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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아이들 ㅣ 사계절 그림책
메리 윌리엄스 지음, 노성철 옮김, 그레고리 크리스 그림 / 사계절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수단 내전으로 어느 날 갑자기 집고 부모를 잃은 아이들의 이야기
여덟 살이 되면서 작은 송아지를 돌보기 시작한 가랑은 송아지를 씻기고, 아프면 간호해 주고 가장 쫓은 풀밭과 샘으로 데리고 다니는 게 하루 일과였다. 가랑은 가족과 함께 자연 속에서 가축을 돌보던 평평한 날들을 그리워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날도 가랑은 먼 곳까지 소를 몰고 갔다. 그런데 갑자기 총성과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가랑이 살던 마을도 공격을 당했다. 하루아침에 가랑을 포함한 수천 명의 아이들이 갑자기 부모 잃은 고아가 되었다. 부모와 떨어져서 살아보지 않았던 아이들, 하지만 그들은 좌절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어떻게든 살아야했다.
다섯 살밖에 안 된 아이부터, 많아야 열다섯 살이 넘지 않았다. 철없어 보이는 나이의 아들은 생사의 갈림길 앞에서 의외로 지혜롭고 대견한 생각을 해낸다. 그 중 나이 많은 아이들을 우두머리로 무리를 돌보는 일을 맡기기로 했다. 그들은 돌봐줄 부모대신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법을 배워나갔다. 가랑도 서른다섯 명으로 된 무리를 맡았다.
그들은 희망을 찾아 에티오피아로 향했다. 군인들과 뜨거운 햇볕을 피해 밤에는 걷고 낮에는 숲에서 잠을 자는 멀고 험한 여정이었다. 아이들은 각자 야생 과일이나 새를 잡아와 나누어 먹었고 나뭇잎이나 나무껍질을 먹기도 했다. 특히 물이 부족할 때는 오줌을 받아 마시기도 했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아이들은 놀이도 하고 서로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가랑은 자신도 아직 어렸지만, 자신을 믿고 따르는 동생들을 부모처럼 돌보았다. 덕분에 무사히 에티오피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랑 일행은 그 곳에서 난민수용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매일 먹고 쉴 수 있는 집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에서도 오래 머물 수 없었다. 그 곳까지 전쟁에 휘말리고 만 것이다.
에티오피아를 떠나기 위해 큰 강을 건너야 했는데, 물살이 세서 빠져죽는 아이들도 있었다. 무사히 강을 건넌 가랑 일행은 다시 케냐까지 걸어야했다. 케냐 난민수용소에서 안정을 찾은 가랑은 수용소 생활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가랑은 보건 선생님이 되어 어린 동생들을 돌보았다. 다른 아이들도 수용소에서 일을 맡아 자신들이 배운 것을 동생들에게 가르쳤다.
가랑과 친구들은 세월이 흘러 어느덧 청년이 되었다. 난민수용소에 그들을 도와주던 톰 아저씨가 오랜만에 찾아와 미국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것을 권한다. 가랑은 많이 망설였지만 새로운 미래를 찾아 미국행을 결심한다.
[잃어버린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평화롭기만 하던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고아가 되어 험난한 여정을 겪어야 했던 이야기이다. 그들은 부모와 헤어진 아픔을 생각할 여유도 없이, 당장 살아남아야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자신만이 살아남겠다는 것이 아니라 나이어리고 연약한 아이들을 돌보며 함께 살겠다고 한 것이다. 서로 도와야 다 함께 살수 있다고 판단했고 조직을 이루어 돌보았다는 사실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수단 아이들 같은 생각을 해낼 수 있을까,
자신도 모르게 경쟁 속에 살아가는 우리아이들은 살아남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은 아이들로 팀을 이룰지도 모른다. 약자에 대한 배려는 교과서에서만 배우는 게 우리의 현실이니 말이다. 가랑 일행의 따뜻한 마음이 새로운 정착지에서 사랑 받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이야기는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는 더욱 감동을 준다. 아이들이 <잃어버린 아이들>을 읽고 약자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