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의 마당 Dear 그림책
찰스 키핑 지음, 서애경 옮김 / 사계절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조지프의 마당> 표지에는 한 소년이 우울한 표정을 하고 서있다. 소년의 표정으로 보아 '조지프의 마당'에서는 행복하거나 유쾌한 일이 생길 것 같지 않다. 이런 전조는 조지프의 얼굴표정에서뿐만 아니라 배경그림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혼란과 질서가 공존하는 배경그림에서 틀 속에 갇힌 체 꿈틀대는 생명이 느껴진다. 틀 속에 갇힌 불만이 가득 찬 생명은 조지프의 마음처럼 건조한 콘크리트 바닥이 답답하다. 그래서 그 배경 그림은 조지프의 표정처럼 우울하다.

조지프는 온통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에 산다. 그래서 생명이 주는 활력과 생동감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그런 조지프가 어느 날 마당에 있던 녹슨 바퀴를 나무 한 그루와 바꾼다. 돌바닥을 드러내고 나무를 심는다. 비가 내리고 햇볕이 내쬐고 나무가 자라난다. 꽃이 피는 것을 지켜보던 조지프는 꽃이 너무 예뻐 꺾는다. 그러자 꽃은 금세 시들어 버렸다. 조지프는 나무가 죽은 줄 알고 실망한다. 다시 봄이 오자 나무가 살아나고 꽃을 피우자 조지프도 생기를 찾는다. 이번엔 꽃을 꺾지 않는 대신 꽃에 몰려들기 시작한 벌레, 그 벌레를 잡아먹으려는 새, 새을 잡으려는 고양이에게 꽃과 나무를 지키려고 외투를 나무에 덮는다. 햇볕과 비가 가려지자 꽃이 죽고 만다. 조지프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나무를 가만두고 지켜보기로 한다. 철이 지나고 해가 갈 수록 나무는 다른 생물과 조화를 이루며 무럭무럭 자라난다. 

조지프는 생명이 자라는 것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꽃을 꺾으면 시든다는 걸 몰랐다. 또 다른 생물과 공존하며 산다는 사실도 몰랐다. 나무 한 그루를 키우면서 거기에 생명이 있으며 빛과 물에 의지해 다른 생물들과 어울려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지프의 마당>을 쓴 작가는 직접 그림을 그렸다. 이 작품은 작가가 도시에서 자란 자신의 어린시절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삭막한 도시어린이의 정서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잘 표현되어 있다. 글보다는 그림이 주는 이미지가 강하고 글은 그림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개되고 있다. 종종 이런 그림책(작가가 그림으로 말하고자 하는)을 만나게 되는데, 작가는 그림을 통해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그림책을 볼 때 꼼꼼히 그림을 보게 된다. 왜, 작가가 이렇게 거칠고 답답해 보이는 선을 선택했으며, 어둡고 칙칙한 색을 썼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게 이런 그림책을 읽어 줄 때는 그림이 진행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변화된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의 느낌은 어떤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그림책을 한번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림책은 여러 번 보되 매번 다른 방식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처음엔, 책표지와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인지 짐작해 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림의 선과 색, 주인공의 표정 등에서 주는 느낌을 이야기한다. 두 번짼, 그림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그 변화에 따라 아이들이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 한다. 세 번째 그림을 한장씩 넘기면서 아이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게 한다. 네 번째, 글을 읽고 작가 쓴 내용과 아이가 꾸민 이야기가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 해 본다.

이처럼 그림책은 한권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또 그림책은 일반 책이 글을 통해 상상력을 이끌어 내는 것에 비해, 그림을 통해 언어를 표현한다는 매력이 있다. 이것은 언어로 하는 언어교육의 한계를 넘어서 창의적인 언어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언어의 경우, 그 이미지가 이미 언어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독자는 언어가 주는 영역 안에서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그림의 경우는 형태를 통해 이미지를 보기 때문에 언어가 구속하는 부분이 적다. 상대적으로 아이들이 표현할 수 있는 언어의 폭은 넓어진다.

그런 이유로 그림책을 천천히 보면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창의적인 언어표현을 하는 독서활동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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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4-2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그래서 그림책 참 좋아해요

수양버들 2006-04-27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동안 시쿵둥 했는데 다시 읽기 시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