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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여행 가이드북 - 아이가 좋아하는 사계절 여행지
권다현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출판사 서평단을 하면서 여러 여행 가이드 북을 읽었고, 간접여행을 하는 기분이라 너무 좋았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여행가이드북은 조금 묘한 책이다.
여행의 주체가 오롯이 ‘나’가 아닌, ‘내 아이’와 함께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까지 아이가 없는 나는 작가와 공감하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ㅠㅠ
그래도 향후 3년 이내에는 2세 계획을 생각 중...이긴 하니까..!! 현재의 내가 아닌, 미래의 내가 여행 주체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보이듯 ‘내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주제다. 그러다보니 여행지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내 아이가 좋아할 장소, 내 아이가 즐거워 할 체험, 내 아이가 맛있어할 음식’이다. 그렇다고 아이 관련 여행지만 있느냐? 그건 또 아니다. 지금도 많은 어른들이 즐겨 가는 유명 여행지도 이 책 속에 들어 있다. 어찌 보면 너무 자주 봐서 식상할 지도 모르는 유명관광지. 사람에 따라서는 유명 관광지에 대한 단락은 굳이 봐야 되나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서이다. 즉, ‘어른들이 좋아하는 유명 관광지에서 어떻게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나?’에 대한 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이야기다.
책장을 넘기면 바로 차례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차례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봄·여름·가을·겨울, 각 계절에 가볼 만한 네 단락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스페셜 단락인 제주가 있다. 즉, 여행지 구분을 동일한 지역별로 묶은 게 아니라 계절별로 묶었다는 이야기다. 계절별 차례를 넘기면 그제서야 지역별 차례가 나온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역 하나를 선택해서 가는 엄마, 아빠들에겐 조금 불친절한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자면, 내가 아이와 함께 해남여행을 하고 싶다! 라고 가정하고 국내 여행서적을 본다고 치자. 보통 여행서적이라면 해남 지역에 대한 여행정보가 연이어 나온다. 이런 구성은 여행자 입장에서도 보기에 편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해남 지역에 대한 여행정보를 보려면, 봄 단락에 있는 해남, 여름 단락에 있는 해남 등 최소 몇 십 페이지를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여행지 구성을 할 때 메인을 계절이 아니라 지역별로 구성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참 아쉽다. 내 기준에서는 정말 유일한 옥의 티이다 ㅠㅠ
여행서적 답게 당연히 추천 코스도 있다. 아무래도 여행지 메인 구성이 계절이다보니, 추천코스 자체도 계절 별로 나뉘어져 있다. 지역별로 여행지를 구성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이렇게 계절별 추천코스를 따라 여행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 여행을 할 때는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아이가 사용하는 용품부터 시작해서 해당 장소가 노키즈존인지 아닌지까지. 저자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똑부러지게 알려준다. 어떤 용품을 챙겨야 하는 지부터, 키즈프렌들리한 여행지까지.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가 강조한 점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속상한 현실이지만 여행을 하다 보면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부모들을 가끔 만날 때가 있어요. 상대방을 원망하기 전에 일단 우리부터 아이들이 공공의 질서를 잘 따르도록 조금은 엄격한 부모가 되어야 해요. 그리고 식당을 선택할 때 아기의자가 있는지 미리 확인해요. 아기의자를 비치한다는 건 그 만큼 가족손님을 배려한다는 의미니까요. 식사 후에는 “덕분에 아이와 편하게 식사를 헀어요” 라며 꼭 고마움을 표시해요. “키즈프랜들리”식당에 그만큼의 보상을 해준다면 ‘예스키즈존’도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그랬다. 부모가 어떤 행동을 하면 아이는 그 행동을 그대로 따라한다. 아이들은 그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개념이 생성되기 전이니까. 그저 배울 뿐이다. 그런 아이들이 버릇없는 행동을 한다? 그 모든 건 부모한테 배웠을 확율이 매우 높다. 이 땅에서 노키즈존이 나온 이유가 몰상식한 일부 부모때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바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노키즈존도 점차 사라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