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젠장. 별건 아니고 그냥 소발작3이에요. 어렸을 때 자주 그랬죠. 성인이 되고 나서는 증상이 거의 사라졌는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만 빼면."

3 뇌전증의 하나로 부재발작(absence seizure), 결여발작이라고도 한다. 보통 수 초간 의식이 흐려졌다 돌아온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49

대니얼은 "이리 오시게, 그대 포도 넝쿨의 군주여!"5라고 말하며 출구로 향했다.

5 셰익스피어의 희곡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에 나오는 권주가.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54

"포는 형편없는 작가야, 알잖아? 그 중에서도 『태멀레인』은 최악이지. 따분한 바이런 경6의 아류작. 좀 괜찮은 작품의 초판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치워버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자고. 하여간 나는 수집용 책들은 질색이야. 죽은 종이 뭉치에 다들 왜 그렇게 환장하는지. 중요한 건 거기 담긴 생각이라고, 이 사람아. 그 문장들." 대니얼 패리시가 말했다.

6 19세기 영국 낭만주의 문학을 선도한 시인.

에이제이는 맥주잔을 비웠다. "예, 그렇습죠, 이 멍청아."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56

책을 도둑맞고 나서 몇 주 동안, 아일랜드 서점의 매출은 미미하긴 해도 통계적으로 희한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에이제이는 이 매출 증가의 요인을 비교적 덜 알려진 경제지표, 일명 ‘호기심 많은 동네 사람들’에 돌렸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60

사람들은 프린스턴 졸업생(게다가 무려 앨리스 고등학교 차석졸업생)이 앨리스 섬으로 돌아와 진지한 눈빛의 남편과 함께 서점을 내자 깊은 감명을 받았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61

에이제이는 동네 사람들의 신용카드를 긁으며, 죽음이 관계를 차단하는 상실인 반면 도난은 관계를 이어주는 견딜 만한 상실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십이월이 되자 매출은 평소대로, 도난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왔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62

거기 바닥에 웬 아기가 서점에 단 한 부밖에 없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3(아일랜드 서점이 아량을 발휘해 갖다놓은 몇 안 되는 그림책 중 하나다)를 무릎 위에 펼쳐 놓고 앉아 있었다. 큰 아기네. 에이제이는 생각했다. 갓난아기는 아니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에이제이는 자기 자신을 제외하면 직접적으로 알고 지낸 어린아이가 전혀 없었다. 그는 외동이었고, 알다시피 에이제이와 니콜 사이에는 아기가 없다. 아기는 분홍색 스키 점퍼를 입고 있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66

구불구불한 연갈색 머리카락이 머리에 온통 수북하게 나 있고, 수레국화처럼 푸른 눈에, 에이제이보다 약간 더 밝은 구릿빛 피부의 여자애였다. 꽤 예쁘장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67

마야가 울음을 터뜨렸다. 마야는 에이제이에게 계속 팔을 벌리고 있었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므로 에이제이는 아기를 안아올렸다. 못해도 양장본 스물네 권이 든 상자만큼은 나갔고, 등이 뻣뻣해질 정도로 무거웠다. 아기는 두 팔을 그의 목에 둘렀다. 에이제이는 아기한테서 파우더인지 베이비오일인지 꽤 괜찮은 냄새가 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분명 방치되거나 학대받은 유아는 아니다. 아기는 사람을 좋아하고, 옷도 잘 입었고, 애정을 기대, 아니, 요구하고 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68

역시나, 그날 밤 당직은 램비에이스 소장이다. 에이제이의 인생에서 중대한 고비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그 남자의 숙명인 듯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70

이즈메이는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로 들쑥날쑥 층을 낸 빨간 머리였고, 파리한 피부와 푸른 눈, 팔다리는 막대기처럼 가늘고 길었다. 이목구비가 다 좀 너무 큼지막했고, 몸짓도 좀 너무 크고 활달했다. 임신해서 배가 나온 그녀는 아주 예쁜 골룸 같았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74

그녀의 목소리도 아기한테는 좀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무대 훈련을 받은 정확한 발성은 언제나 방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울렸다. 대략 십오 년의 세월 동안 알고 지내면서 에이제이는 이즈메이가 여배우의 정석대로 나이들어간다고 생각했다. 줄리엣에서 오필리아에서 거트루드에서 헤카테로.4

4 모두 셰익스피어 연극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이름. 줄리엣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여주인공, 오필리아는 「햄릿」에서 햄릿을 연모하는 처녀, 거트루드는 햄릿의 어머니, 헤카테는 「맥베스」에 등장하는 마녀 대장.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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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담을 걱정하고 싶지 않았다. 담이와 걷고 싶었다. 담이와 걷는 게 겁났다. 담을 만나고 싶었다. 담을 영영 보고 싶지 않았다. 담이 앞에서는 어떤 표정도 지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다시 운다면 그건 담이 앞이어야 한다. 다시 웃어도 그건 담이 앞이어야 한다. - <구의 증명>, 최진영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47f0f87f8454452 - P89

미래에 대한 내 근육은 한없이 느슨하고 무기력했다. 나의 미래는 오래전에 개봉한 맥주였다. 향과 알코올과 탄산이 다 날아간 미적지근한 그 병에 뚜껑만 다시 닫아놓고서 남에게나 나에게나 새것이라고 우겨대는 것 같았다. - <구의 증명>, 최진영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47f0f87f8454452 - P90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실패는 예정되어 있는 것 같고,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이미 진 것 같았다. - <구의 증명>, 최진영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347f0f87f8454452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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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살아서 즐거운 ‘아웃사이더’이고 싶다.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 - <미안함에 대하여>, 홍세화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2cb8a620ebcc48e4 -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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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land Books, approximately $250,000.00 per annum in sales, the better portion of that in the summer months to folks on holiday," - P4

