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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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동안 우리동네에 눈이 왔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몇번 나리는 듯 하다가 빗물로 바껴가는 하늘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아이들의 원망섞인 한숨이 들리는군요.. 그렇습니다.. 울동네는 정말 눈보기가 어려운 동네입니다.. 그렇다고 아열대의 따수븜만 있는 곳도 아닌데 말이죠.. 춥기는 더럽게 추운데 왜 눈은 오지 않냐는 말이지요.. 아예 따수블라치면 눈싸래기라도 보이질 말던가 괜히 애들 마음 설레게 해놓고 빗물만 뿌려주는 미운 눈.. 그렇다보니 아이들이 이 눈사람이라는 것에 나름의 신비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어느 지역처럼 눈이 악마의 똥가루처럼 무차별로 날리는 곳에서는 지붕 내려앉을까봐 무쟈게 걱정하시던데 역시나 우리들로서는 딴나라 이야기인거죠.. 눈사람, 일단은 아래 위의 몸땡이를 둥그렇게 말아줘야되는데 그정도 눈을 찾기가 힘드네요.. 만약 만들었다고 치더라도 어느샌가 녹아버릴 지역의 햇볕은 아이들이 박아놓은 돌맹이와 당근 쪼가리가 길바닥에 나뒹굴때까지의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거죠.. 눈사람 만들 눈을 찾아 북쪽지방으로 비싼 기름값 소비하면서 가야되는건가요, 이렇듯 눈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신비로움과 순진무구함의 대상이 되어 있습니다만 이 작품속의 눈사람은 연쇄살인범이군요..

 

"스노우맨"은 눈사람이라는 사실을 모르실 분은 없으시죠라꼬 적지만 혹시 모른다.. 스노우는 눈이고 맨은 사람이니 붙여서 눈사람이라고 부릅디다.. 그러니까 한겨울의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 눈썹이 우습구나 코도 삐뚤고 하루종일 우두커니 꼬마 눈사람인거죠.. 이 스노우맨이 살인의 서막을 알리는 경고장이 되는거죠.. 언제나 살인이 발생하는 곳에는 이 눈사람이 있습니다.. 이넘이 연쇄살인범입니다.. 이야기 끝..

 

이 소설에서는 흘려버릴게 별로 없습니다.. 나름의 쓰임이 다 있다는거지요.. 캐릭터는 둘째치고라도 그들의 삶도 소설적 구성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것은 노르웨이라는 나라의 성문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상당히 개방적이고 어떻게보면 문란해 보이는 느낌이 지배적입니다..추워서 그럴까요, 따수블라면 꼭 껴안아야되는데 그게 내남자만은 아니라는거죠.. 소설속에 등장하는 전반적인 삶의 형태가 이러하구요.. 제일 중요한 캐릭터를 이야기해보죠.. 이 소설은 해리 홀레의, 해리 홀레를 의한, 홀레에 위한 이야기입니다.. 그의 일반적인 삶을 두고보면 사회부적응자입니다.. 하지만 나쁜넘 잡는데는 노르웨이 최고의 형사입죠.. 가득이나 연쇄살인이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먼 나라라는 노르웨이에서 그의 활약은 모든 사회부적응행위를 커버하고도 남습니다.. 경찰조직내에서는 눈에 가시같은 독불장군이지만 쉽게 내치지 못하는 이유도 홀레의 이러한 능력때문인거죠..

 

자, 이러한 내용을 염두에 두시고 이제 책을 읽는겁니다.. 아시다시피 범죄자는 밝혀졌습니다.. 눈사람, 즉 스노우맨이죠.. 이 스노우맨은 누군가가 죽어야될 곳에 늘 세워져 있습니다.. 엄마, 누가 눈사람 만들어놨어?.. 라고 물어보는 아이에게 엄마는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언제 저게 만들어졌지?라고 의아해하는거죠.. 그리고 눈사람이 있는곳에서 살인과 실종이 일어나는겁니다.. 그러니 분명 눈사람은 이러한 연쇄살인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첫 실종자의 사건에서 눈사람에게 둘려진 실종자의 스카프와 눈사람속에서 울려대는 휴대폰의 소리가 그 증거입니다.. 그리고 연달아 사건은 터져나오죠.. 해리 홀레와 그의 추종자처럼 보이는 신출내기 형사 카트리네가 자신의 진가를 내보이며 함께 단서를 찾아나갑니다.. 하지만 사건은 단순히 현재의 모습만 있는게 아닙니다.. 과거로 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살인의 역사가 조금씩 들춰지는거죠.. 그리곤 실종자와 피해자들과 이어지는 하나의 연결고리를 찾게 됩니다.. 그리곤 사건의 해결이 눈에 보이는 듯 하죠.. 하지만 소설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질 않습니다.. 기껏해야 여기까지가 시작의 10%도 안된다는거죠.. 나머지는 그동안 스릴러소설에서 드물게 맛보았던 심심찮은 반전과 긴장감들을 비롯한 추리적 영역의 카타르시스까지 멋드러지게 독자들을 끌어들입니다.. 다른건 모르겠고 돈값은 충분히 한다는거죠..

