려준다.

 

숙소를 나서기 전 가방 점검 (가방은 꼭 지퍼가 있는 것을 사용하고 당일 필요한 짐만 가볍게, 자물쇠/옷핀으로 고정하면 더 좋다)

휴대전화와 나는 한 몸 (우리나라 처럼 테이블에 휴대전화를 올려두면 사라지기 쉽상이다)

기부를 조심하자 (서류를 들고 좋은 일에 기부하라고 찾아 오는 경우, 서류로 시선을 차단하고 내 가방을 뒤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네가 소매치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소매치기로 의심되는 사람이 쳐다보면 시선을 피하지 말고 같이 쳐다보자)

 

그럼에도 소매치기를 당한다면 가까운 경찰서로 가서 폴리스 리포트를 작성해야 한다 ㅠㅠ.. 여권이나 여권사본이 꼭 있어야 한다고 하니 주의할 것!

 

피자를 배달시켜 먹거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서 온갖 종류의 파스타를 맛보는 것은

우리에겐 더 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다.

이렇듯 우리의 생활에도 밀접하게 연관된 이탈리아 음식.

이제 본토에서 즐겨보는 건 어떨까?

<셀프트래블 이탈리아 P46>

 

2페이지에 달하는 이탈리아의 전체 역사를 공부했다면, 이제 이탈리아 여행과 밀접한 공부를 할 차례다.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 르네상스’, ‘고딕’, ‘바로크’, ‘예술가’,‘메디치 가문등 이다.

일종의 예술 부흥운동이라 할 수 있는 르네상스’. 이 시기에 우리가 아는 많은 예술가들이 나왔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등이 바로 그들이다. 그리고 이런 예술가들을 뒤에서 도와준 후원자, 메디치 가문도 잊어서는 안된다.

 

불멸의 도시 로마.도시 자체 유적지이자 미술품이다. 고대 로마를 대표하는 포로 로마노, 판테온, 개선문, 콜로세오를 비롯하여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황제 카이사르 화장터도 있다.

 

세계에서가장 작은 나라이자 성스러운 나라 바티칸 시국. 이 곳의 주권은 교황이 가지며 천 여명의 주민 대부분이 추기경이거나 국무장관, 바티칸 시국에서 일하는 노동자라고 한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추기경은 이 곳이 아닌 그 어떤 나라에 있더라도 바티칸 시국의 국민이라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고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하여 정진석 추기경, 염수정 추기경이 바티칸 시국의 국민이라고 한다.

 

르네상스,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아 눈부시게 성장한 피렌체. 골목 곳곳에서 메디치 가문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은 수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는 건 덤이다.

 

시간이 멈춰버린 도시 폼페이. 79824일 오후 1시 폼페이의 일상이 멈췄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은 어마무시했다. 유황가스는 사람들의 숨통을 조였고, 뜨겁게 달궈진 화산재는 폼페이를 그대로 덮어 버렸다. 그렇게 한 순간에 사라진 이 도시는 우연히 발견 되었고, 지금도 활발한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고대도시다.

 

 

이탈리아에 대한 일반적이 정보는 제일 뒤에 있었다. 특히 여행객에게는 정말 중요한 공휴일과 지역별 축제정보가 뒤에 있으니 꼭 체크해야할 부분이다.

이 외에도 도시별 추천 코스 라던가 쇼핑 정보도 포함되어있으니, 이탈리아 여행을 하고자 한다면 꼭 봐야할 책이다.

... 가고싶다. 이탈리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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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靈探偵八雲 ANOTHER FILES 裁きの塔 (角川文庫) (文庫)
카미나가 마나부 / KADOKAWA/角川書店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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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일하게 쭉 사고 있는 소설이 있으니, 그게 바로 소설 심령탐정 야쿠모시리즈다. 아 물론 만화책까지 포함해서! 야쿠모를 읽기 시작한 건 한국에서 정식 발매한 1권이었으나, 3권 발매 이후 정발 소식이 없었다. 뒷 내용은 너무 궁금하고 일본에선 이미 뒷 편들도 나왔던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원서로 사서 보기 시작한게 지금까지 쭈욱. 문제는 이렇게 오래오래 끝나지 않고, 끈임없는 단물처럼 만화책이다, 문고판이다, 문어발 형식으로 영업할 지는 몰랐다는 점 ㅠㅠ (그 사이에 야쿠모를 한국에서 발매하던 출판사는 망했ㄷㄷ) 이렇든 저렇든, 그나마 일본어를 할 줄 알았기에 망정이지, 일본어 까막눈이었으면 뒷 이야기를 읽지도 못한 채 눈물만 흘릴 뻔....


