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의 손 1
구사카베 요 지음, 박상곤 옮김 / 학고재 / 2012년 7월
평점 :

한참 제약업에서 영업을 하고 있을때 의약분업이라는 국가적 제도가 시행되었습니다.. 그당시로는 아주 획기적인 의료시스템의 변화였던거죠.. 쉽게 말해서 의약분업이 이루어지기전에는 약의 조제가 병원에서도 가능하였던거구요.. 분업후에는 약국에 처방전을 가지고 가면 조제된 약을 받는 선진국형 의료시스템인거지요.. 환자들은 자신에게 처방되는 약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신뢰 가능한 의료시스템이어서 의사들의 경제적 기반이 상당히 줄어들게 되었지만 의료질의 향상과 올바른 의료행위를 위해서는 당연히 이루어져야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유수의 독자적 오리지널 약품을 판매하는 몇몇의 제약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국내 제약회사의 형태는 신제품을 개발한 약품을 카피하여 판매하는 제네릭회사가 대부분이었고 이런 카피된 약품들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할 수 밖에 없었구요.. 보험수가가 적을 수밖에 없는 국내 의료보험의 특성상 국내 의사의 진료와 조제의 입장에서도 보험수가가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있는 제네릭을 선호할 수 밖에 없었을겁니다.. 물론 가격대비 로비적 리베이트등도 상당했을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이야기였겠죠.. 물론 의약분업이 이루어지고 나서도 이러한 제약업계와 의료계의 불법적 리베이트와 제네릭의 사용으로 인한 상호간의 연관관계는 크게 변화되어지질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까지는 말이죠.. 이제는 10년이 지나 상당한 정착단계에서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약제의 선호에 대해 상당한 국민적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졌고 제네릭이라는 카피 약품들의 안전성과 약품의 동등성 실험등으로 많은 약품들이 퇴출 또는 약가 인하가 되어지고 있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어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의사들이 행하는 의료의 질과 향상에 준하는 보험의 수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의료보험의 재정은 날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불법적 리베이트가 범죄적 행위로 수많은 제약회사의 퇴출과 벌금형등의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근본 정책이 모래위에 지어진 성일진데 아무리 깃발을 꽂아본들 굳건해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군요, 여기까지가 전직 제약회사 직원의 쓰잘데기없는 이작품의 독후감이었습니다.. 그럼 책 이야기합시다..
된장맛의 서론이 너무 길었다구요, 그렇습니다.. 길어도 우짤 수 없습니다.. 나름 제약업계에서 약밥 좀 먹었다고 떠들었다고 생각하시고 책으로 넘어가면요, 이 책은 제가 위에 말씀드린 그런 내용과도 별반 다르지 않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야기의 전면에는 안락사라는 아주 위험한 딜레마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의료시스템의 꼼수가 중점적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죠.. 제목이 "신의 손"입니다.. 이 제목의 의미인즉슨 안락사를 주도하는 의사의 손은 죽음을 원하는 고통받는 환자의 삶을 끝내주고 평안의 죽음을 만들어주는 신과도 같은 존재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죠.. 그들의 손으로 삶의 희망이 사라진체 죽음만을 기다리는 중에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견뎌나가는 환자들의 생명을 앗아가는거니까요..
처음 시작도 그런 상황이 나옵니다.. 시라카와라는 외과의는 항문암으로 고생하고 죽음을 눈앞에 둔 스물한살의 후루바야시 쇼타로라는 환자에게 현실에서 고통으로 자신을 비롯한 간호를 하는 가족까지 비참하게 만드는 고통스런 삶을 끝내줍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이루어지죠.. 환자의 어머니인 야스요는 아들의 삶에 변변한 역할 한번 제대로 하지못한 매정한 어머니였지만 사후에 자신의 입지와 사회적 여론을 몰아서 시라카와의 안락사의 행위를 범죄로 만듭니다.. 사실 일본에서는 안락사가 법으로 제정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시라카와는 경찰조사를 받고 자신의 행위를 시인하고 안락사에 대한 범죄로 검찰에 소환되지만 검찰에서는 모든것을 덮어버리고 맙니다.. 알 수 없는 윗선에서의 지시로 인해 시리카와의 사건은 흐지부지 끝이 나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시라카와의 안락사의 행위는 하나의 기초점이 되고 일본내 안락사의 법안 제정과 반대 저지의 의료적 행위에 대한 찬반논쟁에 불을 붙이게 됩니다.. 안락사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JAMA라는 새롭게 형성된 의사단체에서 광범위한 로비활동을 만들어나가고 있으며 아들의 죽음에서 비롯한 안락사 반대의 입장에서의 야스요와 더불어 오쓰카등의 저지련 단체에서는 안락사의 법 제정으로 벌어질 향후의 문제점과 상황에 대한 반대적 주장을 하게됩니다.. 과연 이 모든 의료적 반대와 의료협회등의 정치적 로비의 활동과 의사들의 상황적 조치들의 입장은 어떻게 변화되어 나가게 될까요, 뒤로 갈수록 생각치도 못한 불신과 배신과 알력과 음모가 벌어지고 권력의 중심에 놓인 의료인들의 행동들은 그들에게 어쩔 수 없이 몸을 맡겨야하는 환자들을 볼모로 극악의 행동도 서슴치않고 자신들의 주장을 만들어나갑니다.. 그리고 이들의 모습속에 숨어든 제약업계의 이익적 계산들도 병든 의료의 시스템을 그대로 드러내죠..