 

요 네스뵈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국내의 스탠드얼론으로 출시된 헤드헌터라는 작품을 읽어보았죠.. 그 작품은 뭐랄까요, 초반부의 밋밋함은 중반부로 넘어갈수록 독자들의 긴장감을 책에다 집중시켜주더군요.. 그러다가 한꺼번에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내는 능력이 아주 멋졌습니다.. 한마디로 쿨한 매력이 있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질 끌지도 않고 그렇다고 뭘 더 보여줄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딱 그 느낌 그대로의 대중적 재미만 선사하는 쿨함이 있었다는거죠.. 그렇게 인식된 이 작가는 원래 해리 홀레시리즈로 노르웨이에서 제일 잘 나가~는 작가님이십니다.. 뭐 소설외에도 노래도 부르시고 돈도 제법 주무르시는 직업군을 가지셨더군요.. 여하튼 생긴 것도 소설적 감성이랑 비슷합디다.. 그래서 그런지 요작가님은 대중적 취향과 독자님들의 가벼운 독서방식의 장르적 감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라꼬 생각을 하는거지요.. 어렵게 끄적대시질 않는다는겁니다.. 오히려 저속하고 자극적이고 현실적인 편향적 사고가 더 지배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나 보수적 남성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여성들의 문란한 삶의 편린들 같은 거 말이죠.. 어느시대나 바람난 남자와 여자는 복수의 대상이 되는겁니다..

 

스노우맨도 개인적으로는 시작부분에서는 일반적 스릴러의 내용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곤 이어지는 진행방식도 여느 스릴러와 틀린 점을 굳이 찾질 못하겠더군요.. 물론 해리 홀레의 캐릭터의 매력은 제외시키겠습니다.. 흔히 헐리우드용의 사회부적응자인 천재적 캐릭터처럼 보일수도 있으나 그 도가 넘어서는 짜증스러움도 있는 캐릭터이니 더 매력적이더군요.. 하여튼 그렇게 진행되어지는 듯한 내용은 어느시점까지는 크게 부각되는 부분같은 것은 없다는거지요.. 거기까지가 소설의 10%입니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시작이더군요.. 이전에 만나본 헤드헌터에서의 사건의 연결고리의 단단함과 반전적 재미는 스노우맨에서 업그레이드된 즐거움을 주며 기존 작품들에서 만나보기 힘든 재미를 선사해준다는거죠.. 게다가 600페이지가 넘는 내용속에서 단 한순간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이니 말이죠.. 오히려 타 소설들과는 달리 뒤로 갈수록 더 힘을 받는 스타일의 작품이라는거죠.. 특히나 엔딩라인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조차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의 초긴장감이 존재하니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의 서사의 글빨로는 여태껏 읽어본 스릴러 작가의 작품들중에 최고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전 할런 코벤이라는 작가를 좋아합니다.. 제프리 디버라는 작가도 좋아하죠.. 물론 마이클 코넬리라는 작가도 말할 것도 없구요.. 이 세 작가님들의 작품은 각각의 특징이 있고 다른 맛을 가진 최고의 스릴러 작가님이시라는거죠.. 이 스노우맨이라는 작품을 두고 봤을때는 이 세 작가님의 장점이 모두 들어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한 편의 작품만으로 이렇게 단정을 짓기는 어렵겠지만 아마도 헤드헌터에서 이어진 스노우맨이라는 작품으로 두고볼때 이러한 개인적 느낌은 앞으로도 크게 변화되지 않을 듯 싶습니다.. 코벤식의 다중스토리의 연결과 디버의 원빤치쓰리강냉이반전과 스릴러적 긴장감은 물론이고 코넬리식의 빡빡하게 짜여진 캐릭터의 섬세함과 묘사적 능력까지 한데 모인 작품을 찾고자 한다면 전 스노우맨을 권하고 싶네요.. 뭐 순전히 제 개인적 생각이지만 말이죠.. 하지만 분명한건 이 요 네스뵈라는 작가는 이런 기존 작가들이 가진 느낌보다는 훨씬 가벼운 대중적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는걸 염두에 두셔야될 듯 싶네요.. 게다가 나는 글 잘쓴다는 자신감이 소설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독자가 뭘 원하는지 난 잘 알고 있다아, 뭐 이런 자신감이라는거죠.. 전 그렇게 봤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완벽하지 않은 사회부적응적 형사가 완벽하게 범죄를 해결하는 작품입니다.. 그러니 홀레!!라고 외칠 수 밖에요.. 그가 안겨주는 캐릭터적 묘사와 심리적 감성은 이 작품의 재미에 큰부분을 차지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재미있습니다.. 아무 생각도 안나게 만들어준다는 장점이 있지요.. 읽는 동안 숨쉬는 것도 잊어먹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잠?, 피식, 주무실 생각마십시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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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2017-07-04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할런 코벤 좋아하는데 그의 작품과 비슷하다니 한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겠네요.
이번 주말에 사서 한번 읽어보는 것도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엔 그리 나쁘지 않을것 같네요.

