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 2 - 시크릿 스피치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1.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단기기억상실증처럼 딱 7년간의 대학시절 전공과목의 공부내용이 단 하나도 떠오르질 않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공부를 했으면 최소한의 전문적 지식은 분명 있을진데 희안하게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전 러시아어와 문학을 전공했습니다만 지금 제 기억속에 남아있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인사 몇개를 제외하고는 전혀 없습니다.. 러시아 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푸쉬킨부터 도스토예프스키를 비롯한 수많은 러시아 문호들을 배웠음에도 여전히 톨스토이의 바보이반이 최고의 러시아 작품인냥 기억되는 것도 참말로 희안한 일입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적 사상과 독자적 작품세계를 나름 하품과 눈물을 참아가며 몇편이고 원어로 감상을 했음에도 왜 이 사람이 그렇게 유명한 감독이어야하는지도 여전히 알 수가 없습니다.. 여하튼 저에게 러시아라는 나라는 광대한 영토를 보유한 소비에트 연방공화국이었던 나라에서 머리에 지도를 얹혀놓은 미하일 고르바초프로 인해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드노스트로 뭔가 글로발적으로다가 엄청난 위세를 떨칠 것으로 기대하다가 아예 자국민에게도 외면받고 뭔가 러시아와 연결되면 앞날이 창창할 것 같았던 대학 전공자에게 취직과 돈벌이에 별반 도움이 안되는 나라가 되어버린 곳으로 기억됩니다.. 그래도 러시아는 꼭 한번 가보고 싶구마는요, 특히 페제르부르그는 죽기전에 꼭 한번, 그럴려면 공부한게 조금 기억나야되는데,  뇌 속 해마의 영역이 손상이 되어 다시 배울려니 엄두가 안나는구마는,


    2. 아주 멋진 스릴러소설로서 제가 기억하는 수많은 스릴러소설중에서도 거의 탑의 자리에 있는 차일드 44라는 작품은 공산주의 시절의 스탈린 체제하의 소련을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 역사적 사실과 공포정치와 스탈린의 강압적 인권을 유린하는 사회를 아주 리얼하게 다루고 있는 대단히 고퀄러티의 심리스릴러액션역사픽션이었죠, 레오 데미도프라는 국가요원을 내세워 국가에서 제시하는 공산주의적 사회 통제의 일방적 방법론으로 인한 대중적 공포를 너무나도 리얼하게 다룬 작품이죠,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범죄라는게 인정되지 않는 점과 국가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또는 응하더라도 국가의 부속물로서 국가에 반기를 들 의심, 기미, 조짐이 있는 수많은 인물들의 인권이 유린되고 이로 인한 상호 반목과 질시와 개인적 생존을 위해 가장 가까운 사람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그렇게 첫 편 "차일드 44"는 구소련의 이야기를 아주 매력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연이어 2편의 작품을 집필하면서 총 3부작으로 완결되었죠, 이번에 읽은 작품은 2편인 "시크릿 스피치"입니다.. 1편의 레오의 시점에서 3년정도가 지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3. 과거 레오는 스탈린 치하의 MGB보안요원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체포하였습니다.. 하지만 전작에서 레오는 자신의 과오와 잘못을 라이사를 통해서 그리고 현실을 통해서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죠, 이제 그는 보안요원이 아닌 정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범죄를 다루는 살인수사과를 창설하여 범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프롤로그에는 레오가 젊은 시절 혈기왕성한 시절 자신이 저지른 과오중 하나가 등장합니다.. 스탈린 시절에는 그렇게 죄가 있든 죄가 없든 누군가의 고발과 의심만 있으면 언제나 체포와 반동분자로 처벌이 가능한 시절이었으니까요, 레오는 그시절 그것이 잘못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국가의 요구와 국가의 명령에 충실한 개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절에는 그만이 그런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국가의 명령에 따라 인권을 유린하고 고발하고 고통을 주었죠, 그리고 세월은 흘러 레오는 살인수사과를 창설하고 범죄를 다루는 형사가 되었습니다.. 한 인쇄공이 죽은 체 발견되고 레오는 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자살한 자의 과거의 행적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과거 그의 상관이었던 니콜라이 또한 엄청난 두려움에 자신의 가족과 함께 동반 자살을 하게 됩니다.. 그 사이 레오는 입양한 조야와 엘레나와 가족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죠, 하지만 조야는 레오가 저지른 일을 절대 잊지 않고 자신의 부모의 원수라는 사실에 증오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런 내외적인 어려움이 있는 레오에게 과거 자신의 상관이었던 니콜라이의 죽음과 함께 발견된 흐루시초프의 '기밀 연설문'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킵니다.. 흐루시초프는 스탈린의 공포정치에 대한 반성과 과거의 과오를 바로잡기 위한 연설문을 배포하지만 오히려 사회적 불안만 증폭시킵니다.. 레오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과거 그가 저지른 죄에 대한 처단을 누군가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딸 조야는 납치되죠, 딸을 납치한 이는 과거 그가 고발하고 수용소로 보낸 사람의 아내였죠, 조야를 살리기 위해선 수용소에 갇힌 남편을 탈옥시켜 와야하는 레오는 절대절명의 위기를 겪으며 다시금 그들 속으로 들어섭니다...