상당히 긴 호흡으로 이끌어가는 작품입니다.. 단순한 안락사와 관련된 의학적 미스터리를 다룬 작품이 아니라 안락사를 기점으로 벌어지는 의학계 내부의 조직적 시스템의 변화와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한 음모와 의료계 내부의 배신과 알력과 불신등의 내부적 불법적 거래와 음모등도 아주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만들어가는 의료정책의 행위와 안락사에 대한 내용은 현실과는 다른 허구적 모습이지만(아직 안락사가 법으로 제정되지 않은 듯) 당근 현실에 기반을 둔 상상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상당히 과하고 급진적인 의료적 시스템의 극단성을 일종의 미스터리의 형식을 빌어서 보여주고는 있습니다만 너무 질질 끌어가는 경향을 따라가기가 많이 불편했습니다.. 딱 반으로 줄이면 정말 재미진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아님 상황적 반전이나 내용적 전개의 방식을 어지럽히지 말고 하나의 화자를 중심으로 끈기있게 이끌어나갔다면 또 지긋한 재미를 줄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싶기도한데 수시로 바뀌는 화자의 상황이나 주인공으로 내세운 인물의 역할적 의도와 상황적 연결이 딱히 매력적이지 않았구요.. 무엇보다 니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의료시스템의 급진적 개혁에 대한 전반적 내용들과 그들의 행위와 음모와 꼼수들이 정말 재미없고 짜증스러운 면이 있었다는거죠..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꼼수는 한 두번이면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굴 바보로 아나,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많이 끌고 나가더군요..
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주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처음의 안락사와 관련된 주제로 끝까지 이끌고 나가는 방식이었다면 미스터리적 즐거움과 사회적 비판까지 제대로 안겨줄 수 있었을텐데 작가의 경력에서 보듯이 의학적 할 말이 워낙 많으셨나봅니다.. 저 역시 전직 약업계 종사자이니 서두를 쓰잘데기없이 길게 적은것과 별반 다르지 않겠지요.. 하지만 전 아마추어고 작가님은 프로이시니 분명한건 너무 길게 끌었다는겁니다.. 딱 반 정도로 깔끔하게 줄었다면 상당한 재미의 의학적 미스터리를 만들어내셨을꺼라고 전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길게 끌어서 그럴지는 몰라도 처음 제가 생각했던 의학적 미스터리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종의 사회적 딜레마를 다룬 사회파적 다큐소설정도로 해석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소설속 의료계의 인물들을 움직이는 선생이라는 존재의 미스터리가 전반적으로 호기심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미스터리 장르라고 칭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재미는 있습니다.. 상당히 긴 분량임에도 작품속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음모와 배신등의 꼼수적 방법들과 행위들의 모습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번복된다는 점과 눈에 거슬릴 정도로 파악이 잘된다는 점만 제외하고는 말이죠..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에 적합한 주제를 가지고 의료계에 행해지는 불법적 타락과 이기적 권력의 욕망을 다룬점 역시 나쁘진 않습니다.. 그게 너무 길게 이어졌다는 점만 제외하고는 말이죠.. 작품을 구성하는 인물들의 성향과 작품의 주제에 걸맞는 역할론적 의도 역시 나쁘진 않습니다.. 근데 주인공으로 보여지는 인물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띤다는 점만 제외하고는 말이죠.. 이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짧았으면 상당히 좋은 작품이 될 수도 있었는데 너무 보여주고 싶었던게 많았던게 흠이 아닌가 싶네요.. 그점이 무척이나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제가 제약업계에 있어봐서 독서에 오히려 독이 되었는지, 약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건 내용에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도는 남들보다 나았다는 점입니다.. 그게 뭐야, 좋고 싫음을 정확히 해라고 하시면 전 메롱,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