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인 가의 저주 대실 해밋 전집 2
대실 해밋 지음, 구세희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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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라는 이름을 제대로 파악해보기 이전에 저는 새뮤엘 더 실(?) 해미트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던 모 출판사의 "피의 수확"이라는 희한한 작가명과 제목으로된 작품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더 실 해미트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던 "말타의 매"도 있죠..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요번에 이 옛날 하드보일드 소설의 개척자이신 분의 존함이 대실 해밋이라는 명칭으로 이번에 전집이 나온 것이죠...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는 새뮤엘 대실 해밋이라는군요.. 더 실(?)이라는 미들네임을 도대체 어디서 나온걸까요, 딱히 번역을 흠잡는 독자는 아니지만 예전 작품을 다시 한번 들춰보니 아주 장난이 아니더군요.. 모 출판사는 정말 각성하라, 각성하라라고 외치고 싶군요.. 하기 싫으면 말구요.. 그 출판사 작품을 꽤나 모아놓았는데 과연 소장 가치가 있는지 의문스럽네요.. 여하튼 이렇게 다시금 읽게 된 대실 해밋 전집의 한 권입니다.. 총 다섯권으로 구성된 전집인데.. 이 해밋 할아버지님께서 남겨놓으신 장편소설이 딸랑 이렇게 다섯 권이시라네요.. 몇몇 단편도 있긴 한가 봅니다만 그래도 역사에 길이 남을 하드보일드의 명작 장편소설을 우리에게 주신게 꼴랑 다섯 권이라는게 아쉽기만 합니다.. 그중에서 전 이번에 "데인가의 저주"라는 작품을 읽었습니다.. 시기적으로는 "붉은 수확"에 이은 두번째 장편이고 "말타의 매"가 세번째가 되더군요.. 다음으로 "유리열쇠"를 집필하시고 마지막 장편이 "그림자 없는 남자"이군요.. 그리고 아숩게도 정치에 휩쓸려 쯧쯧쯧하셨더군요.. 안타깝습니다.. 우짜다가 정치쪽으로다가..ㅋㅋ

 

"말타의 매"라는 작품은 워낙 유명하고 영화로도 험프리 보가트가 주연한 샘 스페이드라는 탐정의 캐릭터가 시대에 걸작 캐릭터가 됨으로 해서 웬만한 장르 독자분들은 눈대중으로라도 알고 계실 듯 하구요.. 아님 찾아서 읽어보시거나 영화를 살펴보셔도 무방하실 듯 합니다.. 아주 매력적인 하드보일드의 마초적 탐정의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시니까요.. 이후에 미키 스필레인의 마이크 해머의 마초적 캐릭터도 아마 해밋 할부지의 소설에서 많은 영향을 받으셨지 싶습니다.. 근데 이 작품 "말타의 매" 이전에 콘티넨탈 옵이라는 탐정사무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만들어 작품이 최초의 장편소설인 "붉은 수확"하고 이 작품 "데인가의 저주"입니다.. 주인공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나"라는 탐정이 일인칭으로 작품을 이끌고 있죠.. 사실 "붉은 수확"은 예전 피의 수확이라는 제목으로 모 출판사 작품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무척이나 놀랐고 충격적이었던 작품이었죠.. 그 시대(1920년대)에 그런 파격적인 폭력의 묘사와 극단적 악당들의 무정한 살인과 파괴적 행위들을 만난다는 사실이 말이죠..읽으면서 리 차일드의 잭 리처시리즈중 "추적자"가 이 내용과 무척 닮았지 않았나 하는 기억을 해봅니다.. 오히려 폭력적인 묘사면에서는 붉은 수확이 더 강했지 싶기도 하구요.. 오래전 기억이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하여튼 기억속에는 그렇게 남아있네요.. 전 고전적인 작품들은 살인도 미화시키고 고전적 추리의 개념이 더 강하거나 말타의 매처럼 무정한 하드보일드지만 그래도 추리적 성향이 강할꺼라는 짐작을 했었거덩요.. "말타의 매"를 먼저 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붉은 수확"은 깜짝 놀라고 무척이나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았지만 무식한 저로서는 더 찾기 힘들더군요... 그렇게 잊혀진 이름인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전집으로 다시금 나와주시니 감격스럽네요..

