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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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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에는 아파트들도 단지들이 따닥따닥 붙어서 앞집, 옆집이 어떻게 사는지 알려고만 한다면 쉽게 파악이 가능한 실정이 아닌가 싶네요..특히나 한 여름에 창문들이 활짝 열린체로 부부싸움이라도 할라치믄 상당히 남사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개인의 사생활이라는게 제일 중요한 세상이 되었지만 그 어느시대보다 사생활이 침해되고 쉽게 내보여지는 시대이기도 하다는 이 불편한 진실, 도대체 왜이러는걸까요.. 전 잘 몰랐습니다만 사생팬이라는것도 있더구만요.. 한 팬이 미치도록 애정하는 아이돌의 모든 것을 스토커의 범주로 다가서는거라는 말을 합디다.. 이런건 범죄죠, 하지만 알게 모르게 일반인들에게 행해지는 스토커적 의미는 여전히 범죄적 측면에서 무덤덤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만 분명 우리의 주변에 일반인들을 스토커하고 그들을 파멸시킬지도 모를 소시오패스들이 흔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쉽게 드러나지 않을뿐.. 앞동 아줌마가 밤마다 날 엿보고 있는건 아닌지 의심타아.. 팬티 갈아입을때 조심해야거따능... 아님 말고.

 

    "알렉스"라는 국내 첫 데뷔작을 읽은 저로서는 이 피에르 르메트르라는 작가의 느낌이 무척이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더랬죠.. 말그대로 충격적 반전의 묘미가 가득담긴 작품이어서 향후 출시될 피에르 작가의 작품을 눈여겨보겠다고 했었더랬습니다..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방식이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심리적 접근이나 긴장적 스릴러감이 아주 맛나게 차려진 작품이어서 나름 개인적 칭찬을 많이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피에르 작가의 단행본이 나왔네요..전 카미유 베르호벤시리즈가 나올줄 알았는데 흠,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라는 단행본이 먼저 선보여주는군요.. 제목부터가 뭔가 뉘앙스가 장난이 아니죠, 남자가 입은 웨딩드레스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국내작 제목이 원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알렉스"와 이 작품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나 무척이나 반전스러우면서도 적당한 제목이라는 생각을 하지 아니할 수 없지 않겠는가 싶네요.. 마지막 책을 덮고 나면 참말로,라는 감탄사가 안나올 수가 없는 입장이구만요.. 좋으네요.. 일단 제목에서는 몇뽀인트 먹고 들어갑니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여성입니다.. 소피 뒤게라는 여성이죠.. 근데 이 여성분이 상당한 정신병 비스므리한 증세를 앓고 있습니다.. 우울증의 도가 지나치고 심지어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기억을 하지못하는 부분기억의 상실까지 가진 여성입니다.. 시작은 한 아이의 보모로서 살아가는 소피의 모습이 나옵니다.. 과거에 뭔가 아픔이 있어보이고 심리적 극단성과 나약함이 동시에 보이면서 신경적 예민함을 독자에게 대강 짐작하라는 듯이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이를 잘 돌보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나름 만족을 하고 살고 있죠.. 하지만 아이가 때를 쓰고 고집을 부리면서 소피는 갑자기 터져나온 아이에 대한 분노에 따귀를 때리는 일이 발생하고 그대로 자신의 아픔과 함께 허물어진 소피는 아이의 집에서 잠을 자게 됩니다.. 그리고 아침에 깨어났을때 아이가 자신의 등산화 끈으로 목이 졸려 살해된 사실을 알게되죠.. 하지만 소피는 기억이 없습니다.. 이제부터 소피의 도망이 시작됩니다.. 자신도 알지 못한체 살인을 저지른 소피는 자신이 가진 모든 돈을 인출해 도망을 치려고 합니다.. 과연 그녀는 이 모든 현실속에서 도망을 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뒤이어 벌어지는 진실들 속에서는 충격적인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소피가 보여주는 극단적 심약한 정신상태에서 드러나는 진실과 그녀의 과거는, 그리고 앞으로 그녀에게 주어진 삶의 미래는, 과연 독자들은 그녀의 진실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이토록 멋진 반전에 반전을 보여주는 작가들은 사실 좀 드물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반적인 본격추리소설들 속에서 생각의 차원을 달리하는 이런 저런 억지스러운 반전들이나 상황적 미스디렉션과는 또 다르네요.. 독자의 흥미나 눈길을 다른쪽으로 돌리면서 숨겨진 반전을 아차 눈치채지 못한 부분을 무릎을 탁치며 왜 이걸 몰랐지,라는 감탄사를 내보이는 그런 반전이 아닙니다.. 사건의 연결과 문장의 구성이나 심리적 연관성이 당연히 그러함을 보여주면서 펼쳐내는 반전이라서 더욱 충격적이라는거지요.. 이 주인공이 이렇게 하게 된 경위와 이면의 진실을 반전이라는 구성으로 보여주는데 아주 실감나면서 재미진 스릴러의 공식을 맛깔스럽게 문장으로 이야기로 보여줍니다.. 심리적 서스펜스의 묘사는 말할 것도 없구요.. 참 재미지네요..

