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잠 밀리언셀러 클럽 145
가노 료이치 지음, 엄정윤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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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랜 세월동안 지역을 이루고 그 속에서 몇대를 거쳐서 생활을 하던 터전을 새로운 도시건설이라는 미명하에 민간건설업체에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수용되어 이주를 하고 한 지역 전체가 유령마을처럼 되어버린 경우를 한번씩 보게 됩니다.. 그럴 경우 모든 사람이 떠나고 남은 자리는 아주 애매한 스산함이 있습니다.. 사람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어떤 식으로라도 표시가 난다고 하던 어른들의 이야기가 떠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한순간에 썰물처럼 그 많던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버리고 남은 지역은 폐허와도 같은 허함이 가득찹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여러 공사 진행을 하려고 돌아다니다보면 어느순간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거나 시간이 멈춰버리는 듯한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온 동네의 오래된 스레트 집들이 부셔지고 내려앉아 폐기물로 변해버리고 한겨울을 힘들게 지켜낸 동네 당산나무는 앙상하게 뿌리를 드러낸 체 이렇게 동네가 사라지니 나도 베어버리라고 아우성을 지르는 듯 하더라구요, 수십년 또는 수백년 된 나무의 하소연이 들리는 것 같아 멍하니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눈으로만 된 각인이라도 마음속으로 허한 이미지를 찰칵 찍어두는거죠,


    2. 전 사실 그 재미있다는 "제물의 야회"를 건너뛰고 "환상의 여자"라는 작품으로 가노 료이치를 먼저 만났습니다.. 한 여인의 죽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이 아주 끈끈하니 조금은 지리하면서도 탄탄한 연결방식을 구사하던 작품이었죠, 이번에 읽은 작품인 "창백한 잠"이라는 작품은 제목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소설의 내용과 얼마나 잘 들어맞는가는 잘 모르겠지만 제목만으로도 이 작품의 느낌은 일종의 하드보일드한 감성이 잘 묻어나는 경향이 있네요, 표지의 이미지도 창백한 푸른 빛을 중심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이 작품의 모양새도 가노 료이치 특유의 감성이 잘 묻어나는가 싶은거죠, 뭐 읽기 전에 뭔 생각인 들 못하겠습니까만 탄탄한 연결구성의 방식은 전작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독자들이 소설에 잘 흡입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은 합니다..


    3. 사진기자 다쓰미는 다카하마라는 마을의 폐허가 된 호텔을 촬영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예전 나름 활발하게 호텔 영업을 하던 다카하마 호텔은 화재사고 이후 폐허로 변해버리고 지금은 방치되어 있는 곳이죠, 다쓰미는 이러한 폐허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이미지를 얻어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중의 하나인 동료인 후지코의 만남이 있기도 했죠, 그렇게 사진촬영을 하던 중 이제는 폐허가 되어버린 다카하마 호텔에 들어 선 다쓰미는 건물 안에서 죽은 여성의 시체를 마주하게 됩니다.. 살해된 여성은 지역 저널리스트로서 아이자와라는 여성이었고 그녀의 전 남편인 다카하마 지역 신문기자 안비루는 아내의 죽음을 파헤치고자 합니다.. 예전 잠시 기자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었던 다쓰미는 탐정일을 한 경험이 있으나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 여기고 크게 관여하지 않게 되나 자신의 동료인 후지코가 아이자와가 죽기 전 만남을 가졌던 사실을 알고 조금씩 사건에 호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안비루의 도움 요청과 함께 약간의 도움만 주고자 하였으나 자신의 동료이자 연인인 후지코의 의문의 사고로 인해 본격적으로 사건의 내면으로 뛰어들게 됩니다.. 안비루와 함께 아이자와가 만났던 사람을 토대로 탐문수사와 사건의 행적을 조금씩 찾아 나가며 진실의 단서를 찾기 시작하는데,


    4. 다카하마 호텔과 연관된 과거의 사건과 함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지역의 공항개발과 관련된 이권까지 경제적 역량이 낮은 지방의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개발 이권과 주민들의 생활권등의 갈등이 조금씩 사건의 이면과 함께 드러나기 시작하며 미스터리한 이야기는 힘을 받습니다.. 전반적으로는 탐정소설의 기본적 구성을 중심으로 사건과 관련된 여러 인물들을 탐문수사하며 주변의 연관성을 연결하거나 배제하는 방식으로다가 이야길르 진행합니다.. 상당히 짜임새가 있고 전개의 구성이 꼼꼼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솔솔하네요, 애초 객관적인 관점으로 사건을 견지하던 다쓰미의 입장에서 자신의 연인의 사고로 인해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서서 그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은 미스터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독자분들에게는 상당히 즐거운 구성이라고 여겨집니다..


