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용골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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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 판타지 소설류는 그다지 많이 읽지는 않습니다만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오질 못한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수십권에 달하는 국내 판타지소설의 분량도 만만찮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을 질질 끌어가는 형식이 딱히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특히 국내에서 출간된 수천편 이상의 판타지소설들의 스타일이 등장인물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전(!) 생각했답니다.. 물론 몇몇 판타지소설은 저에게 멋진 상상력을 펼쳐주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도긴개긴이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서양 판타지라고 딱히 조아라하면서 환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국내 판타지 장르소설계를 폄하하는지는 모르지만 일반적 서양 판타지의 개념과 국내 판타지의 비교는 그 구성 자체가 다르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그렇게 보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창작의 개념보다는 모방의 느낌이 더 들었던건 사실이니까요.. 근데 일본소설을 보는데 그것도 추리소설작가의 작품을 읽는데 뭔 판타지가 튀어나오냐고 하신다면 아시다시피 동양의 판타지의 중심은 아무래도 일본이라고 할 수있죠.. 쟤네들의 상상력은 아주 대단해서 아까 말씀드린 서양얘네들의 상상적 기반속에 다듬어진 판타지의 구성력에 전혀 꿀리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애니와 소설속의 판타지의 세계는 일반적인 상상력으로는 구현되기 어려운 구체적 설계가 이루어진 모델들이라는거죠... 그게 현실과 다른 이세계가 되었던 역사속의 우리세계가 되었든 아주 재미진 이야기를 펼쳐낼 공력을 잘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에 추리적 미스터리가 적절하게 가미가 되면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으로 탄생하지 않을까 싶은거죠.. 이거슨 뭐랄까, 일반적인 국내 작품들과는 다르게 획일적이지 않은 느낌이라고 하면 또 욕하실라나, 니가 판타지에 대해서 뭘 안다고 나불대?..라고 하면 합죽이가 됩시다.. 합! 

 

  넵, 전 판타지에 대해서 아는게 전혀 없는 사람이니 그러려니 하시구요, 아시잖아요, 원래 아는것도 없는 넘이 아는척 떠들어댄다는거,, 자 이 작품은 그런 판타지적 느낌을 가미한 본격미스터리작품으로 부르면 될 듯 싶네요..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의 최신작인 "부러진 용골"입니다.. 일단은 이런 구성과 중세라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판타지와 추리를 접목한 신선한 작품이라고 평을 하고 싶네요.. 두루두루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거죠.. 나쁘지 않습니다.. 적절한 전쟁신도 나오구요.. 상황적 배경의 참신한 느낌도 좋구요.. 무엇보다 판타지적 등장인물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풀어보는 추리의 세계도 즐겁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대로 전 판타지에 대한 재미를 크게 못느껴서 딱 거기까지만이네요.. 어쨌든 내용을 함 보시죠.

 

  찹찹한 느낌이 드는 잉글랜드 근해의 북해의 작은 섬인 솔론제도가 이 소설의 배경입니다.. 솔몬섬의 영주는 에일윈가이죠.. 로렌트 에일윈은 수십년동안 평온한 솔론섬을 통치하고 있는 영주입니다.. 하지만 이 섬은 저주받은 데인인과의 끝없는 전쟁이 이루어지는 섬이기도 합니다.. 로렌트가 영주가 되고 데인인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한 후 그동안 평온한 세월이 흘렀지만 뭔가 불길한 상황이 도래할 것임을 직감적으로 보여줍니다.. 시작과 동시에 영주관이 있는 작은 솔론의 보초를 서던 오래된 병사 에드위가 죽음을 당합니다.. 그리고 로렌트 영주는 용병들을 모으기 시작하죠.. 이 소설의 화자인 아미나 에일윈은 그런 전체적 상황과 느낌을 화자의 입장에서 독자들에게 전달해줍니다.. 시작과 함께 동방에서 온 기사와 그의 종사가 등장합니다.. 팔크 피츠존이라는 기사와 니콜라 바고라는 팔크의 종사이죠.. 이들은 암살기사를 찾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암살기사인 에드릭이 솔론제도에 침입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영주에게 위험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경고를 하기 위해서 로렌트 영주를 만나게 되고 또한 이들과 함께 용병으로 돈을 받고 전쟁을 치루는 용병단도 우연히 한자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로렌트의 작전실이죠.. 그리고 작전실에서 그날 저녁 로렌트 영주는 살해를 당합니다.. 일종의 밀실적 본격추리소설의 개념이 드디어 등장하게 되는거죠.. 이에 암살기사의 마법의 사주로 영주가 살해됨을 직감한 팔크와 그의 종사 니콜라는 작전실에 있었던 사람을 중심으로 탐정의 역할을 해나갑니다.. 암살기사의 사주를 받아 영주를 살해한 미니온을 찾는거죠.. 하지만 영주의 용병모집의 이유이기도 한 저주받은 데인인들의 전쟁이 언제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건은 쉽게 진실이 밝혀지진 않습니다.. 전쟁의 불길한 기운이 서서히 드러나고 영주를 살해한 범인은 자신들 속에서 칼을 숨기고 있는 상황에서 솔론은 벼랑끝에 선 모습처럼 위험해보이기만 합니다..