 

    역시나 몇 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알렉스때에 비슷한 구성으로 짜여져 있긴합니다.. 각 장마다 충격적 반전을 선보여주죠.. 그게 어떠한 진실인지는 읽어보지 않으면 도저히 파악이 안되는 그런 멋진 이야기적 구성의 반전들입니다.. 순간순간 이루어지는 가벼운 반전들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자극적으로 깊은 인식적 생채기를 심어주는 장르적 재미가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말그대로 피에르 르매트르 작가의 작품에서는 모든 이야기에는 그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공식에 충실한데 그 이유라는게 독자들에게 혹할만한 반전적 충격이라는겁니다.. 솔직히 알렉스만큼의 재미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이 작품 "그남자의 웨딩드레스"를 먼저 읽었더라면 역시나 제가 알렉스에서 칭찬한 재미가 그대로 담겨있다고 했지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뒤부분의 내용들의 단락적 끊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주인공들의 시점의 처리가 번갈아가는 부분이 하나의 연결처럼 이루어져있어서 조금 헷갈리게 하는 경향이 없지않았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진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물론 집중하면 별문제가 없긴 합니다만 전 제 주변이 시끄러운 삶이라 조금 헷갈렸습니다..

 

    상당히 영화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스릴러소설입니다.. 심리적 서스펜스도 아주 자극적이면서 극단적 압박감을 독자들에게 잘 전달해주구요.. 하지만 분명한건 이 작품을 영화로 옮겼을때 소설속의 그 느낌만큼 제대로 살려내기란 쉽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래도 소설이 더 구체적이고 이해도를 높여주는 고리가 잘 조립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이 작품이 영화화가 되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이 작품속의 구성만큼 따라가줄지는 의문스럽군요.. 피에르 르메트르 작가의 능력이 과히 기대되는 바입니다.. 향후 출시된 작품들의 구성이나 감성들도 아마 이런 류의 즐거움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알렉스"나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의 느낌은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습니다.. 좋네요.. 근데, 아무래도 이 책을 먼저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건 왜일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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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1
구사카베 요 지음, 박상곤 옮김 / 학고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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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 제약업에서  영업을 하고 있을때 의약분업이라는 국가적 제도가 시행되었습니다.. 그당시로는 아주 획기적인 의료시스템의 변화였던거죠.. 쉽게 말해서 의약분업이 이루어지기전에는 약의 조제가 병원에서도 가능하였던거구요.. 분업후에는 약국에 처방전을 가지고 가면 조제된 약을 받는 선진국형 의료시스템인거지요.. 환자들은 자신에게 처방되는 약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신뢰 가능한 의료시스템이어서 의사들의 경제적 기반이 상당히 줄어들게 되었지만 의료질의 향상과 올바른 의료행위를 위해서는 당연히 이루어져야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유수의 독자적 오리지널 약품을 판매하는 몇몇의 제약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국내 제약회사의 형태는 신제품을 개발한 약품을 카피하여 판매하는 제네릭회사가 대부분이었고 이런 카피된 약품들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할 수 밖에 없었구요.. 보험수가가 적을 수밖에 없는 국내 의료보험의 특성상 국내 의사의 진료와 조제의 입장에서도 보험수가가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있는 제네릭을 선호할 수 밖에 없었을겁니다.. 물론 가격대비 로비적 리베이트등도 상당했을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이야기였겠죠.. 물론 의약분업이 이루어지고 나서도 이러한 제약업계와 의료계의 불법적 리베이트와 제네릭의 사용으로 인한 상호간의 연관관계는 크게 변화되어지질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까지는 말이죠.. 이제는 10년이 지나 상당한 정착단계에서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약제의 선호에 대해 상당한 국민적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졌고 제네릭이라는 카피 약품들의 안전성과 약품의 동등성 실험등으로 많은 약품들이 퇴출 또는 약가 인하가 되어지고 있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어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의사들이 행하는 의료의 질과 향상에 준하는 보험의 수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의료보험의 재정은 날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불법적 리베이트가 범죄적 행위로 수많은 제약회사의 퇴출과 벌금형등의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근본 정책이 모래위에 지어진 성일진데 아무리 깃발을 꽂아본들 굳건해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군요, 여기까지가 전직 제약회사 직원의 쓰잘데기없는 이작품의 독후감이었습니다.. 그럼 책 이야기합시다..

