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트 피크닉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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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이용할 일이 드뭅니다.. 괜히 비행기타고 업무보시는 분들이 뭔가 부럽기도 하구 말이죠.. 해외로 세계로 나댕기시는 분들 뵈면 웬지 모르게 배가 아프고 그렇더군요.. 어릴적 로망인 비행기 타는 일이 40 평생 살아오면서 몇 번이나 될까 손으로 꼽아봤는데 된장, 두 손까지도 가질 않더군요.. 물론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를 말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분들이 아마도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인천공항에도 딱 한번 가봤는데 신혼여행때 정신없이 떠밀려 가이드의 참새 짹짹에 발맞춰 티켓팅하고 시키는대로 비행기를 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관계로 인천공항의 조감에 대해서 생각해 볼 겨를도 없었고 얼마나 대단한 공항인지 눈여겨 볼 기회조차 가지질 못했습니다.. 그럼 도착해서 보면 되지 않았느냐라고 하신다면 지방민의 설움은 도착하자마자 김포가는 차타고 떠나야되는 안타까움이라니까요.. 그곳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전세계로 들락날락하고 있다지요.. 그곳에서 떠나야되는 사람들이 떠나지 못한체 며칠동안 지내는동안 그네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작품이 바로 이 작품 "에어포트 피크닉"이네요..

 

생각납니다.. 아이슬란드에 화산이 폭발해서 화산재가 유럽상공을 뒤덮어 항공대란이 일어났던 사건이 말이죠..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이러한 이야기를 구성해 놓았네요..일단 공감을 만들어 내는데는 성공을 하신 듯 합니다.. 실제로 비행기가 결항이 되면 무작정 공항에서 기다리거나 주위 호텔에서 출발때까지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갑자기 다이하드 2가 생각나는 이유는 절대로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게들 기다리신답니다.. 이번에는 화산재때문에 발이 묶인 분들에 관련된 이야기를 펼쳐 놓으셨네요.. 떠나셔야되는 분들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분들이시죠.. 개중에는 태생은 한국인지만 입양되어 외국인으로 사시는 분도 계시고 이민을 가셔서 잠시 다니러 오신 분도 계시고 프랑스 유명 영화감독도 있고 6.25전쟁 용사분도 계시고 무명모델도 있습니다.. 여러 분들이 유럽으로 떠나기 위해 기다리시다 돗자리 깔고 앉으시는거죠.. 비행기가 안뜨니까요.. 그렇게 돗자리를 깔고 앉아보면 멀뚱멀뚱 쳐다만 볼 수 없지 않겠습니까?.. 서로 자기 소개시간도 가지고 심심하니 진실게임도 하는거지요.. 그러나 남의 집안에서 돗자리를 깔았으니 관리는 해줘야 되니까 관리 여직원이 한 분 등장해주시고 그 분과 로맨스를 펼쳐주시는 분이 분위기를 맛깔스럽게 만들어 주십니다..

 

많은 등장인물이 자신들의 이야기와 속내를 잠시 발이 묶인 한 공간속에서 득도(?)하고 성찰하고 발전의 계기로 삼는 아주 바람직한 착한 소설같은 느낌입니다.. 영화가 망한 한 감독은 새로운 도전과 인생의 참뜻을 다시 새기고 입양된 한 청년은 사랑과 자신의 삶을 차근히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고 이민을 가서 성공한 캐리어가 대단한 한 여인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후회와 성찰과 아픔을 새롭게 발전시켜는 계기를 만들고 이제는 쓰러져가는 6.25 역전용사 할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체 힘들지만 아름답게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대부분 이러한 내용으로 그들의 모습과 대화속에서 진실을 끄집어내어 자기성찰과 반성과 발전의 도덕적 완성을 이루게 만들어 줍니다.. 무지 착한 느낌의 행복한 소설인 것이지요.. 뭐 개인적으로는 이런 참한 소설은 크게 저와 맞지는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재미있습니다.. 일단은 한정된 공간속에 놓여진 인간들의 모습들을 안팎으로 구석구석 훑어보는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그냥 독심술을 가진 듯 인천공항의 천정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보고 그들이 가진 생각과 삶과 과거를 그대로 다보여주니 말이죠.. 그리고 의도가 되었든 그렇지가 않든 상관없이 착한방향으로 그들을 이끌어 나가는 느낌이 착한 천사의 마음처럼 다가오더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힘들지만 앞으로의 니 인생은 괜찮을꺼야라는 희망을 심어주고 행복한 웃음으로 이 나라를 떠나게 만들어주는 대단한 역할을 한냥 마무리를 하고 나면 기분이 꽤나 좋습니다.. 그러니 이 작품에서 내용이 어떠니 저떠니 하는건 개인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구요 감성적으로 느낌적으로다가 읽고 난 후의 괜한 뿌듯함과 약간의 행복감은 나름 즐겁더라는거죠.. 전 그렇게 다 읽고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작가가 만들어낸 인물들의 상황들을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조합이 잘 되어 있습니다만 내면적인 부분에서는 진지하지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래서 그냥 가볍게 즐길 수 있었던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외국인들이 중심인 인물적 구성에서 느낌은 한국적 감성을 지닌 외국인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구요.. 외국인들이라고 뭐 별다를게 있겠냐고 하시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입양청년의 느낌도, 이민간 중년의 캐리어우먼도, 무엇보다도 6.25의 참전용사의 오지랖도 그렇게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브로콜리 머리를 한 청소부가 생면부지의 아가씨에게 건네는 사탕들이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저한테는 담배 필때 사탕 절대 안주고 인상쓰고 고개 수구리고 빗자루로 다리 사이를 있는 그대로 툭툭 치면서 비켜라는 무언의 협박만 하신 기억이 나서 그렇습니다.. 아님 말구요.. 이젠 담배 끊었으니 상관은 없습니다만 여하튼 등장인물들이 가진 내면의 문제들이 어디선가 들은 듯 본 듯싶은 그런 일반적인 아픔들이라는 거지요.. 드라마상에서나 영화상에서나 아님 일반적인 우리의 현실속의 인간극장같은거 말입니다.. 실제 그런 아픔이 가슴속에 와닿는다는게 아니라 보여지기위해 만들어진 내면의 문제들로 보여지더라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아따, 아님 말구요..