 

  판타지적 배경에 본격추리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단 등장인물들이 무척이나 판타지스러운거죠.. 저주받은 데인인들은 불사의 몸이고 탐정격인 팔크의 기사적 행위들도 마법과 판타지적 기법을 토대로 하고 있구요.. 용병들의 모습들도 중세시대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물론 판타지지만 런던과 잉글랜드라는 역사적 지명과 그 시대의 사자왕의 역사적 인물도 그대로 등장합니다.. 일종의 현실성을 부여하는거지요.. 실제로 솔론이라는 섬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있었던 것으로 보고 그 배경속에 본격 추리를 살포시 끼워넣은겁니다.. 딱 보시면 아하,라고 생각하실거라고 믿습니다.. 대중적 재미를 제대로 갖춘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판타지소설의 재미와 추리소설의 즐거움을 함께 만끽할 수있는 작품은 그렇게 많지 않을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전 판타지소설을 많이 안읽어서 잘모릅니다만 색다른 시도이니 일본쪽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겠죠.. 아님 말고

 

  근데 개인적으로는 밋밋했습니다.. 딱히 판타지라는 느낌도 배경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감흥이 와닿지 않았구요 본격적 추리의 맛도 똑똑하질 못한 저지만 쉽게 눈치를 챘습니다.. 물론 일종의 때려잡기의 겐또방식이긴 하지만 내가 이럴줄 알았다,라는 말이 그대로 나오더군요.. 전 그랬습니다.. 멍청하다가 한번씩 이런 추리가 가능한걸 보면 나름 추리소설을 읽는 보람이 생기곤 합니다.. 그렇다고 마지막 반전과 추리의 해설이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전 단순히 범인이 누구일까,라는 부분만 찾아냈지 그 범인이 왜,라는 부분은 전혀 이해하질 못했으니까요..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과 그들의 연관성들은 상당한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견해에서는 말이죠.. 하지만 전 판타지적 느낌도 별로였고 추리적 재미도 그다지 좋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제일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판타지적 중세시대의 상황적 구성이 저의 공감과 이어지질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난 이상하게 판타지는 적응이 잘 안돼, 나만 그렁가?.. 또한 추리적 구성의 진행과정 역시도 뭔가 조금은 헐거워보이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억지스럽기도 하구요.. 자꾸 아야츠지나 아리스가와의 추리진행과정과 비교가 되는 듯해서 더욱 헐렁해보이더라구요.. 나만 그렁가?

 

  딱히 재미없는 작품이 아닌데도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오랜시간동안 들고 있어 무척이나 많은 손때가 묻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요네자와 작가를 사랑하시고 일본 본격물을 애정하시고 판타지소설을 흠모하시는 많은 분들에게는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안겨줄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구요.. 이런 모든 장르적 즐거움을 대중적 취향에 잘 맞춘 작품이긴 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부러진 용골이라는 책 제목의 의미는 맨 마지막에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뜬금없다는 생각을 한 의미이고 제목입니다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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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할 수 없는 모중석 스릴러 클럽 30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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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말에 아이와 함께 유치원에서 주최하는 아빠에게 군대시절 유격훈련보다 한 열배정도 지독한 고통을 선사한다는 아빠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물론 가기 전까지 그런 생각을 하고 갔다는거지요.. 조금이나마 주말에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마는 집에선들 제가 제대로 쉴 수 있겠나 싶어 돌아서 눈물짓고 아이의 눈앞에서는 기대되는냥 이중적 아빠의 전형을 따라서 캠프를 떠났습니다.. 뭔말을 할려고 하냐믄 말이죠, 밤 늦게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아빠들의 모임 - 끝나고나니 소주가 40병이 넘더군요 -에서 이런저런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랬습니다..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데 잘 키우는건가하는 그런 이야기들이죠.. 아빠들이라 그렇게 큰 관심이 없을꺼라 예상했는데 아니더군요,, 무한한 애정으로 아이를 보듬는 아빠의 모습들을 봤습니다.. 그러면서 한잔씩 들이키고 시간이 지날수록 앞으로의 아이들이 인생과 현실속 사회의 부조리까지 등장을 하게 되더군요.. 무서운 세상, 아이들을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없는 세상,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구속하지 않으면 어느순간 일반적 흐름에서 어긋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강박관념등..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모임을 끝내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니 해가 뜨더군요.. 야영장의 아침은 춥습니다.. 아이들은 일찍 깨죠.. 텐트 속으로 살째기 숨어드는 아빠에게 아이는 다시금 밖으로 몰아냅니다.. 그렇게 밤새고 또 힘들게 하루를 맞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마추는 캠프를 진행하면서 아빠들의 위대함과 건강함(!!)을 새삼 느꼈고 그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부모의 고민을 공유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고 샤워를 한 후 전 기절했습니다.. 여전히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거죠...

