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문 이후 밀리언셀러 클럽 126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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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를 처음으로 책으로 접한 것이 이십년 전 쯔음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때는 스테판 킹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그런 이름으로 불리우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제가 뭐라 했습니까, 20년전이라니까요.. 지금도 기억합니다.. 막 일병 휴가를 나왔다가  귀대하기까지 시간이 남아 동두천 서점에서 시간 죽이고 있는데 문득 두텁한 책이 눈에 띄더군요.. 그때 마침 우연히 양들의 침묵이라는 대단한 작품을 접하면서 충격을 먹음과 동시에 전편인 레드 드래곤이라는 미칠 듯 즐거운 스릴러에 푸욱 빠져있던 시기였거덩요.. 하여튼 그때 우연히 발견한 작품이 바로 스티븐 킹의 "잇"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1편을 읽는내내 불편한 느낌이 자꾸 들고 토머스 해리스의 작품과는 뭔가 다른 공포적 감성이 딱히 저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옷은 입은 것처럼 어색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읽지 못해 내팽개쳐버린거죠.. 그뒤로도 그렇게 킹쌤의 작품을 가까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원작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등이 더 쉽게 다가왔죠.. 그러니까 소설보다 영화가 더 많습니다.. 그만큼 대부분의 작품들이 영화화가 된거죠.. 수십편은 됨직하네요.. 그죠, 제일 유명한 작품이 아마도 "쇼생크 탈출"일테구요.. 많은 공포영화 걸작중에서도 킹쌤의 작품은 유독 두드러집니다.. "캐리"의 충격도 만만찮고 말이죠.. "샤이닝"의 니콜슨 아재의 광기는 지금도 섬짓하네요.. 근데 소설은 왜 일케 저와 가까워지지 못한걸까요, 물론 "그린마일"을 비롯한 몇 작품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만 제 스스로는 킹샘 최고를 외칠만한 작품은 아니었던게지요.. 그러니까 저한테는 킹쌤이라는 스릴러 그랜드마스터님께서는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 어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넘어갑시다.. 일단 까고 시작하는겁니다.. ㅋ

 

  수많은 추천사 남발하시는 장르소설계에서는 현시대의 대들보같으신 분이시라 제가 막 이렇게 까다가는 킹쌤을 사랑하시는 수많은 독자분들에게 맞아죽을지도 모르는 형편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킹쌤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토머스 해리스의 작품류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뭐랄까요, 킹아저씨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인간의 심리적 묘사와 상황의 구체적이고 세세한 이미지 구축에 문장을 할애하시는 편이 많으시다는 개인적 편견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몇편의 초기 작품속에서 본 독후감으로는 읽는동안 뭔가 께름칙한 느낌의 천착된 공포의 딱지가 덕지덕지 감성에 묻어서 떨어지지 않는 그런 느낌이 생각보다 많이 싫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자극적이고 긴장감있는 스릴러적 감성을 사랑하면서도 슬그머니 고개를 쳐드는 그런 뭉퉁한 공포의 감정은 딱히 저에게 맞지 않을지도 모를 일인거지요.. 하여튼 그런 편견으로 인해 초기의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워낙 대단한 분이시라 집에 아끼다 똥된 킹쌤의 작품만해도 수십권이 되음직합니다만 여전히 쳐박혀있는거지요.. 그러다가 최신판으로다가 장편도 아닌 단편집이 나오니 살포시 읽어봐,하는 생각가 동시에 단편이니 읽다가 시르면 다시 책장 한켠으로 밀어버리면 돼,라는 편리한 생각을 하게 된거지요..

 

