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팔 독립선언
강세영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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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3년 차, 직장인 5년 차, 만 28세 여성. 지은이의 프로필이다. 그녀는 나와 같은 또래였고 나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사는 모든 청춘들이 그렇듯 그녀 역시 지옥철에 힘들어하고, 은행의 노예가 되는 운명을 택했다. 나 또한 자진하여 은행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는 서글픈 인생이다.




내가 생각해도 난 그냥 적당히 잘 자랐다.

엄마는 "작은 딸은 거저 키웠지"라는 말을 자주 하셨는데, 

큰 문제 일으키지 않고 자랐다는 뜻이다.

어른들 말에 무조건 순종했던 건 아니었지만, 

나쁜 아이 경계선을 밟아본 적은 없다.

나에겐 착한 아이 프레임이 씌워져 있었다.P. 102


우리 엄마 역시 친척 어른이나 지인에게 저런 말을 곧잘 하셨다. 맏딸로 태어나서 그런 것일까?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을 힘들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다. 물론 말썽을 안 피웠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다만 그 말썽이라는 게 남동생과 다투는 정도였고, 그 이상의 말썽을 피운 적이 없을 뿐이다. 또 나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다. 그래서였을까, 나 역시 그녀처럼 적당하게 자라는 착한 아이가 되었고, 그 모든 것이 답답해졌을 때는 이미 그 삶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어릴 때 좀 더 다양한 어른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한다. 

자라면서 봤던 어른은 극히 한정적이었다.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을 주축으로 친척 어른들과 부모님의 지인 정도가 전부였다.

그들은 모두 나를 비슷한 인생으로 안내했다.P. 112


요새 들어서 사무치게 후회하는 것이 있다. 황금 같았던 나의 어린 시절, 그저 하라는 대로 공부만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루에 한 시간만이라도 나의 꿈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면 어땠을까? 만약 그랬다면 지금 나의 삶은 1%라도 조금 더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았을까. 혹은 늦게나마 알게 된 나의 꿈,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해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삶이 아닌 그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가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시간만 축내는 것이니, 후회할 시간에 나의 꿈을 위해 조금이나마 공부를 하는 쪽이 더 낫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존과는 다른 어른으로 나이 먹는 거다.P. 115


오늘 거울 속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1%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사회생활 슬럼프는 3, 6, 9년 차에 온다던 선배들의 말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오늘 하는 일과 내일 해야 할 일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이걸 계속 반복한다고 더 나은 사람 또는

더 잘하는 마케터가 될 것 같지도 않았다.P. 137


나는 또래 친구들보다 꽤 빠르게 취업을 하였고 올해 들어 직장인 9년 차에 접어들었다. 사회 초년생 때는 정말 서글펐다. 또래 친구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청춘을 즐기고 있는데, 나는 어쩌다 이렇게 사회에 빨리 내던져졌을까 싶었다.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공부했고 수능도 이 정도면 괜찮지! 싶었는데 원하는 대학에 떨어졌다. 그렇게 2년제에 진학할 수밖에 없었고 나의 대학시절은 2년 만에 끝이 났다. 그리고 바로 취업. 하지만 그런 마음도 길게 가지 않았다. 


첫 슬럼프가 온다는 직장생활 3년 차에 슬럼프는 커녕 쾌감을 느꼈다. 나는 소위 대기업이라고 불리는 회사에 자리를 잡았고 적응을 한 반면 또래 친구들은 취업 준비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으니까. 나 스스로도 이렇게 생각하는 나 자신이 얄미웠지만, 이렇게라도 해서 그동안 마음고생을 한 나에게 위로를 하고 싶었다. 일종의 자기 위안이었다. 


물론 나 역시 3, 6, 9년 차의 법칙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는지 1년이 지난 4년 차에 슬럼프가 왔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지루했고, 변화가 없는 일상이 지겨웠다. 어떻게든 슬럼프에서 빠져나와야 될 것 만 같아서 선택한 것이 공부였다. 2년제 졸업이라는 꼬리표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도 한 몫했다. 그렇게 난 일단 질러보자는 심정으로 4년제 대학에 편입하였고 일과 학과를 병행하였다. 그리고 졸업! 뿌듯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요?'라고 소리 없이 외쳤던 것들이