 

심령탐정 야쿠모 원작소설은 꽤 두껍다. 그러나..! 어느 새인가 인기를 얻기 시작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문고판으로 소설이 발매되고, 만화책도 나오고, 애니메이션에 드라마에 뮤지컬까지 !! 이 정도까지 인기를 얻을 지는 몰랐기에 조금 놀라긴 했다. 물론 난... 소설과 만화책을 제외한 다른 매체는 접하지 않았다는게 함정이지만..ㅠㅠㅋㅋㅋ 뭔가 소설을 읽으면서 내 머리 속에서 만들어낸 야쿠모가 있는데, 드라마/뮤지컬/애니를 보면 내가 만들어 낸 야쿠모가 사라질까봐 지금까지도 볼 엄두가 안난다.

 

원작소설과 문고판 야쿠모는 책의 크기나 두께는 엄청나게 차이가 나지만, 실상 그 내용은 차이가 없다. 정확히는 본편 내용만 차이가 없다. 번외편의 경우 원작소설에서는 나오지 않고, 오로지 문고판에서만 연재된다. 본편에 대해서 내용을 빨리 보고 싶다면 원작소설을 읽으면 되고, 원작 소설이 너무 두꺼워서 감당이 안된다 싶으면 문고판을 읽으면 된다. 개인적으로 문고판이 크기도 작고 가지고 다니기 편해서 읽기에도 좋다.

(발매 순서는 원작소설이 먼저고, 원작 발매후 약 1~2년 정도 뒤에 문고판이 발매됨)

 

뭐 여튼, 오늘 리뷰할 이 책은 문고판 야쿠모에서만 볼 수 있는 야쿠모 번외편이다. 무려 네 번째 번외편!

 

첫 번째 번외편이었던 인연이 꽤 호응이 좋았었는지, 이후 번외편에는 ANOTHER FILES 이라는 부제를 달아서 아예 시리즈로 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 이후로도 2권의 번외편이 더 나왔지만, 구매만 하고 아직 안 읽었다는게 흠. 한권씩 찬찬히 읽으려고 아껴두고 있다는 핑계를 대며..하하하

 

참고로 말하자면 야쿠모 원작소설 11권이 올해 3월에 발매 되었는데, 나는 그 사실을 놓치고 있다가 얼마전에야 알았고. 그래서 냉큼 구매하면서 밀려있는 번외편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 시계탑은 대학 캠퍼스 중앙에 있다.

높이 15m 정도에 벽돌로 쌓아 만든 탑으로 최상층에는 방이 있다. 딱 중세 성에서 망을 볼 법한 방처럼 생겼다.

시계탑에 있는 시계는 1155분을 가리킨 채로 멈춰있다.

공습 때 망가졌다 혹은 낙뢰 때문이다 라고도 하지만, 그 진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적다.

이 시계탑에는 예전부터 기묘한 소문이 돌고 있다.

탑 최상층에 있는 작은 방에는 전신거울이 있는데, 그 거울은 황천과 연결되어 있으며, 1155분에 거울 앞에 있으면 죽은 이와 만날 수 있다는 것.

, 그 소문을 확인한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망자와 만난 사람은 황천으로 끌려가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 책 전반에 깔려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모든 일은 이 시계탑의 망령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루카는 으레 그렇듯, 사건 하나를 들고 왔다. 같은 세미나 소속이었던 친구 카나에가 본인에게 심령사건 관련하여 상담을 하였고, 그 일을 그대로 야쿠모에게 해결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고토와 이시이 측에서는 미야가와 형사과장이 고토에게 어떤 현장을 가보라고 이야기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마코토 쪽은 마코토가 문화부 기자이다보니, 한 신예 소설작가를 인터뷰를 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혀 별개의 상황으로 보이던 사건들은 역시나!!

 

!!!! 후반부에 !!!!! 같은 사건으로 통합된다는 게 함정 ^^^^ㅋㅋㅋ 모든 추리 소설이 그렇죠...하하하

 

앞선 야쿠모 번외편에서 나온 사건들은 알게 모르게 각각의 주인공이 있었다. 거짓의 나무편에서는 이시이 형사, 기도의 관은 고토 형사. 이번 심판의 탑은 하루카가 그 주인공이었나 보다. 갑자기 하루카에게 사건을 의뢰한 친구 카나에가 죽었는데, 카나에를 죽인 사람이 하루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카에 씌여진 친구 살해혐의’. 이번 편의 메인은 하루카의 누명을 벗겨라! 라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이래저래 책으로 돌아 오면 고토형사, 이시이, 마코토 모든 사람들은 하루카가 절대 그럴일이 없다고 강한 부정을 하고 있는 와중에, 정작 야쿠모는 조용히 자기만의 방에 틀어 박혀버린다. 그리고 꽤 오랜시간 혼자 삽질한다. 진짜 답답해 죽을 뻔 했다. .... 하루카가 지금껏 너한테 어떻게 했니 !!!!!!