  어라, 근데 이 단편집 "해가 저문 이후"는 제가 생각했던 킹쌤의 느낌과는 사믓 다릅니다.. 뭐랄까요, 우리네 인생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그럴싸한 현실적 상상이 결부된 작품이라고 보면 될까요, 뭔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공포적 환상이 가득한 찝찝한 가득한 세계관이 피력된 그런 작품들이 아니라는거죠.. 예전의 환상적 공포를 선보이던 초기의 작품들과 인생의 본연의 드라마틱한 모습들을 보여주던 작품들이 하나로 뭉쳐진 인간세상속의 현실적 상황들을 내보이시는겁니다.. 그러니까 여태껏 제가 생각해 온 킹쌤의 편견은 저만치 밀려나버린거죠.. 일단은 재미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분량의 단편집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중 3편정도는 중편정도의 분량이기도 한데 무척이나 개인적으로는 모든 단편이 나름의 맛을 잘 가지고 있는 듯 하네요.. 이것은 좋더라, 저것은 영 아니더라로 분류하기도 애매한 다 재미있더라라고 평하는게 맞는 듯 싶습니다.. 일일히 설명드리기에는 부족함이 있구요.. 각 단편들의 설명은 혹시라도 관심이 있으셔서 보시고자 하시는 분들은 책의 뒷편에 선셋노트라고 명하고 킹쌤이 각 단편들의 구상이유와 내용적 측면을 노트로 기록해놓았습니다.. 이런 꼼꼼함이란, 저 개인적으로도 굳이 이런 단편의 설명이 필요하겠나 싶었는데 읽어보니 오히려 단편집 노트가 더 맛을 살려주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모든 작품을 읽고 노트를 보는게 좋겠죠.. 스포일러라는 똥을 뒤집어쓰기 싫다면 말이죠.

 

  다 재미지고 좋은 단편들인데 그래도 그중에서도 좀 더 좋고 재미진 작품을 고르라고 하신다면야, 몇 편됩니다.. 그중에서 가장 읽는 재미가 좋은 작품은 아무래도 킹쌤 특유의 묘사적 상황의 긴박감을 제대로 살린 "진저브래드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근데 우끼지 않습니까, 처음의 시작에 구구절절하고 몇초에 해당하는 시간에 대한 상황적 묘사나 공포적 심리의 감성들을 네다섯장씩 문장으로 이끌어내는 킹쌤의 스타일이 맞지 않다고 까댄지가 불과 몇 분전인데 말이죠.. 이것 참 이중적이고 지랄맞은 변덕이죠, 암요, 제 스스로도 우낍니다.. 그럴려니 하시구요.. 여하튼 그런 상황속에서 벌어지는 묘사들이 미치도록 빠져들게 합디다.. 아주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말이죠.. "지옥에서 온 고양이"라는 짤막한 단편도 아주 느낌이 상당히 좋더군요.. 근데 이 작품도 제가 처음에 까대던 킹쌤의 초기 스타일에 적합한 작품이라는거지요.. 섬뜩한 고양이의 모습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휴게소"라는 작품이 주는 현실적 공감대는 무척이나 좋더군요..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을 또 다른 나를 불러들여 해결해보는 역할론적 이중인격스러운 모습은 지대로 공감했습니다.. 하나더 말씀을 드리고 끝냅시다.. 단편집의 마지막편인 "아주 비좁은 곳"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제가 겪어본 탈출(?!)관련 픽션중 최고였다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킹쌤의 묘사적 문장의 초능력이 똥통속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라고하면 오바일까요, 하여튼 정말 손에 똥을 실제로 쥐는 듯한 입체감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작품외에도 나머지 작품들도 상당히 재미지고 괜찮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실적 공감대속에 묻어나는 리얼리티와 환상들이 짜임새있게 잘 묶여있는 느낌을 받았거덩요.. 괜찮네요..

 

  자, 근데 이 독후감의 앞뒤의 아구가 제대로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느끼지시죠, 처음에는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의 작품과는 별로 맞지않는 이유로 그의 묘사들이 보여주는 끈끈한 공포감과 세세하고 꼼꼼하게 표현하는 상황적 의도가 지리한 책읽기로 이어지더라, 이러한 느낌이 단지 선입견일지라도 쉽게 다시 펼쳐보기가 어려웠고 그동안 멀리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영화로는 많이 접했다.. 뭐 이런 이야기가 이 단편집을 읽어보니 그렇지가 않더라라고 했다가 구체적으로 들어가니 처음의 싫다고 했던 그런 묘사가 재미가 있고 읽는 즐거움을 주더라로 변해버린거죠.. 이유가 뭐든간에 전 변덕쟁이임에는 확실합니다.. 또 모르죠, 킹쌤의 장편들을 읽을 기회가 생기면 다시 그런 지리함을 느끼게 될지도.. 하지만 이 "해가 저문 이후"라는 단편선집만으로 두고볼때는 킹쌩이 그동안 남발한 추천사까지도 나름 용서가 가능합니다.. 앞으로 하실 추천사는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겠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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