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의 고치 작가 아리스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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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의 고치는 무엇일까요? 아, 발음에 유의하셔야될 듯 하네요.. 서울에서는 발음을 세게 하면 안되죠.. 고치라고 하면 딴쪽으로 생각할수도 있으니 고쥐이~라고 해야할까요.. 여기서 고치라는 단어의 의미는 대강 짐작하시겠지만 변태되기전에 곤충들이 자신을 감싸는 덮개등을 말하는 거죠.. 누에고치에서의 그 고치입니다.. 니 고치 맵나할때의 그 고치나 울동네 할머니들이 아이들에게 자주 쓰시는 "고치 흐를라 자꾸 잘 올리라"할때의 그 고치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좀 철학적이면서 정신적인 개념으로다가 고치라는 의미를 생각해보자는거지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웅크리고 있다가 자신만의 영역을 새롭게 만들어가기 위한 토대나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반복적인 생활의 피곤함속에서 자신만의 영역속에서 편안한 휴식처같은 개념으로다가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염세적이긴 하지만 후자쪽에 더 뽀인트가 맞춰지네요.. 새로운 인생을 만들기에는 현재의 인생에 너무 빠져들어버렸고 쉽게 벗어날 수 없으니 이 현실속의 피곤에 쩔은 후줄함을 씻겨줄 쉼터같은 고치의 공간이 필요한거죠.. 그 고치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아무래도 저와 비슷하시진 않나요.. 이 독후감 보는 사람들이라면 그럴꺼가터.. 내 생각 대강 눈치 챈 분은 푸춰핸즈업!.. 없음 말고

 

"달리의 고치"라는 제목에 사실 좀 의아해지더군요.. 뭘 말하는지 단지 제목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여기에서 달리는 살바도르 달리라는 20세기 불세출의 천재 예술가를 지칭하는 말이더군요.. 잘은 모르지만 초현실주의로다가 건축부터 예술에 관련된 전방위적으로다가 활약한 대단한 천재분이시니 검색창에다가 딸랑 달리만 쳐보셔도 누군지 대강 아실터입니다.. 이 달리라는 천재에 대한 존경적 관심이 있는 쥬얼리 사업가 도조 슈이치가 살해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인거지요.. 이 도조 슈이치는 달리의 마니아로 달리처럼 자신도 모습이나 행동을 따라하고 심지어 달리의 이방(?!)수염까지 따라 모방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살해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되지요.. 뛰어난 쥬얼리 사업가이니 역시 돈이 많을테고 자신만의 별장이 있습니다.. 그 곳에는 슈이치가 프로트 캡슐이라는 기계로 자신의 지친몸을 치유하기도 하죠.. 그런 그가 금요일 별장에서 살해됩니다.. 출근하지 않은 월요일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직원과 자신의 동생이 별장으로 찾아와 발견하게 되는거죠.. 이 사건에는 이렇다할 단서가 없습니다.. 원한을 살만한 사람도 없을뿐더러 굳이 살해될 이유가 없는거죠.. 하지만 요시즈미라는 배다른 동생에게서 일종의 단서를 파악하게 되면서 조금씩 사건은 진전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직원과 관련된 부분이 단서에서 드러나고 용의자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사랑이라는 개념도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용의자가 단서상 등장하게 되지만 모든 용의자들은 그들만의 알리바이가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마지막까지 갈때까지도 오리무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드러나는 진실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듭니다..

 

자꾸 말씀을 드리지만 아리스작가의 작품은 제법 읽게 됩니다.. 그게 대중없이 학생 아리스였을때와 작가 아리스였을때를 번갈아가면서 읽게되니 가능하면 학생 아리스부터 차곡차곡 읽어보는게 좋을 듯 싶네요.. 누가 현재 출간된 아리스 시리즈를 정리 좀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아, 찾아보니 정리해놓으신 분들이 많으시군요.. 혹시 필요하신분들은 참조하셔도 될 듯) 전 구차니즘이라 그냥 되는대로 읽습니다만 와따가따하니까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니까 이 "달리의 고치"라는 작품은 아리스, 히무라콤비가 나오는 두번째 작가 아리스 시리즈인거죠.. 첫번째가 46번째 밀실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얼마전에 읽은 주홍색 연구도 작가 아리스 시리즈인거죠.. 사실 학생 아리스시리즈도 상당한 재미를 주지만 이 히무라와의 콤비 만담 시리즈는 읽는 재미가 상당히 좋습니다.. 작품의 추리적 영역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일상적 대화의 서사적 형태나 아리스의 생각을 전지적 시점에서 독자들과 함께 하는 부분은 상당한 가독성을 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콤비이기도 하죠.. 앞으로도 국내에 꾸준히 소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일단 재미는 있으니까요.. 본격의 맛을 살리면서도 그 흐름속에서 대중적 재미까지 갖춘 본격추리소설로 저한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 하네요..

 

그래도 조금 비교를 해보면 말이죠.. 전에 읽었던 46번째의 밀실과 얼마전에 읽었던 주홍색 연구보다 이 작품 "달리의 고치"는 일반적 용의자를 색출하는 과정을 담은 크라임소설적 느낌이 더 강하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용의자들의 탐문과 심문으로 알리바이가 성립이 되지만 뭔가 석연치않은 부분에 대해 히무라가 탐정노릇을 하고 아리스는 일종의 해설과 심리를 맡는 방식이니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전작들보다 더 재미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본격 밀실의 추리적 영역에서 밝혀지는 진실보다는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단서적 해결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죄이니까 말이죠.. 마무리도 괜찮더군요.. 하지만 분명 읽는 이에 따라서 이 작품의 마무리가 오히려 더 억지스럽고 허무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점도 무시하진 못하겠군요.. 하여튼 난 좋았어.

 

아직까진 국내에 미출시된 히무라와 아리스 콤비 시리즈는 제법 많군요.. 아마도 이런 추세라면 꾸준히 선보여질 듯 합니다.. 근데 이런건 있습니다.. 늘 비슷한 구성에 비슷한 포맷으로 작품을 시리즈로 이어가다보면 어느시점에서 덜커덕거리는 부분이 나오게 마련이죠..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기본적 포맷속에서 조금씩 추리적 주제를 비틀어 그 바탕위에 일상적 즐거움을 대중적 재미로 선보이는 아리스시리즈는 타시리즈물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기도 합니다.. 여즉 읽어본 작품들은 그래도 같은 듯 다른 느낌들이라 읽을만 했거덩요.. 일단은 다음 작품들도 기다려봅시다.. 어떨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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