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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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오늘 봄바람도 살랑거리고 간만에 화창해서 가족끼리 바람따라 구름따라 동네 쑥캐러 갔다왔지요.. 물론 네아이는 저의 차지였고 아녀자들은 뚝방과 서원 곳곳에 쭈그리고 앉아 쑥이랑 냉이랑 달래를 캐내기 바빴더랬죠.. 그러던 중 서울말을 쓰는 총각들이 서원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길을 물어보더군요.. 여기가 정확히 어디쯤인지, 자신들은 서울에서 부터 자전거로 전국일주중이라고 하더군요.. 거의 끝지방까지 온거죠.. 대단하더이다.. 부럽기도 하구요.. 난 왜 저 시절에는 저런 자유로움을 즐기지 못했을까 싶기도 하구요.. 나에게 시간과 젊음과 돈이 주어진다면 다시 해보고 싶은게 너무나 많더군요.. 그리고는 뛰노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커서 자유롭고 원하는 모든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혼자말을 주절거리고 있더군요.. 젊어지고 싶다는 생각은 없는데 말이죠.. 젊었을때 못해본 자유로운 삶은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네요.. 돌아오는 내내 그시절 단 한번도 나의 의지대로 뭘 제대로 해보지 못한 것 같아서 후회스럽고 안타까웠습니다.. 이제는 나중에 나이들면 해야겠습니다..  되돌아갈 시간보다 다가올 시간이 조금 더 짧아져가는 듯 하군요.. 쩝, 인생살이 헛스럽군요..ㅋㅋ 

 

 "스타터스"라는 작품입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상을 다룬 SF스릴러소설이죠.. 로맨스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스릴러감이 더 부각이 됩니다.. 로맨스는 개인적으로 볼때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아 보이더군요.. 일종의 종말적 세계가 지나고 난 다음에 세상은 엄청나게 나이가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인 엔더들이 중심을 이루고 갓 태어나 세상속에 덩그러니 놓인 천덕꾸러기 어린 애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이 대부분의 생존자들이죠.. 법적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은 부랑아로 세상속에서 버려집니다.. 캘리도 이런 아이들중의 하나죠..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남은 가족은 캘리와 7살난 동생 타일러뿐입니다.. 그리고 친구 마이클이 있죠.. 타일러는 아픕니다.. 캘리는 돈을 벌 방법을 찾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라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젊은 몸을 렌탈해주는 바디뱅크사업인거죠.. 임시로 자신의 몸을 몇번 빌려주기만 하면 많은 돈을 벌수가 있습니다.. 여전히 생존해 있는 수백세의 나이를 먹은 돈많은 엔더들이 자신의 몸을 대신해 젊은이의 몸속에서 작게는 하루 많게는 한달정도를 렌탈할 수 있는 방식인거죠.. 캘리는 꺼림칙하지만 잠시의 렌탈로 일년동안의 삶이 보장되는 돈을 받게 됨을 생각하며 바디뱅크에 자신을 맡깁니다.. 그리곤 마지막 한달간 자신을 빌려쓰는 한 여인의 삶에서 갑자기 깨어납니다.. 캘리는 현재 누군가의 삶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죠.. 할머니입니다.. 헬레나라는 부유한 할머니이죠..근데 이 할머니가 캘리의 몸으로 할려는 일이 아주 위험천만한 것이죠.. 바로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라는 회사를 깨부수려고 하는겁니다.. 헬레나의 손녀인 엠마가 바디뱅크에 몸을 기탁한 후로 사라져버린 사건이 생긴거죠.. 물론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르지만 헬레나는 프라임사의 짓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올드맨과 해리슨 상원의원이 있죠.. 그리고 그의 손자인 블레이크는 우연히 캘리를 사랑하게 되는 아이입니다.. 이렇게 얽히고 섥히고 엮이면서 사건은 끝모를 듯 긴박하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캘리의 머리속에서 헬레나와 캘리는 소통을 하게 되고 세상의 진실에 캘리는 한발짝 다가서게 되는 것이죠.. 진실은 가혹합니다.. 하나뿐인 타일러는 사라지고 친구인 마이클은 바디뱅크에서 타인에게 몸을 줘버립니다.. 이제 캘리는 복수와 타일러를 찾아와야 됩니다.. 열여일곱의 여린 여자의 몸으로 세상과 맞부딪히는 캘리의 세상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후반부의 긴장감과 스릴러적 감성은 로맨스가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반전.....

