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없다 - 교통사고에서 재난 참사까지, 무너진 시스템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제시 싱어 지음, 김승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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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사람들은 사고로 죽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가?”

 

과실로 인한 사고라고 발표가 난 사건들 중에는, 부주의 등이 문제가 아니라 사고다발 상황을 만드는 환경이 문제인 사례들도 적지 않다. 제시 싱어가 기록한 사고의 역사, <사고는 없다>에서 참고한 미국 사회의 통계자료들을 보고 크게 놀랐다. 짐작보다 사고 사망자 수가 컸다. *

 

* 20만 명 사망, 만석인 보잉 747-400 비행기가 매일 한 대 이상씩 추락해 전원 사망하는 것과 동일.

 

저자는 왜 예전보다 사고가 더 많아진 것인지, 왜 이렇게 흔한지, 왜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는지, 이런 증가 추세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 특히 가난한 주의 사고사율이 전반적으로 높은 현실을 볼 때, ‘사고란 무엇인가의 질문이 중요하다.

 

사고는 그저 불운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당신이 사고로 죽느냐 아니냐는 당신의 권력을, 혹은 권력의 부재를 말해주는 척도다.”




 

저자가 왜 사고가 없다라는 강한 주장을 했는지, 사례와 통계를 통해 살펴나가는 내용이 놀라웠다. 설득력이 커질수록, 우리가 자신의 실수과실이라고 자책한 사건들을, 권력자들이 개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강추

 

다른 연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사고만 인적 과실과 개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 증거가 있는 경우에도 - “근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를 보이는 점과, 이런 선입견을 강화하는 의견들은 목소리가 중시되는 이들의 반복적인 주장, 즉 근거 없는 확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자들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것이 아니라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다 죽은 것이었다.”

 

모든 사고는 시스템적이지만, 어떤 시스템들은 그것을 우리가 이해하려면 (...) 사람 한 명에게서 한발 물러서서 시야를 넓혀야 한다.”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필수 기능과 조건들마저, 개인에게 책임과 비난을 전가하는 방식이 잦은 한국사회의 전례들을 떠올리면, 저자가 주장하고 입증하는 사실들과 여러 전문자들의 의견이 급진적으로 느껴진다. 기록이 생겨서 반갑고 미국사회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 부럽다. #강추

 

어떤 약물 과용은 사고로 여겨졌고 어떤 약물 과용은 범죄로 여겨졌다. (...) 당신의 중독이 어느 쪽이 될지는 인종, , 권력이 결정했다. (...)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이 동일한 약을 소지하면 감옥에 갈 수 있는 점이었다. (...) 낙인은 사고냐 범죄냐만을 가르는 것이 아니다. 낙인은 사느냐 죽느냐를 가르기도 한다.”

 

사유가 곧 언어라는 점에서, ‘사고라는 명칭과 개념과 가스라이팅과 시스템의 문제를, 수많은 입증사례들과 선명한 결론을 읽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 소개할 수 없어서 정말 안타깝다. 이 책을 통해, 사례는 달라도 시스템의 문제는 유사하거나 동일한 한국사회에서 발생하는 너무 많은 사고와 책임지지 않는 참사’를 논의하고 연구하는 활동이 활발해지길 바란다. #강추

 




죽은 사람을 위해 책무성을 요구해 낸 이들, “사랑과 분노의 행동, 몸으로 막고 저항한 이들, 너무 많은 상실과 분노은 미국에도 많지만, ‘아무도 더 이상 죽지 않도록애쓰고 희생을 감수한 분들은 한국에도 많다. ‘사고가 예측과 예방이 가능한 것이라면반드시 멈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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