    5. 가노 료이치는 단순한 살인사건에 국한된 이야기를 끌고 나가지 않고 사회적 이슈나 지역적 배경과 현실적 문제를 토대로 이야기를 잘 만들어내는 재능이 있어 보입니다.. 사회파 소설의 일종이겠지요, 게다가 작가가 보여주는 이야기 외 인물적 감성들이 일반적인 미스터리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뭔가 아리까리한 하드보일드의 느낌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하드보일드의 양상을 가지지는 않고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이슈를 이러한 감성에 대입해서 사실적이면서도 허한 느낌을 잘 살린게 아닌가 싶네요, 특히나 다쓰미가 느끼는 후지코에 대한 감정은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았습니다.. 중년으로 다가가는 한 남자의 애환과 후회가 잘 표현되어 있어서 좋더군요,


    6. 묵직한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들어서면 이야기의 흐름이 아주 급박하게 흘러갑니다.. 자극적으로 대중적 느낌으로다가 독자들을 마구잡이로 현혹시키지 않으면서도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네요,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반전의 양상도 나쁘지 않습디다.. 물론 뭔가 조금은 어설픈 마무리적 해결책은 내놓은 부분도 없지않아 있어보이긴 하지만 그또한 현실적 이야기로 받아들여진다면 문제될 것이 없어보이는 인간 사는 세상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뭐 그런 느낌도 들더군요, 그런데 억수로 흡입력이 와탕카같은 것은 아니라서 재미적인 부분은 고만고만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일본 미스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상당한 수준급의 작품이라고 여겨지시겠지만 저같은 아주 자극적 대중소설의 재미에 길들여진 분들에게는 읽는 동안 지리한 맛이 제법 눈에 띄지 않을까 싶은 우려도 있습니다..


    7. 사실 "제물의 야회"를 읽어보면 이 작품의 진가를 조금 더 파악하기 쉽지 않을까 싶은데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환상의 여자"보다는 "창백한 잠"이 조금 더 미스터리적 구성이나 방법적 연결 고리등이 흥미를 많이 끄는 듯 합니다.. 중간에 끊김없이 이야기의 흐름과 미스터리의 궁금증을 잘 이어나가는 방식이 독자들의 집중도를 끝까지 잡아주었지 않나 싶네요, 가노 료이치 특유의 밋밋하면서도 뭔가 애잔한 허무함이 문장마다 잘 묻어나는 작품인 것 같아서 그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즐거운 독서가 될 수 있을 듯 싶구요, 특히나 이 작품의 마지막은 개인적으로는 감성적 하드보일드의 느낌을 잘 살린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어서 좋았습니다.. 문득 사진촬영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다니면서 세상의 장면을 찍고 싶은 삶에 대한 상상을 해봅니다.. 가능할까 싶긴 하구마는, 아니 가당키나 할까 싶구마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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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 2 - 시크릿 스피치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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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단기기억상실증처럼 딱 7년간의 대학시절 전공과목의 공부내용이 단 하나도 떠오르질 않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공부를 했으면 최소한의 전문적 지식은 분명 있을진데 희안하게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전 러시아어와 문학을 전공했습니다만 지금 제 기억속에 남아있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인사 몇개를 제외하고는 전혀 없습니다.. 러시아 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푸쉬킨부터 도스토예프스키를 비롯한 수많은 러시아 문호들을 배웠음에도 여전히 톨스토이의 바보이반이 최고의 러시아 작품인냥 기억되는 것도 참말로 희안한 일입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적 사상과 독자적 작품세계를 나름 하품과 눈물을 참아가며 몇편이고 원어로 감상을 했음에도 왜 이 사람이 그렇게 유명한 감독이어야하는지도 여전히 알 수가 없습니다.. 여하튼 저에게 러시아라는 나라는 광대한 영토를 보유한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이었던 나라에서 머리에 지도를 얹혀놓은 미하일 고르바초프로 인해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드노스트로 뭔가 글로발적으로다가 엄청난 위세를 떨칠 것으로 기대하다가 아예 자국민에게도 외면받고 뭔가 러시아와 연결되면 앞날이 창창할 것 같았던 대학 전공자에게 취직과 돈벌이에 별반 도움이 안되는 나라가 되어버린 곳으로 기억됩니다.. 그래도 러시아는 꼭 한번 가보고 싶구마는요, 특히 페제르부르그는 죽기전에 꼭 한번, 그럴려면 공부한게 조금 기억나야되는데,  뇌 속 해마의 영역이 손상이 되어 다시 배울려니 엄두가 안나는구마는,


