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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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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애라는 의미가 주는 일반적인 반감이라는 것은 일종의 편견에 따른 거라고 생각을 하고는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 그들의 모습에 반감이 든다라고 하면 조금은 쿨하지 못한 듯한 모습으로 낙인 찍힐지도 모릅니다.. 특히나 요즘은 성적 소수자라는 개념이 예전과 달리 사회적 이슈가 되는 시기는 이미 지나가고 누구나가 객관적인 그들이 권리에 대해 나름 판단을 하고 받아드리는 시대인거죠.. 하지만 솔직히 이런 상황에 직면하는 개인적인 입장이라면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 있는게 또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자연스럽게 사회적 흐름은 그들의 권리나 입장을 상당히 개방적 견해로서 받아들이지만 주위의 모습은 쉽게 벽장밖에서 나오기가 어려운거죠.. 아직까진 제 주위에서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긴 합니다만 역시나 상당히 당황스럽겠죠.. 나라마다 이런 성적 정체성과 성적소수자들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견해가 상당히 차이가 나긴 하겠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이중적 잣대가 적용되고 있지 않나 싶은게 제 생각입니다.. 현실속에서도 이럴진데 100년도 훨씬 전인 1870년대의 보수적 가치관이 팽배한 빅토리아시대의 대영제국의 삶속에서는 그들의 삶은 어떠하고 특히나 여성 동성애자들이나 여성들의 삶의 모습은 어떠할 지 무척이나 궁금할 수 밖에요...

 

  하지만 제대로 된 성교육이라는 개념이 정착되기 이전 수많은 남성동지 여러분들께서는 자의적, 타의적으로 또래집단이나 홀로 성교육을 깨우치시던 시절이 있었던지라 혹시라도 동성애라는 개념의 불편한 편견적 에로티즘이 있으시다면 이 리뷰를 읽는 동안만이라도 그 느낌을 살짝 내려놓으셔도 될 듯 싶습니다.. 참고로 그들의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자극적 모습은 절대로 아니라는거죠.. 진정한 사랑의 모습에 에로는 끼어들 자리가 없다는 거..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아님 말고

 

  일단은 이 작품은 세라 워터스라는 작가의 빅토리안 로맨스(여성 동성적 사랑)의 3부작의 두번째 작품이라는 사실을 먼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다 알고 계시나?).. 그 첫번째가 "벨벳 애무하기"라는 작품이고 마지막이 "핑거스미스"라는 작품입니다.. 앞뒤의 두 작품에 비해 이 작품 "끌림"은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는 국내에서 아직 어필을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첫 작품인 벨벳 애무하기의 파격적 시도의 충격과 핑거스미스의 대중적 인지도는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 모냥입니다.. 사실 저는 두 작품을 읽어보질 못해서 뭐라 참견할 입장은 못되지만 약간 그 작품들의 모습을 어깨넘어로 훑어보니 "끌림"과는 많이 다른 파격적인 묘사가 상당하다고는 하네요.. 

 