 

  "그 빨간색 문을 열면 내 인생이 끝장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용서할 수 없는"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할런 코벤이라는 작가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른바 코벤 스타일인게죠.. 영미스릴러 작가중에서 상당한 입지를 가진 작가님이시고 일반적인 현실적 스릴러의 주민생활반전서스펜스스릴러미스터리의 대가라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대체적으로 우리네 인생살이의 이웃에게서 일반적으로 벌어질 수 있는 그런 스릴러틱한 감성으로 작품을 만드시는데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십니다.. 물론 재미는 보장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려야겠죠.. 하지만 오랫동안 고수해오시는 스타일이 코벤만의 모습이라면 자꾸 보면 지겨워지는 부작용도 감수를 해야되는데 말이죠.. 국내 출간작으로 전작인 "아들의 방"에서부터 이 지겨워지는 부작용에 대한 피드백을 하셨는지 사뭇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봤는데.. 그게 이 작품 "용서할 수 없는"에 와서는 제가 처음 만나본 코벤형님의 스타일에 보다 더 가깝게 다가간 듯 하더군요.. 특히 코벤의 마이런 볼리타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들의 경쾌함과 딱딱 끊어지는 재미는 더이상 국내에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볼리타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해줍디다.. 그리고 록우드 3세의 모습도 크나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줄거리를 빼먹었네요, 댄 머서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상당히 좋은 사람처럼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소아성애자라는 함정에 빠져버리죠.. 저 위의 빨간문을 여는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르포형식으로 진행하는 소아성애 범죄자 추적에 걸려든겁니다.. 하지만 댄 머서는 극구 부인을 하죠.. 이 프로그램의 리포터인 웬디는 그런 머서의 모습이 더 치졸해보입니다만 재판청구소송에서 댄 머서는 증거부족으로 무죄로 풀려납니다.. 그리곤 웬디에게 전화를 걸죠.. 자신이 무죄인 사실을 증명해보일려고 합니다.. 하지만 소아성애자로 낙인이 찍혀버린 머서는 자신의 아이에게 성희롱을 저지른것으로 아는 에드 그레이슨이라는 인물에게 웬디가 보는 자리에서 살해되어버립니다.. 하지만 그레이슨은 마스크를 쓰고 자신의 모든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은 상태이죠.. 웬디는 단지 추정만 할 뿐입니다.. 이제부터 사건이 시작됩니다.. 댄 머서는 그렇게 소아성애자로서 낙인이 찍힌 채 죽어버린거죠.. 그런데 과연 머서가 소아성애자였을까요, 그리고 같은 지역에서 이 사건과 맞물려 여자아이의 실종사건이 발생합니다.. 물론 머서와는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헤일리는 여고 졸업반입니다.. 그리고 두달 넘게 나타나질 않죠.. 각기 다른 사건인것처럼 보이던 두개의 사건이 어느순간 하나로 뭉쳐집니다.. 죽은 머서의 호텔방에서 실종된 헤일리의 아이폰이 발견되면서 비로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라는 의문점을 중심으로 사건은 미친듯이 흘러갑니다.. 웬디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죽음을 당한 댄 머서의 과거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진실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조금씩 드러나는 과거의 모습속에서 보여지는 현실과 다른 진실이 숨어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거죠.. 헤일리의 사건도 이와 맞물려 흘러가지만 언제 코벤의 소설속에서는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마지막 책을 덮는 그순간까지 단정하면 바보됩니다.. 숨가쁘게 보여지는 진실들이 까면 깔수록 새롭게 드러나는 멋진 미스터리 스릴러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멋진 작품이라고 전 생각되어지네요.. 이그시 진정한 코벤스똬일~

 

  이 작품의 장점은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진실이 끊임없이 새롭게 드러나는 상황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데 있는데 말이죠..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은 문장의 끊어짐이 간결하고 깔끔하게 질질 끌고 나가는 느낌이 없어서 가장 좋습니다.. 굳이 상황적 묘사나 심리적 느낌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설명하고 이해시킬려고 들지 않는다는거죠.. 그냥 사건을 상황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정보를 주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그 상황적 이해를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찾으신 듯 하더군요.. 물론 사건의 연결적 구도의 인물들의 꼬임에 집착하시고 반전을 일궈내는 코벤스타일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너무 많이 꼬으고 일반적인 구도의 정형화된 스릴러로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코벤형님에게서 본연의 볼리타적 문장력을 선보여주시는 듯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좋았다는겁니다.. 톡톡 튀는 대사와 현실적 대화들의 유머스러운 반문들도 괜찮았구요.. 주변 인물들이 엮어내는 상황적 진행 역시 무겁게만 흘러가지 않게 가볍지만 헐겁지 않게 제대로 만들어낸 듯 해서 전 좋았습니다. 물론 그 인물들의 역할은 작품 곳곳에 스포일러로 깔려있다는 점도 절대 무시못하죠.. 한번 더 말씀을 드리면 책을 덮는 그순간까지 단정짓지 마시기 바랍니다.. 전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겨두고 단정지었더랬습니다.. 상당히 재미는 있는데 마지막이 좀 싱거웠어.. 짠 맛에 적응된 내 입맛에는 조금 섭섭한데, 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건 말씀드린대로 바보짓이었다는 점만 알려드리겠습니다..