 

전 이 김민서 작가의 작품은 이전에 한 작품을 더 읽어 봤습니다만 제목이 가물하군요.. 철수맨이 나타났다였나 뭐 그렇습니다.. 청소년물답게 착한소설이었습니다만 참한소설을 집필하시는 능력은 대단하신 듯 합니다.. 그러니 여성적 감성에는 딱인 작품들이라 좋아하실만한 여성분들도 많으실 듯합니다.. 뭐 개인적으로 이 작품 "에어포트 피크닉"은 어색하지 않은 즐거움이 가득한 드라마같은 행복한 소설이라고 칭하고 싶을 정도로 중년 아저씨도 나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힘들고 지치고 때로는 사랑을 기다리시는 미혼의 젊은 여성분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아시죠, 제 취향은 피터지고 살떨리는 장르소설쪽이라는 사실을..모르시면 그대로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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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오스 - 피의 맹세 스토리콜렉터 5
크리스토퍼 판즈워스 지음, 이미정 옮김 / 북로드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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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전염병이라는게 말이죠... 불가항력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지 아무리 조심하고 뽀득뽀득 손을 씻고 관리를 철저히 한다해도 이넘의 바이러스라는게 아주 지독해서 틈새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잡아먹혀버린다는거죠.. 아직까지 이 바이러스라는 존재는 말이죠.. 약이 없다는군요.. 감기에 약이 없다는 뭐 그런거죠.. 제가 지금 두 눈 시뻘겋게 띵띵 부어서 이 글을 적고 있는 이 전염병도 바이러스랍니다.. 아주 독하군요.. 제가 이렇게 아프고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생각이 듭니다.. 유행성 결막염인데.. 아들이 유치원에서 옮아서 왔네요.. 하루만에 온가족이 전염되어 버렸습니다.. 일종의 전염병 쓰나미인거죠.. 누군가가 이러한 바이러스를 무기로 개발하거나 사용할 목적이 있다면 우린 큰일나는겁니다.. 예비군 훈련할때도 많이 나옵니다만 화생방이나 생물화학전 대비태세라는  뭐 이런 훈련도 받지 않습니까.. 더럽게 무서운 세상인것이지요.. 인간들이 자신들을 죽이는 행위를 자랑스럽게 해대는 이 세상이 참 된장맛이기도 합니다..

 