    2. 아주 멋진 스릴러소설로서 제가 기억하는 수많은 스릴러소설중에서도 거의 탑의 자리에 있는 차일드 44라는 작품은 공산주의 시절의 스탈린 체제하의 소련을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 역사적 사실과 공포정치와 스탈린의 강압적 인권을 유린하는 사회를 아주 리얼하게 다루고 있는 대단히 고퀄러티의 심리스릴러액션역사픽션이었죠, 레오 데미도프라는 국가요원을 내세워 국가에서 제시하는 공산주의적 사회 통제의 일방적 방법론으로 인한 대중적 공포를 너무나도 리얼하게 다룬 작품이죠,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범죄라는게 인정되지 않는 점과 국가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또는 응하더라도 국가의 부속물로서 국가에 반기를 들 의심, 기미, 조짐이 있는 수많은 인물들의 인권이 유린되고 이로 인한 상호 반목과 질시와 개인적 생존을 위해 가장 가까운 사람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그렇게 첫 편 "차일드 44"는 구소련의 이야기를 아주 매력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연이어 2편의 작품을 집필하면서 총 3부작으로 완결되었죠, 이번에 읽은 작품은 2편인 "시크릿 스피치"입니다.. 1편의 레오의 시점에서 3년정도가 지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3. 과거 레오는 스탈린 치하의 MGB보안요원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체포하였습니다.. 하지만 전작에서 레오는 자신의 과오와 잘못을 라이사를 통해서 그리고 현실을 통해서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죠, 이제 그는 보안요원이 아닌 정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범죄를 다루는 살인수사과를 창설하여 범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프롤로그에는 레오가 젊은 시절 혈기왕성한 시절 자신이 저지른 과오중 하나가 등장합니다.. 스탈린 시절에는 그렇게 죄가 있든 죄가 없든 누군가의 고발과 의심만 있으면 언제나 체포와 반동분자로 처벌이 가능한 시절이었으니까요, 레오는 그시절 그것이 잘못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국가의 요구와 국가의 명령에 충실한 개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절에는 그만이 그런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국가의 명령에 따라 인권을 유린하고 고발하고 고통을 주었죠, 그리고 세월은 흘러 레오는 살인수사과를 창설하고 범죄를 다루는 형사가 되었습니다.. 한 인쇄공이 죽은 체 발견되고 레오는 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자살한 자의 과거의 행적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과거 그의 상관이었던 니콜라이 또한 엄청난 두려움에 자신의 가족과 함께 동반 자살을 하게 됩니다.. 그 사이 레오는 입양한 조야와 엘레나와 가족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죠, 하지만 조야는 레오가 저지른 일을 절대 잊지 않고 자신의 부모의 원수라는 사실에 증오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런 내외적인 어려움이 있는 레오에게 과거 자신의 상관이었던 니콜라이의 죽음과 함께 발견된 흐루시초프의 '기밀 연설문'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킵니다.. 흐루시초프는 스탈린의 공포정치에 대한 반성과 과거의 과오를 바로잡기 위한 연설문을 배포하지만 오히려 사회적 불안만 증폭시킵니다.. 레오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과거 그가 저지른 죄에 대한 처단을 누군가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딸 조야는 납치되죠, 딸을 납치한 이는 과거 그가 고발하고 수용소로 보낸 사람의 아내였죠, 조야를 살리기 위해선 수용소에 갇힌 남편을 탈옥시켜 와야하는 레오는 절대절명의 위기를 겪으며 다시금 그들 속으로 들어섭니다...


    4. 이번 편은 상당히 급박하게 이루어집니다.. 대단히 스펙타클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벌어지죠, 또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릴러적 측면의 속도감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미스터리적 측면의 의도가 이번에는 대중적인 스릴러의 모양새에 더 염두를 둔게 아닌가 싶습니다.. 레오에게 닥친 고난의 상황들이 독자들에게는 매우 박진감 넘치고 긴장감 백배의 감성적 스릴감을 안겨주기 때문에 독자들은 대중적 재미의 면에서 아주 즐거울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부분을 헐겁게 만들거나 연결고리등이 가벼운 것은 절대 아닙니다.. 뭐랄까요, 소설속의 급박한 상황이 주는 계기가 되는 이야기의 중심인 흐루시초프의 연설문을 토대로 스탈린의 사후 벌어진 소련의 사회적 상황과 대중적 공포에 의한 심리적 반향들이 아주 잘 매치가 되어 있습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레오와 라이사의 심리적 묘사는 전혀 떨어짐이 없습니다.. 오히려 레오의 심리는 더욱 고통스러워져만 가는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5. 작가는 영국인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인보다 더욱 더 러시아적 배경을 토대로 이야기를 잘 이끌어냅니다.. 과거의 구소련의 역사적 진실과 숨기고 싶은 일종의 치부와도 같은 사회주의시절 국민이 겪었던 대중적 공포와 사회적 소외감에 대해서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사실과 픽션을 제대로 섞어서 아주 뛰어난 스릴러소설을 탄생시켰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차일드 4"4를 너무나 뛰어난 스릴러소설이라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던지라 이번 작품은 그 기대치를 약간 낮추었음에도 전편 못지않게 대단한 즐거움을 보여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중적 흥미의 측면에서는 전편보다 뛰어난 작품이라꼬 전 생각하는거지요, 더군다나 이번 편에서는 상황이 주는 긴장감과 급박함 및 묵직한 소재의 측면이 아주 잘 표현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나 긴박한 상황에 대한 표현과 묘사들은 아주 리얼하다 못해 이미지가 그대로 그려질 정도의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6. 어느정도 역사적 상황에 기인한 내용이다보니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현실적 공감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실제 역사에 등장하는 흐루시초프의 비밀연설문(제목과도 일치함)의 내용을 중심으로 스탈린 사후의 혼란스러운 구소련의 사회적 모습과 함께 후반부에는 부다페스트의 봄이라고 불리우는 56년 헝가리 항쟁을 통해서 동구유럽의 역사적 아픔까지도 아주 상세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그 내부적 실상과 음모에 대한 픽션적 상황을 대입하여 실제하였을 지도 모를 그런 이야기를 너무나도 잘 그려내고 있는 것입니다.. 명색이 러시아어를 배우고 러시아의 문학을 전공한 사람이지만 전혀 알지 못했던 - 아니 알았어도 기억하지 못했을 지도 -  그런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레오라는 허구의 한 시대의 희생양같은 국가의 종속적 역할을 했던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이 아주 대단해서 독자들은 그 시대속으로 쏘옥 빨려들어가는 느낌인거지요,