모두들 한 번씩 겪는 일이었다는 게,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는 게,

이런 게 그냥 삶이구나, 삶은 이런 거구나, 

인간이란 필연적으로 외롭고 힘들 수밖에 없는 거구나 하고 받아들여졌다.P. 237


어느 순간 너무 힘들어서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는 건지 하늘을 원망할 때가 있다. 그런 때에는 이상하게도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전부 행복해 보인다. 이 세상에 힘든 사람은 나 혼자인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사람살이가 다를 리가 있겠는가? 알고 보면 내 앞에서 웃고 있는 저 사람도 죽을 만치 힘든 일이 있었고, 내 옆에서 항상 버팀목이 되어주는 소울메이트도 말을 안 할 뿐 힘든 일을 버티고 있다. 그러니 그저 버틸 수밖에 없다.


다들 그 정도는 아프면서, 견디면서 살아가P.237


어쩌면 냉정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한마디는 힘들어하는 나를 단단하게 해주는 갑옷과도 같다. 물론 가끔은 냉정함이 아니라 위로가 필요할 때도 있다. 




나만의 동굴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가끔 그 안에 들어가 숨습니다.

그곳에서 머리를 비우고, 생각이 가득 차오르기를 기다리는 겁니다

.P. 97 (유병욱 '생각의 기쁨' 中 )


그때는 나만의 동굴 속에 들어가자. 동물이 겨울잠을 자듯 나 역시 동굴 속에서 겨울잠을 자는 거다. 모든 상념이 가라앉을 때까지.겨울잠을 깨고 나올 나는 어제의 나보다 한 단계 성숙해져 있을 테니.


내가 생각해도 난 그냥 적당히 잘 자랐다.

엄마는 "작은 딸은 거저 키웠지"라는 말을 자주 하셨는데,

큰 문제 일으키지 않고 자랐다는 뜻이다.

어른들 말에 무조건 순종했던 건 아니었지만,

나쁜 아이 경계선을 밟아본 적은 없다.

나에겐 착한 아이 프레임이 씌워져 있었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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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동경
정다원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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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면 짧은 인생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자부하는 것이 있다. 다독을 하는 사람에 비하면 터무니 없지만, 그래도 주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이 정도면 나는 책을 꽤 많이 읽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의기양양해 하며 책장을 보던 중 문득 깨달았다. 내가 책을 편식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내가 사는 집의 책장과 친정 집의 책장의 8할이 역사 관련 서적이었다. 나머지 2할은 장르소설이나 만화책, 취미실용서 정도였다. 정말 편식을 해도 너무 편식을 한 것이다. 다른 장르의 책을 읽어볼까 싶어도 워낙에 읽어본 적이 없기에 어떤 책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고.


그러던 어느 날, 상상출판 표지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한 권 받았다. 그 책이 바로 여행 에세이 #소소동경 이었다. 내 인생 첫 에세이였다.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도쿄라는 도시의 매력을.


이 책의 저자, 정다원 님은 도쿄에서 4년을 살았다. 그리고 도쿄를 떠나 여러 나라에서 살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도쿄에서 보낸 4년 간을 잊지 못하여 도쿄 여행을 자주 한다. 도쿄에 살아본 적은 없는 나지만, 나 역시 도쿄에 첫 방문하였을 때 그 느낌을 잊지 못하였다. 심지어 6박 7일, 장기라면 충분히 장기적은 해외여행은 도쿄가 처음이기도 했다. 두 발로 도쿄 땅을 밝으며 이 곳 저 곳을 다녔고, 그 추억이 자꾸 맴돌아서 해마다 찾아갔던 도쿄였다.


아무리 도쿄를 자주 방문하였더라도 그 곳의 현지인이 아닌 이상은 이룰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단골집이다. 저자가 말하는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 에서는 손님이 주인장을 마스터라 부르며 친근하게 대한다. 누가 봐도 처음 오는 손님이 아닌 단골집 주인과 손님의 관계. 손님이 가게에 오면 마스터는 한결 같은 표정으로 손님이 항상 먹던 음식을 가지고 온다. 그리고 손님은 마스터에게 미주알 고주알,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기는 어땠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스터는 항상 그 이야기를 들어준다.


요즘같은 현대 사회에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 까?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은 나름대로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 만큼 세상이 너무나 각박해졌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찾는 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되었으니까. 그런데 마스터 만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왜냐고 묻지도 않고 그저 들어준다.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치유가 될테니까.