 

로맨스 스릴러라 하기에 로맨스가 주가 되는 작품으로 생각했고 처음은 또 그렇게 흘러갑디다.. 조금 지리한 진행이었죠.. 사실 뭔가 터질 것같은 기미도 초중반정도에 가야 대강 짐작이 갑니다.. 그때까지는 캘리라는 여자아이와 함께 어리둥절함과 약간의 깝깝함을 동반한 지루한 전개에 잘 밤에 하품으로 눈물짓는 상황이 생겨납니다.. 그러다가 중반부에 이르러면 캘리와 헬레나가 소통을 하고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암울한 사회상에 반기를 드는 아이와 할머니가 서서히 등장하게 되는거죠.. 괜찮네요.. 이정도되면 로맨스라는 개념이 소설속에 끼어들 자리가 그렇게 많질 않습니다.. 하지만 군데군데 그리고 전체적 흐름속에 블레이크와 캘리의 관계는 소설의 내용에 아주 중요한 부분임에는 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한마디로 초큼은 어색한 흐름속의 로맨스가 있고 스릴러와 SF가 중심을 잡고 있다는거죠.. 개인적으로는 영어덜트류의 소설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괜찮은 재미를 선사해주는 SF스릴러소설로서도 상당한 즐거움을 줍니다.. 

 

근데 소재 자체의 독창성은 별로인 듯 하네요.. 일단 한머리속에 두사람의 인격이 담긴 미래세상에 대한 모습은 몇몇 미래소설속에서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신체의 렌탈적 구성 역시도 딱히나 독창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미 이런저런 이미지를 우리들은 많이 봐왔다는거죠.. 하지만 이런 흔한 느낌의 미래상을 잘 버무려놓은 점은 인정해줘야겠구요.. 캐릭터의 구성은 조금은 허~합니다.. 영화적 이미지와 인물들의 상황속에서의 활약상은 상당히 집중이 잘됩니다만 그들의 캐릭터를 각인하기에는 주인공인 캘리를 비롯한 모든 인물들의 모습들이 공중에 뜬 느낌이 든다는거죠 뭐랄까요 바닥에 딱 붙은체로 중심을 잡아주는 캐릭터는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라라는 여자아이의 캐릭터만이 제대로 자기 모습을 갖춘것 같더군요.. 아, 몸을 렌탈한 사람들이고 머리속에서 웅얼거리는 인물들이 나오니 그럴 수 밖에 없는거 아니냐고 하신다면 뭐 그럴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인물에 집중이 되진 않고 상황에만 집중이 되더군요.. 물론 긴박한 묘사와 구성상의 박진감은 작품이 안겨주는 상황적 스릴러 감성에는 최고인거죠.. 하지만 인물이 중심을 잡아주지 않으면 재미는 있으되 허허로운 뒷맛이 남을 수 밖에요.. 

 

영화로 만들면 재미지겠다는 생각을 읽으면서 했습니다.. 캐릭터를 잘살린다면 상당히 괜찮은 모습으로 스크린상에 보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미국적이고 헐리우드적 색채감도 나쁘진 않습니다.. 로맨스를 조금 더 부각시켜도 흥행에 도움이 될 듯하겠더라구요.. 제가 뭔 전문가라고 이런 이야기를 하겠습니까만 꼭 영화 시나리오처럼 잘짜여진 각본같은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었다고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리사 프라이스 여사께서 조금 진지한 스릴러소설로 집필을 해보셔도 상당한 재미를 주실거 같긴 합니다만 설마 이 독후감을 읽어보실꺼라고는 생각치 않지만 캘리포니아의 산자락에서 좋은 스릴러의 정기를 많이 드시고 함 집필해주시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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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선택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7-3 미치 랩 시리즈 2
빈스 플린 지음, 이훈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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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생활을 하다가 외박을 나왔었는데 말이죠.. 고참들 따라 얼떨결에 얻게 된 외박이었던지라 따라다니기에 급급했죠.. 그렇게 끌려다니는데 동두천 시내의 술은 모조리 다 먹을 작정이었는지 미친듯이 먹어대더군요.. 그러다가 새벽녁에 하나둘씩 맛이 가기 시작하더군요..참고로 고참들이 전 멕이질 않더군요.. 자신들이 맛이 갈 경우에 뒤치닥거리가 필요했으니까요.. 그때는 24시간 호프집들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널부러져 있는 고참과 계속 마셔대는 고참들을 지키는 와중에 화장실에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상병 고참이 특공애들을 건들인거죠.. 맛이 간 상태에서 말이죠.. 자대 배치받고 갓 한달이 넘어가는 제가 어떻게 그 상황을 견딜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또 다른 맛이 간 고참 병장에서 보고를 한거죠.. 그냥 제가 걔네들에게 가서 사과하고 상병고참을 끌고 나왔으면 쉽게 무마가 되었을텐데 쫄아서 일을 더 크게 벌려버린거죠.. 대한민국 포병병장을 물로 보냐면서 날아차기와 니킥을 함께 날린 병장은 잠시후 웃음거리로 변해버렸습니다.. 5대 3(전 아예 제외시킴)임에도 불구하고 공수애들의 손가락 몇개에 모두 처참하게 뭉개져 버린거죠.. 그러면서 얘네들이 나가면서 하는 말이 자기네들이 발을 땅에서 떼었더라면 너희들은 죽은 목숨이다라고 하면서 낄낄거리면서 나갔습니다.. 술집주인이 다행히 신고를 하지않아(신고할 틈도 없이 끝났다고 보는게 더 맞겠죠) 근처 여관으로 한명씩 미친듯이 옮겨서 재웠습니다만 아침에 깨진 콧잔등의 상처를 기억이 없다는 말로 무마하려 드는 고참들을 보면서 객기의 쪽팔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던 기억이 갑자기 납니다.. 물론 이 책이랑은 하등의 상관이 없습니다만 문득 이 책을 읽어보니 그시절에 추운 새벽 된바람에 고참들 하나씩 업고 여관에 들어서던 처량한 이등병시절의 제가 떠오른건 독서의 미(더)덕인게지요..