  이 작품 "끌림"은 레즈비언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단순히 성적 묘사에만 치중되지 않고 여성적 심리적 감성 부분이 섬세히 담겨있는 생각을 해봅니다.. 뭐 전 남자이다보니 정확하게 어떤 심리적 감각이나 감성을 말하는지는 감정의 이입면에서는 여성독자분들보다는 떨어질 수 밖에 없긴 했습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이 부분을 인식하고 따라잡기에 상당히 노력을 기울려야했구요.. 쉽게 다가설 수 없어 난독증 비슷한 어려움을 읽는 내내 겪었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두명의 주인공이 극을 이끌어 나갑니다.. 내용은 일기의 형식입죠.. 마거릿 프라이어라는 부유한 집안의 외로운 숙녀가 대부분의 이야기의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거릿과 함께하는 영매 셀리나 도스가 있죠.. 이들은 밀뱅크라는 감옥에서 서로를 만납니다.. 사기죄로 육체적 자유를 뺏긴 셀리나와 아버지의 죽음과 연인의 변심으로 정신적 삶을 뺏긴 마거릿(셀리나는 그녀를 오로라라고 부름)이 만난거죠.. 그리고 그들의 삶을 비밀스러운 그들의 일기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들에게는 외로움이라는 공통적 감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거릿을 만나기 2년전에서 부터 시작하는 셀리나의 삶을 살펴보느라면 매우 미스터리한 부분이 많습니다.. 영매라는 존재는 태곳적부터 있었으나 현실속에서의 그들의 모습은 미신적 개념으로 치부해버리는 사기성이 농후한 존재들로 보여집니다.. 그러다 자신의 영매활동으로 인해 함께 생활하는 부인이 심장마비로 죽음에 이르게 되고 셀리나는 그런 자신을 재판과정에 이해시키지 못해 재판에서 패한 후 감옥생활을 하게 된거구요.. 마거릿은 부유하고 윤택한 삶을 가진 존재이지만 그 내면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성 정체성과 존재적 의지가 약한 감성때문에 자살이라는 극악의 방법을 택한 후 힘들게 우울한 인생의 모습속에서 힘없는 삶을 이어나가는 약한 존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대비적 느낌이 강합니다.. 속박당한 그녀들의 모습을 대비시키고 심리적이며 섬세한 감성적 묘사를 중심으로 결국은 하나인 그들의 동질성을 보여주고자 하는거지요.. 하지만 이러한 모습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다보면 쉬이 지치게 됩니다.. 사실 전 많이 지치기도 했구요.. 하지만 독자들을 끝까지 그들의 삶속에서 머물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미스터리적인 이야기적 구성입니다.. 이 미스터리적 이야기는 대부분 셀리나의 일기속에 묻혀있습니다.. 마지막 반전에 이르기까지 상황이 주는 미스터리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여기서 하나 힌트를 준다면 처음의 시작과 마지막은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중심이 되는 묘사는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관과 그들의 삶들입니다.. 상당히 생생하고 현실적인 시대적 묘사가 솨라있습니다.. 1870년대의 여성들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은 마거릿의 일기에서 아주 잘 묘사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심적인 프라이어 집안의 형제들의 모습속에서부터 밀뱅크에 수감된 수많은 여성 범죄자들의 삶까지 시대를 사진처럼 인식시켜 준다고 보면 될 듯 싶네요..  

 

  역시나 이 작품은 처음에 제시한대로 동성애를 중심으로 다루어진 작품이니 동성애적 코드가 상당히 많습니다만 이 대부분은 심리적 관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거릿과 셀리나가 만들어가는 대화속에서 또는 마거릿과 헬렌이라는 여인과의 사랑의 감정과 변심후의 가족으로서의 그녀를 바라보는 애증의 심리까지 묘사해내는 끈적으로 대변되기도 하죠.. 물론 미스터리한 이야기의 구성속에서도 동성애적 코드는 분명 존재합니다.. 이것은 마지막 반전이므로 나중에 충분히 인식하시리라 봅니다..

 

  하지만 너무나 구체적이고 섬세하고 감성적인 심리를 다루다보니 남성의 입장인데다가 긴박한 스릴러소설에 적응이 되어버린 편협한 장르독자의 입장에서는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상당히 힘들었다는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뭐 적당히 야하기라도 했다면 쉽게 이야기속으로 푸욱 빠져버릴수(?!)도 있었지 싶은 마음도 드는데 말이죠.. 이 작품은 그런 야함도 제대로 보여주질 않아서 역시나 안타까웠구요.. 하지만 마지막 반전을 일궈내는 결론의 부분에서는 상당히 멋진 미스터리소설로서의 장점을 잘 살린 듯 싶어서 끝은 좋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나머지 세라 워터스의 빅토리아 3부작 두편은 보다 대중적이라는 말씀들을 하시니(안하셨나?) 기회가 된다면 한번 펼쳐봐야겠네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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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원맨쇼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2
피터 러브시 지음, 하현길 옮김 / 검은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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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중의 하나가 아마도 제약산업이 아닐까 합니다.. 한때 제가 몸담았던 직종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역시나 어떠한 제품을 생산한 후에 이익창출면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결과물을 가져다주는 산업으로서 제약산업은 대단히 멋진 사업이라고 하더군요.. 특히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제약관련 R&D가 부족한 상황에서 복제의약품인 제너릭 약품이 전체의 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에는 더욱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죠.. 이렇게 말을 잇다보면 더 나아가 국내 의약품 시장의 현황과 의약분업 이후의 건강보험 재정과 관련된 약품가 인하등 수많은 곁가지가 튀어나오니 간단하게 접고 말이죠. . 여하튼 하나의 약품을 만들어내고 나면 그 약품 하나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마마마보다 더 큰 대왕대비마마만큼 크기 때문에 굴지의 제약회사들은 대단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거지요.. 한 예로 퐈이자라는 제약회사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로 불철주야 판매중인 비아그라라는 약품의 경우 협심증 치료제로 연구를 하던중 우연히 발견된 발기부전의 효과에 치료 방향이 바뀐 경우이지요.. 이 비아그라는 협심증이 있는 분들에게 아주 치명적일 수 있으니 아무렇게나 드시면 안된답니다.. 뭔 말 할려고 했지, 치맨가, 치매 치료제가 제대로 만들어진다면 대박이 터진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를 하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에서도 열심히 연구하던데 우찌됐능가 몰겐네..