 

    된장맛의 서론이 너무 길었다구요, 그렇습니다.. 길어도 우짤 수 없습니다.. 나름 제약업계에서 약밥 좀 먹었다고 떠들었다고 생각하시고 책으로 넘어가면요, 이 책은 제가 위에 말씀드린 그런 내용과도 별반 다르지 않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야기의 전면에는 안락사라는 아주 위험한 딜레마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의료시스템의 꼼수가 중점적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죠.. 제목이 "신의 손"입니다.. 이 제목의 의미인즉슨 안락사를 주도하는 의사의 손은 죽음을 원하는 고통받는 환자의 삶을 끝내주고 평안의 죽음을 만들어주는 신과도 같은 존재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죠.. 그들의 손으로 삶의 희망이 사라진체 죽음만을 기다리는 중에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견뎌나가는 환자들의 생명을 앗아가는거니까요..

 

    처음 시작도 그런 상황이 나옵니다.. 시라카와라는 외과의는 항문암으로 고생하고 죽음을 눈앞에 둔 스물한살의 후루바야시 쇼타로라는 환자에게 현실에서 고통으로 자신을 비롯한 간호를 하는 가족까지 비참하게 만드는 고통스런 삶을 끝내줍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이루어지죠.. 환자의 어머니인 야스요는 아들의 삶에 변변한 역할 한번 제대로 하지못한 매정한 어머니였지만 사후에 자신의 입지와 사회적 여론을 몰아서 시라카와의 안락사의 행위를 범죄로 만듭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안락사가 법으로 제정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시라카와는 경찰조사를 받고 자신의 행위를 시인하고 안락사에 대한 범죄로 검찰에 소환되지만 검찰에서는 모든것을 덮어버리고 맙니다.. 알 수 없는 윗선에서의 지시로 인해 시리카와의 사건은 흐지부지 끝이 나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시라카와의 안락사의 행위는 하나의 기초점이 되고 일본내 안락사의 법안 제정과 반대 저지의 의료적 행위에 대한 찬반논쟁에 불을 붙이게 됩니다.. 안락사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JAMA라는 새롭게 형성된 의사단체에서 광범위한 로비활동을 만들어나가고 있으며 아들의 죽음에서 비롯한 안락사 반대의 입장에서의 야스요와 더불어 오쓰카등의 저지련 단체에서는 안락사의 법 제정으로 벌어질 향후의 문제점과 상황에 대한 반대적 주장을 하게됩니다.. 과연 이 모든 의료적 반대와 의료협회등의 정치적 로비의 활동과 의사들의 상황적 조치들의 입장은 어떻게 변화되어 나가게 될까요, 뒤로 갈수록 생각치도 못한 불신과 배신과 알력과 음모가 벌어지고 권력의 중심에 놓인 의료인들의 행동들은 그들에게 어쩔 수 없이 몸을 맡겨야하는 환자들을 볼모로 극악의 행동도 서슴치않고 자신들의 주장을 만들어나갑니다.. 그리고 이들의 모습속에 숨어든 제약업계의 이익적 계산들도 병든 의료의 시스템을 그대로 드러내죠..

 

   상당히 긴 호흡으로 이끌어가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안락사와 관련된 의학적 미스터리를 다룬 작품이 아니라 안락사를 기점으로 벌어지는 의학계 내부의 조직적 시스템의 변화와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음모와 의료계 내부의 배신과 알력과 불신등의 내부적 불법적 거래와 음모등도 아주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만들어가는 의료정책의 행위와 안락사에 대한 내용은 현실과는 다른 허구적 모습이지만(아직 안락사가 법으로 제정되지 않은 듯) 당근 현실에 기반을 둔 상상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상당히 과하고 급진적인 의료적 시스템의 극단성을 일종의 미스터리의 형식을 빌어서 보여주고는 있습니다만 너무 질질 끌어가는 경향을 따라가기가 많이 불편했습니다.. 딱 반으로 줄이면 정말 재미진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아님 상황적 반전이나 내용적 전개의 방식을 어지럽히지 말고 하나의 화자를 중심으로 끈기있게 이끌어나갔다면 또 지긋한 재미를 줄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싶기도한데 수시로 바뀌는 화자의 상황이나 주인공으로 내세운 인물의 역할적 의도와 상황적 연결이 딱히 매력적이지 않았구요.. 무엇보다 니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의료시스템의 급진적 개혁에 대한 전반적 내용들과 그들의 행위와 음모와 꼼수들이 정말 재미없고 짜증스러운 면이 있었다는거죠..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꼼수는 한 두번이면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굴 바보로 아나,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많이 끌고 나가더군요..