 

고토형사가 야쿠모 정신을 확 깨워 주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몇 대 때려줬으면 싶었다. (고토형사는 앞선 기도의관 사건 이후로 긍정적인 내적변화가 생긴 듯??)

 

정신을 차린 야쿠모지만 그래도 하루카의 입으로 듣고 싶었나 보다. 크흡, 너를 믿는다는 한마디와 함께 살짝 웃어주는 야쿠모는 크흡. 이럴 때 보면 하루카가 야쿠모 조련을 잘 한 것 같기도 하고 뭐... ㅠㅠ 여튼 200페이지 가까이 와서야 야쿠모가 정신 차린 건 역시나 때려주고 싶기는 하지만 말이다.

 

문제는 야쿠모의...이런 답답한 패턴이 너무 자주..반복되고 있다는 거 ...ㅠㅠㅠㅠ 이쯤되면 야쿠모도 어느정도 행동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 작가님은 대체 왜 그러시나 ㅜㅜ!!

 

결과적으론 역시나 해피엔딩. 무엇보다 하루카를 생각하는 야쿠모의 마음이 조금은 변한 느낌이랄까? 뭔가 본편과 연결해서 보았을 때, 타임라인으로 보자면 8권 이후 쯤이 될 것 같다. 본편 9권에서 고토는 형사직을 때려치니까(..) 하지만 이 번외편에서 고토는 아직 형사이기도 하고.

 

본편 11권이 도착하기 전에 얼른 남은 번외편 두 권을 읽어야 하는데, 이거 뭐..........하 근데 또 10권 읽은 이후로 2년을 기다려 만나는 11권인데 ㅠㅠ

심지어 이거 말고도 아직 사놓고 못 읽은 책이 한가득인데... 뭐 부터 읽어야 하나,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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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공주 일본에 가다 - 한국.일본.인도.중국을 무대로 한반도 고대사의 원형 찾기
이종기 지음 / 책장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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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매장에서 서성이던 중 내 눈에 들어온 책 한 권, 가야공주 일본에 가다. 나에게 가야란 한국 역사 속에서 통합된 고대국가로 나아가지 못했던, 그런 안타까운 연맹국가다. 무엇보다 우리의 역사지만 다른 고대국가에 비해 그 흔적이 적고, 미스테리에 둘러싼 나라이기도 하다. 심지어 가야 건국신화 속에는 여타 건국신화와는 달리 왕비가 바다 건너 외국, 아유타국에서 온 공주라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딱 여기까지, 나에게 있어서 가야는 뛰어난 철기 문화를 가지고 있었으며, 주변국가를 비롯하여 일본에도 철을 수출했다정도 였다. 그 이상, 이하도 없이 딱 이 정도였다. 이후 일본 여행을 하며 한일 고대사 및 도래인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관련 서적을 보면서 꽤 많은 가야인들의 흔적을 보고 놀라기 시작했다.


 

난 지금 일본 일왕가 및 일본 역사와 관련된 대부분의 도래인은 당연히 백제 계열이라 생각했다. 고대 백제와 일왕가는 사이가 워낙 끈끈하기도 했고, 백제 관련 지명도 곳곳에 남아 있었으며, 아키히토 일왕은 자기의 뿌리는 백제라고 인정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이게 왠일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규슈 전 지역을 비롯하여 꽤 많은 곳에서 가야와 관련된 수 많은 지명이 많이 남아 있었다. 가야는 일본에 철기 문화만 수출한 게 아닌 걸까? 전방위적으로 가야와 관련된 이야기가 곳곳에 남아 있는 건,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가야인이 일본으로 왔고 꽤 힘이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가야와 일본의 관계가 너무 궁금했던 이 타이밍에 이런 책 제목은 내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저자는 김수로왕의 딸이 일본으로 건너 갔고, 일본사에서 배우는 야마타이국 히미코 여왕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론을 읽고 이 책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살짝 고민을 하긴 했다. 가야와 일본의 관계가 너무 궁금하긴 했지만, 이 이야기는 너무 멀리 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저자는 정통 사학자도 아니었으니까. 살까 말까 계속 고민을 하던 중, 책을 얼핏 보니 이 책은 그저 허무맹랑한 내용을 저술한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적어도 저자는 해외여행이 어렵던 1970년대에 자기가 주장하는 바를 증명하기 위해 직접 일본, 인도, 중국 등을 직접 찾아 다녔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역사기행 혹은 답사기였다. 누군가처럼 책상머리에 앉아서 허무맹랑하게 음모론, 떡밥만 던지고 지껄이는 게 아니었다. 저자는 해외를 넘나들며 자기의 주장을 뒷바침 할 증거를 찾으려 했고 증명하려 했다.

