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환의 심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6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고 살까,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특히나 제가 한 거짓말에 대한 후회가 들때에는 조금 더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죠.. 일종의 자기방어의 의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떠한 거짓말을 했을때 그게 들통이 나지 않는다는 기준이 선다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의도하든 그렇지 않고 자연적으로 튀어나오든 거짓된 행동과 말은 나오니 말이죠.. 물론 그것이 선의일수도 악의일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3번정도의 거짓말을 한다고 그러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전 아침에 눈을 뜨고 지금까지 생각해보니 벌써 네번의 거짓말을 한 듯 합니다.. 아이를 깨우면서 하는 말들이고 쌍둥이들을 달래면서 하는 말들이죠.. 예를 들어 지금 일어나도 늦다, 아빠 조금 있다가 어부바해줄께 같은 말들이죠.. 인간에게 있어서 거짓말이라는 개념은 진실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거짓말을 합니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상사에게, 심지어는 사회의 정의에 반하는 거짓말까지 서슴치 않고 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 세상은 진실보다는 거짓이 중심이 되는 세상인 것인가요, 그건 아닐것입니다.. 언제나 거짓말은 우리가 알게되는 진실의 그림자일뿐이니까요..

 

소설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여태껏 읽어본 작품의 출발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문장들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네요..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였죠.. 이 작품 "탄환의 심판"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라고 말이죠.. 이 작품은 법정스릴러로 보시면 될텐데요..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속의 법과 관련된 사람은 미키 할러입니다.. 링컨차를 타고 다니는 변호사입죠.. 영화도 나왔습니다.. 최근작이니 왠만한 독자분들께서는 아시지 싶기도 하군요.. 그리고 코넬리 작품을 대표하는 인물은 바로바로바로 해리 보슈라는 아주 외로운 코요테같은 형사가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제법 나이가 들었습니다.. 이 인물들이 한 작품에서 만난거죠.. 그리고 이들은 형제지간입니다.. 이복형제이죠.. "복"은 배를 의미합니다.. 엄마가 다른 형제들이고 평생을 살면서 이 작품속에서 제대로 처음으로 대화를 나눕니다.. 참고로 보슈가 할러보다 최소 5살 이상은 많은 형님일겝니다.. 그럼 이런 정보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죠..

 

시작을 하면 할러와 제리 빈센트라는 한 검사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할러가 빈센트를 완전 깨부수는 이야기죠.. 빈센트는 할러로 인해 검사를 그만두고 할러의 도움(?!)으로 변호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곤 현재로 돌아옵니다.. 현재의 할러는 링컨차를 타고 변호사를 하다가 벌어진 일(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참조.ㅋ)로 인해 잠점 휴업상태입니다.. 그동안 약물때문에도 고생했고 그 후유증이 만만찮았나 보네요.. 그런데 위의 제리 빈센트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미국에서는 변호사를 수임할때 후임변호사를 계약서상에 기재를 하나봅니다.. 빈센트는 자신에게 문제가 발생했을시에는 미키 할러가 후임이 되게끔 관행적인 계약서를 작성했나봅니다.. 이로 인해 할러는 아직까지는 예정치 않았던 변호사로서의 직업을 서둘러 되찾게 됩니다.. 빈센트의 고객들을 모두 인계받은 것이죠.. 그중에는 현재 가장 핫이슈인 월터 엘리엇의 살인사건이 있습니다.. 불륜을 저지른 부인과 정부를 살해한 혐의죠.. 월터는 헐리우드의 잘나가는 제작자로 부자인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할러에게는 넝쿨째 굴러온 똥호박덩어리인 것입니다.. 그리고 제리 빈센트의 살해와 관련하여 할러는 극적인 형제상봉을 하게됩니다.. 담당형사가 해리 보슈인 것이죠.. 두사람의 경쟁과 대화들은 코넬리를 사랑하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무한한 즐거움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두사람중 어느누구도 지지않고 그 카리스마 그대로 살아나게 만드는 대화들이니 말이죠.. 잠시 옆으로 샜군요..ㅋ.. 이렇게 사건은 이어집니다.. 할러는 월터 엘리엇의 사건을 법정에서 무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보슈는 빈센트의 죽음과 관련된 사항을 밝혀나갑니다.. 분명 이 사건들은 어느 부분에서의 접점이 있을법한데 마지막까지 코넬리 횽님은 그 접점을 내놓지 않으시더군요.. 긴장의 똥줄을 끝까지 쥐고 가시겠다는거지요..

 

사실 법정스릴러는 여러 장르작품들중에서도 가장 긴장감이 많이 스며든 장르가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무척이나 즐겨보는 작품들이라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여느 법정스릴러와 이 미키 할러시리즈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일종의 사회적 정의감이라는 것인데 말이죠.. 이것인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할러는 정의로운 변호사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을 시키죠.. 물론 결국 정의로운 변호사로서의 행동으로 이어지긴 하지만 역시 그는 일반적으로 돈에 죽고 돈에 사는 기회적이고 세속적 변호사 그자체임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것이 전 미키 할러 시리즈의 최고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좋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코넬리 횽님의 작품은 변함이 없다는 점이 가장 중요할 듯 싶습니다.. 처음 제가 읽었던 블랙 에코에서의 해리 보슈의 느낌과 이 작품과의 시간적 거리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읽어온 코넬리의 작품들은 늘 정직하고 변함이 없고 과장되지 않은 장르적 즐거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지루할지도 모를 이야기의 꼼꼼하고 섬세한 전개와 하나의 구성도 놓치지 않고 이어나가는 모습들이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이 저에게는 이 작가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인 듯 합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허접해 보이는 지나가는 행인 한명조차에게도 그 의미를 부여하는 작가는 그렇게 많지 않을 듯 하거덩요..

 

마이클 코넬리를 사랑하는 독자들은 한없이 애정하게 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그의 이야기적 구성과 진행방식에 대한 꼼꼼함은 빠른 진행과 시대적 파괴정신(?!!)에 적응된 또다른 독자들에게는 약간은 지루함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그런 분들이 혹시라도 이 글을 읽어보신다면 진중하고 시니컬하면서도 냉정한 독불장군의 해리 보슈보다는 미키 할러로 시작해보시는게 어떠실까 싶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보슈와 할러가 모두 등장하지만 할러의 입장에서 나레이션된 부분이 중심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할러시리즈로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몇 작품 읽어보진 못했지만 마이클 코넬리의 출간 작품중에서 제가 읽어본 작품들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작품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변함없는 코넬리식의 이야기 구성을 바탕에 깔고 말이죠.. 보슈도 등장하고 할러도 등장하니 아주 좋습니다.. 게다가 말이죠.. 조금은 어줍잖아 보이긴 하지만 잭 매커보이 역시 등장해주십니다.. 코넬리의 아이들(?!)이 모두 등장하는 종합선물세트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이런 작품은 읽어줘야됩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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