 

    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주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처음의 안락사와 관련된 주제로 끝까지 이끌고 나가는 방식이었다면 미스터리적 즐거움과 사회적 비판까지 제대로 안겨줄 수 있었을텐데 작가의 경력에서 보듯이 의학적 할 말이 워낙 많으셨나봅니다.. 저 역시 전직 약업계 종사자이니 서두를 쓰잘데기없이 길게 적은것과 별반 다르지 않겠지요.. 하지만 전 아마추어고 작가님은 프로이시니 분명한건 너무 길게 끌었다는겁니다.. 딱 반 정도로 깔끔하게 줄었다면 상당한 재미의 의학적 미스터리를 만들어내셨을꺼라고 전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길게 끌어서 그럴지는 몰라도  처음 제가 생각했던 의학적 미스터리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종의 사회적 딜레마를 다룬 사회파적 다큐소설정도로 해석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소설속 의료계의 인물들을 움직이는 선생이라는 존재의 미스터리가 전반적으로 호기심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미스터리 장르라고 칭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재미는 있습니다.. 상당히 긴 분량임에도 작품속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음모와 배신등의 꼼수적 방법들과 행위들의 모습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번복된다는 점과 눈에 거슬릴 정도로 파악이 잘된다는 점만 제외하고는 말이죠..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에 적합한 주제를 가지고 의료계에 행해지는 불법적 타락과 이기적 권력의 욕망을  다룬점 역시 나쁘진 않습니다.. 그게 너무 길게 이어졌다는 점만 제외하고는 말이죠.. 작품을 구성하는 인물들의 성향과 작품의 주제에 걸맞는 역할론적 의도 역시 나쁘진 않습니다.. 근데 주인공으로 보여지는 인물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띤다는 점만 제외하고는 말이죠.. 이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짧았으면 상당히 좋은 작품이 될 수도 있었는데 너무 보여주고 싶었던게 많았던게 흠이 아닌가 싶네요.. 그점이 무척이나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제가 제약업계에 있어봐서 독서에 오히려 독이 되었는지, 약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건 내용에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도는 남들보다 나았다는 점입니다.. 그게 뭐야, 좋고 싫음을 정확히 해라고 하시면 전 메롱,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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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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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여성은 강합니다 또는 무섭습니다.. 저에게는 세상에 중심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입니다.. 늘 모든 중심은 남성위주로 흘러가는 세상이지만 여성이 중심을 잡지 않으면 남성은 바로 서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늘 여성은 핍박당하고 무시당하고 배제되는게 현실이기도 하죠, 심지어 흔히들 보여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대체적으로 우승자들은 남성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런 남성을 만들어내는 여성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죠.. 늘 그렇듯 시대가 어려워지거나 가정이 어려움에 처하면 많은 여성분들이 가족을 꾸려나가는 모습들을 많이 봅니다.. 여성들의 힘이죠.. 남성들은 잘 지쳐합니다.. 포기하기가 쉽죠.. 나름의 자존심이고 나름의 남자라는 호기를 끝까지 저버리지 못해 생기는 좌절일 수도 있을겁니다.. 남자들은 여성을 잘 배신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많죠.. 그래서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닐겝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그냥 제가 보아온 남성과 여성의 주관적 관점인거죠.. 반대인 경우도 허다할터이니 편견이 어떠니 선입견이 저떠니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특히나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사회상과 남성위주의 삶에서 여성 혼자서 꾸려나가야되는 삶이 지배적인 일본의 전후세대에는 이런 사회적 경향이 상당히 중요했을겁니다.. 제가 읽은 마쓰모토 세이초할배의 첫 단편집도 이런 시대의 사회를 배경으로 나온 작품이니 바탕에 깔리는 내용은 대체적으로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린 이런 작품들을 사회파소설이라고 부르는거죠.. 아닌가,

 

    이제는 장르소설이나 일본 미스터리소설을 접하는 국내독자에게도 "마쓰모토 세이초"라는 분은 대체적으로 유명한 일본문학가로서 자리매김을 한 느낌입니다.. 사실 얼마전까지만해도 국내 일반 대중독자들에게는 이런 분이 계셨는지조차 제대로 모르는 현실이었지만 일본 장르소설뿐만 아니라 근.현대소설에 있어서 가장 유명한 작가님중의 한분임을 알게된데에는 몇몇 출판사의 공이 크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일단 감사를 드립니다.. 뭐 소개를 시켜줘도 별반 재미가 없는 작품들이라면 굳이 고마워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참 좋으네요.. 이 할배의 작품속의 내용들이 만만찮은 내공을 가지셨다는 사실과 읽는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돌아가신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더군요.. 데뷔하신 시기도 40세가 넘어서 등단을 하셨으니 돌아가실때까지 얼마나 작품을 쓰셨겠습니까만 아무래도 이 할배님께서는 글쓰는 초능력이 있으신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단,중,장편을 모두 합쳐 천권이 넘는 작품을 쓰셨다니 뭐 거의 돌아가실때까지 일년에 평균 20권 내외를 집필하신거랍니다.. 대단하신 고 세이초옹이시라능.. 그런 그의 처음 작품을 집필하시는 시기에 만들어진 단편집들을 모아온 작품이 바로바로 "잠복"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출시된 이 단편집입니다.. 아마도 시기는 50년대 초반과 전후 일본사회의 시대상을 배경으로 사회적 딜레마와 추리적 개념을 복합적으로 다룬 사회파소설의 느낌을 잘 담고 있는 듯 합니다..