 

가야의 시조 김수로왕, 그리고 그의 부인인 아유타국에서 온 허왕후. 그 둘 사이에서 난 딸이 일본으로 넘어가 히미코 여왕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저자는 한국과 일본, 인도 등을 오갔다. 그가 답사를 하기 위해 끈임없이 참고한 문헌은 진수의 삼국지, 일연스님의 삼국유사, 고려 때 편찬한 가락국기, 당나라 때 편찬한 수서, 인도의 성전 베다이렇게 다섯 가지다. 이렇게 오래전에 나온 문헌들은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그 주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게 큰 함정이지만, 여튼 저자는 정사(正史)를 바탕으로 본인지 주장하는 바를 증명하고자 했다.

 

이 책은 시작이 조금 불친절하다. 시작부터 가야공주가 히미코여왕이라고 주장은 했는데, 대체 왜 어떠한 근거로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인 지를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무엇보다 저렇게 주장하고 나서, 갑작스레 수로왕의 부인이자 아유타국 공주였던 허왕후의 이야기로 넘어가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뭐 여튼... 결과적으로 가야공주가 왜 히미코 여왕인지에 대한 근거는 책 중반 이후에나 나왔다는 점이다. 조금만 더 늦게 나왔어도 책을 그냥 덮었을 지도. 한국와 인도를 오가며 쓴 내용 중 일부는 조금은 과한 추측이 아닐까 싶었던 부분도 분명히 있긴 했다.

 

일문(日文)으로 적은 문장은 한문을 풀이한 번역이 아니라, 한문의 위치를 그들이 창안한 법칙에 따라 바꾸면서 군데군데 가나를 박아서 읽은 일본식 한문읽기이다. 더 설명할 것 없이 어계가 다르고 구문법이 다른 한족의 글을 여지없이 일본어로 둔갑시켜 읽은 절묘한 기교를 그들 일본인은 긴 세월 끝에 만들어 낸 것이다. P085 (일본식 한문 읽기의 함정)

 

완전 뼈를 때리는 저자의 일침에 박수치고 싶었다. ,,일 분명 같은 한자를 쓰는 데 유독 일본은 같은 한자임에도 다르게 읽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까.

 

진짜 나도 일본어를 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정말 일본식 한문읽기는 너무 고역이다. 단적인 예로 JLPTJPT 등의 일본어 어학 시험을 보게 되면, 청해 부분은 거의 만점을 받는데 반해, 독해는 정말 개판 오브 개판의 점수가 나오니까 ㅠㅠ 한자를 지들 맘대로 멋대로 해석하고 있으니, 우리를 분노케 하는 역사왜곡도 하는 거겠지?

 

깡마른 체구에 곧추세운 허리가 유난히 꼿꼿해 보이는 미노다씨는 내가 야쓰시로에 온 내력을 듣더니 작업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며 자신이 쓴 야쓰시로시의 역사라는 책자 두권을 선물로 주었다. 국판 462쪽의 두꺼운 책으로 책장을 넘기니 삽화가 많이 들어 있어 무엇보다 반가웠다.

 

우선 눈길이 간 것은 최초의 야쓰시로 성이라는 설명이 붙은 그림이었다. 해발 376m의 핫초야마 북쪽 비탈의 작은 봉우리마다 옛 성터가 표시되어 있는데 묘견궁을 향해 8개의 성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삥 둘러 있었다. 그랬구나, 야쓰시로는 여덟개의 성이었구나! - P110

 

야쓰시로. 현재 야쓰시로의 한자풀이는 八代(팔대) 이다. 일본어를 공부한 사람이면 순간 갸우뚱하게 할 수도 있는 일본식 한자 독음. 저자는 일본인에게 받은 책 덕분에 야쓰시로의 내력에 대해 알았고, 야쓰시로의 시로가 원래는 시로()가 아니라, 성을 뜻하는 시로()였을 거라는 추측을 하였다. 이 곳을 부르는 이름인 야쓰시로는 그대로 전승되었으나, 성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글자를 바꾼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성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이 곳의 역사를 감추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본의 역사를 잘 모른다면, 과한 추측이 아닌가? 싶기도 하겠지만 적어도 이러한 추측은 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기점으로 꽤 많은 지명을 바꾸었다. 한반도와 관련된 모든 지명을. 그들 입장에서는 한반도 역사를 깔봐야 했으며, 식민지화를 위해서는 일본이 고대 한반도에서 문물을 들여왔다는 내용은 싸그리 없어져야만 했으니까. 혹은 해석을 달리하여 일선동조론의 근거로 보기도 했고. (물론 일부 도시에서는 몇 십년이 흐른 뒤, 옛 지명 쿠다라등을 다시 사용하는 곳도 나오기 시작했다)