저자는 마츠리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마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공동체 의식, 서로 돕고 산다는 연대감을 일깨워 주었다 고. 헌데 마츠리에 대해 이해를 한다면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지. 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일본의 마츠리는 공동체 의식이 빛나는 마을 축제라기 보다 더 무거운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자타공인 신도(신토)를 믿는 국가다. 일본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수십, 수백, 수천의 신이 있다. 그 신들을 위해 작게는 마을 단위에서 도시 단위로 많은 신사가 있다. 마을 골목 골목에 보이는 아주 자그마한 신사 '호코라',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신사(진쟈)가 바로 그것이다. 덧붙이자면 신사도 세세하게는 여러 등급으로 나뉜다. 신궁과 대사(타이샤), 궁(구)과 대신궁(다이진구) 그리고 일반적인 신사이다.


보통 마츠리는 이러한 신사에 모셔져 있는 신을 위하여 제사를 지내는 행위이다. 제사를 지냄으로써 자기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게 기도한다. 또한 가족과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 후자의 가족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것은 한국의 제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행위이지만, 전자인 '자기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게' 라는 행위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한국인에게 신이라는 존재는 자손을 이롭게 해주는 신령스러운 존재이지만, 일본에서는 그 의미가 조금 다르다. 일본은 사람이 죽어서 귀신(원령)이 되면, 언제든 자신들을 해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寃: 원의 개념). 하여 귀신들이 자신을 해하지 않도록 달래기 위하여 제사를 지낸다.  일본 가정집 내부에 조그마한 제단이 있는 것도 아마 일맥상통한 부분일 것이다.


이러한 제사 행위, 즉 마츠리가 마을 단위로 점점 커지면서 우리가 아는 일본의 마츠리가 생겨난 것이다. 물론 덕분에 공동체 사회가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지탱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기는 하지만 말이다.


저자는 등굣길의 초등학생들이 하나 같이 똑같은 가방을 메고 있는 사실에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나 역시 일본을 갈 때마다 보았던 모습이었고, 저자와 똑같이 궁금했다. 대체 이 학생들은 왜 불편해 보이는 가방을 메고 다니는 걸까? 하고. 그리고는 그 때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야 또 같은 의문이 들었지만, 뭐 학교에서 정해줬겠지 싶었다. 헌데 왠걸 !! 책에서는 예상치 못한 답변을 주었다.


다른 아이들 사이에서 튈까 봐 …


일본에서는 폐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이 폐라는 것이 내가 생각하던 그런 민폐와는 차원이 달랐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민폐행위에 더해서 일본의 집단주의 정서가 포함되어 있었다. 집단주의 정서를 이들이 말하는 폐에 대입해보면 이렇다.


공동체의 이익과 안정을 우선시 하며, 이를 깨뜨리는 돌출된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폐를 끼친다는 의미가 너무 넓다고 해야할까, 이해가 안된다고 해야할까. 나름 일본문화를 많이 접했다고 자부했고, 그만큼 이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직도 내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도쿄 여행 에세이라고 내세웠고 실제도 도쿄의 여러 지역을 소개해주었다. 저자 역시 본인의 책은 '도쿄 졸업 일기' 혹은 '졸업 논문' 이라고 일컬었다. 하지만 이 책은 도쿄만 소개한 것이 아니다. 도쿄의 생활이었지만 실제로는 도쿄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일본의 문화와 생각, 생활을 보여주었다. 에세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이제라도 알게 해준 이 책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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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靈探偵八雲 ANOTHER FILES いつわりの樹 (角川文庫) (文庫)
카미나가 마나부 / 角川書店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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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신사의 경내에 있는 삼나무 앞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였다. 용의자는 바로 잡혔지만 용의자의 진술과 피해자의 치명상이 일치하지 않았다. 이것은 나무의 저주일까.

진실을 찾기 위해 다시 한번 현장을 찾아간 고토형사는 그곳에서 죽은 자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사이토 야쿠모와 만난다. 야쿠모는 고토 형사가 담당한 사건과는 별개의 건으로 이 곳을 찾아왔다. 하지만 이 두 개의 사건은 기묘하게 겹쳐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또 하나, 고토 형사의 파트너인 이시이 형사가 이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한다.


