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용골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전 판타지 소설류는 그다지 많이 읽지는 않습니다만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오질 못한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수십권에 달하는 국내 판타지소설의 분량도 만만찮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을 질질 끌어가는 형식이 딱히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특히 국내에서 출간된 수천편 이상의 판타지소설들의 스타일이 등장인물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전(!) 생각했답니다.. 물론 몇몇 판타지소설은 저에게 멋진 상상력을 펼쳐주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도긴개긴이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서양 판타지라고 딱히 조아라하면서 환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국내 판타지 장르소설계를 폄하하는지는 모르지만 일반적 서양 판타지의 개념과 국내 판타지의 비교는 그 구성 자체가 다르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그렇게 보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창작의 개념보다는 모방의 느낌이 더 들었던건 사실이니까요.. 근데 일본소설을 보는데 그것도 추리소설작가의 작품을 읽는데 뭔 판타지가 튀어나오냐고 하신다면 아시다시피 동양의 판타지의 중심은 아무래도 일본이라고 할 수있죠.. 쟤네들의 상상력은 아주 대단해서 아까 말씀드린 서양얘네들의 상상적 기반속에 다듬어진 판타지의 구성력에 전혀 꿀리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애니와 소설속의 판타지의 세계는 일반적인 상상력으로는 구현되기 어려운 구체적 설계가 이루어진 모델들이라는거죠... 그게 현실과 다른 이세계가 되었던 역사속의 우리세계가 되었든 아주 재미진 이야기를 펼쳐낼 공력을 잘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에 추리적 미스터리가 적절하게 가미가 되면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으로 탄생하지 않을까 싶은거죠.. 이거슨 뭐랄까, 일반적인 국내 작품들과는 다르게 획일적이지 않은 느낌이라고 하면 또 욕하실라나, 니가 판타지에 대해서 뭘 안다고 나불대?..라고 하면 합죽이가 됩시다.. 합! 

 

  넵, 전 판타지에 대해서 아는게 전혀 없는 사람이니 그러려니 하시구요, 아시잖아요, 원래 아는것도 없는 넘이 아는척 떠들어댄다는거,, 자 이 작품은 그런 판타지적 느낌을 가미한 본격미스터리작품으로 부르면 될 듯 싶네요..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의 최신작인 "부러진 용골"입니다.. 일단은 이런 구성과 중세라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판타지와 추리를 접목한 신선한 작품이라고 평을 하고 싶네요.. 두루두루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거죠.. 나쁘지 않습니다.. 적절한 전쟁신도 나오구요.. 상황적 배경의 참신한 느낌도 좋구요.. 무엇보다 판타지적 등장인물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풀어보는 추리의 세계도 즐겁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대로 전 판타지에 대한 재미를 크게 못느껴서 딱 거기까지만이네요.. 어쨌든 내용을 함 보시죠.

 

  찹찹한 느낌이 드는 잉글랜드 근해의 북해의 작은 섬인 솔론제도가 이 소설의 배경입니다.. 솔몬섬의 영주는 에일윈가이죠.. 로렌트 에일윈은 수십년동안 평온한 솔론섬을 통치하고 있는 영주입니다.. 하지만 이 섬은 저주받은 데인인과의 끝없는 전쟁이 이루어지는 섬이기도 합니다.. 로렌트가 영주가 되고 데인인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한 후 그동안 평온한 세월이 흘렀지만 뭔가 불길한 상황이 도래할 것임을 직감적으로 보여줍니다.. 시작과 동시에 영주관이 있는 작은 솔론의 보초를 서던 오래된 병사 에드위가 죽음을 당합니다.. 그리고 로렌트 영주는 용병들을 모으기 시작하죠.. 이 소설의 화자인 아미나 에일윈은 그런 전체적 상황과 느낌을 화자의 입장에서 독자들에게 전달해줍니다.. 시작과 함께 동방에서 온 기사와 그의 종사가 등장합니다.. 팔크 피츠존이라는 기사와 니콜라 바고라는 팔크의 종사이죠.. 이들은 암살기사를 찾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암살기사인 에드릭이 솔론제도에 침입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영주에게 위험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경고를 하기 위해서 로렌트 영주를 만나게 되고 또한 이들과 함께 용병으로 돈을 받고 전쟁을 치루는 용병단도 우연히 한자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로렌트의 작전실이죠.. 그리고 작전실에서 그날 저녁 로렌트 영주는 살해를 당합니다.. 일종의 밀실적 본격추리소설의 개념이 드디어 등장하게 되는거죠.. 이에 암살기사의 마법의 사주로 영주가 살해됨을 직감한 팔크와 그의 종사 니콜라는 작전실에 있었던 사람을 중심으로 탐정의 역할을 해나갑니다.. 암살기사의 사주를 받아 영주를 살해한 미니온을 찾는거죠.. 하지만 영주의 용병모집의 이유이기도 한 저주받은 데인인들의 전쟁이 언제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건은 쉽게 진실이 밝혀지진 않습니다.. 전쟁의 불길한 기운이 서서히 드러나고 영주를 살해한 범인은 자신들 속에서 칼을 숨기고 있는 상황에서 솔론은 벼랑끝에 선 모습처럼 위험해보이기만 합니다..