 

여왕의 궁터를 찾는 일은 또 하나의 가설로부터 출발했다. (중략) “, 고미도상 말인가요? 묘켄님과 함께 온 신이지요.” 말하자면 고미도상은 방위를 담당한 신으로서 그는 묘켄을 모셨다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묘켄상으로 불리는 일본 왕조의 첫 왕 비미호가 거북을 타고 뱀을 앞세워 상륙해서 70여 년간의 정착을 거쳐 신으로 받을리는데 이 묘켄상이 받드는 신, 레이후님이라는 신을 모신 사당은 일본국 최초의 신사였다. - P128

 

저자는 너무나 당연하게 비미호(히미코 여왕)이 가야공주라고 주장한다. 또한 일본 규슈 야쓰시로에서 받드는 신인 묘켄상은 히미코의 다른 이름이라고 하였다. 일본이 도래인 역사를 지워가는 과정에서 야마타이국 여왕 히미코는 사라졌지만, 마을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남은게 바로 묘켄상이라는 것. 뭔가 뒷받침하는 근거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너무 당연하게 이런 결과 도출을 하신 지라....읽으면서도 조금 당황스럽긴 했다. 하지만 .. 역시나 저자가 이렇게 말한 근거는 책 후반에 나왔다는게 함정이다. 히미코 여왕이 왜 가야공주인지에 대한 근거가 후반에 나온 것 처럼. 이 책은 정말 읽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불친절한 책일지도 모른다.

 

언렴의 아들 신무(진무)가 즉위하여 다시 텐노로 칭호를 바꾸고 야마토주로 옮겨 다스렸다이는 여왕 비미호 33세 손의 본격적인 일본 열도 개척에 관한 신당서의 증언이다. 즉 당시 왕인 진무가 즉위하면서 텐노(천황)’이라 호칭을 바꾸고, 큐슈의 쓰쿠시를 더나 지금은 혼슈라 부르는 대화주로 왕도를 옮긴 사실을 밝히고 있다. 결국 진무는 일본의 역사가 최초로 받드는 천황이 됐다. 또한 그의 등장은 야마이의 시대가 끝이 나고 이른바 야마토 조정의 시작을 의미하며, 이로코 미모토의 칭호는 사라지고 텐노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분명 일본인의 역사다. 이에 한반도에서 태어나 삶의 뿌리를 좇아 해매던 나의 왜국 탐사도 이쯤에서 마감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 인줄 안다. -P234

 

어떤 사람들은 저자를 보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믿고, 쓸데없는 일에 인생을 바친 사람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야공주의 흔적을 찾기 위한 저자의 답사는 무의미한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히미코 여왕=수로왕의 딸, 가야공주라는 주장이 아직까지 받여들여지는건 아니나, 적어도 야츠시로를 비롯하여 갓파(가랏파), 레이후 신사, 에비야 고원, 선견왕자 이야기, 오레오레 데리이다 축제 등 저자가 가야와 연관이 있을거라고 생각한 그 모든 것들은 현재 가야계 도래인 집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추정한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있고 관련 서적도 나오고 있다. 어쩌면 언젠가 저자가 주장한 가설이 타당하다고 받아들여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고대사는 지금도 수 많은 미스테리에 쌓여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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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여행 가이드북 - 아이가 좋아하는 사계절 여행지
권다현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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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단을 하면서 여러 여행 가이드 북을 읽었고, 간접여행을 하는 기분이라 너무 좋았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여행가이드북은 조금 묘한 책이다.

여행의 주체가 오롯이 가 아닌, ‘내 아이와 함께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까지 아이가 없는 나는 작가와 공감하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ㅠㅠ

그래도 향후 3년 이내에는 2세 계획을 생각 중...이긴 하니까..!! 현재의 내가 아닌, 미래의 내가 여행 주체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보이듯 내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주제다. 그러다보니 여행지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내 아이가 좋아할 장소, 내 아이가 즐거워 할 체험, 내 아이가 맛있어할 음식이다. 그렇다고 아이 관련 여행지만 있느냐? 그건 또 아니다. 지금도 많은 어른들이 즐겨 가는 유명 여행지도 이 책 속에 들어 있다. 어찌 보면 너무 자주 봐서 식상할 지도 모르는 유명관광지. 사람에 따라서는 유명 관광지에 대한 단락은 굳이 봐야 되나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서이다. , ‘어른들이 좋아하는 유명 관광지에서 어떻게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나?’에 대한 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이야기다.


