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할 수 없는 모중석 스릴러 클럽 30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주말에 아이와 함께 유치원에서 주최하는 아빠에게 군대시절 유격훈련보다 한 열배정도 지독한 고통을 선사한다는 아빠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물론 가기 전까지 그런 생각을 하고 갔다는거지요.. 조금이나마 주말에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마는 집에선들 제가 제대로 쉴 수 있겠나 싶어 돌아서 눈물짓고 아이의 눈앞에서는 기대되는냥 이중적 아빠의 전형을 따라서 캠프를 떠났습니다.. 뭔말을 할려고 하냐믄 말이죠, 밤 늦게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아빠들의 모임 - 끝나고나니 소주가 40병이 넘더군요 -에서 이런저런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랬습니다..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데 잘 키우는건가하는 그런 이야기들이죠.. 아빠들이라 그렇게 큰 관심이 없을꺼라 예상했는데 아니더군요,, 무한한 애정으로 아이를 보듬는 아빠의 모습들을 봤습니다.. 그러면서 한잔씩 들이키고 시간이 지날수록 앞으로의 아이들이 인생과 현실속 사회의 부조리까지 등장을 하게 되더군요.. 무서운 세상, 아이들을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없는 세상,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구속하지 않으면 어느순간 일반적 흐름에서 어긋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강박관념등..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모임을 끝내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니 해가 뜨더군요.. 야영장의 아침은 춥습니다.. 아이들은 일찍 깨죠.. 텐트 속으로 살째기 숨어드는 아빠에게 아이는 다시금 밖으로 몰아냅니다.. 그렇게 밤새고 또 힘들게 하루를 맞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마추는 캠프를 진행하면서 아빠들의 위대함과 건강함(!!)을 새삼 느꼈고 그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부모의 고민을 공유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고 샤워를 한 후 전 기절했습니다.. 여전히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거죠...

 

  "그 빨간색 문을 열면 내 인생이 끝장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용서할 수 없는"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할런 코벤이라는 작가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른바 코벤 스타일인게죠.. 영미스릴러 작가중에서 상당한 입지를 가진 작가님이시고 일반적인 현실적 스릴러의 주민생활반전서스펜스스릴러미스터리의 대가라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대체적으로 우리네 인생살이의 이웃에게서 일반적으로 벌어질 수 있는 그런 스릴러틱한 감성으로 작품을 만드시는데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십니다.. 물론 재미는 보장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려야겠죠.. 하지만 오랫동안 고수해오시는 스타일이 코벤만의 모습이라면 자꾸 보면 지겨워지는 부작용도 감수를 해야되는데 말이죠.. 국내 출간작으로 전작인 "아들의 방"에서부터 이 지겨워지는 부작용에 대한 피드백을 하셨는지 사뭇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봤는데.. 그게 이 작품 "용서할 수 없는"에 와서는 제가 처음 만나본 코벤형님의 스타일에 보다 더 가깝게 다가간 듯 하더군요.. 특히 코벤의 마이런 볼리타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들의 경쾌함과 딱딱 끊어지는 재미는 더이상 국내에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볼리타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게 해줍디다.. 그리고 록우드 3세의 모습도 크나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줄거리를 빼먹었네요, 댄 머서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상당히 좋은 사람처럼 보여집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소아성애자라는 함정에 빠져버리죠.. 저 위의 빨간문을 여는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르포형식으로 진행하는 소아성애 범죄자 추적에 걸려든겁니다.. 하지만 댄 머서는 극구 부인을 하죠.. 이 프로그램의 리포터인 웬디는 그런 머서의 모습이 더 치졸해보입니다만 재판청구소송에서 댄 머서는 증거부족으로 무죄로 풀려납니다.. 그리곤 웬디에게 전화를 걸죠.. 자신이 무죄인 사실을 증명해보일려고 합니다.. 하지만 소아성애자로 낙인이 찍혀버린 머서는 자신의 아이에게 성희롱을 저지른것으로 아는 에드 그레이슨이라는 인물에게 웬디가 보는 자리에서 살해되어버립니다.. 하지만 그레이슨은 마스크를 쓰고 자신의 모든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은 상태이죠.. 웬디는 단지 추정만 할 뿐입니다.. 이제부터 사건이 시작됩니다.. 댄 머서는 그렇게 소아성애자로서 낙인이 찍힌 채 죽어버린거죠.. 그런데 과연 머서가 소아성애자였을까요, 그리고 같은 지역에서 이 사건과 맞물려 여자아이의 실종사건이 발생합니다.. 물론 머서와는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헤일리는 여고 졸업반입니다.. 그리고 두달 넘게 나타나질 않죠.. 각기 다른 사건인것처럼 보이던 두개의 사건이 어느순간 하나로 뭉쳐집니다.. 죽은 머서의 호텔방에서 실종된 헤일리의 아이폰이 발견되면서 비로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라는 의문점을 중심으로 사건은 미친듯이 흘러갑니다.. 웬디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죽음을 당한 댄 머서의 과거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진실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조금씩 드러나는 과거의 모습속에서 보여지는 현실과 다른 진실이 숨어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거죠.. 헤일리의 사건도 이와 맞물려 흘러가지만 언제 코벤의 소설속에서는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마지막 책을 덮는 그순간까지 단정하면 바보됩니다.. 숨가쁘게 보여지는 진실들이 까면 깔수록 새롭게 드러나는 멋진 미스터리 스릴러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멋진 작품이라고 전 생각되어지네요.. 이그시 진정한 코벤스똬일~

