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트 피크닉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공항을 이용할 일이 드뭅니다.. 괜히 비행기타고 업무보시는 분들이 뭔가 부럽기도 하구 말이죠.. 해외로 세계로 나댕기시는 분들 뵈면 웬지 모르게 배가 아프고 그렇더군요.. 어릴적 로망인 비행기 타는 일이 40 평생 살아오면서 몇 번이나 될까 손으로 꼽아봤는데 된장, 두 손까지도 가질 않더군요.. 물론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를 말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분들이 아마도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인천공항에도 딱 한번 가봤는데 신혼여행때 정신없이 떠밀려 가이드의 참새 짹짹에 발맞춰 티켓팅하고 시키는대로 비행기를 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관계로 인천공항의 조감에 대해서 생각해 볼 겨를도 없었고 얼마나 대단한 공항인지 눈여겨 볼 기회조차 가지질 못했습니다.. 그럼 도착해서 보면 되지 않았느냐라고 하신다면 지방민의 설움은 도착하자마자 김포가는 차타고 떠나야되는 안타까움이라니까요.. 그곳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전세계로 들락날락하고 있다지요.. 그곳에서 떠나야되는 사람들이 떠나지 못한체 며칠동안 지내는동안 그네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작품이 바로 이 작품 "에어포트 피크닉"이네요..

 

생각납니다.. 아이슬란드에 화산이 폭발해서 화산재가 유럽상공을 뒤덮어 항공대란이 일어났던 사건이 말이죠..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이러한 이야기를 구성해 놓았네요..일단 공감을 만들어 내는데는 성공을 하신 듯 합니다.. 실제로 비행기가 결항이 되면 무작정 공항에서 기다리거나 주위 호텔에서 출발때까지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갑자기 다이하드 2가 생각나는 이유는 절대로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게들 기다리신답니다.. 이번에는 화산재때문에 발이 묶인 분들에 관련된 이야기를 펼쳐 놓으셨네요.. 떠나셔야되는 분들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분들이시죠.. 개중에는 태생은 한국인지만 입양되어 외국인으로 사시는 분도 계시고 이민을 가셔서 잠시 다니러 오신 분도 계시고 프랑스 유명 영화감독도 있고 6.25전쟁 용사분도 계시고 무명모델도 있습니다.. 여러 분들이 유럽으로 떠나기 위해 기다리시다 돗자리 깔고 앉으시는거죠.. 비행기가 안뜨니까요.. 그렇게 돗자리를 깔고 앉아보면 멀뚱멀뚱 쳐다만 볼 수 없지 않겠습니까?.. 서로 자기 소개시간도 가지고 심심하니 진실게임도 하는거지요.. 그러나 남의 집안에서 돗자리를 깔았으니 관리는 해줘야 되니까 관리 여직원이 한 분 등장해주시고 그 분과 로맨스를 펼쳐주시는 분이 분위기를 맛깔스럽게 만들어 주십니다..

 

많은 등장인물이 자신들의 이야기와 속내를 잠시 발이 묶인 한 공간속에서 득도(?)하고 성찰하고 발전의 계기로 삼는 아주 바람직한 착한 소설같은 느낌입니다.. 영화가 망한 한 감독은 새로운 도전과 인생의 참뜻을 다시 새기고 입양된 한 청년은 사랑과 자신의 삶을 차근히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고 이민을 가서 성공한 캐리어가 대단한 한 여인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후회와 성찰과 아픔을 새롭게 발전시켜는 계기를 만들고 이제는 쓰러져가는 6.25 역전용사 할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체 힘들지만 아름답게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대부분 이러한 내용으로 그들의 모습과 대화속에서 진실을 끄집어내어 자기성찰과 반성과 발전의 도덕적 완성을 이루게 만들어 줍니다.. 무지 착한 느낌의 행복한 소설인 것이지요.. 뭐 개인적으로는 이런 참한 소설은 크게 저와 맞지는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재미있습니다.. 일단은 한정된 공간속에 놓여진 인간들의 모습들을 안팎으로 구석구석 훑어보는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그냥 독심술을 가진 듯 인천공항의 천정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보고 그들이 가진 생각과 삶과 과거를 그대로 다보여주니 말이죠.. 그리고 의도가 되었든 그렇지가 않든 상관없이 착한방향으로 그들을 이끌어 나가는 느낌이 착한 천사의 마음처럼 다가오더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힘들지만 앞으로의 니 인생은 괜찮을꺼야라는 희망을 심어주고 행복한 웃음으로 이 나라를 떠나게 만들어주는 대단한 역할을 한냥 마무리를 하고 나면 기분이 꽤나 좋습니다.. 그러니 이 작품에서 내용이 어떠니 저떠니 하는건 개인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구요 감성적으로 느낌적으로다가 읽고 난 후의 괜한 뿌듯함과 약간의 행복감은 나름 즐겁더라는거죠.. 전 그렇게 다 읽고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작가가 만들어낸 인물들의 상황들을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조합이 잘 되어 있습니다만 내면적인 부분에서는 진지하지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래서 그냥 가볍게 즐길 수 있었던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외국인들이 중심인 인물적 구성에서 느낌은 한국적 감성을 지닌 외국인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구요.. 외국인들이라고 뭐 별다를게 있겠냐고 하시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입양청년의 느낌도, 이민간 중년의 캐리어우먼도, 무엇보다도 6.25의 참전용사의 오지랖도 그렇게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브로콜리 머리를 한 청소부가 생면부지의 아가씨에게 건네는 사탕들이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저한테는 담배 필때 사탕 절대 안주고 인상쓰고 고개 수구리고 빗자루로 다리 사이를 있는 그대로 툭툭 치면서 비켜라는 무언의 협박만 하신 기억이 나서 그렇습니다.. 아님 말구요.. 이젠 담배 끊었으니 상관은 없습니다만 여하튼 등장인물들이 가진 내면의 문제들이 어디선가 들은 듯 본 듯싶은 그런 일반적인 아픔들이라는 거지요.. 드라마상에서나 영화상에서나 아님 일반적인 우리의 현실속의 인간극장같은거 말입니다.. 실제 그런 아픔이 가슴속에 와닿는다는게 아니라 보여지기위해 만들어진 내면의 문제들로 보여지더라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아따, 아님 말구요..

 

전 이 김민서 작가의 작품은 이전에 한 작품을 더 읽어 봤습니다만 제목이 가물하군요.. 철수맨이 나타났다였나 뭐 그렇습니다.. 청소년물답게 착한소설이었습니다만 참한소설을 집필하시는 능력은 대단하신 듯 합니다.. 그러니 여성적 감성에는 딱인 작품들이라 좋아하실만한 여성분들도 많으실 듯합니다.. 뭐 개인적으로 이 작품 "에어포트 피크닉"은 어색하지 않은 즐거움이 가득한 드라마같은 행복한 소설이라고 칭하고 싶을 정도로 중년 아저씨도 나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힘들고 지치고 때로는 사랑을 기다리시는 미혼의 젊은 여성분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아시죠, 제 취향은 피터지고 살떨리는 장르소설쪽이라는 사실을..모르시면 그대로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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