    4. 이번 편은 상당히 급박하게 이루어집니다.. 대단히 스펙타클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벌어지죠, 또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릴러적 측면의 속도감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미스터리적 측면의 의도가 이번에는 대중적인 스릴러의 모양새에 더 염두를 둔게 아닌가 싶습니다.. 레오에게 닥친 고난의 상황들이 독자들에게는 매우 박진감 넘치고 긴장감 백배의 감성적 스릴감을 안겨주기 때문에 독자들은 대중적 재미의 면에서 아주 즐거울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부분을 헐겁게 만들거나 연결고리등이 가벼운 것은 절대 아닙니다.. 뭐랄까요, 소설속의 급박한 상황이 주는 계기가 되는 이야기의 중심인 흐루시초프의 연설문을 토대로 스탈린의 사후 벌어진 소련의 사회적 상황과 대중적 공포에 의한 심리적 반향들이 아주 잘 매치가 되어 있습니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레오와 라이사의 심리적 묘사는 전혀 떨어짐이 없습니다.. 오히려 레오의 심리는 더욱 고통스러워져만 가는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5. 작가는 영국인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인보다 더욱 더 러시아적 배경을 토대로 이야기를 잘 이끌어냅니다.. 과거의 구소련의 역사적 진실과 숨기고 싶은 일종의 치부와도 같은 사회주의시절 국민이 겪었던 대중적 공포와 사회적 소외감에 대해서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사실과 픽션을 제대로 섞어서 아주 뛰어난 스릴러소설을 탄생시켰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차일드 4"4를 너무나 뛰어난 스릴러소설이라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던지라 이번 작품은 그 기대치를 약간 낮추었음에도 전편 못지않게 대단한 즐거움을 보여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대중적 흥미의 측면에서는 전편보다 뛰어난 작품이라꼬 전 생각하는거지요, 더군다나 이번 편에서는 상황이 주는 긴장감과 급박함 및 묵직한 소재의 측면이 아주 잘 표현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나 긴박한 상황에 대한 표현과 묘사들은 아주 리얼하다 못해 이미지가 그대로 그려질 정도의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6. 어느정도 역사적 상황에 기인한 내용이다보니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현실적 공감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실제 역사에 등장하는 흐루시초프의 비밀연설문(제목과도 일치함)의 내용을 중심으로 스탈린 사후의 혼란스러운 구소련의 사회적 모습과 함께 후반부에는 부다페스트의 봄이라고 불리우는 56년 헝가리 항쟁을 통해서 동구유럽의 역사적 아픔까지도 아주 상세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그 내부적 실상과 음모에 대한 픽션적 상황을 대입하여 실제하였을 지도 모를 그런 이야기를 너무나도 잘 그려내고 있는 것입니다.. 명색이 러시아어를 배우고 러시아의 문학을 전공한 사람이지만 전혀 알지 못했던 - 아니 알았어도 기억하지 못했을 지도 -  그런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레오라는 허구의 한 시대의 희생양같은 국가의 종속적 역할을 했던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이 아주 대단해서 독자들은 그 시대속으로 쏘옥 빨려들어가는 느낌인거지요,


    7. 오히려 전편보다 이번 편을 영화화한다면 더욱 스펙타클하고 박진감이 넘치는 그런 멋진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소설의 재미와는 다르게 영화는 상당히 고전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전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소설만큼의 즐거움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소설이 주는 심리적 괴리감과 인물들의 표현력을 영화가 따라가지 못한게 아닌가 하고 보진 못했지만 그냥 짐작을 해보고 이번 작품 "시크릿 스피치"는 전작과는 달리 인물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면서도 주변상황에 대처하는 배경적 측면과 스릴러의 감성이 더욱 강조된 작품인지라 영화적 느낌이 더욱 잘 매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3부작의 완결편이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종의 레오 데미도프라는 인물의 일대기적 형식으로 다룬 3부작인만큼 역사의 흐름에 따라 고난의 시간을 살아간 한 남자의 마지막 모습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1편이 주었던 미스터리적 재미와 2편에서는 스릴러적 재미를 선사한 작가가 완결편에서는 어떠한 역사적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마무리할 지 이미 다 보신 분들은 쉬잇,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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