한편의 헐리우드산 미국 영화 시리즈 1편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또는 미국드라마 시즌1로 보아도 무방하지 싶구요.. 대중의 입맛에 잘 맞춘 스릴러소설입니다.. 제목도 자극적이지요.. "블러드 오스"라고 우리말로 하면 피의 맹세입니다.. 주인공은 뱀파이어이구요.. 착한 편입니다.. 이름은 너대니얼 케이드라고 미국비밀요원입니다.. 130년이 넘는 기간동안 미국을 위해서 국가의 안보와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불멸의 존재인거죠.. 이 케이드라는 존재는 미국 대통령과 정치수뇌부만 알고 있는 국가 탑시크리트인 것이죠.. 그리고 현실적이지 못한 존재들과 FBI의 X-파일속에 등장하는 괴물들을 알게 모르게 처단하는 뭐 그런 일들을 담당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를 말살시키는 일을 합니다.. 그 와중에 케이드와 백악관의 연락책을 맡고 있던 그리프가 병에 걸려 자신의 자리에 백악관에서 일하는 잭이라는 인물에게 인수인계를 하게 됩니다.. 이제부터 콤비를 이룬 케이드와 잭의 활약이 이루어지는거죠(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하시면 딱 그겁니다).. 그리고 불멸의 존재인 케이드와 함께 역시 불사의 연금술로 수백년간 자신의 생명을 유지시키고 있는 콘라트라는 존재가 있죠.. 악으로 똘똘뭉친 존재입니다..인간이지만 괴물이죠.. 인간의 몸에서 뽑아낸 엑기스(?)로 불사하고 있는 존재이니까요.. 그리고 콘라트는 유니버셜솔져 좀비를 만들어낼려고 합니다.. 죽은 인간의 몸을 토막내어 다시 조립(?)하여 좀비군인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슨 무좀약 이름 같은 운멘쉬졸다텐이라는 존재가 바로 이 소설의 중심입니다.. 미국내로 운반된 토막난 시체를 알아본 케이드는 즉시 콘라트가 이전에 만들려고 하던 악마적 행위(운멘쉬졸다텐)을 알아보고 그를 쫒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실질적 소설의 레디~ 액션!이 시작되는거죠..

 

이 작품이 시리즈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은 이 소설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파악을 하실겝니다.. 이렇게 멋지구리한 캐릭터를 한 편에 국한시켜 마무리짓기는 너무 아쉬울테니까요.. 전 그렇게 봤습니다.. 하여튼 그렇다보니까 시작지점의 제시되는 인물들이나 내용들이 조금은 정신이 집중시키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말이죠.. 뭐 재미는 있습니다.. 향후 이어질 내용들이 궁금하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이 작품속에 구성된 캐릭터들의 설정이 살아있는 듯 잘 구현되어서 읽고 즐기고 상상하는 맛이 나름 좋았습니다.. 아쉬운게는 타니아라는 캐릭터의 허접함이 조금은 씁슬하긴 했습니다만 분명 이어질 시리즈의 내용에 등장할 밑밥들이 마지막에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안타깝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그런데 캐릭터나 사건의 구성에 있어서는 크게 문제될점이 없어 보이는데요.. 이 작품 하나만 놓고 볼때는 말이죠.. 내용을 조금 끄는 경향이 보이더군요.. 이런 소설의 장점은 빠른 진행과 역동적인 묘사방식에 그 중점을 두지 않나하고 생각을 하는데 일단 두개 다 소설속에 들어있습니다만 웬지 모르게 지루한 맛이 나더라는거죠.. 아무래도 진행하다가 과거로 가고 진행하다가 마음 들여다보고 진행하다가 설명하고 하느라고 그럴까요?.. 재미는 있으나 집중적인 측면에서는 완전하게 빠져들기가 어려움이 좀 있어보이더군요.. 전 그러했다는 말입죠.. 뭐 사실 처음부터 충격적인 재미를 주는 작품치고 후편이 더 재미난 경우는 드물죠.. 블러드 오스 같은 경우에는 다음 시리즈가 더욱 기대가 되고 더 역동적인 느낌으로 다가올 것같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애써 구현해놓은 캐릭터들을 제대로 써먹을라치면 다음편부터는 조금 빨리 달리셔야 되시지 않을까요..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화 제작중이군요.. 무척이나 영화스럽다는 생각이 그대로 보여지는군요.. 유명제작자라고 하니까 영화가 나오긴 하겠군요.. 안나오면 쳐들어간다 뿜빠라뿜바.. 상당히 매력적인 주인공 캐릭터라 시각적 영상으로 보여지는 케이드의 역동성이 보다 멋지구리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나름 설명을 해보면 케이드라는 존재는 24시의 잭 바우어의 거친 액션과 트루 블러드의 빌 컴튼의 야리한 섹시감을 합쳐진 느낌이 나는군요.. 아님 마는겁니다아.. 영화야 나와봐야 어떤지 알겠고 말이죠 전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시리즈가 꾸준히 이어지는 즐거움을 가졌으면 합니다.. 떙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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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 2011년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강희진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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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통 게임이라는 거에 관심을 가질수가 없더군요.. 어떠한 게임이든 오랫동안 하질 못하겠더라구요.. 인내심이 부족한지 제풀에 지쳐서 금방 삭제해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몇번의 시도 끝에 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책을 읽기로 한 것이죠..암요,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 양산되는 수많은 온라인 RPG게임들이 어떠한 것이 있고 어떤 게임들이 폐인을 만들어 내는지는 몰라도 수시로 게임중독으로 인한 급사가 생기기도 하더군요.. 게임에 집착이 전혀 없는 저로서는 공감이 불가한 입장입니다만 한번씩 우연히 가게되는 PC방에서 보여지는 분들의 모습에서 모니터를 잡아드실 듯 파고드는 눈빛을 보곤 합니다.. 다른건 몰라도 리니지는 압니다.. 가까운 지인중에 리니지로 알바를 해서 돈을 버는(아는 사람은 압니다..) 분이 언젠가 한번 멋지게 쏘신 적이 있기 때문에 말이죠.. 구체적인 내막을 몰라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무기판매를 하신다고 하더군요.. 신생 레벨의 초보자들이 시작을 조금 편하게 하기 위해 중년층의 아저씨들이 많이 구매를 하신다는 뭐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늦게 배운 리니지가 날 새는지도 모른다고 하더니 책을 읽으셨으면 얼매나 좋았을까요.. 그리고 무기살 돈으로 제 책이나 좀 사주지 말이죠..ㅋ