그리움마다 2017-07-05 14:08   좋아요 0 | URL
네네, 할런 코벤 좋죠, 근데 요 네스뵈와 코벤의 스릴러적 감성이나 스타일은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장르적 감성이나 반전의 느낌은 코벤만큼 좋고 흥미롭지만 코벤이 가정적인 일상속에서 벌어지는 스릴러적 감성이라면 네스뵈는 좀 더 암울한 범죄적 감각이 우선되죠, 대단히 구체적이고 섬세한 심리와 상황적 묘사가 뛰어난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입니다...^^
 
세계대전 Z 밀리언셀러 클럽 84
맥스 브룩스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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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세계대전 Z가 출간된 지 4년 가까이 흐른 시점에서 이제서야 읽게 된 과정과 작품을 접한 후의 감상평이 담긴 기록이다.. 여기에 담긴 개인적 사견은 오로지 나만의 생각으로 작성된 것이며 이 책은 내책이며 나만의 침이 묻어있는 개인적 감상이 담긴 기록임을 미리 밝힌다.

 

대한민국 겨울임에도 눈한번 제대로 보기 힘든 나름 따쑤븐 남쪽 지방

그리움마다는 우연히 책장속에 잠들어 있는 한 권의 책을 발견하게 된다.. 보통은 기존 신간을 위주로 읽기 때문에 책장속에 소장된 구간들을 꺼내 읽기가 상당히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옷들 속에 파묻힌 책장의 한쪽 구석에 놓여진 이 작품을 몇 년만에 들게 된다.. 그러나 그는 이 책을 그대로 읽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었던지라 현재 봐야될 책들 생각에 그냥 던져두었지만 어떻게든 읽어야될 운명인지 막내넘이 이 책을 아빠,아빠하면서 들고 왔던 모냥이다.. 그렇게 읽게된 그리움마다의 좀비와 세계대전을 다룬 이 작품의 독서평을 인터뷰로 남긴다.. 여기서 "세계대전 Z"의 Z는 아무래도 좀비의 제트가 아니겠는가 싶다... 그러니까 좀비의 "ㅈ"은 J가 아니라 Z인 것이다..

 

1. 읽을 다른 책들도 많으실텐데.. 굳이 펼쳐드신 이유가?

많지, 쌓여있다니까.. 그래서 읽을 이유가 없었어.. 사실 구간이야 언제든 볼 수 있으니 굳이 지금 볼 이유는 없는거지.. 근데 아이가 이 책을 들고 온거야.. 게다가 하필이면 우연히 브래드 피트라는 배우의 이 작품에 대한 내용을 얼마전에 읽어본거지.. 대단한 걸작인냥 과다한 제작비를 뿌려가며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하더구만.. 내 딴엔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해보고 싶었는지도 몰라.. 디카프리오랑 피트가 붙어서 피트가 판권을 따냈다는 이유만으로도 땡김이 오더라구.. 그만큼 작품이 재미가 있다는 이야기겠지.. 알잖아, 좀비에다가 전쟁이 나오고 총 쏘는데 얼마나 재미가 있겠어.. 게다가 이런 작품은 읽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을꺼라고 생각했지.. 뭐 결과적으로는 한참동안 읽었지만.. 여하튼 그래서 여차저차 블라블라해서 펼쳐본거쥐..

 

2. 읽어보시니 내용은 어떠시던가요?

일단 수다스러웠어, 세계대전을 다루다보니 세계각국의 개인적 인터뷰가 작품의 중심이잖아.. 그렇다보니 좀비와의 전쟁중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억과 그 당시의 상황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부분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그 이면에 펼쳐지는 정치적 연관성과 시대와 사회의 상황이 좀비와의 전쟁의 상관관계에 놓여있으니 처음에는 읽는 재미가 있었지.. 게다가 초기 좀비감염 바이러스의 발병시기부터 시간적으로 배열된 세계 각국의 모습들이 일종의 파노라마처럼 수백대의 모니터에서 펼쳐지는 느낌이 들더라구.. 뭐 그런거 있잖아.. 인디펜스데이같은 영화에서 세계 각국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그런 장면.. 이 작품속에서도 우주정거장에서 그런 모습을 보기도 하더군.. 근데 그런 내용이 계속 반복되니 어느 시점에 가니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지겨워 지더군.. 뭔가 긴장감 같은것도 처음에 개인 인터뷰들에게서 받은 스릴러적 느낌이 나중에는 말그대로 다큐멘터리 인터뷰쯤으로 여겨지고 전혀 긴장감이 들지 않는거야.. 그러려니 하는거지.. 똑같잖아.. 내가 원하는것은 좀비와 대전을 제대로 박진감있게 펼쳐주고 나름의 영웅적 스토리가 길게 이어지면서 대중소설의 맛을 잘 살린 작품이었는데 이건 그런 의도보다는 좀비대전으로 인해 벌어진 전후의 세계각국의 사회상의 변모와 정치의 역학성을 보여주는게 더 중심이더라구.. 물론 인터뷰어들의 영웅적 활약상들이 꾸준히 등장하지만 뒤로 갈수록 재미가 없어진거쥐.. 아무래도 내가 단순해서 그런가봐.. 책으로 그 입체적 감성을 받아들이기에는 말이야.. 그러니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 수 밖에 없었다고 봐.. 책에서 받지 못한 그런 긴장감과 좀비와의 종말론적 전쟁의 현실감이 영상으로 보여지고 개인들의 공감적 인터뷰가 감성적으로 이어지는것은 영화가 더 좋을 듯 싶어.. 읽어보니 그러네.. 그러니 쟤네들 피트랑 레오가 피터지게 싸워서 피트가 판권을 쟁취(?!)한게 아니겠어, 아님 말구

 

3. 그럼 책으로는 재미가 그닥 좋진 않으셨단 말씀인가요?