 

  국내에서 할런 코벤은 시리즈보다는 단행본으로 많이 만나는 작가님이십니다.. 첫 데뷔는 아마도 찾아보진 않았지만 마이런 볼리타라는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탐정시리즈가 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그 뒤로 꾸준히 단행본을 출시하시면서 국내 독자분들의 사랑을 받고 계십니다.. 코벤 스타일은 독자들의 입맛에 잘 맞습니다.. 허기질 때 코벤만한 만찬도 없죠.. 자극적 스릴러로 보이지만 절대적으로 비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내용적 스릴러를 중심으로 독자들을 소설속의 이웃들에게 초대하는거죠.. 코벤이 보여주는 스릴러는 일반적인 우리네 인생입니다.. 누가나가 어느시점에 어떻게해서 한순간에 벌어진 어긋남이 또다른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공감적 세상을 다루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여태껏 읽어본 할런 코벤의 작품은 상당히 재미났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코벤만의 스타일이 지겨워지기 시작했더랬죠.. 그러다가 요즘들어 그런 지겨움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번 "용서할 수 없는"에서는 전혀 지겨움이 없었습니다.. 상당히 두껍고 많은 분량이라고 미리 짐작하고 중간에 또 약간 지겹겠군했는데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깝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종이를 낭비하질 않습니다.. 읽어보시면 아실겝니다.. 제가 본 코벤 소설중에서 가장 재미진 작품중 하나입니다.. 물론 내 취향으로 봤을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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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힘 2 밀리언셀러 클럽 125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이 작품을 읽은지는 두달이 넘은 듯 합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 이 작품에 대한 미흡한 독후감으로 느낌을 적어놓기도 했죠.. 뭐 전반적인 내용은 혹시 모르실 분들을 위해 제가 한번 작성해놓은 독후감을 링크해놓기로 하겠습니다.

 

http://blog.aladin.co.kr/743854126/5590212


  보통은 어느 작품을 두번씩 읽는 경우가 거의 드뭅니다.. 아니 저에게는 전무하다고해도 무방할 듯 싶네요.. 장르소설이란게 일종의 대중적 취향에 가깝다보니 저의 경우에는 독서 당시의 느낌에 충실하고 어느 시점이 되면 그의 잊어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보통의 다른분들은 무척이나 재미지고 감동이 많았던 그런 작품들은 두번, 세번 그 느낌을 머리속으로 가슴으로 아로새기시기도 하더군요.. 여태껏 전 그런 작품들을 제대로 만나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보통은 아무리 재미진 작품이라도 한번 이상은 잘 안보게 되더군요.. 하지만 다시 읽어봐야될 상황이 주어지다보니 모르는 상황의 호기심은 사라지고 조금은 구찮고 다 아는 이야기인데,라는 아는체하는 게으름이 그자리에서 고개를 쭈욱 내밀고 있는 셈인거죠..

  
   그렇게 다시 읽었습니다.. 아니 읽었다기 보다는 훑어보다가 다시 집중해버렸다가 맞겠죠.. 그런것 있잖습니까, 한번 본 영화라서 다시 봐도 큰 재미를 못 볼것 같은데 막상 TV에서 보여주면 멍하니 영화속으로 다시 빨려 들어가버리는 뭐 그런 느낌 말이죠.. 그걸 옆에 보는 사람은 접때 본 영환데도 그렇게 재미있어,라고 반문을 하는 경우가 많죠.. 막 그런 상황입니다.. "개의 힘"이라는 작품은 매우 두껍고 분량이 상당한 작품임에도, 다시 펼치기가 쉽지 않은 작품임에도, 한번 겪었던 작품속의 감정이 설마 그 느낌 그대로 떠오르지 않을 것 같은 처음 충격이 대단한 작품임에도, 다시 훑어보니 말이죠.. 처음의 감정뿐만 아니라 새로운 느낌의 입체적 전방위적 즐거움이 마구마구 터져나오는군요.. 물론 꼼꼼하게 읽지는 못했다고 고백은 하겠습니다만 혹시라도 이 작품을 읽어보실 분들을 위해 개미 똥궁디만큼 미흡한 독후감을 다시금 끄적거려보겠습니다.. 

 

 

 

  대강 이 작품을 지나가듯이 살펴보신 분들은 아실텝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멕시코라는 나라의 마약과의 전쟁 이야기라는 점을 말이죠.. 시대적 배경으로는 7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서 30년간의 마약과의 전쟁을 치루는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와 대결이라고 보시면 간단하시겠습니다.. 어떻게보면 멕시코라는 나라에서 마약이라는 범죄가 활개를 펼치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하죠.. 현재까지 멕시코의 마약으로 벌어지는 범죄의 피폐는 워낙 광범위해서 국가에서도 이를 치유하기가 어려워졌을 정도로 뼈속까지 전이된 암덩어리같은 것이죠.. 이 마약범죄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보여주는 참혹한 피의 복수들은 눈뜨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의 악마의 그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들이 펼쳐내는 악마의 잔혹성이 바로 "개의 힘"이라 칭하는 범죄의 고리인 것입니다..