<리뷰 시작>

앞서 읽었던 야쿠모 번외편이 고토 형사가 메인이 되는 이야기 였다면, 이번 번외편은 이시이 형사가 메인이 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생각보다 더 큰 씁쓸함을 남겼다.

이야기는 신사 경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서 시작한다. 일반적인 살인사건이었지만 경찰인력이 매우 부족했던 관계로 미해결사건전담반인 고토와 이시이가 맡게 되었다. 살해당한 사람이자 피해자는 모치즈키 토시키 라는 남성. 이시이는 피해자를 보고 엄청난 동요를 하고 만다. 고토는 이시이가 워낙 겁쟁이었기에 그 모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이시이는 피해자를 알고 있었다. 물론 그 사실에 대해서 고토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반면, 한 대학 건물 안에 있는 '영화연구동호회' 동아리방. 이곳에서 하루카는 야쿠모에게 사건 의뢰를 한다. 하루카의 친구가 신사에 갔다 온 이후로 귀신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이었다. 얼마 안가서 하루카의 친구는 그 귀신에게 빙의되고 만다. 야쿠모는 하루카의 친구가 어째서 빙의가 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신사로 향하였다가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고토형사와 마주친다. 그리고 그렇게 사건은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느꼈던 건 흔히 있을 법한 스토리였다. 작가님이 워낙 자기복제를 많이 하셔서 (^^ㅋㅋㅋㅋ) 이번에도 그렇겠구나 싶었다. 헌데 왠걸, 사건을 파면 팔수록 드러나는 이시이 형사의 과거가 너무 충격적이었다. 신사 경내에서 살해당한 모치즈키는 피해자였던 동시에 과거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다. 이시이 형사는 학교 폭력(그리고 따돌림)의 피해자였다. 이시이와 살인사건의 피해자 모치즈키, 그리고 하루카 친구에게 빙의 된 귀신. 이 세 사람 간의 과거가 사건 해결을 위한 Key 였다.

언제나 사건 해결을 도와주는 조력자 마코토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야쿠모의 부탁을 받았다. 그녀 또한 이시이의 과거가 사건 해결의 열쇠라는 사실을 았았기에, 본인 역시 과거에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밝힌다.

마코토) 소설 '암굴왕'을 읽어본적이 있나요?

이시이) 복수를 하는 이야기였죠, 확실히..

마코토) 그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어요. 극한의 불행을 경험한 사람만이 극한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살아가는 것 이외의 즐거움을 깨닫기 위해서는 한 번 죽음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해요.

마코토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고 정말 괴로웠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본인은 그런 마음을 극복해냈다고. 외려 이시이는 그러한 마코토를 부러워하며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이시이 입장에서는 마코토를 부러워 할 수 있다고 본다. 본인은 아직까지도 괴로웠던 과거를 잊을 수 없어 괴롭고, 그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자신을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부끄러워 해야할 사람들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들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마코토의 이런 이야기에도 이시이는 본인의 과거를 털어놓지 못했다. 말 그대로 부끄러운 과거이니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마음의 문을 견고하게 닫아두었던 이시이도, 야쿠모 앞에서는 과거를 털어놓는다. 야쿠모 역시 붉은 눈을 가졌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많은 사람들의 괄시, 멸시를 받았고 심지어 모친 손에 죽을 뻔 한 적도 있었다. 학교 폭력 무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마코토 보다는 야쿠모의 이야기가 이시이에게 더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

하루카는 야쿠모에게 물어보았다. 학교 폭력, 즉 따돌림은 왜 일어나는 것이냐고. 그리고 야쿠모는 대답했다.

야쿠모) 외관 상 눈에 띄는 특징이 있거나, 운동을 못한다거나.

아무튼 자신과 다른 타입의 인간을 찾아서 그것을 제거하는 것.

그것이 이지메의 기본 구조지.

그저 다른 것일 뿐인데,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틀리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누군가와 다르단 이유 만으로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된다. 학교 뿐만이 아니다. 이러한 폭력은 사회 생활에서도 나타난다. 직장 내 따돌림, 직장 내 폭력 등등으로...

이시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나를 볼 때마다 거슬린다고 때리고 찼습니다. 그는 나를 노예 취급 했어요.

아니, 노예가 훨씬 낫죠. 나를 사람으로써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야쿠모) 싫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이시이) 간단하게 말씀하시네요. 저항하면 더욱 심한 일을 당해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같이 비웃어요.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얼마나 괴롭든, 억울하든 그저 견딜 수 밖에 없어요.