    7. 오히려 전편보다 이번 편을 영화화한다면 더욱 스펙타클하고 박진감이 넘치는 그런 멋진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소설의 재미와는 다르게 영화는 상당히 고전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전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소설만큼의 즐거움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소설이 주는 심리적 괴리감과 인물들의 표현력을 영화가 따라가지 못한게 아닌가 하고 보진 못했지만 그냥 짐작을 해보고 이번 작품 "시크릿 스피치"는 전작과는 달리 인물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면서도 주변상황에 대처하는 배경적 측면과 스릴러의 감성이 더욱 강조된 작품인지라 영화적 느낌이 더욱 잘 매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3부작의 완결편이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종의 레오 데미도프라는 인물의 일대기적 형식으로 다룬 3부작인만큼 역사의 흐름에 따라 고난의 시간을 살아간 한 남자의 마지막 모습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1편이 주었던 미스터리적 재미와 2편에서는 스릴러적 재미를 선사한 작가가 완결편에서는 어떠한 역사적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마무리할 지 이미 다 보신 분들은 쉬잇,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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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세상에서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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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에 대한 거부감이 그렇게 크질 않습니다.. 아들로서 아버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거부감을 가졌던 부분이 어린시절 제법 있었지만 지금은 가능하면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죠, 아버지는 어린시절 저에 대한 소통적 방법론에서 일반적인 아버지들보다는 나은 소통적 행동을 많이 하셨습니다.. 딱히 저의 눈높이에 맞추시진 않으셨지만 강압적이진 않으셨던거죠, 가능하면 아버지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도움을 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하고 이해하려 들지도 않았지만 말이죠, 이젠 저도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저는 네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사실 전 제가 어릴 적 아버지가 이렇게 해주었으면 했던 부분을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아버지가 되진 못하더라도 최선의 아버지임은 알아주길 바라고 나름의 소통의 방법을 찾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 아버지도 그러하셨는지는 몰라도 가능하면 이런 아빠의 의도를 아이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은 있습니다.. 그시절 전 몰랐으니까요, 근데 이게 자꾸만 생색 비스므리한 방향으로 흘러버리고 아버지로서의 삶과 개인적 인생의 모습들이 아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비춰지는 모양새가 어떨때는 상당히 부끄럽고 어색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힘들고 지쳐도 너네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아빠의 존재에 대한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들때는 무척이나 섭섭하고 외롭기까지 하죠, 물론 비교대상은 엄마입니다.. 사실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대상이긴 하지만 한번씩 쓸쓸하기도 합디다.. 하지만 전 아이가 넷입니다.. 개중 한넘 정도는 아빠가 최고라고 해주기도 하니 나름 행복한 인생이긴 항가봉가, 울 아부지에게도 잘 해야되는데 늘 말만 앞서서 부끄럽다오,


    2. 서두가 길었죠, 이 작품을 읽고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아니할 수 없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느낌이 많이 들어서 사설이 길었습니다.. 이 작품은 해인이 횽님의 커글린가의 일대기를 다룬 커글린 가문 3부작의 마지막 편입니다.. 1편은 커글린가의 장남 대니 커글린이 사실상 주인공이었지만 2편과 3편은 커글린가의 막둥이 조지프 커글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대중적 재미면에서는 2.3편이 아주 뛰어납니다.. 반면 시대적 상황과 이야기의 서사적 분위기는 1편이 아주 좋죠, 특히나 이번에 마지막으로 나온 3편에서 벌어지는 조 커글린의 이야기는 대단히 멋진 갱스터 소설로서의 분위기가 양껏 살아있습니다.. 2편부터 이어진 조 커글린의 일대기에 대한 서사적 구성과 시대적 상황에 맞물린 이야기의 흐름은 대단히 즐겁습니다.. 고급스러운 대중소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지 않나 싶네요, 간만에 뛰어난 가독성과 흡인력을 가진 소설로서 즐겼던 것 같습니다..


    3. 이제는 조 커글린은 플로리다 탬파에서 자신의 명망적 지위를 어느정도 획득했습니다.. 예전 갱으로서의 모든 것은 내려놓고 지역 유지로서 여러 사업에 합법적인 모습으로 참여하고 지역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는 조는 여전히 조직의 임원으로서 이런저런 조직내 분쟁을 조정하고 합법, 불법을 막론하고 자신의 존재성을 최대치로 올려놓았습니다. 하지만 아내를 잃고 나서 현재까지 아들 토마스와 함께 외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죠, 그런 그에게 현재 적으로 불릴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죠, 특히 조직내에 있어서의 조의 지위는 확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에게 살해 음모가 드러납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그를 제거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조가 사라짐으로 해서 이득을 볼 인물을 중심으로 하나씩 진실을 찾아나가는데....