  처음 접했을때의 관점은 아무래도 아트 켈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의 전개를 집중하게 되었는데 말이죠..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아트로부터 시작해서 아트로 마무리가 됩니다. 그와 대립되는 범죄의 축이 아단 바레라 패밀리죠.. 그리고 칼란과 노라가 등장합니다.. 또다른 축이죠.. 그리고 주변인물들도 상당수 등장합니다.. 하지만 두번째로 접하게 되는 작품의 관점은 보다 입체적으로 구성이 되네요.. 이게 복습의 효과인가요, 이번에는 전반적인 흐름을 아는 상황에서 펼쳐보니 아트와 아단의 관점은 이미 머리속에 익혀져서 그런지 몰라도 칼란과 노라의 관점이 입체적으로 주변의 상황을 이끌어 나가는 즐거움이 있더군요.. 물론 후안신부의 역할도 대비적으로 상당히 두드러진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속에서의 인물들의 역학적 관계와 구성적 유기성은 다른 어떤 작품들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음으로 인해 서사적 즐거움과 부합되는 독서의 입체감을 살려주고 있다는거지요..

 

  무엇보다 노라라는 인물의 입체감을 아주 뛰어납니다.. 이 작품속에서 이어지는 모든 중심인물들과 연결되는 역할인거죠 그중에서도 칼란이라는 인물과 후안신부를 중심으로 부각된 이번 두번째 느낌은 그녀에게 부여된 역할론이 돈 윈슬로 형님께서 가장 고심한 부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정의와 악의라는 대립적 정점에서 약간은 비껴나가는 인물이지만 이들로 인해 가장 구원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내는 듯한 감정을 나름 새롭게 느끼게 되네요.. 

 

  또한 이 작품은 단순한 인물적 서사소설임에도 사상적, 정치적 이념의 상관관계도 적절하게 표출해내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공룡이 부여하는 주변국에 대한 지배적 권리의 문제점도 여러 각도로 묘사되어지고 있는거죠.. 막 이 작품이 시작되는 시기의 미국은 베트남이라는 나라에서의 패전을 맛보는 순간입니다.. 물론 아트도 그들중 하나이죠.. 그리고 미국은 중남미의 공산화 정책에 맞물려 그들을 자신의 속국에서 제외되지 않게 하기 위해 수많은 술수와 음모를 꾸미는 또다른 대변자로서 공작을 꾸미는거죠.. 그 모습을 작게 아트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트는 또다른 미국이라는 거대시스템의 대체자인거지요.. 그리고 그의 행동과 모습은 당연히 미국이 행하고 있는 역사적 과오의 자성을 촉구하는 돈 윈슬로우만의 화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과하게 나갔나요, 뭐 전 전문가가 아니니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겁니다.. 아니라고 하신다면 전 계속 밖에 있겠습니다..(이거 하이개그인데,)

 
  뭔 말이 이렇게 많은지, 결과적으로 다시 읽어보니 더 재미진 작품이라는겁니다.. 매우 두껍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두번째의 만남은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으니 더욱 즐거운 만남인거지요.. 누구 말마따나 한번 본거 또보는게 뭐가 그리 재미나냐,라고 했을때 깔끔하게 백원짜리 하나 던져주면서 꺼져!라고 외칠 수 있는 작품인거지요.. 모르는 사람과는 굳이 말 붙일 필요도 없는 그런 멋진 작품인겁니다.. 읽어보시고 즐겨보시고 느껴보시고 겪어보시고 알아보시고 함께 공감하는게 제일인거죠.. 물론 취향적 분야가 다들 다르시니 이런 이야기 자체가 저만의 흥분상태의 지속적 형태라고 생각되시면 과감히 던져버리셔도 됩니다.. 하지만 난 후회할꺼라고 본다.. 아님 말고..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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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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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헐" 이라는 용어가 있죠.. 인터넷상의 용어였지만 이제는 일상생활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감탄사인데 말이죠.. 제 생각입니다만 저희 세대(저는 몇살일까요)를 기점으로 웃세대분들께서는 이 단어를 이용하시기에는 약간 어색하실 경향을 가지실테고 저희 세대 밑으로는 거의 일반적인 통용어인거죠.. 그런데 이 "헐"이라는 감탄사의 의미가 단순하게 한가지로만 이루어진게 아니라는 사실은 아실겝니다.. 뭔가 당황스럽고 순간적인 멘붕의 상태가 일시적으로 진행이 될때 뭔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기 어려울때 쏟아지는 많은 감정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한 것이지요.. 기쁠때도 있을테고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나 놀라고 화나고 상황적 대처가 불가능할때에도 이 단어를 쓰곤 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세대들을 기준으로 잡다보니 전 이 단어를 쉽게 사용하진 못합니다.. 상당히 어색한 단어입죠.. 하지만 저희 딸아이는 이제 초딩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을 합디다.. 근데 왜 이 단어가 독후감을 작성하는 상황에서 튀어나오게 된 걸까요, 아래에 내보일 이 작품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이 단어보다 나은 느낌은 없는 듯 해서 말이죠.. 헐~! 

