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재는 살바도르 달리(1904~1989년 스페인 피게레스)가 가장 좋아했던 동물이었다. 그에 따르면 바닷가재는 "뼈대를 몸속에 숨기는 바보와 달리, 밖으로 꺼낼 만큼 똑똑하기 때문"이다. 그의 자서전 목차 중 ‘일화를 통해 그려본 나의 자화상’(달리의 자서전 《나는 세계의 배꼽이다》에서 참고했다. 직역하면 ‘일화적 자화상’. — 역주)에 이렇게 써 있다.

-알라딘 eBook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중에서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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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런 날이었다. 전날 오후부터 불어온 곳도 불어갈 곳도 헤아리기 어려운 바람이 미친년 널뛰듯 불어젖히더니 자정 넘어 가랑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가랑비에 살금살금 젖은 바람이 비와 함께 땅으로 스며든 것인지 어느 순간 잠잠해졌다. 잠귀 밝은 개들의 잠조차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 고요한 비였다. 공기 중으로 스며든 습기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불안을 토닥여 그 밤, 모든 것들의 잠은 그 어느 때보다 깊고 달았다. 그 밤, 하늘과 땅 사이도 비에 씻겨 말 그대로 허공(虛空)이었다.

-알라딘 eBook <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중에서 - P4

동이 틀 무렵 오는 듯 마는 듯, 그러나 건조한 가을 대지를 적시기에는 충분했던 가랑비가 소리 없이 왔듯 소리 없이 사라졌다. 말간 하늘에 태양이 떠올랐다. 더러운 것이 씻겨나간 청정한 대기를 뚫고 햇살은 거칠 것 없이 지상으로 내려앉았다. 유난히 청명하고 유난히 상쾌한 아침이었다. 더 좋을 수 없이 좋았던 그날 아침, 모든 일은 시작되었다.

-알라딘 eBook <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중에서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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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령이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내향인이라는 유령이. 지금까지 이 세계를 지배해온 세력들이 이 유령을 사냥하기 위해 신성동맹을 맺었다. 그 세력이 누구냐고? 극우 언론, 자본가, 지주, 유력 정치인, 인플루언서 들이다. 이들은 각각 이 세상, 이 모양, 이 꼴에 책임이 있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에게 이 모든 책임을 오롯이 돌린다는 말인가. 책임은 그들 모두에게 있다. 그리고 그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자본도 아니고, 정치권력도 아니고, 무력도 아니고, 외모도 아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외향인이라는 사실이다. 내향인이라는 유령이 이 세계를 배회하고 있고, 외향인이 이 유령을 사냥하기 위해 신성동맹을 맺었다.

-알라딘 eBook <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 (김영민 지음) 중에서 - P62

그렇다면 ‘찐’ 내향인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의 말을 들으면 기도하는 느낌이 든다? 그는 내향인이다. 삶의 경멸과 죽음의 두려움 사이에서 간신히 살아가는 것 같다? 그는 내향인이다. 더 이상 살아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그는 내향인이다. 마치 삶이 비상시인 것처럼 엘리베이터 대신 비상계단으로 종종 다닌다? 그는 내향인이다. 나대거나 우기는 것을 싫어한다? 그는 내향인이다. 멍청한 것까지는 양해하는데 큰 소리로 우겨대거나 나대는 이들을 못 참는다? 그는 내향인이다.

-알라딘 eBook <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 (김영민 지음) 중에서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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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lept in what had once been the gymnasium. The floor was of varnished wood, with stripes and circles painted on it, for the games that were formerly played there; the hoops for the basketball nets were still in place, though the nets were gone. A balcony ran around the room, for the spectators, and I thought I could smell, faintly like an afterimage, the pungent scent of sweat, shot through with the sweet taint of chewing gum and perfume from the watching girls, felt-skirted as I knew from pictures, later in miniskirts, then pants, then in one earring, spiky green-streaked hair. Dances would have been held there; the music lingered, a palimpsest of unheard sound, style upon style, an undercurrent of drums, a forlorn wail, garlands made of tissue-paper flowers, cardboard devils, a revolving ball of mirrors, powdering the dancers with a snow of light.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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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텔란은 이렇게 말했다.
"웃음과 유머는 무의식과 직접 만나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본능적인 반응을 터뜨리는 폭력 없는 트로이 목마다."

-알라딘 eBook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중에서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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