 

 근데 웬 뜬금없는 제약산업이야기냐고 하실 수 있으시겠다.. "다이아몬드 원맨쇼"에서 뭔 약이냐라꼬 하시면 저거슨 스포일러인가, 일단 내용을 함 봅시다.. 피터 다이아몬드라는 전직 경찰관이 있습니다.. 경정이니까 제법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입니다.. 수사과장급 정도 된답디다.. 근데 이 사람이 조금은 고집이 완고하고 불도저같아서 성질에 안맞다고 경찰관을 때려치웠답디다.. 그리고 택한 직업이 유명한 영국의 해러즈 백화점에서 경비 일을 보는 거였지요.. 그러다가 우연히 일곱살 남짓한 일본 여자아이가 백화점 내부에 남겨진 걸 발견하게 되고 경비업무 부주의로 또 그만두게 됩니다.. 자존심 하나만으로는 대통령 부럽지 않은 사람이긴 합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그 아이를 잊을 수가 없네요.. 왜 홀로 남겨 졌는지.. 여전히 말을 하지않은 아이는 자폐증 증상으로 진단되어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는 그 아이에게서 진실을 알아내고자 합니다.. 그러던 중 아이는 아이의 엄마라는 사람이 나타나 데리고 사라집니다.. 갑자기 나타난 엄마라는 사람과 아이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진실과 아이의 인생이 걸린 문제에 대해 다이아몬드는 좌시할 수 없어 이제부터 원맨쇼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보면 비대하고 뚱뚱한 겉모습과 달리 롤러코스트같은 원맨쇼에 독자들은 초대됩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제약업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같죠.. 근데 아이에 대한 사건과 함께 또다른 사건이 전개가 됩니다.. 굴지의 제약회사가 등장하는거죠.. 맨플렉스라는 제약회사의 이탈리아의 지사인 곳에서 불이 납니다.. 뭔가 낌새가 이상하죠.. 이 회사의 사장인 매니 플렉스너는 현재 약간 힘들기는 하지만 꾸준히 회사를 잘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시한부 인생임을 전달받습니다.. 불도 나고 회사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아들은 회사와 상관없는 일을 하지만 이탈리아의 화재사건을 나름 잘 해결하고 있음에 나름 든든해 하면서 결국 자신은 빌딩에서 떨어져 생을 마감합니다.. 그러니까 확실히 뭔가 낌새가 이상해지는거죠.. 과연 영국의 해러즈 백화점에서 발견된 일본여자아이와 맨플렉스 제약회사는 어떠한 연관성이 있길래 따로 똑같이 엮이는걸까요, 나중에 가면 밝혀집니다..

 

 피터 다이아몬드라는 경찰관이 나오는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입니다.. 첫번째가 "마지막 형사"라는 작품인데 아쉽게도 제가 미처 못읽어봤구요.. 이 작품에서는 전직경찰관이지만 현직경찰관으로서의 행세를 제대로 해냅니다.. 그리고는 세계를 누비면서 멋진 활약 - 뚱뚱한 몸에 비하면 절대적인 활약으로 보임 - 을 펼친다는거죠.. 생각보다 재미지네요.. 하지만 너무 두껍습니다.. 이런 저런 곁가지가 상당히 많습니다.. 가장 크게 부각되는 부분이 제약업과 관련된 연관성에서 따로인 듯한 사건이 하나로 뭉쳐지는데 있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제약업에 대한 나름의 경험이 있어 생소하지 않고 즐겁게 읽었지만 그렇지 못한 독자분들에게는 이런 구성이 크게 어필하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솔직히 중반부까지 전혀 별개의 내용으로 보여지거덩요.. 뭐 궁금증을 유발하는 목적으로 아예 연관성을 배제시켰다고 나중에 반전식으로 합친다는 구성은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만 뭐랄까요, 소설의 내용이 너무 말이 많다보니 어필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줄어든 느낌입니다.. 말 그대로 다이아몬드라는 한 뚱뚱한 남자 캐릭터의 원맨쇼임에는 틀림없는데 말이죠, 읽는 내내 그 재미가 만만찮긴한데 말이죠, 읽고 나서는 뭔가 초큼은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이 드네요.. 왜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너무 이런저런 구성에 있어서의 주변의 상황들을 많이 등장시킨 것이 이유일지도, 아님 아이에 대한 이야기나 제약업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함에 있어서 중심점을 뒤로 몰아주는 듯한 어설픈 궁금증 유발때문인지도,

 