    4. 마지막 편은 조금은 일반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앞의 커글린 가의 이야기 두편이 약간은 서사적인 일대기적 의도가 짙었다면 마지막편은 있는 그대로의 조 커글린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갱스터의 삶으로서의 모습이 전체를 아우르고 있죠, 2편에서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는 갱조직의 일원으로서의 조의 인생은 3부작의 마지막에서 그 정점에 이르러서 조직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실제로는 그 중심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던 조라는 인물의 주변에 존재하는 갱 조직에 대한 사실적이고 매력적인 범죄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죠, 실제 역사와 얼마나 닮아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50년대 중반의 플로리다의 갱조직의 배경과 쿠바와 연계된 범죄 커넥션에 대한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5. 사실 이번 작품은 그 배경이나 상황들이 플로리다, 그것도 탬파지역을 거의 벗어나질 않습니다.. 루헤인의 이야기의 배경이 보스톤을 중심으로 늘 이루어지는 것과는 조금 차이가 나죠, 어떻게 보면 보스톤이라는 대도시의 비정한 일면이 약간 아쉽기도 하지만 플로리다 특유의 비릿하고 끈끈한 열대적 흐름은 이 작품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조의 아내의 고향인 쿠바를 또다른 배경으로 한 이유도 분명히 소설의 연대적 구성에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분명 이 커글린 3부작은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로 판단해도 무방한 작품이니 말입니다.. 3편에서는 조와 그의 아들 토마스의 이야기가 전반적인 흐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니까요, 토마스에게 있어서 고향의 느낌이 강한 곳은 미국이 아닌 쿠바이기도 하거니와 미국에서도 보스톤의 영역은 토마스의 기억에는 없는 곳이니까요,


    6. 어떻게보면 3부작중 가장 재미진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작들에서 역사와 시대와 상황을 접목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간 서사적 느낌이 강한 반면 3편은 오롯이 조의 삶에 대한 갱스터 소설로서의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뭐랄까요, 이야기하고자하는 의도도 간결했고 그 내용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깔끔하고 연결방식도 꼬이지 않고 독자들의 흥미를 끝까지 놓치지 않고 루헤인 특유의 범죄소설(갱스터소설)의 느낌이 아주 잘 살아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적 문장력이나 고급스러운 글솜씨보다는 보다 내용적인 면에서 독자들이 바라는 또는 원하는 끝맺음을 정확하게 집어내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루헤인은 작품속에서 여러가지 배경과 역사와 주변의 인물들의 개인적 삶과 각각의 인생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대단히 간결스럽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독자들이 어려움없이 직관적 판단과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게 해주죠, 그래서 그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대단히 설득력이 있어보이고 즐겁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마지막에서 보여지는 그가 던져놓은 감정의 끝은 역시 루헤인이 아니면 도저히 만들 수 없는 그만의 페이소스가 담겨있는 것이죠, 상당히 오랫동안 찌릿합니다.. 그러니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충분히 짐작하실터이고 그렇지 않으신 분들이만 참말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7. 제가 알기로는 벤 에플렉이 이 작품의 전작인 "리브 바이 나이트"를 영화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진행이 이루어진 듯하니 조만간 영화로서 대중에게 선보여지겠죠, 사실 커글린 3부작이라고 붙은 이 시리즈는 2편과 3편을 하나로 묶어도 무방합니다.. 1편은 말씀드린대로 조의 형 대니의 이야기기 때문에 조금은 그 궤를 달리하는 느낌이 들어서 아마도 영화화의 진행은 2편부터 하지 않았나 싶은데 이건 만고 제 생각이구요, 여하튼 조의 일생을 다루는 이야기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갱스터소설의 정점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대부같은 작품과는 비교적 측면에서 개인적으로는 같이 묶지 말았어면 싶지만 대체적으로는 많은분들이 비교를 해도 손색이 없다라고 하시는 듯 합니다.. 그만큼 데니스 루헤인이 보여주는 역사적 갱스터조직의 이야기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신나고 재미지고 일반적인 대중적 기준에서 가장 빠르게 읽힌 작품인 이번 완결편 " 무너진 세상에서"라는 작품은 작품의 제목답게 읽고 나면 그 애잔함이 끝없이 이어지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부디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사실 전 뭐든 잘 잊어버리는 편임에도 이 작품을 읽고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마지막의 전율이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진짭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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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6-03-18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물이 넷이나 된다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공감하고 리뷰도 잘 읽고 가요-;-)

그리움마다 2016-03-22 19:13   좋아요 0 | URL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기들 이뿌게 키우겠습니다.ㅋㅋㅋ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 - 제1회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 당선작
최재원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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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에 이유도 묻지 않은 체 두말없이 그러자라고 덜렁 말해놓고 엄청난 후회를 합니다.. 물론 헤어지자라는 말이 나온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터이지만 대강 오랜 연인의 관계에서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것이기에 내가 잘할께, 뭐가 문제야, 뭐 이런 이야기로 구차하게 질질 끌고 가느니 그냥 헤어지는게 좋겠다는 나름의 판단이 들었겠죠, 하지만 남자들은 그러고나서 대체적으로 후회를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나름의 합리화를 해보지만 결국 그녀에게 내가 해준게 뭐가 있는가,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 오만가지의 이유를 들이대며 분노와 함께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나한테 그러면 안되지를 반복하고 두번 다시 널 보면 내가 인간이 아니다는둥 유치찬한한 합리화를 내세우지만 결국 그녀의 집을 찾아가거나 홀로 후회를 삼키곤 하죠, 저 같은 경우에는 찾아가서 기다렸습니다.. 아침나절 학교가는 시점에 찾아갔지만 나오질 않더군요, 집에는 있는 듯하니 기다렸습니다.. 오후까지도 나오질 않기에 밤까지 기다렸죠, 그런데 비가오네, 된장.. 그래도 맞은 편 교회 처마 밑에서 밤새 담배를 벗삼아 하루를 보내고 나니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결국 포기하고 그 이후로 연락을 하지 않고 IMF시절 취직도 어려운데 공무원 공부나 하자싶어 몇년 삐대다보니 시간이 금방 가더군요, 그렇게 세월은 흘러 각자의 인생에서 살아가던 중 우연히 만나 아는 척 전번을 주고받고 가끔 만나다가 이젠 네 아이를 둔 부모가 되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군요, 라고 하면 맞아 죽을까?