아, 여기서 조금 논쟁거리가 될 수가 있어.. 난 솔직히 작품의 진행방식이나 내용적으로는 상당히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힘이 있다고 봐.. 근데 처음의 재미가 뒤로 갈수록 이어지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는거쥐.. 처음에도 말했지만 똑같잖아.. 전체적으로는 좀비전쟁의 초창기부터 10년의 전쟁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갈수록 인류의 의지가 승리를 하고 좀비를 거의 말살하는 상황까지 가서 이 작품의 나오는 시점인 평화적이지만 전쟁후의 후유증으로 여전히 힘들게 미래를 만들어가는 인간의 희망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역시 챕터별 인터뷰는 그넘들이 그넘들인지라.. 재미가 없었다는거지.. 말했지만 난 단순해.. 기승전결로 드라마틱한 내용들이 숨도 못쉬게 휘몰아치면서 빠져들게 하는 그런 작품들이 더 좋아.. 내가 장르소설을 보는 이유중의 하나는 읽으면서 많은 고민과 생각을 안하게 해주기 때문이기도 해.. 세상 고민 책밖에서도 수없이 하는데 책보면서 어려워할 이유는 없다고 보거덩.. 게다가 책 제목이 주는 기대감이 읽으면서 실망스럽기도 했다는거쥐.. 전쟁이지만 미디어로 비교를 해보면 난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재미있더라구.. 2차 세계대전 다큐멘터리보다 말이야... 이게 내 솔직한 느낌이야.

 

4. 그래도 좋은 점도 제법(!) 있지 않았나요?

당연히 있지, 일단 내용이 독창적이잖아.. 게다가 각 나라의 인터뷰어들의 드라마틱한 내용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재미가 있어.. 만약 이 작품 하나로 드라마 시리즈를 만들어도 수십편은 나오지 않겠어?. 그런 장점들과 말그대로 이성적으로 판단해보면 좀비와의 세계대전 와중에 펼쳐지는 정치적 음모와 개인적 본성들도 작가의 수다적 문장속에 제대로 살아있더라구.. 작가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공부를 많이 한 티가 나.. 각국의 정치적 상황과 묘사들이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서 진짜 브룩스 작가가 그 나라 사람들과 인터뷰를 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해.. 그런 면에서는 아주 괜찮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싶어.. 하지만 이 작가를 처음 봤으니 이전에 나온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도 한번 확인을 해봐야겠고.. 가능하면 드라마틱한 장편소설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 뭐 하시기 싫다면 할 수 엄꼬..

 

(갑자기 회사 사장이 들어와 그는 업무보고로 잠시 자리를 비우고 돌아온다)

이제 할 말은 다했으니 끝내지, 내가 사무실에서 일안하고 책 읽고 독후감같은거에 신경쓰고 있는거 사장이 알면 말많은 비정규직으로 내몰릴지도 몰라.. 이제 됐으면 꺼져줘!~ 땡끝..

 

사족 : 혹시 뭔 이런 독후감이 있냐고 오해하실 분들에게 말씀을 드리자면 이 내용은 이 작품의 형식을 어설프게 빌려 말도 안되는 내용으로 만든 것임을 알려드리며 아마도 읽어보시면 이 독후감의 유치찬란삐리빠꿈함을 바로 눈치 까실겝니다..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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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메이셔니스트 바네사 먼로 시리즈 1
테일러 스티븐스 지음, 김선형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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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하면 뭔가 생경스럽습니다.. 동물의 왕국에서나 다큐멘터리에서나 제대로 접할까, 일반적으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지역입죠.. 정글과 사막으로 대비되는 동물의 왕국 이미지가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하죠.. 그리고 나머지는 전쟁과 기아와 에이즈가 떠오릅니다.. 아프리카라는 대륙의 느낌은 희망적이지가 않네요.. 수많은 국지전과 종족간의 전쟁이 난무하고 기아로 피폐한 삶이 변하지 않는 여전히 암흑속에 갇혀버린 대륙의 느낌이 듭니다..  그런 모습들을 영상에서 무수히도 접하기도 하구요.. 비행기 한번 제대로 타보지 못한 일반인의 입장에서 아프리카라는 대륙의 첫인상은 아픔과 고통으로 점철된 대륙의 이미지라는거죠.. 물론 이런 현실을 모르지는 않지만 그 속에서는 또다른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살아갈 준비를 하는 많은 사람들 또한 무수히 존재할겁니다.. 그들만이 개척하고 일궈나갈 희망이 있을테니까요.. 근데 왜 우린 아프리카의 아픔만 접하게 될까요, 고통만 나누고자 할까요, 이런 이미지와 감성과 느낌을 또다른 서양세계에서 우리에게 주입시킨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듭니다.. 유럽과 서양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자유와 희망을 보여줄때 왜 우린 아프리카에서는 좌절과 기아와 전쟁을 보여주는걸까요, 수많은 여행관련 프로그램속에서도 아프리카대륙을 여행하는 모습은 동물의 왕국을 제외하곤 눈씻고봐도 찾을 수 없더군요.. 이게 과연 그 지역이 위험해서라는 이유로 치부하면 그만일까요, 제가 너무 앞서나가는건지도 모르지만 왠지모르게 서양세계의 음모론속에 아프리카를 밟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는건 왜일까요, 이거슨 장르소설의 후유증일수도 있음..