 하지만 분명히 읽는 동안에는 상당히 재미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이유중 가장 큰 부분이 아마도 캐릭터의 힘이겠습니다.. 피터 다이아몬드라는 뚱뚱하면서도 고집불통이고 때로는 능글맞은 전직형사로서의 행동들이 독자들의 입맛에 잘 맞는 듯 하더군요.. 물론 그가 해대는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수긍하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조금은 어설퍼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상황이 상당히 재미지는 듯한 이미지가 그려지니 읽는동안은 즐겁습니다.. 전에 언듯 한번 말씀을 드린 바가 있는 듯한데 검은숲이라는 브랜드가 제시하는 작품의 성분 함량표는 상당한 객관적으로 만들어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읽은 후의 느낌과 이 함량표의 느낌은 많이 닮았습니다.. 이 작품만 그런것이 아니라 여즉 읽어 본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하군요.. 그런 의미에서 혹시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검은숲이라는 브랜드가 출시하는 장르소설의 느낌을 파악하시는데에는 이 함량표가 상당한 독서의 근거가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피터 러브시라는 작가가 보여주는 글읽는 재미는 상당히 좋긴 하네요.. 특히나 캐릭터적 측면에서 전달해주는 이미지적 즐거움은 상당합니다.. "마지막 형사"라는 작품도 읽어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근데 그 첫 작품도 상당히 두껍하더군요.. 만약 첫 작품에서도 이 작품처럼 곁가지가 많은 상황이 등장하면서 내용이 조금은 뒤로 끄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면 다음 3편은 고려를 좀 해봐야겠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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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서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1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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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좋죠, 손글씨로 작성하여 전해주는 편지의 맛은 어떨까요,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컴퓨터라는 괴물이 세상을 지배해도 역시 손으로 전달하는 편지라는 매체가 주는 감동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의 진심을 느끼게 해주죠.. 딸아이의 경우에도 컴퓨터에 익숙한 환경속에서도 여전히 편지글을 만들어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전달해주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는 그런 진심이 남아있어 좋네요.. 아마 앞으로도 이런 손편지의 진심들은 크게 변화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자라나고 손쉬운 연락시스템에 더욱 길들여지면 달라지겠지만 말이죠.. 역시나 연애시절 마음으로 담은 편지글을 전하던 우리들의 손놀림들도 이제는 메일이나 전화기에 파묻혀버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디다.. 어른들이 이럴진데 아이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문득 아이들에게 부모의 진심이 담긴 편지 한통 보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네요.. 편지는 언제나 따숩습니다..

 

"왕복서간"이라는 제목처럼 서로 편지글을 주고받으면서 그들만의 추억과 그 당시의 사건을 들춰내면서 그날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구성입니다.. 아픈 기억이 될 수도 있고 눈물나는 사랑의 의미가 될 수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편지라는 개념은 진실을 담게 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죠.. 처음엔 아닐지라도 어느순간 주고받는 편지속에서는 서로의 진실을 들어내놓게 되는거지요.. 억지로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아닌 진실된 마음을 투영하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겁니다.. 한번이라도 편지를 적어보신 분들은 이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실겁니다.. 그런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인거지요..

 

총 세편의 다른 이야기를 담은 서간문학입니다.. 물론 미스터리적 사건을 중심으로 주인공들이 주고받은 편지속에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그 첫번째의 내용은 고교시절 방송동아리에서 함께했던 친구들이 십년후에 결혼식에서 만나게 되고 편지로 오래전에 벌어졌던 사건에 대한 내용을 주고받게 됩니다..  지아키라는 친구가 졸업후 고향에서 만난 친구들과 산을 내려오다 크게 사고를 당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인거죠.. 각자의 친구들의 속마음이 어떠했는지를 알게되는 진실을 보여줍니다.. 과연 지아키의 사고는 우연이었을까요, 아님 의도된 또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는껄까요, 눈에 보이는 친구들의 모습속에 감춰진 아픔들이 드러나는 내용들이 상당히 공감이 가더군요..