 

국내에 유명한 몇가지 문학상이 있는데 말이죠..근래에 들어서 나름 인지도가 있는 상이 세계문학상인 듯 싶습니다.. 아님 말구요.. 하여튼 이 문학상을 타드신 분들의 책이 수시로 서점이나 마트에서 버젓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신걸 보니 나름 좀 팔리는 모냥입니다.. 올해는 강희진 작가님의 "유령"이라는 작품이 탈북자의 애환과 가상공간인 리니즈와의 조합을 현실적 감성과 사회적 소통의 부조리와 개인적 심리의 고통으로 잘 살려내었다라는 뭐 이 비스므리한 내용으로 일곱번째의 세계문학상을 후루룩 잡수셨다고 하시더군요.. 제목을 "유령"이라고 명명한 이유도 탈북자인 하림인가 주철인가 자기 자신의 정체성도 헷갈려버린 한 남자가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적 공간에서 가지게 되는 단절과 배척과 소통의 부재와 화합의 불가능이 가상의 공간속인 리니지라는 게임속에서는 군주로 군림을 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는 뭐 그런 의미를 담고 있으나 현실속에서 그는 유령같은 존재일 뿐이라는 뭔가 현재 탈북자와 관련된 국내 사회적 문제를 빗대어 전문적 비유방식으로 고차원적인 문학적 서사를 만들어내어 상을 받으신거죠.. 그러니까 이게 뭔 말이냐고요오?

 

내용상 줄거리는 이러합디다.. 현실속에서는 탈북자들의 쉼터같은 백석공원에서 누군가의 안구와 손가락이 없는 손목이 발견됩니다.. 그리고 리니지 게임에 빠져사는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제대로 되지 않은 한 인물이 등장하죠 그리고 그 주위에서 삶을 이어가는 탈북자들의 모습과 밑바닥의 인생을 사는 남한의 젊은이들도 보여집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들이고 삶이고 피폐해질대로 망가져버린 인간군상의 모습들입니다.. 세상에서 버려진 존재로 보는게 더 올바를까요, 탈북자는 탈북자들대로 남한이라는 사회속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왕따되어버립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읽어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뭐 현실적으로 탈북자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우리들의 일반적인 편견도 한몫을 하겠죠.. 딱히 반공정신이 투철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하여튼 소설속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중심축은 아닙니다.. 리니지가 중심일까요, 그냥 탈북자의 모습이 중심입니다.. 탈북자의 모습을 담기 위해 필요한 소재거리로 리니지와 살인을 끌여드린 듯 합니다.. 무엇보다 탈북자가 쏟아내는 심리적 갈등과 애환과 고통과 좌절과 배신과 단절에 대한 묘사의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이해는 갑니다.. 여러 시선의 불합리한 점과 그들의 피폐한 인생과 북쪽에서의 삶의 절망까지도 말이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탈북자들을 만나보고 겪어본 바도 없기때문에 공감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었구요 그네들의 내면을 보여주고 싶으셨다면 보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서사 구성이 더 좋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무슨 소리?!, 무식한 넘, 소설이 뭔지나 알아?, 그럴려면 다큐멘터리나 볼 것이지 소설은 왜봐~라고 하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대단히 난잡스러운 심리적 묘사로 인해 작가가 의도한 탈북자의 트라우마같은 정신상태의 불균형에 대해 공감하기 어려웠다는 거와 주위 인물들의 피폐한 삶 역시 딱히 이해해줄 의사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거죠..