 

"제3의 선택"이라는 제목의 정치스릴러소설입니다.. 일반적인 정치에 얽힌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를 내품안에 두고 저스티스 리그와 어벤져스처럼 세상을 구원하고자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치상황과 음모론을 다룬 작품인게지요.. 주인공은 미치 랩이라는 슈퍼울트라캡숑짱불사신인 잭 바우어의 동명이인 정도로 봐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여기서 잭 바우어를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가능성이 있으니 검색창에 쳐보시면 잭 바우어가 죽지 않는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 아실지도 모르겠네요.. 뎀 잇 클로이!!

 

소설은 작전을 실행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작전의 중심은 역시 미치 랩이죠.. 대테러센터라는 CIA의 한 분야의 비밀요원인거죠.. 일단은 존재가 없는 유령인입니다.. 작전을 펼치다 발각되면 모든 죄를 혼자서 뒤집어 쓰기 위한 방편인거죠.. 이번에는 독일에서 작전을 펼칩니다.. 이 작전을 아는 사람은 대테러센트의 국장인 아이린 케네디와 CIA국장인 토마스 스탠스필드와 미합중국 대통령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작전은 중동의 테러분자들에게 필요한 무기를 공급하는 독일의 부유한 귀족인 하겐밀러를 제거하는 임무인거죠.. 국제적 분쟁을 막기 위해 비밀리에 암살작전을 수행하고 발각시에는 랩 혼자 마무리하는 아주 중차대한 기밀작전인 것입니다.. 그런데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호프만부부가 배신을 하고 랩은 총을 맞게 됩니다.. 물론 방탄조끼를 입어서 절대 죽지 않습니다(잭 바우어라니까요!) 그리곤 어느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는거죠.. 미국에서는 이 사실을 알고 케네디와 스탠스필드가 상황을 파악하죠.. 분명 어디선가 정보가 샜다는 사실을 직감합니다.. 또한 토마스 스탠스필드는 오랫동안 CIA의 국장으로 있었지만 이제 암으로 남은 인생이 단 몇주에 불과합니다.. 정치적 음모가 도사린 사실을 알게 되죠.. 하지만 거의 처음부터 적이 누구인지는 작가가 독자에게는 알려주고 있습니다만 역시 소설속에서의 인물들은 자신들을 해할 목적을 가진 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찾아다니고 파악하기에 바쁩니다.. 그렇게 독자는 아는 사실을 미치와 그 친구들은 전혀 모르는거죠.. 그러면서 얘네들이 어떻게 그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지 집중해서 지켜보게 합니다.. 꼭 미국드라마 24시 같다는 말씀 더 안드려도 되겠죠?