 

  상당히 헐스러운 이 작품의 제목은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이라는 일본 미스터리소설입니다.. 일본에서 주는 호러, 서스펜스 대상이라는 것도 받은 작품입니다.. 그러니 뭔가 섬짓하고 섬뜩하고 섬섬옥수같은 허여멀건한 손이 스멀스멀 소름돋은 육체의 밑바닥에서 훑고 올라오는 그런 느낌일까나요, 아님 그만이구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느낌이 다분한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는 싶습니다.. 어떤 내용이냐면 좀 골치가 아픈 가정사가 중심이 되는데 말이죠.. 일단 사치코는 이혼녀입니다.. 그리고 고3짜리 아들 하나를 두고 있습니다.. 이 아들의 이름이 후미히코입니다.. 상당히 중요한 모자입니다.. 주인공입죠.. 사치코는 현재 운전교습소의 슨생인 사이다군과 사귀고 있습니다.. 돌싱이니 불륜 이런 관계는 아니지만 알고보면 아주 찝찝한 관계입니다.. 그 이유인즉슨 사이다는 사치코의 전남편인 유이치로의 현부인 아사미의 딸 후유코(15세 정도?)를 좋아라하는 남자입니다(이해 되셨나요,).. 근데 사치코와 관계를 가지고 있는거죠.. 하여튼 이런 관계를 시작으로 소설은 뭔가를 찝찝하게 펼쳐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저녁에 쓰레기를 버리러나간 아들 후미히코는 추운 날씨에 맨발에 삼선쓰레빠 하나만 달랑 신고서 사라집니다.. 갑자기 사라진 아들의 실종에 사치코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거죠.. 그리고 실종 다음날 아침 자신과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이다가 전철역에서 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 자리에는 후유코가 있었던거죠.. 아, 뭔가 찝찝해보이던 관계가 게름칙한 끈적거림으로 변해가기 시작하는 느낌이 듭니다.. 후미히코의 실종과 사이다의 죽음은 어떤 연관관계가 있을까요, 후유코는 이들의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한 것일까요, 그리고 인간이기에 만들어내는 어두운 이면의 아픔과 고통과 공포와 광기와 애증들이 조금씩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됩니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헐~스러운 상황의 연출인게지요.. 아주 헐~스러운 찝찝함입니다...암요, 이 말을 곡해하시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 무척이나 재미진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감정적 공감은 전혀 별개의 문제인거지요..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이런저런 기가막힌 일들이 얼매나 많습니까, 정말 뻘스러운 일들이 지천에 널렸고 하루하루의 신문들도 밥먹고 살게 만들어주는 우리네 인생사이니만큼 이 작품도 딱히 먼나라 이야기는 아닐겝니다.. 쉬쉬하고 말지만 어느곳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그런 일들인게지요.. 지저분한 가정사야 널리고 널렸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이 지저분한 가정사가 얽히고 섥히고 꼬이고 묶이고 광기같은 정신질환적 형태로 표현되어진다면 이건 별개의 문제라고 보고 싶군요.. 그래서 헐~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는겁니다.. 어떻게 보면 이들은 한가족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한 아버지가 중심이 되는 구도이니 말이죠.. 그리고 이혼녀와 혼인녀의 자식들이 등장하는거지요..물론 부인들도 당사자들이긴 합니다.. 이들에게서 벌어지는 일들이 참으로 헐~, 뻘짓스럽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중적 잣대를 둘 수 밖에 없는겁니다.. 소설적 재미면에서는 미스터리적 취향과 감성적 서스펜스의 느낌이 무척이나 좋습니다.. 상당히 선정적인 면 또한 전체적 감성에 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가독성은 뛰어난 작품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안겨주는 상황적 구도와 가정적 연결고리들의 황당스러운 역학적 관계는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어렵군요.. 무엇보다 유이치로라는 한 남자의 모습이 제대로 그려지지 못한 듯 해서 그들의 모습을 이해해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한남자로 인해서 두 여자사람 아줌마들(사치코, 아사미)는 수동적인 구도밖에 표출될 수 없는 그런 모습들이었거덩요.. 그러니까 전 헐~하면서도 답답한거죠.. 어떻게 보면 충격적으로 드러나는 반전적 상황이 상당히 억지스러운 연결이 아닌가 싶기도하고 말이죠..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긴하지만 이거슨 어디까지나 머리로는 끄덕여지지만 가슴으로는 고개가 절레절레~.. 제가 보수적인가요, 

 