적어도 나는 폭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고작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에게 "왜 싫다고 말하지 않았어?" 라던가, "니가 잘 못한게 있으니까 그렇겠지" 라는 등의 폭언을 가한다. 이러한 질문들은 피해자에게 2차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같다. 오히려 피해자를 질책하는 질문이니까. 대체 왜 항상 가해자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하려고 하고, 가해자의 안위를 먼저 살피는 것일까. 요즈음 뉴스를 보면 더욱 절감한다. 우리나라는 학교 폭력 및 따돌림에 대해서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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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靈探偵八雲 ANOTHER FILES 祈りの柩 (角川文庫) (文庫)
카미나가 마나부 / KADOKAWA/角川書店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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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줄거리

<야쿠모에게 또 다시 유령 관련 상담이 들어온다. 상담의 내용은 이러했다. 친구들과 마을 외곽이 있는 샘을 찾았는데, 수면에서 나온 유령이 한 친구에게 빙의가 되었고, 빙의가 된 친구는 의미불명의 노래를 계속 부르고 있다. 반면 고토형사는 경찰관계자의 손자가 악령으로부터 살인예고를 받았다는 사건을 조사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과거 경찰 파트너였던 인물을 만나게 된다. 이후 교회의 밀실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서로 다른 사건이라 생각되었던 이 사건들은 하나로 모아졌고, 그것을 계기로 감쳐져있던 고토의 과거가 드러난다. 고토의 과거와 사건의 진상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가.>


국내에서도 소설과 만화책으로 발간된 심령탐정 야쿠모. 이번에 리뷰하는 이 책은 원작 소설 라인은 아니고, 문고판으로 발매되는 야쿠모 번외편에 속하는 내용이다. 즉 원작 소설에는 없는 내용이며, 오로지 문고판에서만 진행되는 번외편이다. 물론 한국에는 아예 나오지도 않았.....하. 한국에서는 원작소설이 7권까지였나 발매되다가 출판사가 망했다 ㅜㅜ 만화책은 오다님 버전으로 라이센스가 발매되긴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야쿠모 인듯 야쿠모 아닌 야쿠모 같은.......이 아니고, 이 책의 유령도 야쿠모 아빠와 1도 관련이 없다. 이 책에 나오는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우리의 고토 형사님!! 다혈질에 곰같은 고토형사님의 주인공이 되시겠다.

여느 때와 같이 야쿠모에게 심령상담이 한 건 들어온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학생A이다. 그가 야쿠모에게 이야기한 내용은 이렇다.


친구들과 천체관측을 하러 동네 외곽에 있는 샘을 들렀다. 근데 갑자기 샘 주변 분위기가 이상해지기 시작하더니, 이상한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는 샘에서 한 여성이 나오더니 그대로 친구에게 빙의되었다. 빙의된 친구는 현재 의식이 없으며, 계속 이상한 노래를 읊조리고 있다.

동시에 고토형사가 있는 경시청으로도 비밀 의뢰가 하나 들어온다. 퇴직한 경찰의 손자와 관련된 의뢰였다. 이 의뢰가 워낙 이상하여 공식적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하기에, 고토에게 넘어온 의뢰였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퇴직경찰의 손자는 계속 악령이 나를 죽이려 한다, 나를 살려달라

신문기자 마코토에게 걸려온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건 사람은 마코토에게 시체를 보았다고 한다.


내가 본 시체는 마을 외곽의 샘에 있다, 그리고 나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건, 고토형사에게 들어왔던 의뢰. 퇴직경찰의 손자는 경찰을 못 믿겠다며, 한 교회의 목사를 찾아간다. 목사는 령을 퇴치해준다고 했다. 교회의 밀실에서 령을 퇴치하기로 하였으나, 사건은 이상하게 돌아간다. 목사가 살해당한 것이다. 그것도 령을 퇴치해주려고 했던 퇴직경찰 손자의 손에..