"Seven hundred square feet of selling space. No full-time employees other than owner. Very small children’s section. Fledgling online presence. Poor community outreach. Inventory emphasizes the literary, which is good for us, but Fikry’s tastes are very specific, and without Nic, he can’t be counted on to hand-sell. Luckily for him, Island’s the only game in town." - P4

Of course it’s worth it! Her specialty is persnickety little bookstores and the particular breed that runs them. Her talents also include multitasking, selecting the right wine at dinner (and the coordinating skill, tending friends who’ve had too much to drink), houseplants, strays, and other lost causes. - P5

You shouldn’t look a gift horse in the mouth." The gift horse begins to cry. - P7

She is thirty-one years old and she thinks she should have met someone by now. And yet . . . - P7

Amelia the bright-sider believes it is better to be alone than to be with someone who doesn’t share your sensibilities and interests. (It is, right?) - P8

ISLAND BOOKS Alice Island’s Exclusive Provider of Fine Literary Content since 1999 No Man Is an Island; Every Book Is a World - P8

She does not mind the occasional novel with a romantic hero but her reading tastes are far more varied than that. Furthermore, she adores Humbert Humbert as a character while accepting the fact that she wouldn’t really want him for a life partner, a boyfriend, or even a casual acquaintance. She feels the same way about Holden Caulfield, and Misters Rochester and Darcy. - P8

She can usually find something positive to say about a book or, failing that, the cover or, failing that, the author or, failing that, the author’s website. And that’s why they pay me the big bucks, Amelia occasionally jokes to herself. - P9

They are the underdogs, the sleepers, the long shots. (It is not too much of a stretch to point out that this is how she sees herself, too.) - P11

In Amelia’s experience, most people’s problems would be solved if they would only give more things a chance. - P12

she stuttered and it occasionally returns when she is upset; she clears her throat—"this backward way of thinking, there won’t be an Island Books before too long." - P15

They had only ever discussed books but what, in this life, is more personal than books? - P18

The difficulty of living alone is that any mess he makes he is forced to clean up himself.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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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애니스1에서 앨리스 섬으로 가는 페리 안, 어밀리아 로먼은 손톱에 노란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칠이 마르기를 기다리면서 전임자의 메모를 훑어본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2

‘아일랜드 서점, 연매출 대략 35만 달러, 매출의 대부분은 휴가철 피서객이 몰리는 여름 몇 달에 집중.’ 하비 로즈의 메모가 이어진다. ‘매장은 17평. 주인 외에 정규 직원 없음. 어린이 책이 매우 적음. 온라인 활동은 걸음마 수준. 주민을 위한 행사 등 거의 없음. 문학을 주로 취급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편이지만 피크리의 취향이 아주 독특함. 안주인 니콜이 없는 상태에서 그의 판매 수완은 신통치 않음. 피크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아일랜드 서점은 섬 안의 유일한 책방임.’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2

어밀리아는 약간의 숙취 기운을 다스리며 하품을 하고, 쪼끄맣고 까다로운 서점 하나 때문에 이렇게 긴 여행을 감수할 가치가 있을지 고민한다. 하지만 손톱의 매니큐어가 다 말라갈 즈음 어밀리아의 못 말리는 긍정적 기질이 고개를 든다. 당연히 그럴 가치가 있지! 그녀는 쪼끄맣고 까다로운 서점 전문이고, 그런 서점을 운영하는 까칠한 주인들에게 특히 강하다. 그녀의 재능은 그뿐만이 아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 하기, 저녁식사에 어울리는 와인 고르기(또한 고주망태가 된 친구들을 어르고 달래서 화합시키는 요령), 화초 기르기, 길냥이랑 놀기, 그 밖에 딱히 쓸모를 논하기 애매한 능력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3

그녀는 서른한 살이고, 지금쯤 임자를 만나야 되지 않나 싶다.

그렇긴 해도……

긍정왕 어밀리아의 신념은 감수성과 관심사를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과 같이 살 바에야 혼자 사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렇잖은가?)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6

가끔은 로맨틱한 남주가 나오는 소설도 나쁘진 않지만, 어밀리아의 독서 취향은 그보다는 훨씬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게다가, 그녀가 비록 험버트 험버트2를 캐릭터로서 애정하긴 해도 평생의 반려자로서나 남자친구 혹은 어쩌다 만나는 지인으로라도 마다하게 될 거라는 점은 솔직히 인정한다. 홀든 콜필드3와 저 두 신사양반, 로체스터4와 다아시5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6

아일랜드 서점

앨리스 섬의 유일무이한 순문학 공급처. 1999년 개점.

"인간은 섬이 아니다.6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세상이다."

6 영국 시인 존 던의 유명한 시구.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7

보통은 뭐가 됐든 장점을 찾아내서 말한다. 책에 대해서, 그게 안 되면 표지에 대해서, 그게 안 되면 저자에 대해서, 그것도 안 되면 저자의 웹사이트에 대해서. 그러라고 월급을 받는 거니까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8

이 책들은 아직 빛을 못 봤을 뿐인 언더독, 중고신인, 최약체였다. (이것은 그녀가 스스로를 보는 시각과 일맥상통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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