 

책장을 넘기면 바로 차례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차례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봄·여름·가을·겨울, 각 계절에 가볼 만한 네 단락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스페셜 단락인 제주가 있다. , 여행지 구분을 동일한 지역별로 묶은 게 아니라 계절별로 묶었다는 이야기다. 계절별 차례를 넘기면 그제서야 지역별 차례가 나온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역 하나를 선택해서 가는 엄마, 아빠들에겐 조금 불친절한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자면, 내가 아이와 함께 해남여행을 하고 싶다! 라고 가정하고 국내 여행서적을 본다고 치자. 보통 여행서적이라면 해남 지역에 대한 여행정보가 연이어 나온다. 이런 구성은 여행자 입장에서도 보기에 편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해남 지역에 대한 여행정보를 보려면, 봄 단락에 있는 해남, 여름 단락에 있는 해남 등 최소 몇 십 페이지를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여행지 구성을 할 때 메인을 계절이 아니라 지역별로 구성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참 아쉽다. 내 기준에서는 정말 유일한 옥의 티이다 ㅠㅠ


 

여행서적 답게 당연히 추천 코스도 있다. 아무래도 여행지 메인 구성이 계절이다보니, 추천코스 자체도 계절 별로 나뉘어져 있다. 지역별로 여행지를 구성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이렇게 계절별 추천코스를 따라 여행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 여행을 할 때는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아이가 사용하는 용품부터 시작해서 해당 장소가 노키즈존인지 아닌지까지. 저자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똑부러지게 알려준다. 어떤 용품을 챙겨야 하는 지부터, 키즈프렌들리한 여행지까지.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가 강조한 점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속상한 현실이지만 여행을 하다 보면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부모들을 가끔 만날 때가 있어요. 상대방을 원망하기 전에 일단 우리부터 아이들이 공공의 질서를 잘 따르도록 조금은 엄격한 부모가 되어야 해요. 그리고 식당을 선택할 때 아기의자가 있는지 미리 확인해요. 아기의자를 비치한다는 건 그 만큼 가족손님을 배려한다는 의미니까요. 식사 후에는 덕분에 아이와 편하게 식사를 헀어요라며 꼭 고마움을 표시해요. “키즈프랜들리식당에 그만큼의 보상을 해준다면 예스키즈존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그랬다. 부모가 어떤 행동을 하면 아이는 그 행동을 그대로 따라한다. 아이들은 그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개념이 생성되기 전이니까. 그저 배울 뿐이다. 그런 아이들이 버릇없는 행동을 한다? 그 모든 건 부모한테 배웠을 확율이 매우 높다. 이 땅에서 노키즈존이 나온 이유가 몰상식한 일부 부모때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바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노키즈존도 점차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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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3 - 교토의 역사 “오늘의 교토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유명한 유홍준 교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이다. 앞서 발매되었던 일본편 1,2권이 규슈, 아스카, 나라 지역의 이야기라면 오늘 리뷰할 3권은 내가 제일 사랑하는 도시, 교토에 얽힌 한일고대사 이야기다. 아 일부 근대사까지도 포함하고 있기는 하다. 뭐 여튼! 교토는 지붕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문화유산이 있는 도시라서 그런지, 유홍준 교수는 교토에 대해 3,4권으로 나누었다. 3권에서는 교토의 역사에 대해 주로 다룬다면, 4권은 교토의 명소에 대해 다룬달까? 하지만 나는 아직 4권을 읽지 못하였기에 (...) 일단 3권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려 한다.

 

난 이상하게 TV속에서 강의하는 유홍준 교수는 너무 좋은데, 책으로 만나는 유홍준 교수는 좀.. 나랑 안맞는 것 같다. 아무래도 tv속에서 강의를 하는 모습은 보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하는 거라면, 책 속에 있는 유홍준 교수는 조금은 더 딱딱하고 권위적이게 느껴진달까. 뭐 그렇다.

 

이렇든 저렇든 유홍준 교수의 답사기는 실존하는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폭 넓고, 깊이 있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다. 거기다 답사를 같이 했던, 다른 전공자들이 해당 문화유산을 보는 시선이나 이야기도 담겨져 있기 때문에 하나의 문화유산에 대해 여러 관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교토는 워낙 문화 유산이 많이 남아있는 도시지만, 각 유산마다 지어진 시대가 다르고 유래가 다르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설명을 하려나 궁금했는데, 부제인 교토의 역사답게, 시대 순으로 답사를 진행하였다. 일부 장소는 내가 갔던 곳도 있었고, 일부 장소는 가고 싶었지만 못 간 장소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 나보고 다시 교토에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ㅠㅠㅠ

 

교토의 서쪽, 우즈마사 지역에 있는 고류지(광륭사). 세 번째 교토여행을 했던 당시에 가보려고 했던 절이었는데, 사정상 못 갔다. 그래서 정말 정말 엄청나게 미련이 남는 절이다. 고류지는 교토 도래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집단인 하타씨(:)’가 씨사(氏寺)로 세웠던 절이었고, 교토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절이다. 심지어 이 안에는 우리나라 국보인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똑 닮은 목조미륵반가사유상이 있다. 또한 이 절을 지은 하타씨, 즉 진하승 부부의 목상도 남아 있다.