 

    총 8편의 중.단편을 담고 있는데 말이죠.. 대체적으로는 남녀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치정과 배신과 불륜을 다루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시대적으로 전후의 일본사회의 삶을 있는 그대로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나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과 가족관계의 파탄과 전후의 남성의 시대적 고립과 소통의 부재등에서 오는 욕망적 범죄와 이기적 탐욕을 많이 다루고 있죠.. 이런거 재미집니다.. 잘 읽히죠.. 예나 지금이나 이런 치정에 얽힌 범죄는 늘 미스터리한 호기심을 자극하니 말이죠.. 또한 짧지만 마지막에 드러나는 즐거운 반전적 재미도 만만찮습니다..

 

    초기의 단편집이다보니 뭐랄까요, 참신하고 추리적 싱그러움이 가득하다고나 할까요, 이야기적 구성이나 추리적 연결고리와 심리적 연관관계까지 짜임새가 잘 들어맞고 인간적인 이해와 상황적 수긍이 아주 잘되는 작품들이라는거죠.. 기존에 제가 읽어본 세이초할배의 불과 해류같은 단편집이나 제로의 초점같은 작품들과 큰 차이가 없는 느낌이네요.. 세이초 할배만의 느낌이 가득하다고나 해야될지, 남녀간의 심리적 상태와 대치적 상황이나 관점적 공감들이 아주 동질적 느낌이 든다고 해야될지, 개인적으로는 참 재미진 작품이고 즐거운 작품들이네요..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잘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뭐, 아직 몇 권 읽어보지도 못했으니 더 봐야겠지만 말이죠.. 장편만 거의 100편이고 중단편포함 천편이니 뭐 두세권 읽으봤다고 세이초할배의 경향을 아니마니하면 장난쳐, 주글래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단편집에 수록된 여덟 작품 모두 하나같이 재미집니다.. 특히나 귀축같은 작품은 아주 충격적이고 인간의 사악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느낌이고 말이죠.. 잠복같은 작품은 아주 단순하고 짧지만 단편이 주는 마지막의 여운이 아주 길게 남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얼굴이나 나머지 작품들도 추리적 전개와 상황적 사회상의 연결적 내용들이 아주 재미지고 즐겁습니다.. 허접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으니 뭐 개인적으로는 행복하게 읽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세이초의 작품의 경향상 초기의 작품이라 더욱더 그 즐거움이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단편집을 꾸준히 보고 싶군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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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의 죄 밀리언셀러 클럽 12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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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다보면 어느 캐릭터가 머리속에 각인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다지 많은 작품을 읽지 않더라도 그럴 수 있습니다.. 하드보일드라하면 누구, 본격추리라하면 누구라는 식이죠.. 독자들마다 그 주인공의 이미지가 다를 수 있고 나름의 느낌이 다를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몇년째 술렁술렁 읽어온 장르소설의 독자로서 알콜중독 탐정이라는 캐릭터를 가진 한 주인공이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 그렇게 많이 알려지고 부각되어진 작품의 주인공도 아닐뿐더러 딱히 인지도가 높은 작가로서 국내출간작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희한하게 전 이 주인공이 머리속에서 잊혀지지가 않더군요.. 매튜 스커더라는 이름을 가진 로렌스 블록이라는 작가가 만들어낸 시리즈의 주인공입니다.. 로렌스 블록이라는 작가 또한 세계적으로 대단한 스릴러소설 작가님이시지만 국내에선 대중적 인지도가 그렇게 많은 분은 아니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은 국내 출간작이 적으니까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전직이 경찰인 이 매튜 스커더는 알콜중독자입니다.. 이 매튜 스커더 시리즈는 전형적인 하드보일드의 규칙을 따르고는 있지만 캐릭터에게서 풍겨나는 하드보일드한 느낌은 개인적으로 매튜 스커더가 최고중 하나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저한테는 제대로 각인된 탐정이니 말이죠.. 뭐 나한테만 그렇다는거니까 오해들하지마아

 

   매튜 스커더 시리즈의 대망의 첫작품입니다.. 그러니까 대중들에게 이 작품이 선보여진 후로 35년이 훌쩍 지나고  보게 된겁니다.. 그것도 국내에서 말이죠.. 제목은 "아버지들의 죄"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이 작품보다 이전에 봐왔던 매튜 스커더 시리즈는 첫 작품이 나오고나서 짧게는 6년 길게는 10년이 지난 작품들인거죠.. "800만가지 죽는 방법"이나 "무덤으로 향하다"같은 작품과 이전에 출시된 "백정들의 미사"라는 작품도 있습니다.. 장편으로는 이렇게 총 4권이 국내에 출시가 되었군요.. 순서로는 저도 헷갈립니다만 첫작품이 "아버지들의 죄(76)"이고 800만가지(82) 백정들의(91), 무덤으로(92)의 순인것 같습니다.. 아님 말고..