 

"인포메이셔니스트"라는 제목입니다.. 인포메이션이라는 단어에 니스트가 붙었죠.. 그러니까 정보에다가 사람이 붙어서 정보제공자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소설속에서는 자신이 분석하고 파악한 전문적 지식을 금액을 지급받고 파는 정보제공자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이 작품의 주인공인 바네사 먼로라는 여인이죠.. 좀더 구체적으로는 어떤 나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후 그것을 요구하는 다국적 기업이나 회사에 정보를 제공하면서 돈을 버는 직종인거죠.. 아주 똑똑한 사람만이 가능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먼로는 20개국어 이상을 말할 수 있고 일종의 전략가로서의 천재적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 캐릭터화되어 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의뢰가 들어오는거죠.. 아프리카에 여행을 간 리차드 버뱅크의 딸이 사라진 것입니다.. 벌써 4년전에 실종되었지만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었던거죠..모든 노력을 허사로 돌아가고 마지막으로 엘리자베스 버뱅크의 생사를 확인한 후 사건을 종결할 목적으로 이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자 먼로를 고용하는겁니다.. 정보를 수집하고 엘리자베스에 대한 최종단서를 찾아 마무리할 생각인 것입니다.. 그리고 일년이라는 시간을 줍니다.. 그리고 먼로는 단서를 찾으러 엘리자베스와 동행한 남자에게서 그녀의 생사에 대한 최소한의 단서를 가지고 아프리카의 카메룬으로 떠납니다.. 그녀의 고향이죠.. 그리고 모든 사건은 그 곳에서 벌어집니다.. 잘 알지 못하는 아프리카의 지역적 묘사와 현실적 상황의 서사는 작품의 전체적 내용과 무척 잘 어울리면서 상당한 긴박감을 알려줍니다.. 역시 아프리카라는 지역은 위험하다(?!)는 진실을 말이죠.. 삶과 죽음이라는 개념의 선이 무너져버린 곳이기도 한 적도 기니의 모습은 아찔한 스릴러속에 딱 어울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실제에도 그렇겠지만 말이죠..

 

일단 지역적인 내용을 좀 알아야 작품을 읽는데 도움이 되겠더군요.. 이 작품의 주 무대는 아프리카, 그중에서도 카메룬지역입니다.. 카메룬하면 축구랑 얼마전 다이아몬드 광산에 대한 뻥튀기 자료로 주가조작을 했던 뉴스가 떠오르는군요.. 카메룬을 중심으로 조금 밑부분에 바닷가에 위치한 나라가 적도 기니입니다.. 그리고 이 나라의 수도는 섬이더군요.. 말라보라는 섬인데.. 대륙과는 떨어져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아주 위험한 현실인데다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 대한 공간적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속에서 벌어진 실종사건을 파헤치고 있는거죠.. 아마도 작가인 스티븐스아줌마께서 그 지역에서 거주하신 내용이 책속에 구체화가 된 듯 합니다.. 그래서 아주 현실적인 감각이 넘친다고 보여지죠.. 상당히 상세하게 지역적 묘사와 상황적 서술이 이루어져 말씀드린대로 스릴러적 긴박감을 만들어내신데에는 성공하셨다고 보여집니다..

 

게다가 여주의 캐릭터가 아주 드라마틱해서 말이죠.. 작품의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적 측면에서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신거라고 보여집니다.. 일단 천재구요.. 어린시절 거친 삶에 대한 트라우마와 광기를 품고 있구요.. 무엇보다 남자들이 눈을 떼지 못할 정도의 매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무엇보다도 스릴러소설에 적합하게 아주 폭력적인 원초적 감성과 함께 천재적 이성이 공존하는 인물이라는거죠.. 이 캐릭터화된 이미지는 작품 전체에서 수시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말이죠.. 뭔가 이음새의 연결부위와 조합이 어색합니다.. 동반된 감성과 이성을 제어하는 컨트롤을 너무나 빈번하게 써먹는거가 가장 문제인거구요.. 등장하는 남자인간들과의 연결들은 특히나 심합니다.. 게다가 지역적 공간의 특이성에 대한 먼로의 과거와 현재의 조합 역시 수긍이 가면서도 왠지 갸오뚱(!)거리게 된다는거죠.. 그래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이는것은 분명히 이 소설의 중심은 먼로가 엘리자베스 버뱅크의 실종을 찾아나서는 내용입니다만 어느샌가 먼로의 과거와 현재의 인생이 중심이 되어버린거죠.. 지역이 자신의 고향이니까 내위주로 간다, 뭐 이런거죠.. 그러다가 아차 싶었는지 나중에 다시 조금씩 돌아오지만 한번 왕따당한후의 뻘쭘함은 끝내 없어지지 않는거죠..