 

말씀드린대로 독자는 아는 사실을 주인공들은 모릅니다.. 그러니 반전과 추리적 기능은 없는 완전한 스릴러소설임이 분명한거죠..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것은 상황을 연결해나가는 긴장감과 그 현장의 리얼함에 대한 박진감 넘치는 묘사에 있는거죠.. 진행되는 서사에 대한 상황적 이미지는 대부분 예상가능한 부분입니다.. 그 예상에 크게 반하지 않는 진행이 오히려 독자들의 집중에 도움을 주는거죠.. 우리가 24시라는 미국드라마를 볼때 어떻게 될지 몰라서 중독되는건 아니잖습니까, 극중에서 각 시간별로 벌어지는 상황이 무척이나 긴장감이 감돌고 박진감이 넘치기 때문에 다음 상황을 쉬이 짐작하지만 집중할 수 밖에 없는거지요.. 빈스 플린의 소설도 이 대중적 취향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습니다.. 끝내고 나면 시원함만 남는 그런 기분좋은 즐거움인거죠.. 내용도 사실 그렇게 중요하질 않습니다.. 각인되는 하나의 인식은 잭 바우어처럼 미치 랩도 미국을 지키는 영웅이라는 사실 하나만 남죠.. 그리곤 뻔히 알면서도 다음 시리즈에서는 또 어떤 활약을 펼쳐낼지 궁금해하는거죠.. 별반 다를게 없을지언정 안찾을 수 없는겁니다.. 이미 독자들은 그 상황적 재미에 푹 빠져버렸으니 말이죠..

 

수많은 영화나 미디어나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CIA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정치세력들간의 암투와 내부갈등이 중심이 되는 주제는 이제는 식상합니다.. 미국적 영웅을 등장시켜 해결해나가는 구도도 어디선가 한번쯤은 맛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초적 세상의 지배적 구도는 권력의 탐욕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형식인거죠.. 그러나 이 모든 식상함속에서도 재미는 어쩔 수 없나봅니다.. 제가 마초적이라서 더 그런가 봅니다.. 흔히 보아온 미국적 색채가 너무나 짙기 때문에 글로벌 뽈리스를 자처하는 미국적 대중 취향과 24시류의 드라마에 지겨움을 느끼시는 분들에게는 큰 재미를 만끽하실 수 없으시지 않을까 싶구요.. 개인적으로는 읽는동안 신나고 즐겁고 힘든 고민거리를 떨쳐버릴 수 있어서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물론 읽고나서 남는건 미치 랩과 뭔가 께름칙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애너 릴리라는 애인뿐이긴 하지만요.. 24시를 보신 분들은 바우어의 딸인 킴으로 대체해 생각해보셔도 될 듯 싶긴한데 말이죠.. 더 읽어봐야 알겠지만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합니다..아님 말고 ㅋㅋ

 

빈스 플린의 미치 랩 시리즈는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이 작품 "제3의 선택"은 시리즈의 두번째입니다.. 첫 편이 "권력의 이동"이라는 작품인데 전 건너뛰고 이 작품부터 읽었습니다.. 소설속에서도 전편에서의 상황이 조금씩 등장하는데 읽어봐야겠더군요.. 현재 4편까지 나왔구요.. 아마도 현재까지 미치 랩은 죽질 않았나봅니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빈스형님의 작품이 늦게 출시되었지만 미국에서는 24시의 잭 바우어보다 먼저 나왔으니 랩이 바우어의 형님이라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아님 마는거니까 토달면 토한다아..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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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와 뼈의 딸 1 -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1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
레이니 테일러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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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꿈꿀 수 없는 세상과 불가능한 능력에 대한 흠모는 익히 어린시절부터 본능적으로 터득을 했더랬습니다.. 뭐 저만 그런거는 아닐꺼구요.. 이 세상을 살아왔던 살아가는 살아갈 모든 인간들은 인간이 지니지 못한 상상을 원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 모든 상상의 일부가 실현이 되어가고 있기도 합니다만... 인간의 능력에 대한 상상력은 생물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어찌보면 제대로 이루어진게 하나도 없죠.. 그래서 인간은 인간이 가진 능력을 초월하는 다른 무엇인가가 되고싶어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예로 어린시절 수많은 아이들이 옥상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지거나 머리가 깨지는 일은 실수로 떨어진게 아니라는 설이 난무하잔습니까,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파악키는 어렵지만 분명 제 생각에는 그 아이들의 목에는 이불보자기나 밥보자기, 또는 넓지막한 수건이 걸려 있었을꺼라는 추리가 가능할 것입니다.. 아님 뛰어내리면 자동으로 날개가 펼쳐질꺼라는 착각을 했거나요..