 

의도는 충분히 좋았습니다만 그 의도가 저의 입맛에는 딱히 달달하지가 않군요.. 리니지라는 게임도 모를뿐더러 탈북자의 일반적인 애환과 현실적 고통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공감까지 일으킬 정도의 감성을 불러일으켜주시진 못한 것 같구요.. 주변의 인물들의 모습 역시 뒤로갈수록 흐느적거리면서 의미없는 몸짓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말하고자 하시는 주제에 부합은 되는데 섞이질 못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애초에 제시해놓으신 상황적 내용들이 뒤로 갈수록 재미가 없고 그 의미가 퇴색이 되는 듯 하였다라는게 비전문 대중 독자 일인의 느낌이었습니다..

 

보통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뒤에 평론가들이나 심시평이 덧붙여져 있곤 하더군요.. 전 거의 읽지는 않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수상작품들을 볼때마다 대체적으로 드는 생각이 심사를 보시는 전문가들의 입맛과 일반 대중독자들의 입맛이 다르구나라는 겁니다.. 저같은 대중독자들은 패스트푸드의 맛을 좋아라하는데 전문가들을 패스트푸드는 쓰레기 정크푸드일 뿐이라고 단정짓는 듯한 뭐 그런 느낌도 들고 말이죠.. 그래도 간혹 이런 입맛을 둘다 맞추는 작품들도 있긴 하지만 무척이나 드물죠.. 개인적 생각이었구요.. 아님 언제나 말아주세요..똘똘.. 그럼 여기서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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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지음, 홍연미 옮김, 찰스 키핑 그림 / 열림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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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억하는 최초의 공포라는 기억의 이미지는 이런겁니다.. 주말 저녁 잠시 잠이 든 사이 부모님께서는 TV를 시청하고 계시는 상황에서 비몽사몽간에 눈을 비비고 잠이 깹니다.. 일종의 비명소리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눈으로 들이닥친 이미지가 바로 수많은 십자가가 허물어질 듯 놓여있는 공동묘지의 파헤쳐진 흙더미위로 수없이 많은 박쥐들이 날아가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떻게 더 어릴적 기억이 있을법도 한데 지금으로서는 이 장면이 떠오릅니다.. 한참동안 밤마다 그 이미지때문에 잠을 뒤척이며 엄마손을 꼬옥 잡고 자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영화였는지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연히 본 제목으로 공포의 숲인가 뭐 그런거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흡혈귀 영화였죠.. 박쥐나오니까..아님 말구요.. 하여튼 이런 이미지가 최초의 각인된 공포적 감각이라는 이야기는 공포라는 개념으로 뭔가를 끄집어낼때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대상이 흡혈귀 즉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수없이 반복되고 창조와 업그레이드를 해나가는 불멸의 존재인 것이죠.. 심지어는 빨대로 꽂아서 흡혈을 하는 시니컬한 신세대 취향의 감각적 소설도 봤습니다.. 쪽쪽하고 말이죠..이런 수많은 독자들의 장르적 감성으로 따질때 절대 빠지지 않는 미친 존재감인 흡혈귀라는 개념이 말이죠 어떻게 구체화되고 일반인들에게 선보여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이 책에 대해서 말씀을 올려야 된다는 것이죠..

 

브램 스토커라는 작가가 19세기 후반에 집필한 "드라큘라"입니다.. 거의 드라큘라라는 존재를 제대로 각인시킨 첫 소설로 보시면 되시겠네요.. 제가 그랬다는것이 아니라 해설보니 그렇게 나옵디다.. 뭐 그 유명한 원작소설을 처음 읽어봤습니다.. 이렇게라도 읽어보니 아직 못읽어보신 분들보다는 좀 있어보이기도 합니다.. 책도 두껍한게 들고 댕기면서도 조금은 남들 눈에 있어보이는 듯 할 정도의 고전틱스럽고 말이죠..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내용일랑은 조금 다르더군요.. 전 일반적인 서사적 구조의 진행형 소설인줄 알았거덩요.. 그런데 그게 아니군요.. 여러 등장인물들의 일기와 편지와 전보같은 이런 수기적 형태를 띤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드라큘라백작이라는 인물이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죠.. 수어드박사의 일기나 미나의 편지, 루시의 편지 그리고 조너선의 일기등으로 복합적인 인물들의 시선을 옮겨가며 하나의 중심 인물에 대한 다채로운 시선이지만 하나로 연결되는 집합적 시선을 이어나갑니다.. 그렇다보니까 이 드라큘라백작이라는 인물을 투영하는 시선의 흐름이 상당히 객관적으로 흐릅니다.. 현실성도 부여하구요.. 실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거죠..