 

그렇게 마무리를 하고 별을 조금 줄이고자 하였으나 본의 아니게 해설을 읽어본겁니다.. 테일러 스티븐스라는 작가에 대해서 말이죠.. 정규교육에 대한 내용도 나오고 데뷔작이라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그래서 생각을 조금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삶에 대해서도 대강 확인해보았죠.. 흠.. 이라는 의성어가 절로 나오더군요.. 동정심이라고해도 할 수 없지만 그렇게 나쁘지 않은 스토리와 캐릭터의 구성과 현실적 묘사와 상황의 리얼함들이 첫 장편소설로서는 무난하지 않았나라고 생각해봅니다.. 앞으로 여러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될 가능성이 큰 작품이기도 하구요.. 마지막 내용으로 봐서는 먼로시리즈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좀 더 먼로의 캐릭터를 다듬어주셨으면 하는데.. 어떨까 싶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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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의 고치 작가 아리스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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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고치는 무엇일까요? 아, 발음에 유의하셔야될 듯 하네요.. 서울에서는 발음을 세게 하면 안되죠.. 고치라고 하면 딴쪽으로 생각할수도 있으니 고쥐이~라고 해야할까요.. 여기서 고치라는 단어의 의미는 대강 짐작하시겠지만 변태되기전에 곤충들이 자신을 감싸는 덮개등을 말하는 거죠.. 누에고치에서의 그 고치입니다.. 니 고치 맵나할때의 그 고치나 울동네 할머니들이 아이들에게 자주 쓰시는 "고치 흐를라 자꾸 잘 올리라"할때의 그 고치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좀 철학적이면서 정신적인 개념으로다가 고치라는 의미를 생각해보자는거지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웅크리고 있다가 자신만의 영역을 새롭게 만들어가기 위한 토대나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반복적인 생활의 피곤함속에서 자신만의 영역속에서 편안한 휴식처같은 개념으로다가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염세적이긴 하지만 후자쪽에 더 뽀인트가 맞춰지네요.. 새로운 인생을 만들기에는 현재의 인생에 너무 빠져들어버렸고 쉽게 벗어날 수 없으니 이 현실속의 피곤에 쩔은 후줄함을 씻겨줄 쉼터같은 고치의 공간이 필요한거죠.. 그 고치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아무래도 저와 비슷하시진 않나요.. 이 독후감 보는 사람들이라면 그럴꺼가터.. 내 생각 대강 눈치 챈 분은 푸춰핸즈업!.. 없음 말고

 

"달리의 고치"라는 제목에 사실 좀 의아해지더군요.. 뭘 말하는지 단지 제목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여기에서 달리는 살바도르 달리라는 20세기 불세출의 천재 예술가를 지칭하는 말이더군요.. 잘은 모르지만 초현실주의로다가 건축부터 예술에 관련된 전방위적으로다가 활약한 대단한 천재분이시니 검색창에다가 딸랑 달리만 쳐보셔도 누군지 대강 아실터입니다.. 이 달리라는 천재에 대한 존경적 관심이 있는 쥬얼리 사업가 도조 슈이치가 살해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인거지요.. 이 도조 슈이치는 달리의 마니아로 달리처럼 자신도 모습이나 행동을 따라하고 심지어 달리의 이방(?!)수염까지 따라 모방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살해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되지요.. 뛰어난 쥬얼리 사업가이니 역시 돈이 많을테고 자신만의 별장이 있습니다.. 그 곳에는 슈이치가 프로트 캡슐이라는 기계로 자신의 지친몸을 치유하기도 하죠.. 그런 그가 금요일 별장에서 살해됩니다.. 출근하지 않은 월요일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직원과 자신의 동생이 별장으로 찾아와 발견하게 되는거죠.. 이 사건에는 이렇다할 단서가 없습니다.. 원한을 살만한 사람도 없을뿐더러 굳이 살해될 이유가 없는거죠.. 하지만 요시즈미라는 배다른 동생에게서 일종의 단서를 파악하게 되면서 조금씩 사건은 진전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직원과 관련된 부분이 단서에서 드러나고 용의자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사랑이라는 개념도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용의자가 단서상 등장하게 되지만 모든 용의자들은 그들만의 알리바이가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마지막까지 갈때까지도 오리무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드러나는 진실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듭니다..

 

자꾸 말씀을 드리지만 아리스작가의 작품은 제법 읽게 됩니다.. 그게 대중없이 학생 아리스였을때와 작가 아리스였을때를 번갈아가면서 읽게되니 가능하면 학생 아리스부터 차곡차곡 읽어보는게 좋을 듯 싶네요.. 누가 현재 출간된 아리스 시리즈를 정리 좀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아, 찾아보니 정리해놓으신 분들이 많으시군요.. 혹시 필요하신분들은 참조하셔도 될 듯) 전 구차니즘이라 그냥 되는대로 읽습니다만 와따가따하니까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니까 이 "달리의 고치"라는 작품은 아리스, 히무라콤비가 나오는 두번째 작가 아리스 시리즈인거죠.. 첫번째가 46번째 밀실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얼마전에 읽은 주홍색 연구도 작가 아리스 시리즈인거죠.. 사실 학생 아리스시리즈도 상당한 재미를 주지만 이 히무라와의 콤비 만담 시리즈는 읽는 재미가 상당히 좋습니다.. 작품의 추리적 영역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일상적 대화의 서사적 형태나 아리스의 생각을 전지적 시점에서 독자들과 함께 하는 부분은 상당한 가독성을 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콤비이기도 하죠.. 앞으로도 국내에 꾸준히 소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일단 재미는 있으니까요.. 본격의 맛을 살리면서도 그 흐름속에서 대중적 재미까지 갖춘 본격추리소설로 저한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 하네요..