 

  판타지적 배경에 본격추리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단 등장인물들이 무척이나 판타지스러운거죠.. 저주받은 데인인들은 불사의 몸이고 탐정격인 팔크의 기사적 행위들도 마법과 판타지적 기법을 토대로 하고 있구요.. 용병들의 모습들도 중세시대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물론 판타지지만 런던과 잉글랜드라는 역사적 지명과 그 시대의 사자왕의 역사적 인물도 그대로 등장합니다.. 일종의 현실성을 부여하는거지요.. 실제로 솔론이라는 섬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있었던 것으로 보고 그 배경속에 본격 추리를 살포시 끼워넣은겁니다.. 딱 보시면 아하,라고 생각하실거라고 믿습니다.. 대중적 재미를 제대로 갖춘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판타지소설의 재미와 추리소설의 즐거움을 함께 만끽할 수있는 작품은 그렇게 많지 않을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전 판타지소설을 많이 안읽어서 잘모릅니다만 색다른 시도이니 일본쪽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겠죠.. 아님 말고

 

  근데 개인적으로는 밋밋했습니다.. 딱히 판타지라는 느낌도 배경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감흥이 와닿지 않았구요 본격적 추리의 맛도 똑똑하질 못한 저지만 쉽게 눈치를 챘습니다.. 물론 일종의 때려잡기의 겐또방식이긴 하지만 내가 이럴줄 알았다,라는 말이 그대로 나오더군요.. 전 그랬습니다.. 멍청하다가 한번씩 이런 추리가 가능한걸 보면 나름 추리소설을 읽는 보람이 생기곤 합니다.. 그렇다고 마지막 반전과 추리의 해설이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전 단순히 범인이 누구일까,라는 부분만 찾아냈지 그 범인이 왜,라는 부분은 전혀 이해하질 못했으니까요..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과 그들의 연관성들은 상당한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견해에서는 말이죠.. 하지만 전 판타지적 느낌도 별로였고 추리적 재미도 그다지 좋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제일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판타지적 중세시대의 상황적 구성이 저의 공감과 이어지질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난 이상하게 판타지는 적응이 잘 안돼, 나만 그렁가?.. 또한 추리적 구성의 진행과정 역시도 뭔가 조금은 헐거워보이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억지스럽기도 하구요.. 자꾸 아야츠지나 아리스가와의 추리진행과정과 비교가 되는 듯해서 더욱 헐렁해보이더라구요.. 나만 그렁가?

 

  딱히 재미없는 작품이 아닌데도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오랜시간동안 들고 있어 무척이나 많은 손때가 묻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요네자와 작가를 사랑하시고 일본 본격물을 애정하시고 판타지소설을 흠모하시는 많은 분들에게는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안겨줄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구요.. 이런 모든 장르적 즐거움을 대중적 취향에 잘 맞춘 작품이긴 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부러진 용골이라는 책 제목의 의미는 맨 마지막에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뜬금없다는 생각을 한 의미이고 제목입니다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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