 

두번째 이야기는 이제 정년퇴임을 한 여선생님이 이십 년전 발생한 사고에 대해 그당시 함께 했던 학생들에 대해 사고가 났던 지역의 학생이자 현재 선생으로 재직중인 제자인 오바에게 그 여섯명의 아이들의 현재의 모습과 그들이 잘 지내는지 궁금한 내용을 편지로 주고받은 이야기입니다.. 사건은 마치코라는 여선생의 제자들과 자신의 남편이 강가에 놀러가서 당한 사고인거죠.. 자신의 남편과 제자인 요시타카가 강에 빠진후 남편은 죽고 요시타카만 살아난 사건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들의 입장에서 겪은 상황에 대해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게 되는거죠.. 그리고 마지막 밝혀지는 진실의 답은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이네요.. 반전이라든지 이야기의 따수븐 감동이 상당했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현재 사랑하는 사이인 남녀의 편지입니다.. 낙후된 나라에 자원봉사를 떠난 준이치라는 남자와 그를 기다리는 마리코라는 여자는 십오년전부터 알고 있는 친구이자 애인입니다.. 이들도 과거에 사건이 있었죠.. 현실속에서 함께할때는 기억해내지 못한 사건이 떨어져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조금씩 그때 그시절의 기억이 돌아오게 됩니다.. 마리코와 준이치의 학교생활과 주변의 친구들과의 관계들이 되살아나고 그날 사건이 일어났던 아픔이 꾸역꾸역 밀려나오게 되죠.. 그리고 마리코는 모든 진실을 기억해냅니다.. 준이치가 자신에게 어떠한 거짓말을 하고 살아왔는지까지 말이죠.. 과연 그 진실이 어떠하길래 이렇듯 가슴을 후벼파는걸까요, 역시 감동이었습니다..

 

줄거리를 말하면서 마지막에 감동이라는 말과 공감이라는 말을 넣었습니다.. 일반적인 미스터리의 감성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미나토 가나에만의 느낌이 가득한 감동미스터리소설이라고 보면 더 좋겠네요.. 무척이나 인간적이고 사랑스러운 그들의 모습들이 추악해져보이는 인간관계속에서 드러나는 진실의 편린들을 모아놓으니 아주 느낌이 색다릅니다.. 특히나 마지막 반전속에서 튀어나오는 숨겨진 감동의 진실은 편지라는 기준이 있어서 그럴지는 몰라도 무척이나 감동적 진동파가 큽니다.. 일반적인 미스터리소설의 느낌으로 본다면 큰 감흥은 없습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밝혀내는 내용들이 뭐 그다지 충격적 전율을 일으킬 정도의 멋진 연결구도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가나에 아줌마께서는 그런 의도보다는 보다 인간적인 진실의 맛을 보여주실려고 하신 듯 합니다.. 약간은 억지스러운 끼워맞춤도 인간적이고 서간체의 문장들이 가져다주는 진실적 의도에 묻혀버리더군요.. 약간은 어색한 편지글의 문체가 뒤로 갈수록 정감이 있게 느껴지는 것은 저뿐일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언제나 미나토 가나에라는 작가의 머리맡에는 "고백"이라는 단어가 떡허니 걸려 있습니다.. 워낙 대단한 작품이었고 후속작들이 이에 버금가는 즐거움을 제대로 선사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기 때문일겝니다.. 그동안 저도 몇몇 작품을 읽어보았습니다만 "고백"만큼의 충격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이 없긴 하더군요.. 뭐 사실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도 "고백"의 충격만큼 멋진 마무리를 선사해주는 작품들도 드뭅디다.. 그만큼 대단한 미스터리 반전소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작품 "왕복서간"은 그런 미스터리적 반전의 충격을 주고자하는 부담에서 어느정도 벗어나있는 듯 합니다.. 물론 상당히 반전스러운 즐거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고백"만큼은 아니죠.. 그렇지만 이 작품에는 뭔가 색다른 감성이 있습니다.. 미스터리지만 인간임을 잊지않는 느낌.. 편지이기에 가능한 감동등이 있는거죠.. 만약 이 작품이 서간체가 아닌 일반 단편스타일의 구성이었으면 상당히 실망하였을 듯 합니다.. 아마도 가나에 아줌마가 그걸 아셨겠죠..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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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세컨즈 1 - 생과 사를 결정짓는 마지막 3초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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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을 다닐때는 말이죠  학생이 교도소에 들어가는 경우가 상당했습니다.. 시대가 그러했으니까요.. 특히나 학생신분이나 아직 세상을 잘 모르는 젊은이들에게는 "구속"이라는 개념이 지배하는 새로운 환경속에 내던져진체 홀로 견뎌내야하는 엄청난 고통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죠.. 면회도 가보고 교도소내에서의 생활이 어떤가하고 물어도 본 적이 있습니다만 면회시에도 교도관들이 대화내용들을 다 적기 때문에 말조심을 해야될 수 밖에 없는 시절이었죠.. 요즘도 그렇게 대화내용을 기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안에서의 생활 견딜만해?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이 그렇게 힘들지 않고 여러사람들이 많이 도와준다는 이야기를 합디다.. 그리곤 어느 시점이 지나서 복학을 하거나 출소후에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죠.. 그럼 그 속에서의 힘든 시간에 대해 엄청난 트라우마와 정신적 고통을 전해주기도 하더라구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참함과 스스로 인간이길 포기하고싶은 절망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곳이라고도 하더군요.. 두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말이죠..  