 

그래도 조금 비교를 해보면 말이죠.. 전에 읽었던 46번째의 밀실과 얼마전에 읽었던 주홍색 연구보다 이 작품 "달리의 고치"는 일반적 용의자를 색출하는 과정을 담은 크라임소설적 느낌이 더 강하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용의자들의 탐문과 심문으로 알리바이가 성립이 되지만 뭔가 석연치않은 부분에 대해 히무라가 탐정노릇을 하고 아리스는 일종의 해설과 심리를 맡는 방식이니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전작들보다 더 재미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본격 밀실의 추리적 영역에서 밝혀지는 진실보다는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단서적 해결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죄이니까 말이죠.. 마무리도 괜찮더군요.. 하지만 분명 읽는 이에 따라서 이 작품의 마무리가 오히려 더 억지스럽고 허무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점도 무시하진 못하겠군요.. 하여튼 난 좋았어.

 

아직까진 국내에 미출시된 히무라와 아리스 콤비 시리즈는 제법 많군요.. 아마도 이런 추세라면 꾸준히 선보여질 듯 합니다.. 근데 이런건 있습니다.. 늘 비슷한 구성에 비슷한 포맷으로 작품을 시리즈로 이어가다보면 어느시점에서 덜커덕거리는 부분이 나오게 마련이죠..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기본적 포맷속에서 조금씩 추리적 주제를 비틀어 그 바탕위에 일상적 즐거움을 대중적 재미로 선보이는 아리스시리즈는 타시리즈물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기도 합니다.. 여즉 읽어본 작품들은 그래도 같은 듯 다른 느낌들이라 읽을만 했거덩요.. 일단은 다음 작품들도 기다려봅시다.. 어떨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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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인 가의 저주 대실 해밋 전집 2
대실 해밋 지음, 구세희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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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라는 이름을 제대로 파악해보기 이전에 저는 새뮤엘 더 실(?) 해미트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던 모 출판사의 "피의 수확"이라는 희한한 작가명과 제목으로된 작품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더 실 해미트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던 "말타의 매"도 있죠..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요번에 이 옛날 하드보일드 소설의 개척자이신 분의 존함이 대실 해밋이라는 명칭으로 이번에 전집이 나온 것이죠...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는 새뮤엘 대실 해밋이라는군요.. 더 실(?)이라는 미들네임을 도대체 어디서 나온걸까요, 딱히 번역을 흠잡는 독자는 아니지만 예전 작품을 다시 한번 들춰보니 아주 장난이 아니더군요.. 모 출판사는 정말 각성하라, 각성하라라고 외치고 싶군요.. 하기 싫으면 말구요.. 그 출판사 작품을 꽤나 모아놓았는데 과연 소장 가치가 있는지 의문스럽네요.. 여하튼 이렇게 다시금 읽게 된 대실 해밋 전집의 한 권입니다.. 총 다섯권으로 구성된 전집인데.. 이 해밋 할아버지님께서 남겨놓으신 장편소설이 딸랑 이렇게 다섯 권이시라네요.. 몇몇 단편도 있긴 한가 봅니다만 그래도 역사에 길이 남을 하드보일드의 명작 장편소설을 우리에게 주신게 꼴랑 다섯 권이라는게 아쉽기만 합니다.. 그중에서 전 이번에 "데인가의 저주"라는 작품을 읽었습니다.. 시기적으로는 "붉은 수확"에 이은 두번째 장편이고 "말타의 매"가 세번째가 되더군요.. 다음으로 "유리열쇠"를 집필하시고 마지막 장편이 "그림자 없는 남자"이군요.. 그리고 아숩게도 정치에 휩쓸려 쯧쯧쯧하셨더군요.. 안타깝습니다.. 우짜다가 정치쪽으로다가..ㅋㅋ

 