    2. 복학생은 부디 과후배가 대쉬를 해오더라도 판단을 잘하셔야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복학생이 과후배에게 대쉬할때도 마찬가지겠죠, 그런 경우 저처럼 아주 행복한 가족을 만들고 잘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정말 행복하거덩요,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아, 조금 경험적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이번에 읽은 타임리프를 소재로 한 소설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의 이야기와 과거의 저의 연애담이 초큼 비슷한 측면이 있어서 추억을 떠올리네요, 많은 독자분들께서 이 작품을 읽어보시면 과거의 연인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시리라 예상합니다.. 사랑은 늘 그런 경험을 인간에게 주니까요, 여하튼 제목이 제법 긴 '스찾나'라는 작품은 이러한 로맨틱한 사랑을 떠올리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봄직한 과거로 돌아간다면 난 다시 사랑을 제대로 선택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져놓습니다.. 쉽게 말해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겠냐같은 의도 비스므리한 것입니다.. 물론 이 작품에선 첫사랑에 대한 애틋한 과거를 보여줍니다.. 누군들 안그렇겠습니까, 하아


    3. 과거의 첫사랑이었던 윤세은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젊은 시절의 아픈 사랑이었죠, 여전히 그시절 헤어짐에 대한 후회를 간직한 체 살아가고 있던 민혁에게 세은의 편지는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때마침 5년간의 결혼생활을 정리한 날이 윤세은의 편지가 도착한 날이었으니까요, 세은은 민혁에게 자신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 자신을 찾지 말라는 뜬금없는 편지를 보낸 것이죠, 세은과 헤어진 지 13년이 지났건만 갑자기 그런 편지를 받은 민혁은 과거의 연인이었던 윤세은의 삶에 호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동안 잊고 지냈던 그녀의 근황을 파악하기 시작하죠, 그녀와 헤어지지 않았다면, 민혁은 제대로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세은 역시 그러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세은의 과거는 참 아픔이 많습니다.. 그와 헤어지고 세은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어머니의 성화에 맞선을 보게 된 민혁은 맞선녀가 과거의 윤세은과 같은 아나운서 양성학원을 다닌 사람임을 알고 세은의 근황을 대강 알게된거죠, 어머니가 민혁에게 전달해준 부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부적이기에 그는 부적에 적힌 주소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알게되죠, 그는 윤세은과 헤어진 시점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그는 과거의 연인을 만날 수 있을까요,


    4. 상당히 일반적이고 대중적이고 경험적 공감대가 잘 적용된 소재를 사용한 점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특히나 첫사랑의 감정을 건드리는 점은 소재의 특수성인 타임리프라는 관점에서 대단한 호기심을 발휘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녀 공히 첫사랑을 하던 시점 또는 헤어진 시점으로 돌아가서 뭔가를 바꿀 수 있다면 새로운 선택의 가능성을 거부할 수 있을까 싶은 것이죠, 특히 초반에 드러나는 과거의 첫사랑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대단한 공감을 일으킵니다.. 물론 일반적이지 않은 아픔이 많다는 전제가 깔려야 소설의 진행이 원활하기 때문에 힘들게 살아온 과거 첫사랑의 아픔을 자신의 잘못인냥 과거로 돌아가서 되돌리고 싶은 욕구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다들 그런지 아닌지 몰라도 저라도 못된 마음이 든다면 나랑 헤어져서 잘사는 지 두고보자, 나를 버리고 니가 제대로 못살아야 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름 헤어짐에 대한 유치한 합리화가 공감이 되지 않겠나 싶고, 반대로 나랑 헤어져서 아들,딸 낳고 잘 살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뭐 과거로 가서 남의 집안 파토낼 일 말고 뭐가 있겠습니까,


    5. 그렇게 초반에 드러나는 과거의 연인에 대한 이야기가 어느 시점이 되면 타임리프의 소재에 걸맞게 과거로 가면서 진행이 빨라집니다.. 비유를 하자면  빨간약과 파란약을 주고 - 소설속에서 실제 그렇게 하는 건 아님돠 -  빨간약을 무그믄 과거의 나와 마주치고 파란약을 무그믄 있는 그대로의 과거의 내가 되어 있는 상황적 선택의 설정도 참신하고 깔끔하니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에게 한정된 시간을 제시하며 그동안 과거를 바꾸거나 뭔가 원하는대로 조정하는 숙제가 놓여지는거죠, 근데 이런 설정의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과거에서 벌어지는 상황적 긴장감이 참말로 없습니다.. 느무 시간을 끄는거죠,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의 연인과 만나는 과정상의 의도 역시 느무 사설이 깁니다.. 마음같으믄 퍼뜩 만나서 뭔가 일을 벌렸으면 싶은데 이런저런 구차한 일들을 발생시키는 암시와 복선이 조금은 억지스러워서 지리한 감이 있습니다..