 

읽어나가다보니 문득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본지 한참된 영환데 말이죠..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라는 영화죠..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고 위노나 라이더가 나왔고 무엇보다 게리 올드만이라는 배우가 드라큘라를 연기했었죠.. 상당히 에로틱한 느낌이 더 부각된 영화가 아니었나 싶은데 말이죠.. 조너선이 침대에서 농락당할때의 세명의 드라큘라 여인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하여튼 소설은 그 영화랑 비슷하기는 한데 영화는 기억이 드문드문나니까 원작을 토대로 한 점만 기억해두기로 하죠..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한번 봤으면 좋겠네요.. 조너선의 일기로 시작합니다.. 변호사죠.. 부동산과 저택 매입과 관련된 업무차 드라큘라백작의 성을 방문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미나가 등장하고 루시가 나오고 드라큘라는 영국으로 향하고 루시의 목을 빨고 반헬싱 교수가 상황을 파악한 후 죽이니 살리니 하는 내용입니다.. 대강 아실 내용인 듯 싶구요.. 상당히 표현력이나 문장의 상황적 묘사가 클래시컬한 느낌을 주면서 고급스럽습니다.. 일반적인 소설적 진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기형식과 편지글을 표현하면서 서사를 진행시켜나가는 방식이 예사스럽지 않은 듯 하네요.. 게다가 표현의 미적 감각등도 상당하구요.. 전 잘모르겠지만 읽으면서 꽤나 작가가 정성드려 오랫동안 다듬은 작품이 아닌가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래서 최고의 걸작으로 칭송받는 것 일 수도 있겠다라꼬 생각해보구요..

 

아시다시피 이 작품은 기존 원작의 재간과 함께 찰스 키핑이라는 유명한 그림작가의 일러스트가 삽화로 들어가 있습니다.. 원래는 아동그림작가님이시라는데 이 작품에 포함된 그림들은 상당히 그로테스크하고 고딕풍의 암울한 어두운 감각이 잘 살아나 있습니다.. 원작이 주는 공포적 색채감을 채색하기에 더없이 좋은 일러스트들인데 말이죠.. 하여튼 그 분위기가 잘 살아 있습니다.. 책이랑은 잘 어울리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지 싫어하는 그림체라서 거스린 부분도 있긴 합니다만 읽어나가시면서 그림이랑 내용이랑 함께 감상해보시는 즐거움도 없진 않으니까요.. 밍숭밍숭하게 글만 읽어 나가는것보다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들어낸 창조적 그림도 함께 하면 나쁠 건 없지 않겠습니까?.. 같은 값이면 말이죠..





 

처음에는 재미가 있습니다.. 읽어나갈수록 반복되는 형식적 구성들이 약간의 지겨움을 주게 되지만 역시나 반 헬싱 교수와의 대립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는 상당히 몰입을 하게 되죠.. 반 헬싱팀과 드라큘라의 대결이니 말이죠.. 무엇보다 이 작품을 전문적으로 파헤치는 수많은 전문 비평가분들께서 단순하게 소설적 재미를 넘어선 사회적 문제점이나 시대적 사조나 계층적 갈등이나 심리적해석등을 전문적으로 대입시키곤 한다더군요.. 사실 읽다보니 그런 경향이 없는 것도 아니더군요.. 잘을 모르지만 분명 뭔가 의도한 부분이 있는 듯 냄새는 나는데 비염때문에 콧구녕이 틀어막혀 버린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렌필드의 이야기나 행동들과 드라큘라백작의 모습속에서 얼핏 느껴지는게 있긴합디다.. 하지만 그런건 제가 이 소설을 읽는거랑은 하등 상관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일찌감치 안드로메다 피바다행성 끄트머리로 날려버리고 그냥 클래식한 고딕풍 공포소설의 즐거움만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수많은 뱀퐈야 소설이나 미디어를 접하더라도 난 원작소설도 읽어봐따.. 너네들은 읽어봤냐라는 고개 뻣뻣이 쳐들고 잘난척도 가능할 것 같구요.. 무엇보다도 이 작품을 접하면서 드라큘라라는 작품의 이미지적 감성과 문장이 주는 표현적 감성이 잘 어우러지는 접근방식이 좋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읽어보질 않았다면 언제 원작소설을 펼쳐보겠습니까.. 브램 스토커가 아일랜드인인 것도 처음알았고 여태껏 드라큘라의 기원이 루마니아 트란실베니아의 한 귀족에서 유래된줄만 알았지만 루마니아에서는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또 나온 후에도 이 사실에 대한 콧방귀도 안뀌었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소설속의 드라큘라는 브램 스토커의 고향에서의 흡혈귀 전설과 많이 닮았다고 합디다.. 이거슨 위키백과사전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참 공부 많이 하네요.. 책을 읽다보면 이런 호기심을 검색해보는 즐거움도 있는거니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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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비틀 Mariabeetle - 킬러들의 광시곡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기차 탈 일이 드뭅니다.. 동네가 동네다 보니 지하철도 없을뿐더러 기차타고 어딜 이동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없죠.. 제가 어린시절에는 아무래도 도로교통보다는 기찻길이 대부분이었는데 말이죠.. 제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년전만 해도 그랬다는 겁니다.. 동네마다 역이 있었고 그곳에 역전시장이 펼쳐져 있곤 했으니까요.. 아시는 분은 아실겝니다.. 저희 동네도 그러했거더요.. 북마산역, 구마산역, 신마산역, 마산역 뭐 이런 식으로 동네를 가로지르는 기차들을 수시로 볼 수 있었죠.. 도시를 가로지르는 폐쇄된 기찻길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만큼 기차라는 의미가 주는 따스함은 참 정스러운거죠.. 그리고 공간이 넓직하니 동네 잘나가는 형아들이 싸움도 많이 하더군요.. 지금도 기억합니다.. 구마산역으로 이동하던 객차에서 동네 깡패들이 칼부림을 했다는 이야기와 역전앞에 경찰들과 시장상인들이랑 주민들이 우르르 몰려들때 엄마 손을 잡고 있던 저는 순간 손을 놓쳐 한참동안 울면서 엄마를 찾아다니던 일을 말이죠.. 그때도 아마 기차를 타러 가자고 떼를 쓰다가 그런 듯한데 하여튼 이 기차라는 사물에 대한 감흥은 그렇게 아이들에게 뭔가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나봅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기차라는 사물에 대한 느낌이 세월이 흘러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큰아이가 토마스와 친구들에 집중하고 온 집안을 소도어섬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도 이해가 가더군요... 그동안 사모은 토마스와 그의 친구들로 웬만한 기차 하나 샀지 싶기도 합니다.. 토마스만 있음되지 친구들은 왜 자꾸 늘어나는건지.. 부모된 입장으로 경제적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뭐 이젠 컸다고 조금 뜸해서 좋아라 했더니만 그대신 파워레인저가 그 자릴 차지해버렸죠.. 막상 당하고 보니 토마스와 친구들은 장난이었다는거.. 알만한 부모님들은 다 압니다..