"연기와 뼈의 딸"이라는 아주 애매모호야리빠꿈스타일짭짜무리수름한 제목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판타지로맨스 영어덜트 소설입죠.. 3부작중 1부입니다.. 아마도 향후 출시될 나머지 작품의 제목도 비슷한 유형으로 이어지지 싶습니다.. 제목에서도 보이듯이 주인공은 카루라는 여자아이입니다.. 열일곱의 프라하에서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오가며 생활하는 인간입니다.. 현실속에서는 미술학도로서 주자나라는 친구와 그 또래의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하면서 지내죠.. 하지만 포털을 넘어선 저쪽 세계에서는 자신을 키워준 키메라들이 있습니다.. 브림스톤을 중심으로 이사와 트위가등이 있죠.. 얘네들은 인간과 동물들의 형상이 짜집기된 존재들이죠.. 머리는 도마뱀이고 몸통은 인간이고 손은 캥거루, 다리는 돼지족이거나 뭐 그런 형태입니다.. 비슷한 예로 스핑크스같은 존재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왜 카루는 그들의 손에서 자라났을까요, 어린시절부터 카루는 수많은 무술과 호신술을 익히고 브림스톤이 요구하는 의뢰의 심부름도 해냅니다.. 이빨을 받아오는 일이죠.. 이 동물의 이빨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나중에 다 나옵니다.. 또한 카루의 신상명세도 나중에 다 나옵니다.. 여하튼 그렇게 잘 살아가는데 현실세계의 포털(판타지를 많이 읽어보신 분은 대강 눈치채셨겠지만 문을 열때마다 장소가 바뀌죠 예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애니에도 나옴)의 문에 불탄 손자국이 새겨집니다.. 위험신호죠.. 하지만 아무도 모릅니다.. 이렇게 포털의 입구를 찾아낸 존재는 세라핌이라는 천사들입니다..이 천사들은 키메라와 끊임없는 전쟁을 하는 적입니다..그 천사들중에 한 남자가 있습니다..남자주인공이죠 이름이 아키바라고 하죠.. 자, 여기서 인간인 카루와 천사인 아키라가 만나게되고 뭔가 불꽃이 파팍~ 그리고 그들의 진실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판타지스러운 이계의 전쟁사와 역사가 펼쳐져 나오는거죠.. 나머진 읽어보세요..

총 3부작의 시작점이라서 그런지 뭔가 심오하게 끄집어내긴 합니다.. 현실세계에서 시작해서 차원이 다른 공간의 세상을 조금씩 보여주다가 나중에는 다른 차원의 세상을 에르츠라고 불렀나요, 하여튼 그쪽 세계의 전쟁사를 펼쳐내기 시작합니다.. 묶어두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거죠.. 그 기억을 말씀 드릴수는 없지만 다음 2,3부에서는 단순한 로맨스에만 그치지 않을 것처럼 보이기는 하더군요.. 근데 일단은 1부격인 "연기와 뼈의 딸"의 내용은 별반 재미를 못느끼겠네요.. 사실 판타지 로맨스의 장점은 레전더리한 몽환적 느낌이나 애잔한 복수의 비애가 깔리는게 많지 않습니까, 역시 이 작품도 다르질 않습니다만 조금더 현실적 감각을 많이 넣었고 경쾌한 느낌을 많이 주었던 것 같네요.. 오히려 이것인 저에게는 재미를 주지 못한 것 같아요.. 어중간한 감정선만 느껴지더라구요~구르트..

카루가 조금 싸움을 잘해서 예사롭지 않게 봤는데 사랑앞에서는 힘도 필요없군요.. 상당히 판타지스럽고 독창적 세계관속에 현실의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 듯 싶은데 초반의 느낌은 뒤로 갈수록 아예 사랑이야기로 묶여버린 듯 싶더군요.. 아키바와 카루와 마드리겔의 관점을 오가며 진행하는 방식이 그렇게 나쁘진 않은데 말이죠.. 너무 이야기를 끄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시작점이라서 구체적으로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설명해주실라는 의도가 많이 있어셨을터인데 초반부의 흥미는 확실히 뒤로 갈수록 그리고 진실이 밝혀질수록 더 많이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보통은 진실을 알게되면 더 흥미진진해져야하는데.. 뭐 판타지를 몇 편 읽어보지 않은 독자들도 얘네들이 하는 사랑놀음으로 볼때 대강 낌새와 조짐과 기미가 쓰리콤보로다가 훅을 날려주시는겁니다.. 이럴 경우에는 부수적인 판타지스러운 스릴러의 긴장감과 박진감들의 묘사들로 살째기 독자들의 눈을 돌려주면 여론조사 비율이 상승할수도 있었는데 별로 그런게 보이지가 않아서 안타까웠습니다.. 단, 이들이 제시한 다음 편들(2,3부)의 내용들은 아주 기가 막힐법한 떡밥을 제시해 주시긴 했어요.. 단순히 사랑놀음만 하는게 아니라 전쟁과 평화의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희망(카루의 뜻)이 내포되어 있으니 말이죠..

