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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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여성은 강합니다 또는 무섭습니다.. 저에게는 세상에 중심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입니다.. 늘 모든 중심은 남성위주로 흘러가는 세상이지만 여성이 중심을 잡지 않으면 남성은 바로 서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늘 여성은 핍박당하고 무시당하고 배제되는게 현실이기도 하죠, 심지어 흔히들 보여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대체적으로 우승자들은 남성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런 남성을 만들어내는 여성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죠.. 늘 그렇듯 시대가 어려워지거나 가정이 어려움에 처하면 많은 여성분들이 가족을 꾸려나가는 모습들을 많이 봅니다.. 여성들의 힘이죠.. 남성들은 잘 지쳐합니다.. 포기하기가 쉽죠.. 나름의 자존심이고 나름의 남자라는 호기를 끝까지 저버리지 못해 생기는 좌절일 수도 있을겁니다.. 남자들은 여성을 잘 배신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많죠.. 그래서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닐겝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그냥 제가 보아온 남성과 여성의 주관적 관점인거죠.. 반대인 경우도 허다할터이니 편견이 어떠니 선입견이 저떠니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특히나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사회상과 남성위주의 삶에서 여성 혼자서 꾸려나가야되는 삶이 지배적인 일본의 전후세대에는 이런 사회적 경향이 상당히 중요했을겁니다.. 제가 읽은 마쓰모토 세이초할배의 첫 단편집도 이런 시대의 사회를 배경으로 나온 작품이니 바탕에 깔리는 내용은 대체적으로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린 이런 작품들을 사회파소설이라고 부르는거죠.. 아닌가,

 

    이제는 장르소설이나 일본 미스터리소설을 접하는 국내독자에게도 "마쓰모토 세이초"라는 분은 대체적으로 유명한 일본문학가로서 자리매김을 한 느낌입니다.. 사실 얼마전까지만해도 국내 일반 대중독자들에게는 이런 분이 계셨는지조차 제대로 모르는 현실이었지만 일본 장르소설뿐만 아니라 근.현대소설에 있어서 가장 유명한 작가님중의 한분임을 알게된데에는 몇몇 출판사의 공이 크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일단 감사를 드립니다.. 뭐 소개를 시켜줘도 별반 재미가 없는 작품들이라면 굳이 고마워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참 좋으네요.. 이 할배의 작품속의 내용들이 만만찮은 내공을 가지셨다는 사실과 읽는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에 행복합니다..

 

    돌아가신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더군요.. 데뷔하신 시기도 40세가 넘어서 등단을 하셨으니 돌아가실때까지 얼마나 작품을 쓰셨겠습니까만 아무래도 이 할배님께서는 글쓰는 초능력이 있으신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단,중,장편을 모두 합쳐 천권이 넘는 작품을 쓰셨다니 뭐 거의 돌아가실때까지 일년에 평균 20권 내외를 집필하신거랍니다.. 대단하신 고 세이초옹이시라능.. 그런 그의 처음 작품을 집필하시는 시기에 만들어진 단편집들을 모아온 작품이 바로바로 "잠복"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출시된 이 단편집입니다.. 아마도 시기는 50년대 초반과 전후 일본사회의 시대상을 배경으로 사회적 딜레마와 추리적 개념을 복합적으로 다룬 사회파소설의 느낌을 잘 담고 있는 듯 합니다..

 

    총 8편의 중.단편을 담고 있는데 말이죠.. 대체적으로는 남녀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치정과 배신과 불륜을 다루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시대적으로 전후의 일본사회의 삶을 있는 그대로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나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과 가족관계의 파탄과 전후의 남성의 시대적 고립과 소통의 부재등에서 오는 욕망적 범죄와 이기적 탐욕을 많이 다루고 있죠.. 이런거 재미집니다.. 잘 읽히죠.. 예나 지금이나 이런 치정에 얽힌 범죄는 늘 미스터리한 호기심을 자극하니 말이죠.. 또한 짧지만 마지막에 드러나는 즐거운 반전적 재미도 만만찮습니다..

 

    초기의 단편집이다보니 뭐랄까요, 참신하고 추리적 싱그러움이 가득하다고나 할까요, 이야기적 구성이나 추리적 연결고리와 심리적 연관관계까지 짜임새가 잘 들어맞고 인간적인 이해와 상황적 수긍이 아주 잘되는 작품들이라는거죠.. 기존에 제가 읽어본 세이초할배의 불과 해류같은 단편집이나 제로의 초점같은 작품들과 큰 차이가 없는 느낌이네요.. 세이초 할배만의 느낌이 가득하다고나 해야될지, 남녀간의 심리적 상태와 대치적 상황이나 관점적 공감들이 아주 동질적 느낌이 든다고 해야될지, 개인적으로는 참 재미진 작품이고 즐거운 작품들이네요..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잘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뭐, 아직 몇 권 읽어보지도 못했으니 더 봐야겠지만 말이죠.. 장편만 거의 100편이고 중단편포함 천편이니 뭐 두세권 읽으봤다고 세이초할배의 경향을 아니마니하면 장난쳐, 주글래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단편집에 수록된 여덟 작품 모두 하나같이 재미집니다.. 특히나 귀축같은 작품은 아주 충격적이고 인간의 사악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느낌이고 말이죠.. 잠복같은 작품은 아주 단순하고 짧지만 단편이 주는 마지막의 여운이 아주 길게 남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얼굴이나 나머지 작품들도 추리적 전개와 상황적 사회상의 연결적 내용들이 아주 재미지고 즐겁습니다.. 허접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으니 뭐 개인적으로는 행복하게 읽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세이초의 작품의 경향상 초기의 작품이라 더욱더 그 즐거움이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단편집을 꾸준히 보고 싶군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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