 

고류지 주변으로는 하타씨 지도자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분, 정확히는 석실도 남아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 근방에서는 진하승의 무덤이라고도 한다. 여튼! 지금의 교토 땅에서 관광지로도 유명한 후시미이나리타이샤(여우신사), 마츠오신사, 아라시야마 제방 등 이 모든 것의 시작은 하타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런 하타씨가 묻혀 있는 장소가 바로 지척에 있었음에도 가지 못했다는 게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ㅠㅠㅠ

 

그럼에도 한국인으로서 진하승을 모른다는 것은 아일랜드 사람이 미국의 케네디가 아일랜드 사람임을 모르는 것과 같고, 스코틀랜드 사람이 미국의 카네기가 스코틀랜드 사람임을 모르는 것과 같은 셈이다. 그리고 이미 이민간 지 150년도 더 지난 하타씨의 진하승을 여전히 한반도 도래인이었다고 강조하는 것은 아일랜드 사람이 케네디를 아일랜드 사람이라고 말하고, 스코틀랜드 사람이 카네기를 스코틀랜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결국 하타씨와 진하승은 한민족 이민사에서 첫번째 보이는 위대한 성공사례 정도로 기억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P 091

 

정말 중요한 사실을 콕 집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많은 한국 사람들이 교토를 가서, 하타씨가 만든 수많은 유명 신사와 사찰을 가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당연하게 일본의 관광지라고만 생각하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물론 일본의 유명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면 조금이나마 느끼는 바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로 내 첫 교토 여행 당시 여우신사를 갔을 때 , 여기가 그 유명한 여우신사구나!’ 하고 사진만 열나게 찍고 나왔다. 그 이후 한일고대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여우신사를 누가 만들었는지, 그 안에 무슨 이야기가 있는지 다 알고 난 다음 두 번째로 방문했을 때는 소감이라고나 할까? 조금 남달랐다.

 

뿐만 아니다. 교토에서 그 유명한 기요미즈데라(청수사)를 처음 갔을 때도 기념사진만 열나게 찍고 왔다. 하지만 이후에 기요미즈데라를 세운 사람이 백제인 후손인 사카노우에 다무라 마로 장군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청수사에서 다무라 장군을 지금까지도 모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 다시 찾았을 때는 역시 그 느낌이 남달랐다.

 

이렇듯 교토의 유명 관광지 대부분은 한반도 도래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자세히는 몰라도 기본적으로 이 곳을 만든 사람들이 한반도에서 건너 온 후손들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게 우리 조상들이 만들었다고 강조하는 것은 조금 위험한 생각인 면도 있긴 하다. 한반도에서 살다가 바로 일본으로 넘어간 도래인 1,2세대가 만들었다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이미 여러 세대가 지난 뒤의 후손들이니 도래인의 핏줄을 잇고 있을 지 언정, 그들은 일본에서 나고 자랐고 생각하는 방식 역시 일본인이었을 것이다. 그저 조상 대대로 내려온 한반도의 문화를 유지했을 뿐일테니. 그러니 그냥.. 교토의 수많은 명소를 만든 그들에게 우리와 같은 한반도의 피가 흐르고 있었고, 우리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을 그들이 만들었다는 것, 그 정도만 기억하면 좋지 않을까?

 

교토 북부에 있는 히에이잔(히에이산). 일본의 영산으로도 불리는 이 곳에는 엔랴쿠지라는 엄청나게 큰 사찰이 있다. 나에게 엔라쿠지는 엔닌스님과 신라대명신, 장보고 정도의 키워드로 만 떠오르는 이 곳에는 내가 몰랐던,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일본의 역사도 있었다.

 

히에이산 연력사는 난폭한 승병으로 악명 높았다. 연력사는 창건 이래 왕족과 귀족의 기진으로 많은 장원을 소유하여 든든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막강한 불교세력으로 성장했다. 돈이 생기니 이를 지키기 위해 승병까지 조직했던 것이다. 나라 흥복사와 세력다툼이 일어나면서 급기야 첨예하게 대립하게 됐다. 이를 남도북령이라고 했다. 남도는 흥복사, 북령은 연력사를 말한다. 남도북령의 승병들이 싸우면서 불태운 절이 하나둘이 아니다. 이들은 무사들도 압도하는 무력을 갖고 있었다. (중략) 이렇게 전투와 합전으로 군사력을 키우고 신불을 앞세우고 나오는 승병들을 조정에서도 감당하지 못했다. 이리하여 조정과 귀족은 경호와 진압을 위해 무사를 키웠다. P195, 198