"말타의 매"라는 작품은 워낙 유명하고 영화로도 험프리 보가트가 주연한 샘 스페이드라는 탐정의 캐릭터가 시대에 걸작 캐릭터가 됨으로 해서 웬만한 장르 독자분들은 눈대중으로라도 알고 계실 듯 하구요.. 아님 찾아서 읽어보시거나 영화를 살펴보셔도 무방하실 듯 합니다.. 아주 매력적인 하드보일드의 마초적 탐정의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시니까요.. 이후에 미키 스필레인의 마이크 해머의 마초적 캐릭터도 아마 해밋 할부지의 소설에서 많은 영향을 받으셨지 싶습니다.. 근데 이 작품 "말타의 매" 이전에 콘티넨탈 옵이라는 탐정사무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만들어 작품이 최초의 장편소설인 "붉은 수확"하고 이 작품 "데인가의 저주"입니다.. 주인공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나"라는 탐정이 일인칭으로 작품을 이끌고 있죠.. 사실 "붉은 수확"은 예전 피의 수확이라는 제목으로 모 출판사 작품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무척이나 놀랐고 충격적이었던 작품이었죠.. 그 시대(1920년대)에 그런 파격적인 폭력의 묘사와 극단적 악당들의 무정한 살인과 파괴적 행위들을 만난다는 사실이 말이죠..읽으면서 리 차일드의 잭 리처시리즈중 "추적자"가 이 내용과 무척 닮았지 않았나 하는 기억을 해봅니다.. 오히려 폭력적인 묘사면에서는 붉은 수확이 더 강했지 싶기도 하구요.. 오래전 기억이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하여튼 기억속에는 그렇게 남아있네요.. 전 고전적인 작품들은 살인도 미화시키고 고전적 추리의 개념이 더 강하거나 말타의 매처럼 무정한 하드보일드지만 그래도 추리적 성향이 강할꺼라는 짐작을 했었거덩요.. "말타의 매"를 먼저 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붉은 수확"은 깜짝 놀라고 무척이나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았지만 무식한 저로서는 더 찾기 힘들더군요... 그렇게 잊혀진 이름인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전집으로 다시금 나와주시니 감격스럽네요..

 

"데인가의 저주"는 말씀드린대로 "나"라는 탐정이 사건을 의뢰받고 찾아간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레게트가의 다이아몬드 분실사건을 조사하게 되는거죠.. 그러다가 레게트가족에 얽힌 과거가 드러나기 시작하고 죽음이 일어납니다.. 데인가의 저주라함은 이 가족의 딸인 가브리엘 레게트가 데인가의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이죠.. 물론 그녀의 엄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중심은 가브리엘입니다.. 그렇게 레게트 가족의 비극을 다룬 첫 챕터가 끝이 나면 2장에서는 사이비 종교와 관련된 가브리엘 주위의 저주가 다루어집니다.. 그리고 3장에서는 가브리엘을 사랑하는 에릭 콜릭슨이 그녀와 결혼을 하고 이전의 사건을 잊지위해 캘리포니아 해변별장으로 이동하지만 역시 죽어버리면서 또다시 저주가 나타나죠.. 그러니까 가브리엘 주위에 얼쩡거리는 사람들은 거의(!!) 죽습니다.. 하지만 이 저주도 이유가 있겠죠.. 마지막으로 갈수록 그 이유와 그 내막이 밝혀지면서 끝을 맺게 되죠.. 언듯 작품은 일종의 공포소설적 저주의 개념을 두고 있습니다.. 각각의 장은 큰 연결고리가 없을 정도로 따로 놀고 있습니다.. 이 연결고리는 사건을 해결하려는 나라는 존재와 가브리엘이라는 데인가의 저주를 받은 여인말고는 큰 연관성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역시 이 소설은 공포소설이 아니라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임을 해밋작가할배는 잊지 않으시는거죠.. 조금은 전작인 붉은 수확과는 작품의 진행방식이 다릅니다만 역시 죽는 사람 꽤 나옵니다.. 전작에서는 액션스릴러의 파괴적 묘사가 지배적이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추리적 과정에 더 중심을 두고 있네요.. 제 기억에는 소설속의 "나"라는 존재가 꽤 키가 클 것으로 생각했는데 작군요.. 아마도 170이 안되어보입니다.. 게다가 배까지 조금 나온 모냥이군요.. 괜히 공감가는군요..

 

하드보일드라 명명하는데는 그 이유가 있겠죠.. 상당히 메마른 감성이 씁쓸합니다.. 특히 나라는 존재가 보여주는 무뚝뚝한 감성과 죽음에 대한 냉소는 아주 차갑습니다.. 한 예로 나쁜 넘들 감방 보내면(죽으면 이었나?) 좋은 이유가 교통 체증을 줄여준다는 문장이 나오더군요.. 역시나 여성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짜증스러운 마초적 남성적 관점이 작품 전체를 가로지르고 있어서 그렇게 좋게 보이지는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일반적인 추리의 개념으로 보면 시대적으로 엘러리 퀸이나 아가사 할머니만큼의 추리적 역량을 보여주시진 못하지만 하드보일드라는 감성으로만 볼때는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답니다.. 그러니까 이 할배가 시초라는 개념을 가지고 보신다면 말이죠.. 미키 스필레인과 레이먼드 챈들러를 비롯해서 영미쪽 장르소설의 일종의 전형을 만들어내는 그 중심점에 울 대실 해밋 할배가 떡 버티고 계신거죠..

 

다시 한번 "붉은 수확"등의 나머지 전집을 모두 읽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예전 피의 수확으로 읽은 해밋할배의 작품의 감성이 여전히 머리속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지 데인가의 저주는 일반적 하드보일드 추리소설보다 딱히 나아보이지는 않네요.. 다만 따로 노는 듯한 각장의 사건들이 결국 하나의 내용으로 묶여지는 마무리의 부분에서는 데인가의 저주가 저주같은 저주로 저주를 내려주는 저주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 무척이나 좋았네요.. 전집의 내용을 다 읽고 해밋 할배의 작품의 맛을 다 느낄때까지 내곁에서 감히 멀어지지 마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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