 

대강 눈치채셨겠습니다만 이번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은 기차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가로지르는지는 잘 모르지만 익히 이름을 들어본 신칸센이라는 고속기차속에서 벌어지는 킬러들과 문제점이 얽히고 섥히는 그런 내용입니다.. 등장인물들이 꽤되는데 말이죠.. 우선은 기무라와 왕자 커플(?)이 있습니다.. 기무라는 왕자라는 14살의 영악하고 사악하고 악마같은 겉보기와는 판이한 중학생이 죄악의 감정도 없이 저지른 자신의 아이를 옥상에서 밀어버린 사건으로 복수를 하고자 신칸센을 탑니다.. 그러나 왕자의 농간에 바로 붙잡혀버리죠.. 일단은 두사람도 각자의 시선으로 극을 이끌어 나갑니다.. 그리고 과일콤비가 있습니다.. 밀감과 레몬이라는 킬러입니다.. 이들은 이 작품의 중심 의뢰인인 미네기시라는 사람의 의뢰를 받아 그의 아들과 돈가방을 운반하기 위해 신칸센을 탄거죠.. 그러나 아들은 죽고 돈가방은 분실합니다.. 그리고 얘네들 우낍니다.. 만담콤비거덩요.. 토마스와 친구들에 대한 사회정의적 고찰(?)도 해줍니다.. 마지막으로 무당벌레라 일컫는 나나오의 시점이 나옵니다.. 앞서 과일콤비의 의뢰중에 돈가방을 분실한 것을 나나오가 훔칩니다.. 그리고 끝이나야되는데 이 나나오가 머피의 법칙이 100퍼센트 적용되는 불행한 운명의 남자라는 거지요.. 그가 하고자하는 일은 뭐든지 잘못됩니다.. 돈가방을 들고 다음 역에서 내리면 되지만 철천지 원수를 마주치고 또다시 돈가방을 분실합니다.. 참나, 헷갈리시죠.. 이렇게 기무라와 왕자와 과일콤비(밀감과 레몬)와 무당벌레(나나오)가 서로 번갈아가며 각자의 시점으로 사건을 연결해나간다는거지요.. 그 중심에는 돈가방과 미네기시라는 보이지않은 야쿠자두목비스므리한 존재가 있고 신칸센의 밉쌍 열네살먹은 악마 왕자가 있습니다.. 더하면 어지러우니까 여기까지 합시다..