 

"데인가의 저주"는 말씀드린대로 "나"라는 탐정이 사건을 의뢰받고 찾아간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레게트가의 다이아몬드 분실사건을 조사하게 되는거죠.. 그러다가 레게트가족에 얽힌 과거가 드러나기 시작하고 죽음이 일어납니다.. 데인가의 저주라함은 이 가족의 딸인 가브리엘 레게트가 데인가의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이죠.. 물론 그녀의 엄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중심은 가브리엘입니다.. 그렇게 레게트 가족의 비극을 다룬 첫 챕터가 끝이 나면 2장에서는 사이비 종교와 관련된 가브리엘 주위의 저주가 다루어집니다.. 그리고 3장에서는 가브리엘을 사랑하는 에릭 콜릭슨이 그녀와 결혼을 하고 이전의 사건을 잊지위해 캘리포니아 해변별장으로 이동하지만 역시 죽어버리면서 또다시 저주가 나타나죠.. 그러니까 가브리엘 주위에 얼쩡거리는 사람들은 거의(!!) 죽습니다.. 하지만 이 저주도 이유가 있겠죠.. 마지막으로 갈수록 그 이유와 그 내막이 밝혀지면서 끝을 맺게 되죠.. 언듯 작품은 일종의 공포소설적 저주의 개념을 두고 있습니다.. 각각의 장은 큰 연결고리가 없을 정도로 따로 놀고 있습니다.. 이 연결고리는 사건을 해결하려는 나라는 존재와 가브리엘이라는 데인가의 저주를 받은 여인말고는 큰 연관성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역시 이 소설은 공포소설이 아니라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임을 해밋작가할배는 잊지 않으시는거죠.. 조금은 전작인 붉은 수확과는 작품의 진행방식이 다릅니다만 역시 죽는 사람 꽤 나옵니다.. 전작에서는 액션스릴러의 파괴적 묘사가 지배적이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추리적 과정에 더 중심을 두고 있네요.. 제 기억에는 소설속의 "나"라는 존재가 꽤 키가 클 것으로 생각했는데 작군요.. 아마도 170이 안되어보입니다.. 게다가 배까지 조금 나온 모냥이군요.. 괜히 공감가는군요..

 

하드보일드라 명명하는데는 그 이유가 있겠죠.. 상당히 메마른 감성이 씁쓸합니다.. 특히 나라는 존재가 보여주는 무뚝뚝한 감성과 죽음에 대한 냉소는 아주 차갑습니다.. 한 예로 나쁜 넘들 감방 보내면(죽으면 이었나?) 좋은 이유가 교통 체증을 줄여준다는 문장이 나오더군요.. 역시나 여성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짜증스러운 마초적 남성적 관점이 작품 전체를 가로지르고 있어서 그렇게 좋게 보이지는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일반적인 추리의 개념으로 보면 시대적으로 엘러리 퀸이나 아가사 할머니만큼의 추리적 역량을 보여주시진 못하지만 하드보일드라는 감성으로만 볼때는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답니다.. 그러니까 이 할배가 시초라는 개념을 가지고 보신다면 말이죠.. 미키 스필레인과 레이먼드 챈들러를 비롯해서 영미쪽 장르소설의 일종의 전형을 만들어내는 그 중심점에 울 대실 해밋 할배가 떡 버티고 계신거죠..

 

다시 한번 "붉은 수확"등의 나머지 전집을 모두 읽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예전 피의 수확으로 읽은 해밋할배의 작품의 감성이 여전히 머리속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지 데인가의 저주는 일반적 하드보일드 추리소설보다 딱히 나아보이지는 않네요.. 다만 따로 노는 듯한 각장의 사건들이 결국 하나의 내용으로 묶여지는 마무리의 부분에서는 데인가의 저주가 저주같은 저주로 저주를 내려주는 저주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 무척이나 좋았네요.. 전집의 내용을 다 읽고 해밋 할배의 작품의 맛을 다 느낄때까지 내곁에서 감히 멀어지지 마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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