 

"쓰리 세컨즈"라는 제목을 가진 스웨덴산 스릴러소설입니다.. 소설의 제목은 후반부에 가야 그 의미를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상당히 중요한 단서입니다만 마지막까지 읽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제목의 의미이기도 하거덩요.. 전체적인 배경과 내용은 이렇습니다.. 피에트 호프만이라는 범죄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위장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조직의 일부인거죠.. 실제로 범죄자인 호프만은 에리트 빌손이라는 경찰에 의해 범죄조직의 일원으로 침투하여 위장수사를 하는 일종의 수사원이 됩니다.. 하지만 소설의 시작과 함께 진행되는 마약거래속에서 또다른 경찰조직원인 마약거래자가 경찰임이 들통이 나 호프만이 속해있는 보이테크 조직의 폴란드인이 그 경찰을 죽여버리게 됩니다.. 호프만은 죄책감과 함께 모든 단서를 정리한 후 사건을 신고하게 되죠.. 그리고 이 사건은 에베트 그렌스 수사관이 담당하게 되는겁니다.. 그렌스 수사관은 수사에 관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형사이지만 사교성이 부족하고 독단적인 스타일로 친구가 없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한번 문 사건을 종결될때까지 놓지를 않는 사람이죠.. 이렇게 그렌스 수사관은 호프만이 비밀정보원인 사실을 모른체 사건을 수사하고 호프만은 에리크 빌손에게 연락하여 사건의 내막을 설명한 후 향후 벌어질 보이테크 조직이 스웨덴내의 모든 교도소내의 마약거래를 독차지하고자하는 계획에 자신이 위장침투하여 그들을 일망타진할 기회를 만듭니다.. 하지만 동료 끄나풀이 살해된 처음의 마약거래 사건을 빨리 해결해야되긴 하겠죠.. 그래서 에리크 빌손과 피에트 호프만은 그 사건에서 자신이 빠질 수 있는 협상과 향후 보이테크 조직을 일망타진한 후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생기지 않은 보장을 법무부장관과 경찰총감과 직속 상관인 예란숀총경에게 얻고 교도소로 침투하여 위장수사를 임하게 됩니다.. 하지만 수사를 놓지않은 그렌스경감이 마약거래 살인사건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사건을 미결로 덮어버리려던 의도가 수포로 돌아갈 상황이 발생하자 이들 상급자들은 조급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발생하게되는 엄청난 결과물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의 급박한 지옥도를 만들어내는거죠... 피에트 호프만이 펼쳐내는 한편의 드라마틱한 스릴러의 감성은 끝나는 그순간까지 독자의 눈을 잡아끕니다.. 초반의 꼼꼼함은 후반의 폭발력에 힘을 실어줍니다.. 잠시 한눈팔다가는 큰일납니다.. 

 

캐릭터의 파괴력이 상당합니다.. 중심 캐릭터가 피에트 호프만이라는 위장수사요원과 나이가 지긋하고 독불장군인 형사 에베트 그렌스경감인데 말이죠.. 이들의 묘사적인 부분이 상당이 훌륭해서 몰입도가 아주 좋습니다.. 물론 그렌스 경감은 우리는 잘 모르지만 시리즈의 주인공으로(이 작품은 그렌스 경감시리즈의 5편격) 조금은 전형적인 느낌의 캐릭터로 보입니다만 실제적 내용을 이끌어가고 진행하는 주체젹인 피에트 호프만은 아주 죽여주는 캐릭터이네요.. 심리적인 압박감과 상황을 파악하여 모든 것을 준비하는 호프만의 모습은 정말 좋습니다.. 위장잠입을 위해 남은 시간동안 꼼꼼히 준비하고 벌여놓은 일들이 뭐땜시,라고 의아해할 수 있는데 아주 똑똑한 친구로군요.. 왜 똑똑하고 매력적인지는 정말 읽어보시면 아실 듯.. 분명한건 이 작품은 에베트 그렌스시리즈이지만 피에트 호프만을 위한 작품이라는 사실..

