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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자는 고백 - 십만 권의 책과 한 통의 마음
김소영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6월
평점 :
37인의 라인업은 폭염을 견딜 선물 같다. 책만으로도 반가운데, 작가의 문장이 담긴 책갈피가 가득 찬 상자도 함께 왔다. 늘 가지고 다니고 싶다. 언제 어디서나 한 갈피 꺼내어 읽는 즐거움이라니. 행복하다. #인생최고굿즈

“소설과 만화, 게임,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제 삶의 일부는 언제나 ‘비현실’의 세계에 붙박여 있던 것 같아요.”
몇 년 동안 전공 관련 책들만 읽는 편식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만나는 작가님들이 꽤 있다. 읽지 않은 책들도, 읽어야지 했던 책들도, 읽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 책들도, 여전히 애정하는 책들도 다 담겨있다.
최애 작가님이 소개해주는 다른 최애 작가님의 책 - 최애가 아주 많다 - 을 만나면 뭉클한 감동을 받기도 하고, 취향과 애호에 관한 생각이 비슷한 글을 만나면 친밀감이 폭증한다. 또한 중요한 이슈들을 환기시켜주는 문장들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 작가들은 표현 어휘를 찾지 못한 감정과 사유의 통역자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에도 존중이 배어 있는 논픽션은 그래서 귀하지요.”
에세이가 잘 안 읽히는 병은 이제 다 나았나보다. 모든 일화가 다 재밌기만 하다. 작가라서 더 선명하게 기억하고 전해주는 어린 날의 풍경은 어떤 동화보다 더 환상적이다. 누군가의 선의, 호의, 애정, 우연한 기적... 이런 것들을 나는 다 잊었구나 싶어서, 기록을 좀 더 부지런히 하지 못한 시간이 참 아쉽다.
무엇보다도 작가가 더없이 맛있게 소개해주는 작품과 작가에는 속절없이 사로잡히게 된다. 이 책의 마법은 장바구니를 끝없이 채우게 한다. 내 취향이 아니야, 못 읽을 것 같아, 이랬던 작품들도 일단 담아둔다. 그때의 나와 지금은 나는 다른 독자니까. 읽은 책도 재독하면 다르고 새롭게 이해되기도 하니까.
“모든 작품을 성인이 되고나서도 여러 번 정주행했고, 그때마다 그저 감탄만 내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책들이 아주 좁은 내 세계를 열어주고 넓혀주는 존재다. 작가들은 대체 불가한 내게는 최고의 발명품을 끝없이 창작해주는 예술가들이다. 책들이 내 의식과 내 세상을 만들고 끝없이 변화시킨다. 내가 찾고 배우는 언어이다. 나는 내가 읽은 책들의 구성물이다.
너무 많은 밑줄과 인용과 필사로 내용 소개가 더 어렵다. 하지만, 나처럼 많은 독자들이 라인업만 보고도 기쁘고 반가워서 펼칠 소중한 책임이 분명하다. 그리하여 더 많은 책들과 작가를 만날 것이다. 행복하고 즐겁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