 

    스커더는 우연히 발생한 사고로 어린 여자아이의 생명을 빼앗게 됩니다.. 그 일로 인해 경찰직을 그만두게 되죠.. 현재 그의 생활이 알콜에 의존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탐정일조차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피해자인 여자의 아버지가 살인자도 밝혀진 사건의 내막을 알고자 스커더를 찾아옵니다.. 정황상 살인사건이 문제될 것은 없어보입니다.. 과거에 매춘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 여자는 살해되었고 살해범으로 동거중이던 남자가 현장에서 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남자는 유치장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사건을 끝이 난거죠.. 하지만 여자의 아버지는 그녀가 대학시절 이후 부모와 떨어져서 생활한 부분과 죽음과 함께 사라진 그녀의 삶에 대해 알기를 원합니다.. 이에 매튜는 살해된 여자 웬디 해니포드의 삶을 조사하게 되죠.. 또한 그녀를 죽인 동거남 리처드 밴더폴에 관해서도 함께 진실을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분명히 매튜는 의뢰를 받을 당시 의뢰인에게 이 진실의 문을 열고나면 알고 싶지 않은 것들도 알 수밖에 없어지는데 그래도 의뢰를 하겠느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은 그렇다고 하죠.. 케일 해니포드는 그렇게 매튜 스커더에게 처음으로 사건을 의뢰합니다..

 

    하드보일드 장르를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만 대체적으로 보면 상당히 메마른 감성속에 극중 인물들의 극단적이고 불편한 진실이 담긴 현실속의 딜레마를 대중들이 느끼는 공감적 감정속에 잘 녹아내는 장르인 듯 합니다.. 이게 뭔말이래,하고 하면 난 할말 엄따아.. 특히 일반적인 탐정의 범위를 벗어난 고독한 영웅의 모습이 잘 담겨진 소설들이 아마도 하드보일드의 장르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뭐 두말할 것도 없이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나 대실 해밋의 스페이드 탐정은 유명하니까 말이죠.. 근데 알콜중독자 탐정은 참 느낌이 다릅니다.. 그의 삶과 행동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뭔가 감싸주고 싶은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는 동정적 공감이 무척이나 강하게 생깁디다.. 그래서 더욱더 제 머리속에는 하드보일드소설의 중심은 매튜 스커더라고 각인된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가 가진 아픔과 삶과 탐정으로서 밝혀내는 아픈 진실들이 가슴깊이 지대로 파고든다고 해야될까요, 뭐 그런 느낌입니다..

 

    특히나 이 작품 "아버지들의 죄"는 첫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제가 보아온 매튜 스커더라는 작중인물의 이미지를 오히려 더 굳건히 해주는 느낌이 드네요.. 시리즈의 내용들은 다 다르지만 알콜중독으로 이어지고 심화되고 이겨내는 부분은 뒤로 갈수록 더 강해지니까 아마도 첫 시작속에서 드러난 스커더의 모습과 향후 이어질 그의 삶과 아픔을 미리 알아본 독자로서는 그런 스커더에 더 동정적 마음을 가지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거, 참 시리즈를 순서로 안보는게 좋은 것도 있네요..

 

    상당히 짧은 중편수준에서 조금 더 긴 내용입니다.. 첫작품이라서 그럴 수도 있구요.. 향후 이어진 시리즈의 중심에서 맛뵈기를 보여주시는 의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짧다고 허접하게 마무리가 된다거나 내용이 부실한 것이 절대 아니네요.. 짧고 강한 그리고 진한 여운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하드보일드소설의 전형을 제대로 따르면서도 그 속에 담긴 로렌스 블록만의 매튜 스커더라는 주인공의 특색을 처음부터 제대로 살려낸 작품인 듯 합니다.. 딱히 반전이나 내용적으로 충격적으로 독자들을 현혹하는 즐거움은 없습니다만 찬찬히 밝혀나가는 진실의 내면과 함께 매튜 스커더라는 인물의 내면을 그리고 삶을 단조로우면서도 캐릭터화시키는 장점이 아주 대단한 작품입니다.. 특히나 제목에서 보여주는 스포일러가 대단하기 때문에 이 작품에 있어서는 반전이 어떠니 저떠니하는건 좀 우습게 느껴지네요.. 아마도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는 작품의 반전이나 내용상의 추리적 현혹들이 아니라 하드보일드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의 삶속에 숨겨진 진실의 아픔을 끄집어내는데 중심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매튜 스커더라는 주인공의 모습까지도 말이죠.. 너무 매력적입니다..