 

일본 왕실에서 여러 방면으로 불교를 지원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결국 일본 불교의 폐단이 일어난 것이다. 바로 무력을 앞세우는 승병을 조직하는 것. 오죽하면 당시 원정정치를 했던 시라카와 법황도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 가지가 있으니, 가모가와의 물, 쌍륙의 주사위, 그리고 산법사(히에이잔 승병)이다.” 라고 했을까. 결과적으로 폭력적인 승병에 맞서기 위해 무사라는 집단이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겨난 무사들은 변해가는 시대에 올라타 서로의 힘을 과시하기 시작하고, 전국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그 유명한 마왕, 오다 노부나가 등장. 이 때 이야기를 하려 치면 할 말이 정말 많지만(ㅋㅋㅋ) 각설하고, 히에이잔 승병들이 오다와 반대편에 있던 아자이 나가마사(알고보면 오다 노부나가의 매제)의 편을 들게 되었다. 이게 빡친 오다는 승병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히에이잔 통채로 불태우는 것을 택했다. 그렇게 히에이잔은 사흘 밤낮으로 불탔다. 산이 불탔다는 건 당연히 산 속에 있던 엔랴쿠지도 불탔고, 그 안에 있던 수많은 승병들이 죽었다는 말이 된다. 기록이 따르면 약 2천명이 죽었다고...

 

이 후 엔랴쿠지를 포함하여 그 어떤 절에서도 승병은 조직되지 않았다고...... 오다가 괜히 마왕으로 불리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ㄷㄷ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히에이잔 엔략쿠지는 위에서 내가 언급했듯 신라명신, 장보고 와도 연관이 깊다. 838년 견당사로 당나라에 갔던 일본의 엔닌스님은 당시 장보고가 창건한 적산법화원에서 묵었다고 전한다. 심지어 엔닌스님이 장보고 에게 쓴 편지도 남아있다. 엔닌 스님에 이 곳에 돌아온 뒤 장보고의 은혜를 잊지 않고자, 적산법화원에서 모시던 신라명신을 그대로 이 곳에 모셔왔다. 또한 장보고 기념탑도 엔랴쿠지에 남아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사카노 우에 다무라 장군의 조각상이다. 기요미즈데라 전촌당 전각에 모셔져 있다. 실물을 한번 보고 싶지만, 내가 볼 수 있는 건 그저 전촌당 건물 뿐. 이 조각상은 정말 어쩌다 한번 씩만 공개된다고 하니 이거 뭐. 내 생에 볼 수나 있으려나 싶다.

 

일본에선 오래된 전문 상점을 노포라 쓰고 시니세라 읽는데, 그냥 오래된 것이 아니라 한자리에서 4, 5대를 이어가며 집안의 전통을 이어가는 전문 상점을 말한다. 단팥죽 장사를 해도 남에게 꿀릴 것 없이 당당히 살아가는 일본인의 생활 자세는 부럽고 배울 만 하다.

 

모두가 그 전문성을 높이 사고 장하게 생각해준다. 이거 해서 돈 벌면 때려치우고 딴 것 하겠다는 자세나 내 자식은 큰돈 되지 않는 이런 일을 시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는 전통이 지켜지지 않는다. 전문인의 자부심, 장인정신을 존중하는 자세가 낳은 전통이다. 그것이 바로 현대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정신적인 하나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된다. P252

 

내가 일본을 높게 생각하는 점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점이라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내용이다. 유학자들이 입맛대로 바꾼 이상한 유교사상 아래 조선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망해갔는지를 보아서 그런 것일까? 우리나라는 전통이라는 것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이 있어 보인다. 심지어 지금은 돈이라는 물질적인 것에 제일 큰 가치를 두고 이 일은 돈이 안돼라고 생각하면 애초에 시작 하지를 않는다. 물론 나 역시도 그렇고. 지금 까지 시대가 많이 변화해 왔지만 지킬 건 지켜가며 나라가 변화했다면, 우리가 일본을 아무리 욕해도 배울건 배워야 된다고 말하지는 않았을텐데..

 

나는 분명 한일관계사에 관련된 역사 기행을 본 건데, ... 뒷 맛이 이리 씁쓸한지 모르겠다 ㅠㅠ

 

유학자들이 입맛대로 바꾼 이상한 유교사상 아래 조선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망해갔는지를 보아서 그런 것일까? 우리나라는 전통이라는 것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이 있어 보인다. 심지어 지금은 돈이라는 물질적인 것에 제일 큰 가치를 두고 ‘이 일은 돈이 안돼’ 라고 생각하면 애초에 시작 하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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