    6. 시간은 흘러가고 쫓기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나름 속도감과 상황적 긴장감이 타임리프 소설답게 독자의 흥미를 끌어내야함에도 후반부에 벌어지는 설정에 의한 상황극은 조금은 재미가 없습니다.. 타임리프 소설의 장점이라하면 뭐니뭐니해도 속도감과 긴장감과 뭔가 해결될 듯 어긋나는 서스펜스적 감각이 지배적으로 벌어져야하는데 작가님께서는 의도는 좋으셨으나 그런 상황적 묘미를 살리는 구성은 조금 부족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참신하고 공감적 의도도 좋고 상황도 잘 짜여진 작품인데 인물과 설정이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게 저로서는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타임리프 소설의 마지막의 반전 또는 결말적 깔끔함도 그렇게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타임리프의 설정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준 점집 할매의 역할이 도대체 뭔지가 가장 궁금한 것이죠, 제가 너무 띄엄띄엄 읽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떠한 의도로 할매가 주인공에게 다가왔는 지,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상관없이 어떤 상황적 연결고리가 있어야되는데 단순히 과거 어머니의 작은 선행 하나로 연결되는 타임리프의 설정은 조금은 헐거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7. 여하튼 일단은 이 소설이 주는 과거로 돌아가 첫사랑을 만난다는 연애적 공감대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사랑이란게 처음과 끝이 항상 똑같을 순 없더라구요, 물론 연애라는 기준으로 볼때 말입니다.. 전 지금의 아내를 처음 만난 날보다 수천배는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언제나 사랑이 똑같을 순 없으니까요, 그런 시점에서 이 소설이 보여준 애틋한 로맨스는 상당히 좋습니다.. 역시나 그노무 엠티가 문제가 되긴 합니다만 언제나 변함없이 별은 바람에 스치우니까요, 그날 그렇게 밤하늘을 쳐다본 스테파네트들이 얼매나 많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소설의 재미적 측면에서 타임리프소설에 걸맞게 상황적 박진감을 조금더 신경써주셨으면 좋았을텐데,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난 왜 그날 카시오 손목시계를 만든 사람이 카시오페아 별자리를 보고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간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이라고 믿었덩거 가따...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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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2016-03-21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의 아내를 처음 만난 날보다 수천배는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이 말이 감동이네요.

그리움마다 2016-03-22 19:12   좋아요 0 | URL
진심입니다, ㅋㅋㅋ^^
 
말벌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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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누군가는 꾸준히 벌침으로 건강을 관리하더만, 개인적으로는 벌의 날개짓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끼칩니다.. 한통에 만원정도 한답디다.. 박하사탕같은 것을 넣어두고 사서 꾸준히 벌침을 무릎 관절이나 기타 부위에 놓게되면 건강에 좋다더구만요, 하지만 벌에 대한 일반적 공포는 꿀벌같은 얄팍한 벌침과는 차원이 다른 말벌들의 공격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반 꿀벌종류와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말벌이 웅웅거리면서 주변을 날아댕긴다 생각해보시믄 몸에 존재하는 잔털까지 쭈볏 서는 느낌이 듭니다요, 개인적으로는 말벌에 쏘여본 적이 없지만 군대시절 선임병을 따라 잡역을 하다가 장난으로 조적벽 사이 구멍을 헤집던 선임에게 날아던 말벌의 공격을 눈으로 확인한 바가 있기 때문에 더욱 공포스럽습니다.. 하필이면 말벌이 선임병의 뒷목 부위를 쏘는 바람에 아주 위험한 상황까지 갔었습니다.. 급하게 민간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아 다행히 회복이 되었지만 순간 눈이 뒤집히고 헉헉거리면서 넘어져 바르르 떠는 선임병을 본 순간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의사도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합디다.. 지금도 전 벌의 날개짓소리만 들려도 근처에서 달아나는 편입니다.. 곰돌이 푸는 벌과 친해서 좋겠구만,


    2. 어느 작가들마다 작가들만의 느낌이라는게 있죠, 나름 인기있는 작가님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일관된 감성을 유지하고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시 유스케의 경우에도 여러 종류의 장르소설을 집필하곤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가 보여주는 스릴러적 감성을 이게 기시 유스케구나,라는 뭐 그런 생각이 드는 경우 중 한 분이시죠, 기시 유스케는 인간의 심리적 극단성에 조금 세밀함을 보여주시는 작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그의 작품들은 SF, 추리, 스릴러, 호러등에서 다양하게 보여지지만 그속에 담겨진 인물들의 묘사는 대체적으로 일관된 광기가 자리잡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의 다른 작가들에 비해서 그렇게 다작을 하시는 분이 아니시기에 딱히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여태껏 제가 경험해본 기시 유스케의 작품의 느낌은 대체적으로 심리적 자극에 중점을 두는 작품들이지 않았나 싶으네요, 아님 말고


    3. 이번에는 인간과 곤충의 대치상황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예전 흔한 B급 비디오들에서 자주 보여지는 인간과 자연의 생명체가 주는 공포 영화같은데서 보아온 그런 이야기같은데, 이 작품 "말벌"은 거대한 프로젝트가 아닌 한 인간과 집안에 침투한 말벌과의 싸움을 다루고 있습니다.. 안자이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잠시 생각하죠, 멍한 상태에서 들려오는 곤충의 날개짓소리에 흠칫한 안자이는 웅웅거리는 소리가 벌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이전 경험했던 알레르기 반응 쇼크가 떠오릅니다.. 벌에 쏘이면 이젠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안자이는 민가와 외떨어진 자신의 별장에서 지금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속에 놓여있습니다.. 왜 자신이 이런 상황이 되었는 지, 유메코는 어디로 사라졌는 지, 추리를 하던 안자이는 유메코와 미사와가 그를 죽이려 든게 아닌가 의심합니다.. 별장속을 움직이면서 조금씩 말벌들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느낀 안자이는 어떻게든 이 위험상황에서 벗어나야합니다.. 하지만 유메코는 자동차 키를 비롯한 그가 이 별장을 벗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없애버리고 그를 죽이려 드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 말벌들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이 상황을 모면해야할 지, 벗어나려고 하면 또다른 위기가 그를 닥치고 어쩔 수 없이 안자이는 위험을 무릅쓰고 말벌과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