 

앞으로 꾸준히 매튜 스커더 시리즈는 출시가 될 듯 합니다.. 이 시리즈는 짧게 몇년간 만들다 사라진 시리즈가 아닙니다.. 30년 가까이 꾸준히 이어져온 시리즈이니 대단한거죠.. 가능하면 많은 작품들과 끝까지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뭐 좀 그렇긴 하지만 L.A에 해리 보슈가 있으면 뉴욕에는 매튜 스커더가 있네요.. 우리들의 고독한 영웅들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멋진 사람 좀 있었으면 좋겠는데..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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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게 되는 시기가 오면 그림이 있든 그림이 없든 책들중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작품중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작품이 아마도 셜록 홈즈라는 탐정을 만들어낸 코난 도일의 탐정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는 듯 합니다.. 다만 요즘에는 예전과는 달리 아이들이 혹할만한 교육용 만화들이 워낙 많은지라, 철자가 많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문자 위주의 작품들이 예전보다는 상당히 적은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만화나 소설책이나 뭐 큰 차이가 없다고 보긴하지만 역시나 번갈아서 볼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여하튼 이런저런 의미로 보더라도 우리들에게 가장 친숙한 탐정은 홈즈라는 캐릭터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탐정이니까 말이죠.. 추리소설이라는 개념이 에드가 알렌 포라는 작가에 의해 제대로 인식 또는 만들어진 후 뒤팽에서 시작해서 홈즈와 수많은 탐정이 100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우리들의 삶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지만 홈즈만한 인물은 없죠.. 또한 셜로키언이라는 신조어로 수많은 홈즈의 사생팬(?!)들을 양산한 캐릭터도 드물죠..허구가 현실속에서 살아 숨쉬는 특이한 케이스가 되어버린 인물이기도 합니다.. 물어봅시다.. 이 독후감을 보시는 분들중에서 셜록 홈즈 모르시는 분, 책은 안읽어봐도 이름만은 우리들 증조부 존함보다 쉽게 다가오죠?.. 아이다카믄 니 거짓말이다이..

 

    자, 이제 쓸데없는 소리는 시마이하고 이 작품의 작가는 시마다 소지입니다.. 일본 본격미스터리의 기수이자 신본격의 중심이라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이 시마다 소지라는 작가를 말할라치믄 미타라이 기요시라는 아주 깔쌈빠꿈쌉싸리한 탐정을 배제할 순 없죠.. 이 미타라이 탐정의 모델이 셜록 홈즈라는 사실은 검색해보시면 대강 나올터입니다.. 그런 시마다 소지의 추리의 바탕이 홈즈라는 것이죠.. 이 작품이 그런 시마다 소지의 바탕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국내 출간은 지금이지만 실제 일본내의 출간은 무려 30년 전입니다.. 셜록 홈즈의 패스티시라고 하나요.. 뭐 그런 오마쥬와 같은 셜로키언의 한사람인 시마다상이 만든 패스티시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게다가 일본 근대문학의 중심이자 존경의 대상인 나쓰메 소세키라는 걸출한 일본작가도 함께 등장하죠.. 그래서 제목은 이렇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이라고 지었네요.. 일본 추리작가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궁합이 잘맞는 조합중의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아마도 소세키할아버지가 1900년에 영국으로 국비 유학을 떠나는 역사적 사실과 그의 유학중의 생활을 바탕에 두고 허구적 인물인 셜록 홈즈와 왓슨을 만났다는 허구적 상상이 만났습니다.. 아서 코난 도일이 만들어낸 홈즈가 활약하던 시기와 소세키 할배가 유학중에 세익스피어의 대가 크레이그 교수를 만나 영문학을 배우던 시기가 겹치니 이런 상상도 가능할 겁니다.. 게다가 아주 재미진 시마다상의 추리적 문장력이 합쳐지니 재미가 상당하네요..

 