개인적으로 영어덜트 소설류를 기회가 되면 많이 볼려고 합니다.. 이제는 나이도 들고 사랑이라는 감정과 젊음이라는 느낌을 느끼기가 쉽지 않아서 관심을 가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저씨라도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서라도 낭만을 느껴보고 싶은거니까요.. 근데 이게 왠만해서는 아저씨의 입맛을 돋궈주질 않네요.. 도라지 위스키만큼 쏴아한 맛의 작품이 하나 나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레이니 테일러 작가의 카루시리즈 2부는 떡밥이 상당히 매력적이어서 한번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카루의 이름만큼이나 희망을 가져보도록 해보겠습니다..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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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안녕을 - 판타스틱 픽션 BLACK 14-1 탐정 링컨 페리 시리즈 1
마이클 코리타 지음, 김하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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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물한살의 나이에 대단한 데뷔작품이라 불리워지는 하드보일드한 탐정시리즈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질투가 나는군요. 그것도 일반적인 평론가들이나 지 잘난맛에 사는 심사하는 인간들이 아니라 소위 제일 잘나가는 스릴러소설계의 내놓으라하는 대가들이 입수구리에 침을 발라가며 칭찬과 추켜세워주는 작가라는 사실이 더욱더 그 나이에 나는 과연 이런 작품을 쓰는 것은 둘째치고 제대로 읽어보기나 했겠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마이클 코리타는 82년생의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스릴러작가입니다만 벌써 대단한 포스를 내뿜는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 "오늘밤 안녕을"이라는 작품은 그의 나이 스물 한살에 만들어냈다네요.. 작가 연혁에 보면 나옵니다.. 이때 그는 술 사먹을 나이도 안된 머리 피도 제대로 안마른 청년이었던게지요.. 일단 코리타는 글쓰는 재능이 어릴적부터 탁월했던 천재였나라는 선입견을 염두에 두고 시작을 해보도록하죠.. 다른말로 어린넘이 얼마나 대단한지 함볼까,로 줄여 말할수도 있겠네요..

"오늘밤 안녕을"라는 작품은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입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예전부터 익히 봐오던 그런 영미스릴러적 감성과 시니컬한 멋부림이 가득한 고전적 하드보일드의 냄새가 많이 풍깁니다.. 주인공이 링컨 페리인거죠.. 탐정입니다.. 경찰을 그만두고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은 수사와 관련된 탐정일을 경찰 선배였던 조 프리처드의 권유로 동업을 하고 있죠.. 그리고 사건을 의뢰받습니다..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이 조사중인 사건이지만 죽은 사람의 부친이 의뢰를 한 것입니다.. 정황상 단서가 없이 사인이 자살로 어느정도 단정되어지는 사건에서 죽은 남자의 처와 딸이 사라진 것입니다.. 남자의 아버지는 아들은 자살하지 않았고 살해당했으며 역시 며느리와 손녀는 분명 살아있으니 진실을 밝혀내 달라고 링컨에게 의뢰한 것입니다.. 링컨과 조는 경찰이 조사중이 사건이므로 마찰없이 사건의 진실을 찾아나섭니다.. 그리고 그들이 밝혀내는 단서들이 드러날수록 사건의 실체는 더욱 거대하게 튀어나오기 시작하고 단순해 보이던 진실의 실체는 어두운 미궁속으로 빠져들어버리죠.. 과연 사라진 모녀는 어디에 있으며 죽은 남자 웨인 웨스턴은 어떻게 죽음을 당한 걸까요.. 사건은 상당히 재미있게 진행이 됩니다.. 색다른 충격은 없지만 역시 어린작가라는 전제를 깔아두었기에 그나이에 이런 자연스러운 하드한 보일드소설을 어떻게 쓸 수 있었지,라는 반문을 하게 됩니다..이게 다 선입견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마지막의 결말부는 아주 대단한 마무리이군요.. 어린 넘이 능구렁이같구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디다..

사실 크게 부각되거나 새로울게 없는 사건의 구성이고 내용이고 그렇습니다.. 예전에 하드보일드라는 장르적 이름으로 불리워졌던 많은 탐정소설들과 비교해봤을때도 딱히 뛰어나다거나 짜임새가 더 낫다라는 생각도 들지 않구요, 그냥저냥 재미지기는 하네 정도로 마지막까지 읽어나간거죠.. 중간중간 일어나는 사건들과 우연히 드러나는 진실들도 굳이 단점으로 부각시킬 필요도 없이 그럭저럭 전체의 흐름속에 자연스럽게 이어지겠거니하는 뭐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한번씩 떠오르는 생각이 얘는 스물한살인데,라는거죠.. 뭐 이 친구보다 더 뛰어난 동년배의 작가들고 고금을 통틀어 무수히 존재했겠지만 그런 애들은 전 잘모르니 얘만 놓고볼때 대단해 보입디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과 흐름의 마무리를 시키는 부분에서는 아주 좋더군요..