 

  이 작품의 장점은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진실이 끊임없이 새롭게 드러나는 상황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데 있는데 말이죠..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은 문장의 끊어짐이 간결하고 깔끔하게 질질 끌고 나가는 느낌이 없어서 가장 좋습니다.. 굳이 상황적 묘사나 심리적 느낌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설명하고 이해시킬려고 들지 않는다는거죠.. 그냥 사건을 상황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정보를 주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그 상황적 이해를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찾으신 듯 하더군요.. 물론 사건의 연결적 구도의 인물들의 꼬임에 집착하시고 반전을 일궈내는 코벤스타일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너무 많이 꼬으고 일반적인 구도의 정형화된 스릴러로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코벤형님에게서 본연의 볼리타적 문장력을 선보여주시는 듯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좋았다는겁니다.. 톡톡 튀는 대사와 현실적 대화들의 유머스러운 반문들도 괜찮았구요.. 주변 인물들이 엮어내는 상황적 진행 역시 무겁게만 흘러가지 않게 가볍지만 헐겁지 않게 제대로 만들어낸 듯 해서 전 좋았습니다. 물론 그 인물들의 역할은 작품 곳곳에 스포일러로 깔려있다는 점도 절대 무시못하죠.. 한번 더 말씀을 드리면 책을 덮는 그순간까지 단정짓지 마시기 바랍니다.. 전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겨두고 단정지었더랬습니다.. 상당히 재미는 있는데 마지막이 좀 싱거웠어.. 짠 맛에 적응된 내 입맛에는 조금 섭섭한데, 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건 말씀드린대로 바보짓이었다는 점만 알려드리겠습니다..

 

  국내에서 할런 코벤은 시리즈보다는 단행본으로 많이 만나는 작가님이십니다.. 첫 데뷔는 아마도 찾아보진 않았지만 마이런 볼리타라는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탐정시리즈가 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그 뒤로 꾸준히 단행본을 출시하시면서 국내 독자분들의 사랑을 받고 계십니다.. 코벤 스타일은 독자들의 입맛에 잘 맞습니다.. 허기질 때 코벤만한 만찬도 없죠.. 자극적 스릴러로 보이지만 절대적으로 비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내용적 스릴러를 중심으로 독자들을 소설속의 이웃들에게 초대하는거죠.. 코벤이 보여주는 스릴러는 일반적인 우리네 인생입니다.. 누가나가 어느시점에 어떻게해서 한순간에 벌어진 어긋남이 또다른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공감적 세상을 다루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여태껏 읽어본 할런 코벤의 작품은 상당히 재미났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코벤만의 스타일이 지겨워지기 시작했더랬죠.. 그러다가 요즘들어 그런 지겨움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번 "용서할 수 없는"에서는 전혀 지겨움이 없었습니다.. 상당히 두껍고 많은 분량이라고 미리 짐작하고 중간에 또 약간 지겹겠군했는데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깝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종이를 낭비하질 않습니다.. 읽어보시면 아실겝니다.. 제가 본 코벤 소설중에서 가장 재미진 작품중 하나입니다.. 물론 내 취향으로 봤을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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