이 네 가지 사건은 서로 다른 사건으로 보였으나 공통점이 있었다. 야쿠모에게 의뢰한 남학생A가 천체관측을 하러 갔던 샘은 마코토에게 시체를 보았다고 제보한 샘과 동일한 곳이었다. 또한 야쿠모에게 의뢰한 남학생A와 함께 천체관측을 갔던 사람은 남학생B, 여학생A 총 2명이 이었다. 남학생A는 여학생A의 빙의현상에 대해 의뢰한 것이었고, 고토에게 들어온 의뢰는 퇴직경찰의 손자는 바로 남학생B였다.

그리고 퇴직경찰의 손자, 즉 남학생B가 살해한 교회의 목사는 고토 형사의 과거 파트너였다.

이렇게 사건은 모아졌다.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고토 형사의 과거가 나타난다. 그리고 사건은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진행이 된다. 샘에서 나왔다는 여성의 존재,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이야기들.....

그리고 ...........네타는 여기까지 !! 참고로 문고판 심령탐정 야쿠모 번외편은 ANOTHER FILES 이라는 시리즈로 총 5권이 나왔다. 흑 제발 좀 어떤 출판사라도 좋으니 야쿠모 라이센스로 발간 좀 해주세요 흑흑 원서는 한국어 비해서 읽는 게 너무 오래걸려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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コンダクタ- (角川文庫 か 51-40) (文庫)
카미나가 마나부 / 角川書店(角川グル-プパブリッシング)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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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줄거리>

음대를 졸업한 나나미는 동기인 아키호, 타마키와 함께 뮤지컬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이번에 들어가게된 작품은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햄릿> . 새로운 작품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두근거림도 잠시, 어느날 담당 지휘자가 바뀐다.

지휘자로 온 사람은 음대 동기였던 유우키 였다. 유우키는 음대시절 학교의 지원을 받아 독일로 유학을 유수의 인재였기에 그런 그가 클래식이 아닌 뮤지컬 오케 지휘자로 왔다는 것 자체가 놀라움이었다. 나나미는 그저 옛 동기였던 유우키와의 재회가 반가웠지만 그것과 별개로 유우키와 아키호, 타마키 세 사람의 관계를 걱정한다. 음대시절 유우키와 아키호는 연인이었으나 어떠한 이유로 둘은 헤어지고 현재 아키호는 타마키와 연인이 되었고 곧 결혼을 앞둔 사이 였기에..


유우키가 지휘자로 오게되었던 그 날, 나나미가 사는 동네에선 목이 없는 백골이 된 변사체가 발견된다. 백골사체의 손에는 빛 바랜 사진이 한장 들려 있었다. 담당 형사인 이시쿠라는 묘한 기분을 느끼며 평소보다 더 광적으로 이 사건에 목을 멘다.


백골이 된 변사체의 발견. 때마침 이 시기 전후로 나나미는 매일 밤 악몽을 꾸고 있었다. 백골과 나나미의 악몽, 이 모든 것이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퍼즐이 하나둘씩 맞춰지기 시작하며, 나나미의 마음 속에서 꽁꽁 잠겨 있었던 한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현실은 악몽보다 잔혹했다. 그리고 그 끝은 파멸이었다.  

------------------------------------------< 여기까지가 줄거리.



이 책의 작가, 카미나가 마나부로 말할 것 같으면 소설 「심령탐정 야쿠모」의 저자이다. 하여 보통 이상의 기대를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われわれは何であるかを知るもその先どうなるかを知らず"

책의 첫장에는 햄릿의 명대사 인듯한 느낌적인 느낌의 대사가 있었다. 근데 햄릿에 이런 대사가 있었나 싶어가지고...햄릿부터 다시 읽어야 할 판이다 ㅡㅡ;

보통 첫장에 있는 문구는 그 책의 내용을 아우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모르겠다. 저 대사가 이 책의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아우른다는 생각은 안든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 책의 스토리는 기대이하였다. 

물론 스릴러 답게 반전도 있었고, 그 반전은 생각치도 못했기에 놀라기도 했으나 그 뿐이었다. 추리, 스릴러, 미스테리 장르에는 사람을 빠져들게하는 흡입력이 필수인데, 이 책은 스릴러 치고는 흡입력이 매우 부족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햄릿!!! 하필 차용한 뮤지컬이 햄릿이라는게 제일 큰 감점 요소..
햄릿을 차용해서 적은 스토리 치고는 ... 역시나 뭔가가 부족하다. 

작가님... 그냥 딴길로 새지 말고 야쿠모나 계속 연재해주셨으면..

※본 리뷰는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도 등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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