이부분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읽기 싫으신 분은 다음 단락으로 과감하게 패쓰, 괜히 니때메 짜증난다라는 말씀을 안하시도록 제 나름의 배려입니다.. 궁시렁거리면 퐉 고마 궁디를 쭈우 차뿐다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한 예로 존 웨스턴이 하는 말이 무척이나 좋더군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링컨에게 사건을 의뢰할때 자신은 진실을 원했지 듣기좋은 말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그 진실을 자신은 받았으니 고맙다라는 뭐 그런 말이었습니다.. 전체적 맥락에서 보면 상당히 뭔가 공감이 가는 개인적으로는 좋은 말이더군요.. 그리고 그런식의 흐름으로 마무리를 하는 상황이 뭐랄까요, 아주 산전수전 다겪은 작가의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제 막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몰래 술마실 나이를 벗어난 총각이 말이죠.. 그래서 앞부분에서 이어져온 밋밋하고 그냥저냥 재미진 일반적 하드보일드형식의 소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저의 고루한 사견을 조금 많이 변화시켜주더이다..

그렇습니다.. 마지막 반전과 사건의 마무리를 뺀다면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그렇게 많질 않더군요..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그런 작품들을 접한 아이들이라면, 그 나이의 다른 친구들보다 좀 글쓰는 재능이 뛰어나다면 그럭저럭 가능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거지요.. 하지만 전 마지막 사건을 정리해나가는 부분에서 보여주는 코리타의 짜임새있는 처리능력과 인물들에 대한 마무리 부분에 있어서는 기존의 많은 스릴러소설의 대가들의 작품들과 비교해봐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 듯한 포스가 느껴지더라는 말이죠.. 아직 어린데 버얼써 이런 하드보일드적이면서도 인간적 감성이 제대로 묻어나는 마무리를 할줄 아는거여, 라는 뭐 그런 생각이 듭디다.. 이 모든 생각은 역시 21세라는 나이를 전제에 깔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작가를 떠나서 소설 자체만 두고 봤을때는 큰 반향을 줄만한 부분이 없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분명한건 그 나이에 이런 스릴러소설의 대중적 취향을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해줘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롭게 접하게 된 영미 스릴러의 신예작가이지만 어떻게 보면 또다른 작가의 발견은 스릴러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상당히 뿌듯한 즐거움을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작가의 작품이 한꺼번에 나왔더군요.. 링컨 페리시리즈는 아니지만 슈퍼내추럴한 스탠드얼론인 "숨은강"이라는 작품까지 읽어보고 초반 끗발이 멍멍끗발인지 아닌지 함 더 알아보도록 하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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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안녕히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8
구보데라 다케히코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휘발성 메모리가 장착된 머리속 기억회로라 제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때의 친구들이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네요.. 문득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긴 합니다만 이름만은 가물가물합니다.. 다만 6학년 담임쌤의 존함을 여전히 기억납니다.. 그렇게 한 동네에서 같은 학교를 6년이라는 세월동안 함께 하던 친구들은 그 시절 뺑뺑이라는 이름의 구슬을 돌리며 중학교를 배정받으며 뿔뿔이 흩어졌죠.. 게다가 저 역시 천길만길 떨어진 신규 중학교에 입학하여 동네를 떠나게 된거죠.. 특히 제가 짝사랑하던 한 친구랑은 그 후로도 한참동안 편지를 주고 받은 기억도 납니다.. 그리고 이년만에 반창회를 했던 기억도 나구요.. 사춘기가 들어서니 친구들이 많이 변했더군요.. 특히 여자친구들은 상당히 성숙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전히 남자들은 유치함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했구요.. 오랜만에 만난 짝사랑했던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졸업후 한참동안 편지를 주고 받았음에도 상당히 뻘쭘함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만나고 헤어진 후로는 더이상 함께 한 시간이 없었네요.. 문득 아련하게 그시절의 학교생활과 친구들의 얼굴이 한 소설로 인해 떠오르고 그 느낌이 달콤쌉싸름합니다그려.. 유일하게 잊지 않은 그 친구의 이름이 생각나는데 지금 그 친구는 어디에서 무얼하고 살고 있을까요, 현정아, 잘사나 

 