 

소설을 읽는데 있어서 가장 즐거운점중의 하나가 현재 읽는 페이지를 보면서 벌써 다음 장면을 머리속에 그려보는 집중적 독서가 아니겠습니까, 그럴려면 소설의 서사에 있어 꾸준한 긴박감과 스릴감을 만들어줘야되는데 두분의 스웨덴 작가님들인 안데슈, 버리에씨께서는 이 점을 정확하게 꿰뚫고 계신 듯 합니다.. 독자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듯 싶더군요.. 역시나 스웨덴 소설하면 라르손작가님의 밀레니엄시리즈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말이죠.. 분명 이 두 작가님도 그런 밀레니엄의 감성에 상당히 영향을 받으셨지 싶습니다.. 아주 딱딱 끊어지는 속도감과 상황적 묘사의 현실적 전개가 독자들의 눈을 잡아끄는데 예사롭지 않습니다.. 특히나 사건이 급박하게 바껴버리면서 미친듯이 속도를 전개해나가는 중후반부의 스타일은 스릴러소설로서의 장점을 제대로 갖춘 듯 싶더군요.. 물론 똑똑하고 전문적인 평론자들은 그와중에 단점을 찾아내겠지만 전 엄청시리 재미지더이다.. 사실 호프만의 매력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의 밋밋함들은 깡그리 무시해버려도 될 듯 싶네요.. 그래도 딱히 단점이라고 들춰내본다면 일종의 반전스러움이라는게 조금 없어보인다고 볼 수 있겠네요.. 누구나 쉽게 추리적으로 근접할 수 있는 그런 마무리적 의도는 익히 보아오던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시 그건 굳이 찾아내는 것이라 저한테는 크게 문제가 되진 않더군요.. 이 작품은 추리소설이 아니라 스릴러소설이니까 말이죠..

 

스릴러소설의 실력있는 작가님들이신데 이제서야 만나게 된 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상당히 파괴적인 인간의 본성과 상황정 심리의 극단적인 드라마틱한 전개를 잘 엮어내시는 듯 싶은 작가님이시라 장르소설의 즐거움을 한껏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싶습니다.. 전 국내출시작인 비스트라는 작품에서 이미 스릴러의 감성을 지대로 보여주신 듯한데 아쉽게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구요.. 읽어봐야겠어요.. 조금은 자극적이고 과한 스릴러의 감성이 저에게는 더 잘맞는 스타일의 옷처럼 느껴지네요.. 긴바지 기장 안줄이고 접어서 입고 댕기면 마이 어색한데 세탁소에 맡겨서 딱맞게 통 좀 줄이고 기장 줄이고 입어보니 아주 스타일 사는 느낌.. 뭐 그렁거 있잖습니까, 아님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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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환의 심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6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고 살까,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특히나 제가 한 거짓말에 대한 후회가 들때에는 조금 더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죠.. 일종의 자기방어의 의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떠한 거짓말을 했을때 그게 들통이 나지 않는다는 기준이 선다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의도하든 그렇지 않고 자연적으로 튀어나오든 거짓된 행동과 말은 나오니 말이죠.. 물론 그것이 선의일수도 악의일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3번정도의 거짓말을 한다고 그러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전 아침에 눈을 뜨고 지금까지 생각해보니 벌써 네번의 거짓말을 한 듯 합니다.. 아이를 깨우면서 하는 말들이고 쌍둥이들을 달래면서 하는 말들이죠.. 예를 들어 지금 일어나도 늦다, 아빠 조금 있다가 어부바해줄께 같은 말들이죠.. 인간에게 있어서 거짓말이라는 개념은 진실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거짓말을 합니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상사에게, 심지어는 사회의 정의에 반하는 거짓말까지 서슴치 않고 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 세상은 진실보다는 거짓이 중심이 되는 세상인 것인가요, 그건 아닐것입니다.. 언제나 거짓말은 우리가 알게되는 진실의 그림자일뿐이니까요..

 

소설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여태껏 읽어본 작품의 출발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문장들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네요..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였죠.. 이 작품 "탄환의 심판"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라고 말이죠.. 이 작품은 법정스릴러로 보시면 될텐데요..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속의 법과 관련된 사람은 미키 할러입니다.. 링컨차를 타고 다니는 변호사입죠.. 영화도 나왔습니다.. 최근작이니 왠만한 독자분들께서는 아시지 싶기도 하군요.. 그리고 코넬리 작품을 대표하는 인물은 바로바로바로 해리 보슈라는 아주 외로운 코요테같은 형사가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제법 나이가 들었습니다.. 이 인물들이 한 작품에서 만난거죠.. 그리고 이들은 형제지간입니다.. 이복형제이죠.. "복"은 배를 의미합니다.. 엄마가 다른 형제들이고 평생을 살면서 이 작품속에서 제대로 처음으로 대화를 나눕니다.. 참고로 보슈가 할러보다 최소 5살 이상은 많은 형님일겝니다.. 그럼 이런 정보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죠..