    4. 현실적인 상황을 소설속 내용과 대입하여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공포스러운 감정이입이 이루어집니다.. 말씀드린대로 벌이라는 곤충이 주는 공포를 일찌감치 알아보았던 저의 입장에서는 소설속에서 한 인물이 자신의 시각으로 말벌과 사투를 벌이는 과정은 무척이나 공포스럽습니다.. 1인칭이라는 시점의 기준은 독자들의 감정이입에 대단한 도움을 주죠, 초반 시작부터 끊임없이 말벌과의 사투를 상황의 흐름과 함께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는 제목의 간단명료함이 작품속에서 그대로 반영되는 듯 합니다..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를 함께 호흡하면서 그에게 닥치는 말벌의 공격에 대한 신체리듬을 닮아가는 것이죠, 그러면서 작가는 군데군데 현재의 상황의 발생과정과 미스터리적 구성을 위해 여러가지 상황적 복선과 밑밥을 꾸준히 깔아놓고 있습니다.. 또한 소설속의 주인공인 안자이는 호러스릴러 작가로서의 감성에 걸맞은 이야기와 말벌에 대한 구체적 지식을 토대로 실질적 공포의 감각을 일깨우려고 노력합니다.. 독자인 저로서는 정말 말벌이 저만큼이나 지독하고 무섭고 공포스러운가라는 의구심이 들면서도 실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은 소설속에서 제대로 인지하는 것이죠,


    5.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하게 말벌과의 대치적 부분이 모든 것인 작품은 아닙니다.. 추리미스터리호러스릴러 작가답게 초반부의 말벌과의 공포스러운 사투속에서 제시한 추리적 내용이 후반부가 되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죠, 왜 자신이 죽음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는 지, 그리고 우리가 알게되는 진실이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이어지는 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기시 유스케 특유의 인물적 극단성은 이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섬뜩하면서도 사이코적인 심리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이 작품이 기시 유스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만, 구체적이지 않고 상황적 의도에 조금은 끼워맞춘 듯한 느낌은 예전의 귀지우개 센세이의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분량이 짧은 소설이라고해도 너무 상황적 구성이나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헐겁다못해 뭔가 빠진듯한 느낌은 왜일까요,


    6. 일단 이 작품은 말벌과 주인공의 상황적 대치와 사투를 중점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작가가 만들어놓은 구성속의 배경과 연결고리들은 상당히 억지스럽습니다.. 아무리 주인공이 벌 알레르기와 공포적 두려움이 있다손 치더라도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적 모면 방법은 너무 황당스러울 정도의 초보적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아무리 눈보라가 치고 도망칠 구석이 없다하더라도 별장 밖의 추위속에서는 버틸 수 없는 벌의 생존환경을 꾸준히 내세우면서도 주인공은 끊임없이 집안으로 들어섭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아무리 춥고 힘들더라도 그렇게까지 할 의도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제 개인적 이해력이 떨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고요, 후반부의 상황의 반전적 구성 역시 이건 뭔가 싶을 정도의 어아함이 듭디다.. 정말 기시 유스케 슨생이 이렇게 무성의하게 작품을 구성했나 싶을 정도의 초보적 발상이라고 감히 생각 될 정도의 어설픔이라는 생각이 개인적으로는 들더군요, 게다가 이 작품은 초창기 작품이 아니라 2013년에 발표한 작품인데 말이죠, 뭔가 이상합니다..


    7. 분명히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인물의 심리적 압박과 상황적 긴장감은 기시 유스케 특유의 감성이 맞아 보입니다.. 어떻게보면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서스펜스 호러적 감성으로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그런 구성입죠, 예전에 많이 본 헐리우드 B급 영화속에서도 이런 황당스러우면서도 공포감을 극대화한 인간의 심리를 묘사한 작품들은 뭐지,뭐지하면서도 끝까지 눈을 들이대고 봤던 기억이 납니다.. 기본적인 재미와 읽는 맛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계속적으로 비슷하게 이어지는 구성의 상황 묘사나 인물의 행동방식은 초반부를 넘어서면 뭔가 삐걱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특히나 후반부와 마무리의 작가적 의도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어설픔이 드러나는 듯해서 실제로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 작품은 있는 그대로의 귀지우개 슨생의 작품이 아니라 슨생 밑에서 공부하는 문하생의 습작같은 아주 초보적인 글쓰기의 느낌으로다가 받아들여진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깍아내리는 듯한 독후감이 되어버렸지만 뭐랄까요, 초반부의 작가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구성과 흐름은 어느순간 모든 사라져버린 느낌이 들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한 헐리우드의 B급 영화를 옛날부터 많이 본 영향으로다가 부디 저만 이런 느낌을 받았기를 바랍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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