    극중의 나인 나쓰메는 영국으로 유학을 옵니다.. 어렵게 국비로 유학을 온 고학생이라 하숙비가 싼 곳을 고르고 되고 유학생활을 시작하나 자꾸 밤에 들려오는 환청에 시달리다 또다시 하숙집을 옮기게 되나 역시 또 환청에 시달립니다.. 이에 홈즈라는 유명한 탐정을 찾게되고 그 곳에서 홈즈의 실체와 왓슨이라는 의사이자 홈즈의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나쓰메가 바라본 홈즈의 모습과 그가 의뢰받은 메리 링키라는 여인이 최근 찾은 남동생의 기이한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서 벌어지죠.. 그리고 링키의 남동생이 못이 박혀 아무도 열 수없는 밀실인 방안에서 불이 탄체 미라가 되어 죽음을 당한 일이 벌어집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홈즈탐정의 멋진 추리가 벌어지는거죠....라고 하지만 뭔가 이상합니다.. 나쓰메의 시선에서 보여주는 홈즈의 모습과 우리가 여태껏 알고 있는 왓슨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홈즈의 활약상은 아주 다릅니다.. 나쓰메에게 보여지는 홈즈는 일반적이지 않은 조금은 비정상적이고 전혀 홈즈답지 않은 예민하고 정신나간것 같은 모습입니다만 왓슨의 홈즈는 현실속의 홈즈의 행동을 대단히 미화시키고 영웅적 탐정의 모습으로 탈바꿈시켜버립니다.. 일종의 현실에 허구적 캐릭터의 버라이어티함을 덧붙여서 대단한 영웅과 기민한 천재의 모습을 보여주는거죠.. 그러하면 나쓰메가 보여주는 홈즈의 모습에 우린 눈살을 찌푸리게 되어야되지 않을까요, 여태껏 보아온 홈즈는 나쓰메의 시선에는 없습니다.. 여하튼 현실속의 홈즈는 어리벙벙하고 멍청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오히려 나쓰메가 추리적 소스와 단서를 찾아주죠.. 아마도 죽은 자와 연관된 단서가 동양적 주술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밖에 없을겁니다.. 과연 사건의 진실과 추리적 결과는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요,, 상당히 잘 짜여진 반전의 묘미가 나쁘지 않습니다..

 

   말씀드린대로 눈살을 찌푸려야될 홈즈의 멍청스럽고 바보같은 신경적 예민함이 어쩐지 더 푸근하게 다가오는 건 왜일까요, 나중에 신사다운 홈즈의 모습이 우연히 뜬금없이 되돌아오긴 하지만 사건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근데 이 모든 것을 읽고 보면서도 현실적으로 보여지는 나쓰메의 시선속의 따스함이 잘 녹아들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또한 왓슨이라는 친구의 홈즈에 대한 감싸는 모습들이나 윤색된 작품적 이미지 역시 왠지모를 수긍적 끄덕임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나 할까요, 아시다시피 미타라이 기요시는 지 똑똑하다고 천재짓하면 밉쌍에다가 홈즈를 개무시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우린 시마다상이 셜로키언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모르신다면 이제 아셨어면 됩니다.. 시마다의 홈즈사랑은 아주 유명하니까 말이죠.. 아무래도 현대의 신본격의 대선배이니까 말이죠..뭔말이래,

 

   근데 홈즈는 그렇다치고 이작품의 중심은 아무래도 제목에 버젓이 드러난 나쓰메 소세키라는 일본의 근대문학의 대가가 되시겠습니다.. 교과서에도 실리는 대문학가이시죠.. 전 잘 모릅니다만 일본가서 소세키할배 아냐고 물어보면 학교 댕겨본 애들은 다들 끄덕끄덕합답디다.. 그만큼 일본 문학의 스승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라네요.. 그라고 이 할배가 유학가서 어떤 일을 하신지는 모르지만 홈즈를 만났다면 충분히 이런 상상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소설적 구성을 시마다상이 한거죠.. 초기의 시마다상의 인기에 아마도 이 작품이 대단한 역할을 했을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전 뭐 일본추리의 신본격의 역사를 잘모르지만 이 작품이 시마다 소지의 향후의 추리적 입지에 큰 역할을 할 정도의 캐릭터적 구성과 약간의 재미가 있긴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재미적인 부분 자체도 사실 긴장감이 많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긴합니다만 대조적으로 보여지는 나쓰메와 왓슨의 시선의 대치적 모습이나 반전의 추리적 마무리의 구성도 나쁘진 않으니..

 

    개인적으로는 작품의 내용보다 마지막부분에 나온 후기나 편집된 소세키 할배의 크레이그선생에 대한 단편집과 셜로키언에 대한 구체적 설명들이 오히려 더 재미진 느낌이 든건 왜일까요, 상당한 성의와 독자의 이해력을 넓혀주는 잔재미가 많았다는 일종의 독자적 배려가 저를 미소짓게 해주더라는 겁니다.. 다소 밋밋했던 작품의 내용의 격을 조금 높혀주는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출판사의 입장이 아닌 객관적인 입장의 타사의 출간작품까지 배려하고 홍보해주는 편집부의 모습은 대단한 신뢰감을 주더라는 개인적 편견을 피력해봅니다.. 아무 출판사나 이런 이야기를 보여주진 않더군요.. 전 이렁거 많이 못봐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다소 지리하고 그저그랬던 작품의 내용에 뒤늦은 활기와 수긍적 이해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였다고 보여집니다.. 돈주고는 안사볼지도 모르겠다는 다소 거부적 독후감을 펼치려다가 마지막 후기와 편집된 셜로키언의 내용들과 크레이그 단편집의 내용은 결국 괜찮다라는 결론을 만들어주었으니 개인적으로는 엄청 성공한 마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렁거 나쁘지 않아요..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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