 

시작을 하면 할러와 제리 빈센트라는 한 검사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할러가 빈센트를 완전 깨부수는 이야기죠.. 빈센트는 할러로 인해 검사를 그만두고 할러의 도움(?!)으로 변호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곤 현재로 돌아옵니다.. 현재의 할러는 링컨차를 타고 변호사를 하다가 벌어진 일(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참조.ㅋ)로 인해 잠점 휴업상태입니다.. 그동안 약물때문에도 고생했고 그 후유증이 만만찮았나 보네요.. 그런데 위의 제리 빈센트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미국에서는 변호사를 수임할때 후임변호사를 계약서상에 기재를 하나봅니다.. 빈센트는 자신에게 문제가 발생했을시에는 미키 할러가 후임이 되게끔 관행적인 계약서를 작성했나봅니다.. 이로 인해 할러는 아직까지는 예정치 않았던 변호사로서의 직업을 서둘러 되찾게 됩니다.. 빈센트의 고객들을 모두 인계받은 것이죠.. 그중에는 현재 가장 핫이슈인 월터 엘리엇의 살인사건이 있습니다.. 불륜을 저지른 부인과 정부를 살해한 혐의죠.. 월터는 헐리우드의 잘나가는 제작자로 부자인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할러에게는 넝쿨째 굴러온 똥호박덩어리인 것입니다.. 그리고 제리 빈센트의 살해와 관련하여 할러는 극적인 형제상봉을 하게됩니다.. 담당형사가 해리 보슈인 것이죠.. 두사람의 경쟁과 대화들은 코넬리를 사랑하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무한한 즐거움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두사람중 어느누구도 지지않고 그 카리스마 그대로 살아나게 만드는 대화들이니 말이죠.. 잠시 옆으로 샜군요..ㅋ.. 이렇게 사건은 이어집니다.. 할러는 월터 엘리엇의 사건을 법정에서 무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보슈는 빈센트의 죽음과 관련된 사항을 밝혀나갑니다.. 분명 이 사건들은 어느 부분에서의 접점이 있을법한데 마지막까지 코넬리 횽님은 그 접점을 내놓지 않으시더군요.. 긴장의 똥줄을 끝까지 쥐고 가시겠다는거지요..

 

사실 법정스릴러는 여러 장르작품들중에서도 가장 긴장감이 많이 스며든 장르가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무척이나 즐겨보는 작품들이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여느 법정스릴러와 이 미키 할러시리즈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일종의 사회적 정의감이라는 것인데 말이죠.. 이것인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할러는 정의로운 변호사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을 시키죠.. 물론 결국 정의로운 변호사로서의 행동으로 이어지긴 하지만 역시 그는 일반적으로 돈에 죽고 돈에 사는 기회적이고 세속적 변호사 그자체임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것이 전 미키 할러 시리즈의 최고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좋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코넬리 횽님의 작품은 변함이 없다는 점이 가장 중요할 듯 싶습니다.. 처음 제가 읽었던 블랙 에코에서의 해리 보슈의 느낌과 이 작품과의 시간적 거리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읽어온 코넬리의 작품들은 늘 정직하고 변함이 없고 과장되지 않은 장르적 즐거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지루할지도 모를 이야기의 꼼꼼하고 섬세한 전개와 하나의 구성도 놓치지 않고 이어나가는 모습들이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이 저에게는 이 작가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인 듯 합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허접해 보이는 지나가는 행인 한명조차에게도 그 의미를 부여하는 작가는 그렇게 많지 않을 듯 하거덩요..

 

마이클 코넬리를 사랑하는 독자들은 한없이 애정하게 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그의 이야기적 구성과 진행방식에 대한 꼼꼼함은 빠른 진행과 시대적 파괴정신(?!!)에 적응된 또다른 독자들에게는 약간은 지루함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그런 분들이 혹시라도 이 글을 읽어보신다면 진중하고 시니컬하면서도 냉정한 독불장군의 해리 보슈보다는 미키 할러로 시작해보시는게 어떠실까 싶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보슈와 할러가 모두 등장하지만 할러의 입장에서 나레이션된 부분이 중심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할러시리즈로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몇 작품 읽어보진 못했지만 마이클 코넬리의 출간 작품중에서 제가 읽어본 작품들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작품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변함없는 코넬리식의 이야기 구성을 바탕에 깔고 말이죠.. 보슈도 등장하고 할러도 등장하니 아주 좋습니다.. 게다가 말이죠.. 조금은 어줍잖아 보이긴 하지만 잭 매커보이 역시 등장해주십니다.. 코넬리의 아이들(?!)이 모두 등장하는 종합선물세트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이런 작품은 읽어줘야됩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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