"모두, 안녕히"라는 제목의 이 작품을 읽어보니 추억이 떠오릅디다.. 물론 파스텔톤같은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은 아닌데 말이죠.. 상당히 감성적으로다가 와닿는 느낌이 좋은 작품인 듯하네요.. 사토루는 대단지의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친구들과 졸업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단지내에 있죠.. 그리고 중학교를 입학하지만 등교를 거부합니다.. 자신의 엄마인 히네씨는 그런 사토루의 의지에 대해 크게 반박을 하지않고 사토루의 생각을 지켜줍니다.. 그렇게 사토루의 단지내 인생은 시작됩니다.. 초등 졸업 1년차부터 17년차까지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동안 총 107명이었던 친구들은 하나둘씩 단지를 떠나가죠.. 그리고 그 17년동안 사토루는 자신의 삶과 친구와 사랑을 겪습니다.. 그리곤 모두, 안녕히라고 인사를 하죠.. 왜 사토루가 중학교를 가지 않았는지, 단지에서 자신의 삶을 이어나가며 생활하게 되는지는 읽어보시면 알게 됩니다.. 그러니 줄거리라고 할 것은 별로 없네요.. 사토루의 단지내 삶을 다룬 회상록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너무 단순한가요, 그럼 그 회상들과 추억들이 무척이나 공감스럽고 안타깝고 시리고 아프고 따뜻하게 느껴진다는것을 조금 포함시켜주시면 되겠네요.. 

 

사토루라는 한 인물이 살아가는 방법은 무척이나 애잔합니다.. 독특하고 유별스러운 삶이죠.. 일반인들에게는 잘 이해가 안가는 갇힌 인생이고 막힌 삶인거죠..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단지내에서만 수십년동안 생활하니까요.. 사토루는 그 인생을 선택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속에서 그는 누구보다 큰 인생의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을지도 모를일입니다.. 뒤에 밝혀지는 단지내의 삶이 무척이나 가슴 시리게 와닿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의지이든 타인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로 인해 사토루는 아픔과 고통과 사랑과 행복과 희망을 모두 단지내에서 알아가니까 말이죠.. 누가 이 청년의 삶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제목의 말마따나 모두, 안녕히라는 의미는 자신만 남고 모든 친구들은 새로운 삶과 인생을 위해 단지를 떠나갑니다.. 그럼 남은 사토루는 변화되지 않고 정체된 삶만 살아가는걸까요, 아닐겁니다..

 

잔잔한 에피소드와 사랑의 생채기도 담겨있고 이웃의 아픔과 친구의 고통도 모두 담겨있습니다.. 사토루는 그들의 모습과 삶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합쳐서 그들과 함께하고 떠나보내곤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네 인생을 단지라는 좁은 공간을 이용하여 간략하게 추려놓은 듯 보이기도 합니다.. 밋밋하게 보이기도 하구요 큰 재미가 없이 그냥 물흐르듯 진행되는 작품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상당히 멋지고 재미지게 봤습니다.. 일단 공감이 잘 되구요 별 것 없는 제 추억과도 나름의 매치가 되어서 나쁘지 않은 감정이입이 이루어지고 무엇보다 좁은 세계속에서 갇힌듯 살아가는 유치하고 유별한 주인공이지만 조금씩 자신의 인생과 삶을 자의든 타의든 찾아나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좋게 느껴지더군요.. 어떠한 장애와 아픔이 있더라도 그속에서 희망을 찾고 좌절하지 않은 강인한 아이의 성숙한 모습이 보여지더라구요.. 또 세상속에서 때묻고 버려지고 타락한 수많은 일반인들보다 자신의 좁은 세상속에서 여전히 유치하고 답답하지만 순수하게 삶을 만들어나가는 사토루의 모습이 오히려 너무나도 인간답고 행복해 보이더군요.. 단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청년의 아픔보다는 단지속에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나가는 한 순수한 아이의 모습이 전 좋았다는 말입니다.. 이말이 저말이고 저말이 그말들입니다.. 오늘은 조금 머리속 깡통이 많이 달그락거리는군요.. ㅋ

 

상당히 빨리 읽혀지더이다.. 어느 시점에서는 드라마틱한 사랑의 세레나데가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또 어디쯤에서는 삶을 관조적을 바라보는 일상의 모습도 나오고 스릴러적 감성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액션스러움도 존재하고 무엇보다 인간에게 필요한 공간내에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주위의 인간과 공유하고 동조하고 공감하는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흡입력을 전해주더군요.. 무척이나 재미졌습니다.. 오래가지는 않을 여운이긴 하지만 읽는동안의 즐거움은 쉬이 잊기 힘들 듯 싶습니다..  아프지만 사랑스러운 작품이네요.. 전 그렇게 봤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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