 

줄거리만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지러운 구성이고 헷갈리는 인물들의 시점이 나옵니다.. 이사카 코타로다운 방법인게죠.. 좋게 말하면 짜임새있는 복선과 반전을 중심으로 치밀하게 구성된 킬러들의 우왕좌왕, 왁자지껄, 허둥지둥, 오리무중의 신칸센 혼란드라마로 보시면 되겠는데요.. 그렇다고 짜증스럽게 뭔말을 블라블라거리는지 모를 정도는 아닙니다.. 읽어보시면 각자의 인물의 시점에 맞게 이루어진 내용이 잘 머리속으로 알아서 적응해 들어옵니다.. 코타로 작가의 장점인 것이지요.. 게다가 어줍잖고 우습지도 않은 코타로식 유머도 한몫을 합니다.. 특히나 이런 유머는 과일콤비가 만담형식으로 일종의 슬랩스틱같은 행동도 보이면서 즐거움을 주죠.. 살인이 일어나는 방식도 어, 뭐여?. 죽은거여?..이런식입니다.. 계획되고 의도한 죽음이 아니고 잘못하다 죽고 가만히 보니 죽어있고 뭐 이런거죠.. 그렇게 혼란이 가중되고 해결하려고 하지만 서로 꼬이고 엮이고 정리하는 그런 방식인겁니다.. 나쁘지 않은 재미가 있더군요.. 뜨뜻미지근한 감이 없진 않지만 이사카 코타로이기에 전 만족한다는겁니다.. 그러려니 했거덩요..

 

제가 처음 읽어본 코타로 작가의 작품이 "그래스호퍼"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속편격으로 소개를 해놓았더군요.. 왜일까 싶었는데 말이죠.. 소설속에 그래스호퍼의 주인공인 선생 스즈키가 나옵니다.. 뭔가 연관성이 있어보이는데 정확한 부분은 파악이 어렵더군요.. 잊을만하면 기차속에서 등장해서 사건의 중심에 섰다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연장선상에 이전의 그래스호퍼의 등쳐서 찻길로 밀어 죽이기 전법에 대한 부분이 나오니 일종의 속편격으로 봐도 무방하지 싶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스호퍼와는 별개의 작품으로 파악하셔도 무리는 없을 듯 하구요.. 개인적으로 코타로의 제일 잼난 소설을 굳이 들라면 "그래스호퍼"와 "골든슬럼버"와 "마리아비틀"로 꼽고 싶네요.. 뭐 읽어본 작품도 많진 않습니다만.. 구성도 그래스호퍼의 인물들의 시점과 많이 비슷합니다.. 각각의 인물들의 주어진 역할을 그들의 시점을 보여주고 뒤로 갈수록 하나로 시점을 뭉치는 그런 방식인거죠.. 무척이나 산만하고 어지러워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스타일이 아마도 이 세작품들이 아닌가 싶어서 꼽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왕자라는 머리 피도 안마른 넘의 사악한 행동이 치를 떨게 만드는군요.. 요 근래 읽어보는 일본소설의 소재들이 많은 부분 이런 사악함에 근거를 둔게 많아서 조금 짜증스럽습니다.. 뭐랄까요?.. 일반적이지만 조금은 극단적이고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그런 소재들이라고 할까요?.. 인간이라는 존재의 사악함의 끝이 어디까지인지를 살펴보자는 의도가 짙은 그런 작품들이 많은 듯해서 좀 그렇군요.. 이 작품속의 왕자라는 쥐콩만한 넘도 죄악이라는 기준에 대해 가치판단이 없은 인간말종으로 나옵니다.. 자신의 겉모습에 속는 성인과 아이들에게 해를 가하면서도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가지지 않은 괴물같은 존재인거죠.. 어떻게 보면 이소설이 말하고자하는 의도에 가장 가까운 인물의 캐릭터가 아닌가 싶은데 과연 어떻게 되는지는 함 읽어보세요..

 

이사카 코타로만이 만들어낼 수 있고 그만의 냄새가 가득 담긴 코타로식 장편소설임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재미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밍밍하기도 하고 박진감이 넘치기도 합니다.. 독자에 따라 그 감정의 호불호가 갈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미한 진행이 반복되는 듯하기도 하고 흥미롭게 진행되기도 하고 말이죠.. 골든슬럼버나 그래스호퍼처럼 진득하게 이어나가는 내용이 아니라 기차 객차 호실마다 다른 상황을 주어서 이어나간다는 뭐 그런 느낌이 중간에 들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전 과일콤비의 만담과 행동들이 즐거워서 읽는동안 나쁘진 않더군요.. 우습지도 않지만 나름 저랑 코드가 잘 맞았나 봅니다..아님 집안에 나도는 수많은 토마스와 친구들을 보면서 나름 애정어린 친근함을 가졌는지도 모르구요.. 하여튼 조금 빠르게 진행할 수도 있었을텐데 너무 과거와 상황적 묘사를 많이 독자들에게 선사해주실려고 했었던것 같군요.. 코타로 작가 넘 착한 듯....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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