  작가님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고 이젠 민방위에서도 빠지신지도 한참이 지난 50대 중반에 데뷔를 하셨습니다.. 누마타 마호카루님은 여성분이십니다.. 상당히 여성적 감성의 밀도를 지대로 짚어내시는 작가님이심이 분명하시구요 - 이 작품의 화자도 사치코의 입장에서 흘러갑니다.. 오랜기간동안 사회적 경험이 많으시다보니 인간관계의 비이성적 감성과 사회적 어둠을 표현하시는 능력이 탁월하신게 아닌가 싶긴합니다.. 어떻게 보면 누마타 작가님이 보여주시는 어둠과 그로테스크한 감성이 기리노아줌마의 느낌과 조금은 닮아보이기는 합니다만 기리노 작가님처럼 정제된 느낌보다는 충격과 강렬함이 우선되는 그런 상황적 구성을 더 선호하시는 듯 하기도 하구요.. 여성의 리얼한 이중적 감정선들을 섬세하게 잘 표현하신 듯 하기도 합니다.. 첫 작품이다보니 그럴 수 있지도 않을까 싶기도 한데 말이죠..일단은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헐~스러웠다고 하고 싶네요..

 

  늦은 데뷔지만 충격적 데뷔작품임에는 틀림없는 듯 하구요.. 뒤이어 출간한 작품들도 아주 느낌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시네요.. 보기 드물게 두 작품이 각각의 출판사에서 경쟁하 듯 출판이 되었는데.. 다들 칭찬하시더군요.. 전 이 작품만 읽었으니 잘 모르지만 말이죠.. 그럼 이 작품만으로 말씀드리고 끝내자면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은 재미집니다.. 하지만 제 감정은 헐~..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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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문 이후 밀리언셀러 클럽 126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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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를 처음으로 책으로 접한 것이 이십년 전 쯔음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때는 스테판 킹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그런 이름으로 불리우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제가 뭐라 했습니까, 20년전이라니까요.. 지금도 기억합니다.. 막 일병 휴가를 나왔다가  귀대하기까지 시간이 남아 동두천 서점에서 시간 죽이고 있는데 문득 두텁한 책이 눈에 띄더군요.. 그때 마침 우연히 양들의 침묵이라는 대단한 작품을 접하면서 충격을 먹음과 동시에 전편인 레드 드래곤이라는 미칠 듯 즐거운 스릴러에 푸욱 빠져있던 시기였거덩요.. 하여튼 그때 우연히 발견한 작품이 바로 스티븐 킹의 "잇"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1편을 읽는내내 불편한 느낌이 자꾸 들고 토머스 해리스의 작품과는 뭔가 다른 공포적 감성이 딱히 저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옷은 입은 것처럼 어색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읽지 못해 내팽개쳐버린거죠.. 그뒤로도 그렇게 킹쌤의 작품을 가까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원작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등이 더 쉽게 다가왔죠.. 그러니까 소설보다 영화가 더 많습니다.. 그만큼 대부분의 작품들이 영화화가 된거죠.. 수십편은 됨직하네요.. 그죠, 제일 유명한 작품이 아마도 "쇼생크 탈출"일테구요.. 많은 공포영화 걸작중에서도 킹쌤의 작품은 유독 두드러집니다.. "캐리"의 충격도 만만찮고 말이죠.. "샤이닝"의 니콜슨 아재의 광기는 지금도 섬짓하네요.. 근데 소설은 왜 일케 저와 가까워지지 못한걸까요, 물론 "그린마일"을 비롯한 몇 작품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만 제 스스로는 킹샘 최고를 외칠만한 작품은 아니었던게지요.. 그러니까 저한테는 킹쌤이라는 스릴러 그랜드마스터님께서는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 어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넘어갑시다.. 일단 까고 시작하는겁니다.. ㅋ

 

  수많은 추천사 남발하시는 장르소설계에서는 현시대의 대들보같으신 분이시라 제가 막 이렇게 까다가는 킹쌤을 사랑하시는 수많은 독자분들에게 맞아죽을지도 모르는 형편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킹쌤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토머스 해리스의 작품류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뭐랄까요, 킹아저씨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인간의 심리적 묘사와 상황의 구체적이고 세세한 이미지 구축에 문장을 할애하시는 편이 많으시다는 개인적 편견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몇편의 초기 작품속에서 본 독후감으로는 읽는동안 뭔가 께름칙한 느낌의 천착된 공포의 딱지가 덕지덕지 감성에 묻어서 떨어지지 않는 그런 느낌이 생각보다 많이 싫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자극적이고 긴장감있는 스릴러적 감성을 사랑하면서도 슬그머니 고개를 쳐드는 그런 뭉퉁한 공포의 감정은 딱히 저에게 맞지 않을지도 모를 일인거지요.. 하여튼 그런 편견으로 인해 초기의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워낙 대단한 분이시라 집에 아끼다 똥된 킹쌤의 작품만해도 수십권이 되음직합니다만 여전히 쳐박혀있는거지요.. 그러다가 최신판으로다가 장편도 아닌 단편집이 나오니 살포시 읽어봐,하는 생각가 동시에 단편이니 읽다가 시르면 다시 책장 한켠으로 밀어버리면 돼,라는 편리한 생각을 하게 된거지요..

