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사도행전 - 한 평신도 지식인이 설렘과 감동으로 쓴 개화기 조선 선교사들의 이야기
오두범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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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3년 언더우드는 같은 뉴브런즈윅 신학교 학생이었던 알버트 알트만(Albert Altmans, 1854-1939)이 선교사 지망생들을 모아 놓고 조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선교 역사에 대해 읽은 적이 없어서 많이 궁금했다. 읽다 보니, 서울에 남은 문화유산들을 방문하며, 근대사에 대해 공부한 기분이 들었다. 100여 년 전이지만, 그리 멀지 않은 역사이고, 현대사와 연관이 많아서 옛일 같지는 않았다.

 

“1882년 한글 성경이 완성되었고, 로스 목사는 서상륜*을 권서인으로 임명하여 의주, 한양으로 파송했다.” * 세례 받은 조선인

 

설렁한 방문으로는 알 수 없었던 이야기들과 잊은 기록들을 한 권의 책으로 시간순으로 읽어볼 수 있어서 시대사 정리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종교가 없는 나는 선교라는 것을 좋은 것을 발견해서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한다. 친인척분들의 태도는 그러셨고, 내게 중요한 시기마다 기도를 해주셔서 늘 감사했다.

 

세계사에서 선교는 더 복잡한 목적이 있고, 때론 개인의 의도와는 결과가 달라지기도 했고, 당시로서는 큰 자본이 필요한 사업으로서 시작되기도 한다. 시작이 무엇이었든 역사의 일부가 된 일들과 유산을 살펴보고 배우는 일은 의미가 있다.

 

특히 현대사에서 사적 의미가 큰, 한국 YMCA 운동의 시작**, 정동제일교회 벧엘 예배당(명동 성당),*** 배재학당 이야기는 반가웠다. 선교에 중점을 둔 내용 전개이나, ‘교육이 당시 조선인들에게 어떻게 이해되고, 어떤 목표가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는 일이 의미 있었다.

 

** 언더우드(H.G.Underwood), 아펜젤러(H.G.Appenzeller) 등 선교사들이 1899년경부터 설립 추진

 

*** 1892년 선축 시작, 1897년 완공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활동하는 교육을 받은 배재학당 학생들은 민족 독립운동에도 앞장섰다. (...) 배재학당 기숙사는 독립지사들의 은신처가 되었고, 3.1 운동 당시에는 거사를 계획하는 민족 독립운동의 산실이 되었다.”

 

셔우드 박사가 여성 환자를 돌보기 위해 여성(만의) 의료원을 만들고, 여성 의사 양성에 힘쓴 내용도 다시 반가웠다. 1900,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사인 김에스더(박에스더로 흔히 불림)의 사진자료와 이후 활동 자료가 귀하다.



 

또한 1886년 지어진 이화학당의 모습과, 뵐 때마다 마음 아픈 유관순 열사의 짧은 생을 다시 만나 거듭 경애를 보낸다. 유관순을 체포하는데 열일한 반역자 정춘영은 그 후 어떻게 살다 죽었는지 문득 궁금하다.





 

수없이 죽으면서도 이어졌던 조선 독립운동, 고종황제의 헤이그 특사였던 헐버트는,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연에서 말로 글로 조선의 상황과 독립열망을 알렸다. 종교가 신념이 인간을 어떻게 단련하고 행동의 마중물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경외심으로 목격하고 배운다. 즐거운 역사 공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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