 

  어라, 근데 이 단편집 "해가 저문 이후"는 제가 생각했던 킹쌤의 느낌과는 사믓 다릅니다.. 뭐랄까요, 우리네 인생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그럴싸한 현실적 상상이 결부된 작품이라고 보면 될까요, 뭔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공포적 환상이 가득한 찝찝한 가득한 세계관이 피력된 그런 작품들이 아니라는거죠.. 예전의 환상적 공포를 선보이던 초기의 작품들과 인생의 본연의 드라마틱한 모습들을 보여주던 작품들이 하나로 뭉쳐진 인간세상속의 현실적 상황들을 내보이시는겁니다.. 그러니까 여태껏 제가 생각해 온 킹쌤의 편견은 저만치 밀려나버린거죠.. 일단은 재미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분량의 단편집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중 3편정도는 중편정도의 분량이기도 한데 무척이나 개인적으로는 모든 단편이 나름의 맛을 잘 가지고 있는 듯 하네요.. 이것은 좋더라, 저것은 영 아니더라로 분류하기도 애매한 다 재미있더라라고 평하는게 맞는 듯 싶습니다.. 일일히 설명드리기에는 부족함이 있구요.. 각 단편들의 설명은 혹시라도 관심이 있으셔서 보시고자 하시는 분들은 책의 뒷편에 선셋노트라고 명하고 킹쌤이 각 단편들의 구상이유와 내용적 측면을 노트로 기록해놓았습니다.. 이런 꼼꼼함이란, 저 개인적으로도 굳이 이런 단편의 설명이 필요하겠나 싶었는데 읽어보니 오히려 단편집 노트가 더 맛을 살려주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모든 작품을 읽고 노트를 보는게 좋겠죠.. 스포일러라는 똥을 뒤집어쓰기 싫다면 말이죠.

 

  다 재미지고 좋은 단편들인데 그래도 그중에서도 좀 더 좋고 재미진 작품을 고르라고 하신다면야, 몇 편됩니다.. 그중에서 가장 읽는 재미가 좋은 작품은 아무래도 킹쌤 특유의 묘사적 상황의 긴박감을 제대로 살린 "진저브래드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근데 우끼지 않습니까, 처음의 시작에 구구절절하고 몇초에 해당하는 시간에 대한 상황적 묘사나 공포적 심리의 감성들을 네다섯장씩 문장으로 이끌어내는 킹쌤의 스타일이 맞지 않다고 까댄지가 불과 몇 분전인데 말이죠.. 이것 참 이중적이고 지랄맞은 변덕이죠, 암요, 제 스스로도 우낍니다.. 그럴려니 하시구요.. 여하튼 그런 상황속에서 벌어지는 묘사들이 미치도록 빠져들게 합디다.. 아주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말이죠.. "지옥에서 온 고양이"라는 짤막한 단편도 아주 느낌이 상당히 좋더군요.. 근데 이 작품도 제가 처음에 까대던 킹쌤의 초기 스타일에 적합한 작품이라는거지요.. 섬뜩한 고양이의 모습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휴게소"라는 작품이 주는 현실적 공감대는 무척이나 좋더군요..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을 또 다른 나를 불러들여 해결해보는 역할론적 이중인격스러운 모습은 지대로 공감했습니다.. 하나더 말씀을 드리고 끝냅시다.. 단편집의 마지막편인 "아주 비좁은 곳"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제가 겪어본 탈출(?!)관련 픽션중 최고였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킹쌤의 묘사적 문장의 초능력이 똥통속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라고하면 오바일까요, 하여튼 정말 손에 똥을 실제로 쥐는 듯한 입체감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작품외에도 나머지 작품들도 상당히 재미지고 괜찮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실적 공감대속에 묻어나는 리얼리티와 환상들이 짜임새있게 잘 묶여있는 느낌을 받았거덩요.. 괜찮네요..

 

  자, 근데 이 독후감의 앞뒤의 아구가 제대로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느끼지시죠, 처음에는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의 작품과는 별로 맞지않는 이유로 그의 묘사들이 보여주는 끈끈한 공포감과 세세하고 꼼꼼하게 표현하는 상황적 의도가 지리한 책읽기로 이어지더라, 이러한 느낌이 단지 선입견일지라도 쉽게 다시 펼쳐보기가 어려웠고 그동안 멀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영화로는 많이 접했다.. 뭐 이런 이야기가 이 단편집을 읽어보니 그렇지가 않더라라고 했다가 구체적으로 들어가니 처음의 싫다고 했던 그런 묘사가 재미가 있고 읽는 즐거움을 주더라로 변해버린거죠.. 이유가 뭐든간에 전 변덕쟁이임에는 확실합니다.. 또 모르죠, 킹쌤의 장편들을 읽을 기회가 생기면 다시 그런 지리함을 느끼게 될지도.. 하지만 이 "해가 저문 이후"라는 단편선집만으로 두고볼때는 킹쌩이 그동안 남발한 추천사까지도 나름 용서가 가능합니다.. 앞으로 하실 추천사는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겠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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